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법회] 원불교를 만나서 - 박치영
원불교를 만나서 - 박치영
설교 : 전성욱 교무님
일시 : 원기 106년 7월 31일
타이핑 : 심현승
날이 많이 덥죠? 올 여름은 유난히 꽤 더운 것 같습니다. 지금 교당에 냉방이 안 되서 날씨가 상당히 더운데 스텝들이 고생이 많습니다. 선풍기를 열심히 돌리고 있는데, 따뜻한 바람이 법당에 가득하네요. 저도 불가피하게 법복을 벗었습니다. 지금도 땀이 흐르고 있는데, 오늘 이 시간에는 이 더위를 법회의 시원함으로 날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더위를 이기려고 많이 노력하고 계십니까? 더위는 이기는 것인가요? 더위는 천지자연의 조화입니다. 천지자연의 조화는 이기는 것이 아니고 순응하는 것입니다. 억지로 이기려는 노력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이기려는 방편이 과하면 우리의 몸을 오히려 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찬바람을 너무 오래 쐬면 몸이 상하고 덥다고 아이스크림을 몇 개씩 먹고, 덥다고 찬 음식만 먹게 되면 몸을 상하게 됩니다. 그러면 더위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더위에 지게 됩니다. 내 몸에 맞게 적절하게 잘 수용하고 순응하는 것이 더위를 잘 순응하고 극복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박준성 교우님이 일기 감상 발표를 했고, 박치영 교우님이 원불교를 만나서 강연을 해주었습니다. 순서를 바꾸어서 박치영 교우의 원불교를 만나서 강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뒤에 일기 감상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우리 치영 교우가 온 지 2년째 되어갑니다.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강연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전혀 원불교에 관심 없는,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도 원불교를 만나기 전에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나를 믿고 살고, '종교가 뭐 필요한가'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치영 교우는 복이 있습니다. 친구를 잘 두어서, 친구가 인도를 잘 해주어서, 인생의 참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을 하게 되고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생로병사라는 삶의 순환 고리 속에서 삶에 가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인연복이 있어야 합니다. 복이 있어야 그 기회를 잡고, 또는 전생에 서원이 있어야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치영 교우는 다행히 그런 친구가 있어서 본인도 한번 오게 되었지만 한 번 왔다 끝날 인연일 수 있는데, 관심을 가지고 했기 때문에 인연과 본인의 구도심이 맞물려서 지금까지 공부를 잘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우리들, 그리고 영상을 보고 있는 분들은 치영 교우처럼 삶의 가치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마음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 학창시절에는 눈앞에 공부만 보입니다. 부모님이 열심히 하라고 해서, 남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 나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나아갑니다. 그런데 그 시기를 지나고 보면 연애하느라 바쁘고, 취업하느라 바쁘고, 가정을 꾸리느라 바쁘고, 가정을 건사하느라 바쁩니다. 어느 정도 건사하면 몸이 아프고, 그런 생로병사의 고리 속에서 눈앞의 것만 보고 살아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삶의 가치에 대해서는 언제 생각하나요? 갑자기 큰 병에 걸렸다던가, 실연을 당했다던가, 직장에 잘렸다던가,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던가, 인생의 큰 고비가 와야지만 그 가치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때라도 생각을 하고 잘 정립을 하고, 배우려고 하는 노력을 하면 좋은데 잠깐 충격 받고 또 눈앞의 것만 보고 살기 쉽습니다. 치영 교우는 살면서 그렇게 큰 경계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충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대충 살아도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나라인가요? 대충 살아도 괜찮다는 사람도 있고, 대충 살면 절대 만족 못한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만족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앞에서 어떤 것을 했더라도 만족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만족 못할 수 있습니다.
