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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의류공장 건물 붕괴사고로 1100명 이상이 숨지고 이들의 열악한 노동 여건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미국에서 의류의 공정무역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커피나 유기농 과일 등이 건강한 노동환경에서 윤리적으로 생산되고 소비자는 공정한 가격에 이를 구입해야 한다는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은 이미 식품분야에서 보편적인 생산 및 유통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방글라데시 참사를 계기로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이 패션업계에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의류를 비롯해 침대보, 담요, 깔개 등 섬유를 원료로 하는 가정용품 시장에서 공정무역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1998년 설립된 비정부 인증기관인 페어트레이드유에스에이(Fair Trade USA)는 커피, 향료, 꽃, 식품,
와인, 립밤 등 30개 카테고리에 대해 공정무역 인증인 ‘페어트레이드서티파이드(Fair Trade Certified)’를 발행해왔는데
2012년부터는 해외 생산시설의 생산관행, 시스템, 근로자의 현지임금 및 근무환경, 생산시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334개의 기준을 적용해
섬유분야에서 공정무역 인증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 기관에 따르면 해당 인증을 획득한 의류 및 가정용품 브랜드 수는 2013년 방글라데시 참사 이전에는 몇 개 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20개에 달한다. 여기에는 아웃도어 의류업체인 파타고니아, 의류 및 가정용품 업체 언더더캐노피, 요가 및 아웃도어 의류업체 프라나 등이 포함돼
있다. 가정용품 유통업체인 웨스트엘름, 베드배스앤비욘드, 유기농 제품 유통업체인 홀푸드마켓 등도 지난 2년 사이에 공정무역 인증을 획득한 의류
및 가정용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언더더캐노피
이 업체는 공정무역 인증을 취득한 캐주얼 의류, 침대보 세트, 수건, 담요, 목욕가운 등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시 자로프는 “전 세계적인 생산과정 변화를 위해서는 윤리적으로 생산된 의류와 가정용품이 좀 더
대중화돼야 한다”면서 “유기농 식품이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것처럼 의류 및 가정용품도 대중화돼야 진정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로프에 따르면 작년 ‘백투스쿨(Back-To-School)’ 시즌을 맞아 가정용품 유통업체인 베드배스앤비욘드에서 판매한 침대보
세트가 출시 즉시 매진된 바 있는데 이는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소비자층이 제품에 대한 투명성과 윤리성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밀레니얼 세대가 윤리적 생산과정을 거친 패션제품의 주요 소비자층이라는 것이다.
언더더캐노피는 이에 따라 베드배스앤비욘드를 통해 유기농 코튼 목욕가운과 침대세트 등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인증 취득 제품군을 더 늘릴 계획이다. 또한 아마존, 웨이페어닷컴 등 온라인 유통업체를 통해서도 인증 취득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웨스트엘름
가정용품 유통체인인 이 회사는 2014년에는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14개 종류의 깔개를 판매했으나 올 가을에는 이를 30개로 확대하고 13개의 섬유재질 가정용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대변인인 애비게일 제이콥스는 “페어트레이드유에스에이가 의류 및 가정용품을 대량 생산하는 시설에 대해 인증하는 유일한
기관”이라고 언급하면서 “소비자들이 해당 인증을 획득한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트엘름은 추후 공정무역 인증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13년 방글라데시 공장 붕괴사태 이후 인증 획득 업체 늘어=요가 및 아웃도어 의류업체인 프라나는 2010년만 해도 1개의
티셔츠만 인증을 받았으나 지금은 드레스, 스커트, 남성용 셔츠 등 100개 제품의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업체 디렉터인 니콜 바셋에 따르면
공정무역 인증을 취득한 제품이 전체 판매제품의 15%를 차지한다.
또한 유기농 식품체인으로 잘 알려진 홀푸드마켓은 2014년부터 팩트어패럴 사의 공정무역 인증 티셔츠를 15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이 제품은 홀푸드마켓에서 가장 잘 팔리는 기본 의류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