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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의 어느 구비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스님과의 貴한 時節因緣으로 제 영혼이 '환희심에 빛나던' 그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입적하신 후 어느날의 Note' . . '리스트 - 위로(Consolation) ' 란 曲입니다..... |
(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 가져다 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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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所有를 쓰던 당시, 젊은날의 우리스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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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엔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먹먹한 가슴이... 아직도 애잔하기만 하고...
時時로 울컥~속울음을 울게 됩니다.
오랜시간 찾아뵙지 못했음에,
'과거에 대한 후회, 회한悔恨....
자책감'....그런 거 쓸데없다....
지금 이 순간을 음미하며, 순간을 제대로 살라 하시겠지요.
여전히 迷妄속을 헤맵니다. 無明의 못난 중생이..
섭섭하게,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철前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서정주
스님께선 이 詩를 애송하셨었지요....
사람사이에서도 '조금은 모자라고 아쉬운 이런 여백'이 있어야 한다고....그런 말씀도 하시면서..
주말에도 그냥 발길이 길상사로 향했었습니다.
行持室 앞에서 오랜시간 머물다 돌아나왔습니다.
행지실 마당 안의 매화나무엔 매화가 만개를 했더군요...
스님께서 그리도 좋아하시던, 梅花가 만개했는데...
노오란 수선화도, 개나리도,화사한 진달래도 만개하여 수런거리고 있었습니다.
텅 빈듯한, 마른바람 소리만 들리며 허전했습니다.
이토록 찬란한 봄날 앞에서....
그토록 좋아하시던 이 화사한 봄날을 앞에 두고,
'우리 스님의 不在'가 넘~ 절절하여 속울음을 울었습니다.
물론, 스님이 아니 계신게 아니겠지요. 함께 하시는 거겠지요?
오랜시간오랜시간, 배은망덕하게도...
양평구석에 침잠해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모습을 내비치질 않다가....
이리 허망한 입적 소식을 듣게 되어
망연자실, 이리 힘든 시간을 맞이합니다.
내일이면 벌써 우리 法頂 스님 막재(마지막 재)인, 사십구齋....
이승에서의 시간과 공간에 작별을 고하는....
정말
이 못난 놈의
배은망덕의 소치가....
이리도
가슴아프게 합니다.
- 2010. 4.27 .막齋 전날.
오래된 편지..
아주 얇은 한지 느낌의 고운 편지지에 매화 그림이 있는.......
유월 어느 날의 편지였지요.
'사람에게 탐구하는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이내 찌들고 만다는 사실!!' 늘상 강조하셨던 말씀이었는데..
애틋한 그리움이.. 그리움이.... 밀려오네요...
우리스님은 지금 어디에 계신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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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아픔
병들어 베어버린나무 한 그루
다시 보고싶어
밤새 몸살하며 생각했지
지상의 나무 한 그루와의 작별도
이리 서러운데
사랑하던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그 슬픔 감당하기 얼마나 힘든 건지!
너무 쉽게 잊으라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
빨리 잊을수록 좋다고
세월이 약이라고
옆에서 자꾸 독촉하면
안 될 것 같아
저세상으로 보내고도
곧 그가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내내 아파하는 이들에겐
마음껏 그리워하라고 말하는 게
더 아름다운 위로가 아닐까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해
/
詩-이해인
/아주 얇고 고운 한지 느낌의
수양매화가 그려진,,아주 맘에 드는 편지지에 쓰여진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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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들...
스님께서 찍어주신 사진들이지요.
제 삶의 어느 구비에서
스님과 함께 했던
행복했던 시간들입니다.
지리산으로,
실상사로, 쌍계사로,
강진의 다산초당으로, 영랑생가로,
조계산으로....
스님께서 손수 만드신
스님표 주먹밥을 싸가지고
소풍길에 나섰던
행복했던 시간들.....
1989년. -지리산 , 노고단에서 바라본 운해(雲海).....▲포토바이 법정스님
(스님과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오른)
1990년, 제 나이 서른살때...무려 이십여년 前의...
世月無常~! 이때가 엊그제 같은데...
법정스님께서 佛日庵에 계실때지요,
스님께서 손수 만드신 주먹밥을 싸 가지고
法頂스님, 비구니스님, 저... 지리산쪽으로
즐거운 소풍길을 나섰지요.
실상사 들어가는 입구였지?
벅수(돌장승?)를 뒤로하고, 비구니스님과 한컷~!.
(법정스님,性空스님,그미가 함께 소풍길에 나선)
실상사에서 지나가는 소나기를 만나, 그곳에서 비를 그으며
빗줄기속에 절 마당의 '후~욱 하고 느껴지던 흙내음'이 아직도 생생한데...
절 마루에 앉아 두분의 스님과 주먹밥을 맛있게 먹던,
비내리는 고즈넉한 山寺에서의 한때가
떠오르네요.