어느 사회건, 어느 공간에 있든 간에 대충 살아도 만족하려면 복이 있어야 합니다. 가까이는 인연복입니다. 부모님을 잘 만난다던가, 아니면 내가 뭘 하려면 다 된다던가. 시험에 내가 공부한 것만 나온다던가. 복이 있습니다. 복이 있으면 대충 살아도 그 복 까먹으면서 살 수 있습니다. 내가 지어놓은 복입니다. 그리고는 착각을 합니다. '나는 운이 좋아.' 하면서 누리면서 삽니다. 이번 생에는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복이 한계가 있습니다. 무한하지 않습니다. 이번 생에 끝날 수 있고 이번 생이 다 가기 전에도 끝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 생은 어렵습니다. 대충 살아도 행복하게 못합니다. 만족할 수 없습니다. 지금 내가 어떻게 사느냐는 것이 지금의 삶, 미래의 삶을 결정하게 됩니다. 치영 교우가 교당에 와서 대충 사는 삶을 놓게 된 것 같습니다. '공부도 해야 하는구나, 내가 그 동안에 많은 이들의 타력 속에 살았구나, 교당에서 타력을 받고 있구나, 생각을 하고 순간순간 마음을 잘 챙겨서 온전하게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잘 챙기자고 합니다. 치영 교우도 훈련을 나면서 그 생각을 했다고 했는데 마음을 챙기는 것이 쉽나요? 어렵나요? 쉬운 사람에게는 쉽습니다. 많이 챙겨본 사람은 경계 당하면 그냥 챙겨집니다. 그런데 안 해본 사람은 어렵습니다. 아무리 챙겨보려 해도 잊어버립니다. 그런데 그 챙기려는 과정, 노력이 선행되어야 나중에 자연스럽게 챙겨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처음 공부하는 분들은 챙기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계마다 챙기려는 노력을 하되, 서원으로 챙기면 제일 좋습니다. 서원을 챙겨 놓으면 그것이 경계 따라서 자연스럽게 작용을 하고 마음이 그쪽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그때그때마다 챙기려는 마음을 쓰지 않아도 챙겨집니다. 우리가 마음 챙긴다고 하는데 우리가 대하는 모든 것이 경계죠. 모든 경계마다 마음 챙긴다고 생각해 보면 어렵죠. 마음 챙기다 판납니다. 서원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고 또 큰 경계가 있을 때, 마음이 본래 마음에서 벗어나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으로 나올 때 챙기는 것입니다. 그렇게 챙기는 연습을 계속해서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경계에 따라서, 내 마음 변화 따라서 챙겨지는 그런 경지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치영 교우도 첫 발을 내딛었어요. 그래서 상시일기 체크도 하겠다는 서원도 세우고 하고 있으니까 잘 챙기는 사람이 될 겁니다.
전에 한 번 치영 교우랑 교당 행선을 같이 갔을 때 줌모닝 선모닝을 건의한 사람이 치영 교우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잘했다. 잘했다.' 그랬습니다. 치영 교우가 교당에 와서 큰 복을 하나 지었습니다. 본인 공부하려고 했는데 아무튼 대중한테 이익이 됐습니다. 그래서 명섭 교우가 간사로 있으면서 만들어가지고 같이 공유하고, 우리 우진 간사가 이어서 지금 계속 해주고 있습니다. 고마운 것이죠. 대중들도 그 유익을 함께 보고 있습니다. 내 공부하려는 그 노력이 정당한 일이면 대중한테 이렇게 유익이 되기도 합니다. 설교를 들으면서 질문을 하는데 내 질문이 정당하고 이익 되는 것이라면 대중들에게도 이익이 됩니다. 그래서 정당한 길을 밟는 것이 나만 좋은 게 아니고 대중에게 유익이 됩니다. 그 부분도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회사 얘기를 하면서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후임이 와서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데 본인이 바쁘니까 초반에 그걸 게을리 했습니다. 처음 온 사람은 되게 어설픕니다. 뭔가 알려주려면 하나하나 다 알려줘야 되고 차라리 그 시간에 내가 하는 게 속 편한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저도 맨날 그렇습니다. 간사님이 새로 들어오시면 하나하나 다 알려줘야 됩니다. 근데 몇 개월 동안 알려줘도 또 알려줘야 됩니다. 우리 우진 간사만 얘기하는 게 아니고 제가 안암 교당에 있으면서 간사만 한 열 명 이상 있었는데 보면 알려주고 또 알려주고, 계속 알려줘야 됩니다. 차라리 제가 하는 게 속 편할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가르쳐주지 않으면 결국 내가 힘들어지고 더 근본적으로는 그 사람을 키울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람이 큰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안 되면 그 사람이 크지 못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자기에 대해서 자신감을 얻지도 못하고 낙오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르치는 책임을 맡은 사람은 잘 가르쳐줘야 됩니다.
치영 교우가 나중에는 다짐을 하면서 후임한테 잘 가르쳐줬겠죠. 퇴사를 했다니까 너무 아쉬운데 다음 사람이 오면 잘 가르칠 준비가 되어 있을 거라고 본인 스스로 얘기를 했으니 처음 배우는 사람한테 가르치듯이 그렇게 가르치시면 좋겠습니다. 잘 가르치면 결국 본인이 좋습니다. 치영 교우보다 더 늦게 퇴사하는 그런 업적을 이룰 수도 있겠죠.
