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예전 이경규씨의 인터뷰중 너무나도 슬펐던 부분

[▦고객이ko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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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르륵 하지마시고 그렇게 긴 내용이 아니니, 한번 조금만 시간내서 읽어 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코미디언 이경규가 아닌 인간 이경규에 대해 알게한 인터뷰 내용중의 일부였습니다.

- 동국대 연극영화과는 당시만 해도 지방에서 진학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죠?

아, 말이 되야죠, 사투리가 심해서,, 요새야 KTX 타면 하루만에 다니지만, 그때만해도 사투리는 치명적이 었거던요, 그래도 일단 학교를 갔죠,.연극을 공부했죠,, 그때 MBC ‘영 일레븐’이라는 프로그램에 임예진씨가 MC 를 맡고 있었는데, 우리학교에 웃기는 놈이 하나 있다고 추천을 했어요, 대학 1년 선배거던요,, 그런데 그게 PD 에게 까였어요.. 전혀 안 웃기게 생긴 놈이 발음까지 이상하니까 나가보지도 못한거죠,,

(그때 벽을 실감했지만, 다음해 친구들의 권유로 개그 콘테스트에 나간다, 먹고 살기위해서라고 했다. 아버지가 중풍에 몸져 누운 후부터, 호구지책이 필요 했던 것이다. 그때는 개그를 계속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2년 후 군 입대를 한다)

- 개그맨이 됐을 때, 사람들이 성공 할 것이라고 여기던가요?

막상 해보니 어렵더군요, 성공한다고 여긴 사람 아무도 없었어요, PD 들도 안믿더군요, 더구나 저는 연기보다 말이 무기였는데, 얼굴은 비데오가 안되죠, 웃기는 연기도 잘 안되죠, 당시 분위기는 그랬거던요, ‘말보다 연기’가 우선이던 시절이었죠..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게 인기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저는 늘 아이디어 회의만 불려 다녔어요, 제가 아이디어는 기발했거던요,,, ‘야, 이거 어때?, 어떻게하면 재밌을것 같애?’ 하고 말이죠, 그런데 정작 출연은 안시켜줘요.. 그러다가 ‘별이 빛나는 밤에’에 나가서 뻐꾸기를 날리면서 소위 떳죠..

(그는 아직도 ‘음식’이라는 말 대신에 ‘먹을거리’, ‘뜰줄 알고’ 대신에 ‘뜰것으로 생각하고’와 같이 바꾸어서 말을 한다, 사투리가 낀 부정확한 발음은 여전히 그의 최대 난적이다)

- 그 상황에서 포기하려는 생각은 안했었나요?

아뇨, 여기서 내 인생 던지자, 생각했어요, 이유도 없었어요, 안되면 말고, 안되면 그냥 쪽박차는거지.,라고 생각했어요, 배수진을 친거죠,. 정말 상황이 여의치 않았어요, 방송에 나가면 몇푼이라도 돈이 들어왔고, 아니면 돈이 들어오지 않았으니까요..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 아무생각도 안하려고 했어요,,그 과정에서 꿈을 접었어요,,

- 그렇게 처음에 벽에 부딪혔을 때,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 기존의 코미디와 다른 새로운 형식이었는데. 어땠습니까? 얼떨결에 그렇게 된 겁니까? 치밀한 고민의 결과물 입니까?

전략이었어요, 저는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늘 고민합니다, 아마 오락프로그램에서 캐릭터를 정하고 들어간 게 제가 처음 일 겁니다, 예전에는 캐릭터란 ‘바보’ 캐릭터 밖에 없었죠, 꽁트와 달리 버라이어티에 가면 캐릭터를 정하면 살아난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2000년 초 ‘대단한 도전’에서 김용만을 물어뜯고, 버럭 개그를 선보였죠,.제 캐릭터를 만든거죠,. 다행히도 그게 통했습니다..