실상사가 위치해있던 마을...마을 이름이 잘 생각이 나질않아요
그 마을에 '金乙生님'이란 분을 뵙고, 그분은
스님들 공양하실때 쓰이는 木器(발우)를 만드시는분이셨는데
그동네 옻나무에서 옻을 채취하시던 모습도 보고,
향그러운 목기로 된 귀한 과반(果盤)도 선물받고..
그때의 그 비구니스님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지금은 어느 곳에 계시는지....
당시엔 운문사 강원의 學人이셨는데....
불일암오르는 길, 숲속엔 꽃잔치가 났습니다
숲속의 공주가 되어보기도 하며....^^*
....佛日庵입니다.
잎이 넓어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 주던
시골 후덕厚德한 아낙같은 느낌의 후박(厚朴)나무
나무도 자기 얼굴에 맞는 이름을 가지게 되나봅니다.
제가 앉아있는 의자 또한 일품이지요.
스님께서 손수 뚝딱뚝딱 만드신 의자랍니다
스님이 아니되었음 아마 목수가 됐을거라는 말씀을 하시곤하셨는데...
그렇듯 나무로 무었이든 만드시는 작업을 좋아하시지요.
그 솜씨도 아마추어 수준은 넘으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 그미,거기 이쁘게 서봐라"라고 하시며
예쁘게 담아주신...
제 뒤로 법정스님께서 기거하시던 佛日庵이 보이시지요?
꽝꽝나무(회양목)도...
후박(厚朴)나무도 보이네요.
스님과 佛日庵 마루에 앉아 무슨 이야길 하고있었던걸까요...
1990년도인....이십년 전의 아련한 추억속으로....
그 시절의 기억만으로도 행복해지는군요....^^*
스님께서 앵글에 예쁘게 담아주신....
이십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
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넘겨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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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로부터 이십여년이 흐른 지금
불어난 체중으로 옛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너무나 낯선 아줌이 여기에 있네요.
요즈음...사진으로 찍혀진 적나라한 제 자신의 모습을 보는 일...
자기관리가 안 되고있다는 반증이기도 한...(비단 외형적인 것만이 아닌)
부끄런 자화상입니다.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기 두려워지는...
누군가에게 비쳐지는 모습뿐만이 아니라
자기자신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게으름과 나태함.....저에게서 떨궈버려야 할 것들입니다.
현재의 제 망가진 모습을 담은 사진을 걸어두고
보고 또 보고하며 직시하는.....
그야말로 '혐오요법'을 실행해야 할 듯~~
요즈음의 우울모드속에...문득,,
제 '지나간 추억 한자락' 불현듯 생각키워진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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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설법전에서...(2010)
이렇게라도
스님과 함꼐하고 싶어
스님과 '한 앵글'에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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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 또한 훌륭하신 여러어른들과 교류를 나누었지만...그러나 너무 세속적이었다는..
이 글을 보니 들찔레님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그리하여 천천히 읽고 또 읽어봅니다. 글 속에 음악속에 청빈한 바람이 불어 마음이 아주 가볍고 상쾌하기만 합니다. 들찔레님의 그 님이 바로 법정 스님이셨군요^^ 시공이 무한하고 삶과 죽음이 하나이니 두분은 이미 함께 계시는 겁니다.
찔레꽃 덤불 , 오월의 아름다운 숲을 스님과 함께 거닐거라고...
찔레꽃 한가지 꺽어 스님꼐 올릴거라고...스님께 마지막 서신을 드렸었습니다.
대쪽같은 그 기상으로, 우리스님 병상 훌훌 털고 일어나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시시로 울컥~!! 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모란동백님의 말씀 마음에 담습니다.
들찔레님 참으로 귀한 보석을 지니셨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건 원로님을 만나는 일은 귀하고 소중한데 지금은 안 계신 법정 스님은 더욱 그렇습니다. 법정 스님의 좋은 글에 늘 감동하는데 들찔레님의 소중한 글에 또 한번 감동합니다. 감사합니다.
네.....뭉게구름님...^^*
詩書畵에 能하시고...
생활속에 詩心을 잃지않고 사시는 뭉게구름님,,
언제나 존경스럽고 부러운 들찔레.,,,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비우고 또 비우시는 삶을 사시다 가신 법정스님의 친필 서신까지..
들찔레님의 풋풋한 옛모습들과 아련한 사진 속으로의 추억들이
오래전 저의 모습들도 떠 오르게 합니다.
참 그 때는 푸르르고 좋았었는데..
딜라일라님께선 여전히 푸르르고 풋풋한 느낌의 여인이십니다.,,정말~
제가 처음 뵙던 날의 첫인상을 기억합니다.
배낭을 메시고, 화장기 없는 꾸밈없이 순수한 모습으로 만났던 그날,
맑디맑은 모습으로 저에게 각인되어진~~
여전히 딜라일라님께선 지금도~~~~상록수같단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