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탈출
2월14일 새벽4시경 창원시 북면, 도로를 달리던 한 택시가 인적 드문 곳에 다다랐을 때 조수석에 탄 승객이 도로변에 차를 세울 것을 요구하며 숨겨뒀던 붕대 감은 망치를 꺼내 휘두르기 시작했다.
택시기사는 범인이 꺼내든 둔기를 한 손으로 제압하고 왼손만으로 핸들을 조작해 500m정도 운전을 하다 비탈길로 택시를 밀어 넣었다. 해병대 출신 택시기사 김(64. 예비역준위)씨가 탈출을 위해 의도적으로 낸 사고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53D4E56C6800E2E)
사진=MBC방송캡쳐
문이 잠긴 틈에 발버둥치는 범인을 놔두고 왼쪽 문을 열고 뛰쳐나간 김씨가 민가 한 채를 발견하고 들어가려고 하자 개가 짖었다. 순간 집으로 들어가면 개가 더 크게 짖어 자신의 위치가 드러날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그는 야산에 들어가 숨기기로 했다. 그가 찰나적으로 이러한 판단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해병대에서 33년 동안 근무하고 베트남전 참전 등 생존경험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때 김씨는 역시 해병대 출신 답게 “내가 여기를 들어가면 내가 살수도 있지만 잘못되면 저 민간인들이 다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
농수로에 처박힌 택시 속에서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고 빠져나온 범인은 김씨를 찾아 인근 마을을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하자 다른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야산에서 2시간을 버티다 새벽 6시가 되어서야 마을로 내려온 김씨는 지나가는 차 운전자에게 신고를 부탁, 신고를 받은 창원서부경찰서는 범인이 택시에 흘리고 간 도장, 블랙박스와 CCTV 분석,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는 위협성 발언 등을 단서로 추적에 나서 오전 11시경 박(51)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경찰 검거 과정에서도 망치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를 살인미수와 특수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