- 그럼 지금은 새로운 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이제 뭘해야 하는지가 고민입니다, MC는 프로그램을 빛내주면 되지만, 이제는 새로운 트랜드를 찾아야 하죠, ‘대체 이게 뭐냐,,’ 이게 고민인데, 예전에는 고민하면 답이 나왔지만, 이제는 다채널 시대가 되면서 어려워졌습니다, 누구나 다 하니까, 나만의 것을 찾기가 어렵죠, 예전에 했던 ‘다큐멘터리 이경규 보고서’ 같은 것을 다시하면 어떨까같은 고민도 해보고,, 지금은 리얼리티 시대니까요,, 하루빨리 그 답을 찾아야 해요,,

- 세간에는 이경규씨가 연예권력을 손에 쥐었다고들 하더군요, 후배들을 키우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저는 권력이 없어요, 물론 이런 친구 한번 써보면 어떨까? 추천은 하죠, 하지만 쓸만해야 받아들여집니다, 제가 추천한다고 PD가 써요?. 저도 짤리는 판에?. 물론 제가 진행하며 호흡을 맞추는데 필요한 친구들은 제 의견을 존중해주죠, 그 외는 없어요, 규라인이니 하는것도 웃음 코드일 뿐이죠,,

- 외롭지 않습니까?

물론 가끔 외로울 때는 많아요,,대기실에 들어가면 젊은 스태프들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제가 있으면 들어오다가 나가버리죠,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외로워집니다, 활동하는 선배가 있으면 덜 외로울 텐데,.선배가 있으면 운신의 폭이 넓죠, 심지어는 같이 갈 수 있는 서세원씨, 주병진씨도 없고,, 나만 혼자 서 있으니..

- 정상에서 내려올까봐 두려우십니까?

두렵습니다. 지난 20년 항상 불안 불안했습니다, 인기는 유리창에 낀 습기 같은 거에요, 새로운 해가 뜨면 금새 사라져 버리죠, 그러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습니다. 대중은 습기가 사라진 창밖에 비치는 새로운 빛만 바라보는거죠,, 지난 20년.. 그런 두려움이 지금까지 살아남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불안합니다.. 또 다시 변화를 하면 살아남고 아니면 잊혀 질겁니다,,

- 최근 몇 개의 프로그램이 실패하면서 ‘이경규의 시대는 갔다’라고들 하는데요,,?

제가 20년 이상 지금까지 오래했는데요,, 왜 끝났다고 하나요?. 언제 끝나나가 아니라, 언제까지 할 수 있나..라고 생각해주면 안되나요,, 그런 기사 봤습니다,, 상처를 입죠,,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합니다,, 그러면 주눅이 들어요,, 옆에서 멀쩡한 사람보고 ‘너 얼굴이 왜 그래?. 요즘 어디 안좋아?..’ 이렇게 자꾸 말하면 그사람 정말 병이 듭니다..

- 그럼 그분들은 왜 그렇게 말할까요?

저도 나이를 먹으니 사람이 권위적으로 비칠 수 있죠. 그러면 더 낮추고 편하게 가야하는데, 그러면 사람들은 분명히 ‘쟤 왜저렇게 비루해’라고 할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바보 연기하면 더 이상 못할거고요,, 그래서 입지가 흔들리는거죠, 연예인은 즐기고 소모하는 상품인데, 왠지 버겁고 힘든거죠,. 방송에서 후배들이 저를 까죠,, 그럼 시청자들이 재밌어 하니까요, 그럼 그게 재밌다고 제가 만약 신정환을 까면 웃음이 나올까요?. 오히려 어이가 없죠,., 김용만 정도 나이차이면 저도 살짝 까도 되죠, 그때 살짝 맞받아치면 웃음이 나옵니다,. 그렇게 입지가 줄어드는거죠, 다만 그걸 돌파해야하는 건 제 몫이고요,,

- 그럼 다른 사업은 왜 하시나요? 김밥사업, 교보사거리에서 갈비집, 이젠 치킨 사업까지,,여러가지 하시던데,,

아 그거야 당연히 돈을 벌려고 하는거죠, 혹시라도 이일을 오래못하게 될까봐 불안해서 하는거죠, 내마음은 죽을때 까지지만, 아무도 안부르면 어떻해요?. 시인이 학교 선생님을 직업으로 삼듯, 저도 갑자기 관두면 뭘하나 고민하죠, 그래서 그것 말고도 여러가지 했어요, 망하기도 하고요,,

