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됐던 지난해 10월의 남미여행기 이어서 들려드립니다.**
새벽 네 시 기상, 네 시 반 식사, 다섯 시 출발.
마추픽추를 보는 날은 늘 이렇게
새벽에 시작됩니다.
오늘은 유독 사람이 많아,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버스 줄이 엄청 길어
마추픽추에 도착하는 시간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니 아직도 안개가 자욱.
지금 전망대 쪽으로 가 봐야 구름에 가려 못볼 것 같아
와이나픽추로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
와이나픽추로 열심히 가는 중에
구름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와이나픽추로 열심히 가는 길에 만난 친구.
고개를 숙이고 풀을 뜯다가
내가 다가가자 까꿍 하듯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마추픽추 내에는 이렇게 관리하는
야마(라마)들이 몇 마리 있습니다.
간혹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있어
야마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따라 다니기도 합니다.
드디어 와이나픽추 입구에 도착.
와이나픽추는 젊은 봉우리라는 뜻으로
늙은 봉우리인 마추픽추가 팽창하며 확장된 땅으로
그 가파른 땅에 경작지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와이나픽추에 오르려면
마추픽추 입장권을 구입할 때 미리 신청해야 하며,
오전 200명, 오후 200명으로
입장 인원에 제한이 있고,
정해진 시간에 입장해야 합니다.
오르는 데 1시간 반, 내려오는 데 30분 정도가 소요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2시간 정도면 정상을 찍고 올 수 있습니다.
팀원 모두 와이나픽추를 향해 출발하고
나만 혼자 남아, 휴식처에 앉았습니다.
내 앞에 앉아 있던 야마 한 마리가
관광객이 준 사탕과 쿠키를 받아 먹더니
벌렁 드러누워 샤워를 하면서
방귀를 뿡!뿡! 힘차게 뀌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축 늘어졌습니다.
와이나픽추를 정복하고 내려와 지친
팀원들을 이끌고
다시 걸어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많이 지쳐 있을 줄 알았지만 팀원들은
와이나픽추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씩씩하게 잘 따라와 주셨습니다.
날은 이미 개어 있었습니다.
오르는 사이 다시 구름이 내려 앉을까
마음이 급해졌지만
하늘은 우리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최고의 마추픽추를 보았습니다.
최고로 멋진 마추픽추를 본 기념으로
내 사진도 한 장.
완벽한 마추픽추를 보고
기분도 완벽하게 좋아져
쿠스코로 돌아가는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아침엔 흐리던 아구아깔리엔떼스도
한낮에는 맑게 개어 한층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다시 페루레일을 타고 오얀따이땀보로 가는 길.
창 밖으로는 멋진 계곡이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오얀따이땀보에서 예약해 둔 차량을 타고
쿠스코로 돌아가는 길.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호텔 중 하나를 볼 수 있습니다.
절벽 위에 매달린 누에고치 같은 캡슐호텔.
심지어 이 호텔에 묵으려면 암벽등반을 해야한다고.
우루밤바를 지나오다,
동네 치차가게에 들렀습니다.
치차는 옥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약한 알콜이 포함된 막걸리같은 음료.
가게랄 것도 없이 어두컴컴한 부엌으로 들어가니
아저씨들 몇몇이 1리터는 되어 보이는 유리잔에
치차 한 잔씩 받아놓고 앉아 마시고 있습니다.
마시고 갈 순 없고 가져갈거라 하니
동그랗게 생긴 귀여운 원주민 아주머니가
플라스틱 병에 치차를 담아줍니다.
이렇게 1리터의 치차가 1솔. 400원입니다.
쿠스코에 도착하기 전,
하얀 예수상이 서 있는 언덕에 올랐습니다.
크리스토 블랑코
이 언덕에서 쿠스코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기 때문입니다.
멋진 마추픽추도 보고
현지인 사는 모습도 들여다 보고
예쁜 도시 쿠스코의 전경도 감상하고.
참으로 멋진 하루였습니다.
앞으로의 여행도
멋진 날들만 가득하길 바래봅니다.
첫댓글 넘 아름다운 쿠스코와 마추픽츄 ...
마음이 다시금 그곳을 해매며 기웃거립니다.
마추픽츄에서 네버렌드사진이 초등생 같아요...ㅎ
근대 회원등급이 왜서 준회원으로 내려 간건지 이해가 안되네????
지금 확인하니 게시판지기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에요.
그러게요.
글 올리기가 안돼서 3개월이나 지난 소식을 이제사 올리네요.
시간이 지나고 다시 올리니 저에게도 추억으로 다가옵니다.
아! 마추피츄...........
와! 와이나비추 ...나이가 많다고 젊은이들이 위험하다고 만류하는데도 여기까지 와서 안보는거는 억울할것같아 강행 했지요. 올라가는데는 무리 없이 갔는데 ...체력이 소진된탓인지 내려오는게 무척 힘들었지요.어쩌다 보니 맨 마지막...직원이 토끼몰 하듯이 저를 뒤따라 오며 에스코트해 줍니다.얼마나 힘들었는지...마지막 하산 명단에 싸인을 하고야 직원은 제 힐일을 다한 듯 씩 웃고 .....그분 덕택에 무사히 하산했던 기억이 추억으로 다가오네요.
@미카 만만하지 않은 산이죠. 정말 뿌듯하시겠어요.
갈 때마다 날이 흐려 못볼까 걱정하지만, 이번에도 멋진 마추픽추를 보고 왔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와이나피추에서 바라본 마추피추의
풍경이 눈에 선~ 합니다
그 멋진 광경을 보고 오셨군요.
이번에도 훌륭한 날씨 덕에 완벽한 마추픽추를 볼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