벌써 퇴사 준비를 하고 있네요. 있는 동안에는 내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입니다. 그 자리에서 열심히 안 하면서 다른 데 가면 잘 하려고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계속 그 생각을 하고 살고 당하는 곳마다 유익을 못 주는 사람이 될 겁니다. 치영 교우는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죠. 인연이 되는 동안 있겠죠. 그 곳에서 유익을 나투고 최선을 다해서 대접받고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야 어디 가나 인정받는 사람이 될 거라 생각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은 구체적인 서원이 없다고 얘기했는데 보니까 뒤에 서원을 다 얘기했습니다. 사심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앞으로 공심이 많은 사람이 좀 되고 싶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또 내 주위 인연들에게 선한 영향을 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원불교에 와가지고 본인의 어떤 업무 능력이나 마음의 힘이 생겼기 때문에 회사에서 인정받는 일 처리도 잘하고 꼼꼼하고 궂은일도 먼저 나서서 하고 이렇게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수양도 잘하고 미리 연마도 잘하고 결국 마음공부를 잘해서 그렇게 되고 싶다는 서원을 밝혔습니다. 이 서원이 구체적인 소원입니다. 이보다 구체적인 서원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서원을 이루어가려는 노력 속에서 대중들의 환영을 받는 우리 치영 교우가 될 거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원불교를 오기 전에 했었던 그 삶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대충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서원대로 살고 인정받고 살려면 대충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선한 영향을 끼치려면 대충 살아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본인이 대충 사는 삶을 놓고 나아가는 것에 있어서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 축하드립니다.
이제까지 받았고 계속 앞으로도 받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 주는 사람이 되어서 '어떻게 줄까? 어떤 것을 줄까?' 이런 고민을 하는 그래서 선한 영향력을 그것으로 주는 치영 교우가 되면 좋겠습니다. 줌모닝 선모닝에 꾸준히 함께하고 계속 공부를 놓지 않는 우리 치영 교우는 앞으로 진급할 겁니다. 계속 교당에서도 회사에서도 또 가족 내에서도 환영과 대접을 받는 치영 교우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또 그렇게 될 거라 생각됩니다. 또 그렇게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일기 강평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 드립니다. 지금 너무 덥고 그러기 때문에 뭐 하기도 싫고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즌이기 때문에 휴가를 가라하고 휴가들을 많이 내고 또 가기도 합니다. 휴가는 가서 뭐 해야 되나요? 잘 쉬어야 됩니다. 그런데 마치 뭔가를 숙제한 것처럼 갔다 와서 아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원불교에서는 잘 쉬는 것을 휴양이라고 합니다. 그 휴양에는 도가 있습니다. 휴양은 잘 쉬는 건데 뭘 잘 쉬어야 되나요? 육근, 눈, 코, 입, 몸, 마음을 잘 써야 잘 쉬어줘야 됩니다. 그 동안에 너무 오랫동안 써왔습니다. 경쟁하면서, 내 거를 쟁취할 욕심을 채우려는 과정 속에서 많이 썼습니다. 그것을 잘 쉬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잘 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어디서 쉬어야 되나요? 우리 근본 마음에서 잘 쉬어줘야 됩니다. 그게 수양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이제 휴가를 간다고 그럴 겁니다. 가서 푸른 바다와 같은 자연을 보면서, 또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모습을 보면서, 맛있는 걸 보면서, 쉬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과하면 쉼이 아니고 새로운 피로, 새로운 번뇌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치환은 되지만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육근을 잘 쉬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시고 다른 것들도 병행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쉼은 수양입니다. 우리 본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쉼입니다. 그것을 염두에 두시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우진 간사님도 내일 휴가를 가서 교당의 줌모닝 선모닝은 며칠 쉴 겁니다. 그러니까 온라인 성북교당 통해서 그 공부를 계속 이어가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잘 쉬어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교화를 잘 할 수 있는,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그 에너지를 채워오면 좋겠다는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더운데 함께해 주신 우리 스태프, 강연자 다 감사합니다. 잘 쉬었다가 다음 주에 또 만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 링크 - https://cafe.daum.net/jnyouth/974Q/2957
첫댓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회장님 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