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지난 주 주말 대학로에 갈일이 있었다. 밤이 깊은 도시의 거리에는 술기운, 돈기운(?)에 들뜬 분위기였고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 아래 거리에서 거리공연을 하는 젊은이들, 어디인지 목적지를 모를 비틸거림으로 걸어가는 젊은이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런 주말 밤거리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청춘을 지닌 동생들의 모습에 부러움을 느끼며 동시에 이러한 청춘에 취업때문에 고생해야한다는 현실에 왠지모를 서글픔을 느끼며 이러한 노래가사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요즘 젊은이들이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에 잘 어울리는 가사 이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인문학을 읽지 않으며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만 골몰한다며 그러한 세태를 비판하는 어른들의 훈계를 종종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노래가사는 지금으로부터 20년전 대한민국 경제 문화의 르네상스 시절이라는 90년대 초 1994년에 발매된 어떠한 노래가사이다. 영화 고래사냥의 감상문을 쓰면서 왜 뜬금없는 노래가사 이야기인가? 사실 이 노래의 제목은 송창식의 '고래사냥'이다. 영화 고래사냥과 인생에서 추구하고픈 그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이 노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 감상문의 시작을 노래가사로 시작하게 되었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고 경제적으로 팍팍한 생활에 힘들어하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이 겪는 성장통이 아닐까 한다.
남자들의 가장 기본적이고 강한 욕구라면 명예욕, 과시욕, 성욕이지 않을까. 병태는 위 세 욕구중 어느것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대학생이었다. 사랑도 현실도 그에게는 녹록치 않았다. 그런 그에게 민우라는 친구가 생기고 무엇인지 정체 모를 무엇가를 향한 갈망에 의해 도시를 전전하다가 환락가에서 춘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춘자에게 인간적인 삶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진짜로 자신이 찾던 고래, 즉 인생의 가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인 조건없는 도움과 사랑임을 알게 된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고 어떤 삶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가? 이러한 질문에 '사랑', '행복', '배려' 와 같은 아름답지만 멀리있는 가치들을 그 답으로 선뜻 말할 수 있을까? 현실에서 우리의 삶의 모습(사실 나의 삶의 모습)은 '좋은 차', '더 괜찮은 이율의 적금 상품', '아파트 분양'과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신경쓰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고민들이 나의 가족들의 사랑이 없다면 다 무슨 의미이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고래를 찾느라 정작 내 옆의 소중한 사람들의 눈빛을 외면한다면 고래를 찾았을 때 그 기쁨을 함께 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이 영화를 통해 내가 느낀 점은 내가 만약 다시 대학교 1학년으로 돌아간다면 그 나이대에 해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돈 생각, 현실 고민 하지 않고 부딪혀 보고 싶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여행도 더 많이 가고, 연애도 많이 해보고, 좋아하는 일을 찾기위해 더 노력하는 일 등...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즐거운 상상을 해보며 아까 노래 가사의 뒷부분으로 감상문을 마치고자 한다.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 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우리의 사랑이 깨진다 해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는다 해도
우리들 가슴속에 뚜렷이 있다 한 마리 예쁜 고래 하나가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