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전 SK감독이 31일 오후 마산 용마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투수들의 투구폼을 지도하고 있다./전강용기자/
김성근 전 SK감독이 창원을 찾았다.
김 전 감독은 31일 오후 4시 마산 용마고등학교를 방문해 현역 야구부 선수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전달하는 특강을 가진 후 투수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30일 김 전 감독이 거제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용마고후원회에서 용마고 선수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요청했고, 이를 김 전 감독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김 전 감독이 특강에 나선 것은 그와 용마고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은 야구계 거물 감독. 쌍방울, 태평양, SK 등 약체팀을 맡아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이끄는 등 국내의 대표적인 야구 명장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감독 초년병 시절이 있었다. 그가 명장으로 거듭나기 전 처음으로 감독의 세계에 발을 내디딘게 바로 옛 마산상고, 현재 용마고였다.
이날 김 전 감독은 “용마고는 3~4년 전 훈련차 와본적이 있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온 건 한 40년 정도 된 것 같다. 예전에는 용마산이 참 높아 보였는데, 오늘 보니 별로 높은 것 같지는 않다”고 웃은 뒤 “갑자기 오게 됐는데, 반겨주니 많이 당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옛 동료와 오랜만에 만나 추억 한켠을 들춰내기도 했다.
김 전 감독 재임 당시 야구부장을 지낸 김태오씨는 “김 감독이 당시에 어찌나 훈련을 많이 시켰는지 선수들이 다들 도망가기도 했다”고 회상하자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김 전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웃어보이기도 했다.
특강에서는 자신의 야구철학을 얘기했다.
그는 “지금까지 만족하면서 살아오지 않았다. 항상 절박함을 갖고 있었고, 이 절박함이 있었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스스로 살길을 찾아낼 수 있었다”면서 “난 프로에서 항상 이기고 싶었고, 어떤 팀을 맡든 이기는 방법을 찾아냈다. ‘선수가 없다’, ‘나이든 선수가 많다’ 등의 핑계는 패자의 변명일 뿐이며, 모든 상황은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새기길 바란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김 전 감독은 이날 특강을 마친 후 운동장에 나와 투수들의 투구폼을 하나하나 지켜보며, 직접 선수들을 지도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헌장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