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을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겨울에 꼭 다녀오고 싶었다.
"일본 겨울여행을 다녀오자"는 뜻 밖의 말에 아내는 다소 얼떨떨해 했지만,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외국이라고는 일본에 대해서도 거의 모르는 아내에게 호기심반, 기대반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행선지와 여행내용을 비밀로 하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무렵, 그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형식을 취했다.
@ 여행기간 : 2014. 02. 09(일) ~ 02. 15(토) 6박7일간
@ 항 공 사 : 제주항공(인천 ~ 나리타)
@ 행 선 지
- 1일차 : 인천, 나리타공항, 아오모리
- 2일차 : 삿포로
- 3일차 : 아사히카와, 오타루
- 4일차 : 오누마공원, 하코다테
- 5일차 : 나고야(나바나노사토)
- 6일차 : 게로온천, 고베, 오사카
- 7일차 : 나리타, 나리타공항, 인천
@ 숙박호텔 : 토요코인호텔
@ 패 스 : JR패스 7일권
1일차
제주항공 인천 ~ 나리타간의 왕복 항공권을 1인당 125,000원(합250,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JR패스 7일권을 미리 준비하여 출발하였다.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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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뭔가 심상치 않은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모두 불안한 얼굴들이었다.
일부승객은 노숙자처럼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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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2632C246530012EF1E)
이유는 폭설로 인해 나리타공항에서 도꾜로 향하는 모든열차와 심지어 버스까지도 중단된 상태였다.
나는 최근 일본여행때 매번 기상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2년에는 폭우로... 지난해엔 태풍으로... 이번엔 폭설까지 여행시간이 아쉬운 나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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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알림판에 '도꾜까지 걸어가자'는 다소 장난끼와 냉소적인 낙서까지 보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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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은 신칸센으로 아오모리현까지 가서 히로사키성의 눈등롱축제와 일루미네리션을 감상하려고 했는데,
그만 발목이 잡혀 그 머나먼 장거리 여행이 불가능해 졌다.
2~3시간을 기다리니 복구가 이루어졌으나, 특급 나리타익스프레스는 이날 운행중지 결정이 내려졌고
완행열차만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운행하였는데, 그나마 다음열차도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완행열차라도 타기 위한 저 행열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JR패스를 간신히 교환하고 완행열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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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사키 토요코인을 취소하고 지난해 묵었던 아오모리역앞 토요코인을 예약했다.
어찌되었던 다음날 삿포로로 가야만 했기 때문에 히로사키는 못가더라도 최소한 아오모리까지는 이동해야 했다.
도꾜행 완행열차안의 상황은 정말 끔찍했다.
차안의 사람과 짐이 뒤썩여 꼼짝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그런 상황에도 계속 차가 달리면 덜 힘든데,
한번 정차를 하면 10~20분은 움직이지 않고 정차해 있다가 한정거장씩 움직이는 상황이 사람을 미치도록 만들었다.
중간에 치바역에 도착해서 내렸다. 치바에서 츄오선을 이용하여 아키하바라까지 가고
다시 야마노테센을 이용하여 도꾜로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도 옳은 결정이었다.(멀리 돌아가더라도 사람이 살고봐야 했다)
저녁 7시가 넘어서야 도꾜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도꾜까지 9시간 정도의 기나긴 나리타공항 대탈출극이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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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8분에 출발하는 신아오모리행 신칸센 하야부사19호를 타고 도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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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가까와 올 무렵 신아오모리에 도착해서 아오모리행 완행열차를 기다리는 도중
이날 가기로 했던 히로사키로 출발하는 완행열차가 보였다.
여행의 차질이 생긴 이날은 너무도 아쉬움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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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끝)
첫댓글 저는 지진땜에 꼼짝없이 6시간 도쿄역에서 멍때힌 적 있는데 수고하셨음다
에고 고생하셨네요
근데 꽉찬열차안에서 옴짝 못하고 대기하니 죽을맛이더군요
히로사키성..예전에 착한남자라는 드라마에 나왔었는데..아쉽네요..그나저나 첫날 고생 많으셨는데 아오모리까지 가셔서 다행이예요
그때 생각하면 너무 끔찍합니다
다행히 열차안에서 부부 모두 화장실에는 가고싶지 않았습니다.
히로사키성은 아직도 못가봤네요.
착한남자 ㅎㅎㅎ
봄에 벚꽃필때 가볼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