- 신변잡기에 머무르는 토크나, 기타 연예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미국이나 다른 나라는 더해요, 누가 결혼하면 하루종일 취재하고, 심지어는 부모님 돌아가셔도 장례식장까지 따라와서 생중계해요, 토크는 더 말할 것도 없죠, 우리나라도 더 심해질 거예요,, 소비되는 기호품이잖아요, 뭐가 대단해서 영향을 미치겠어요, 그게 겁나면 부모가 바른 행동하면 되죠, 그럼 TV 가 하루종일 교양프로만 틀면 아이들이 모두 반듯이 자라나요?, 연예는 연예일 뿐이에요,, 즐기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의미도 찾을 것 없어요,, 아무 의미도 없어요..

- 오락프로그램에 가수, 배우 할것 없이 영역파괴가 이루어지는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죠,,오락, 문자 그대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다 나오면 되죠, 하지만 그것이 슬픈 이면도 있어요, 자본주의 본리죠,,가수가 노래를 불러도 음반이 안 팔리니 출연료 주는데 나와야죠,, 배우가 홍보를 해야하니 나오고요,, 그러다가 이쪽에 맞으면 방향전환 하는거고요,, 예전에는 배를 곯아도 자기 노래만하는 가수가 많았죠, 그래서 요즘은 위대한 가수가 덜 나오는가 싶기도 해요,,

- 개그맨으로 살아가면서 어떨 때 비애를 느끼셨나요?

예를들어 엘리베이터에서 누가 타요, 혼자 심각하면, ‘개그맨이 왜 안웃니?’ 이런 표정이죠,, 그럼 속으로 이렇게 말하죠,,‘너는 심각할 때 웃니?’. 그러다 다음 사람이 타요., 그리고 폰카를 꺼내면서 ‘나를 보고 웃어요,’, 우울하죠,, 그런데 더 문제가 뭔지 아세요?.. 그 순간에도 나를 보고 안 웃으면 그게 진짜 문제에요,, 이렇게 두가지 가치가 공존하죠,, 그래서 보통때는 밖에 잘 안나가요,,

- 그럼 개그맨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러우십니까?

그건 아닙니다, 개그맨 오래하려면 웃기기만 하면 되지만 사실은 그게 더 어려워요, 영화는 판이 크죠, 보여줄 수 있는게 많아요, 영화가 어렵더군요, 복면달호도 3년 준비해서 겨우 나왔고, 이번에도 시나리오만 2년은 걸릴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이미 복면달호에서 번돈을 다까먹었죠, 그런데도 영화는 남아요 명작이 있죠, 노래도 남죠, 비틀즈 기억하죠, 노래를 부르고 추억하고요, 개그는 남지 않아요,,

- 남지 않는다,, 그것이 영화에 대한 애착의 본질입니까? 의미를 찾고 싶으신거,,

이주일 선배 말입니다,, 그분 생각하면 이런 느낌이 들어요,, 최고잖아요,, 그런데 돌아가시니 금방 잊어버리잖아요, 활동 안하면 우리는 잊혀져 버리죠,, 결국 ‘그 순간 밖에 없더군요’ 예술가는 남는데, 연예인은 남지 않아요, 우리가 가끔 젊을 때 본 영화 이야기 하면서 추억에 젖잖아요,, 하지만 그 시절 코메디 얘기는 안하죠,, 조용필 형님 같은분은 공연을 하시면 지금도 구름같이 팬들이 오시죠,,정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분이죠,, 하지만 개그맨은 인기가 지나고 공연하면 아무도 안오죠,, 저는.. 뭔가.. 남기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던 공간에 습기가 축축히 내려 앉았다, 그의 눈은 뜨거워져 있었고, 목소리는 가라앉았다, 그는 갈망하고 있었다, 그것이 편견에 대한 소리없는 저항이건, 아니면 그가 꿈꾸는 거대한 음모건 간에, 그는 영원히 대중에게 남겨지기를 원했다)

 "국진아 내가 들어가기전에 모니터로 봤잖아. 네가 연기하는 것을, 네가 커피잡고 막 이렇게하고 사람들이 막 웃을때

내가 그걸 보면서 굉장히 슬프더라니까... 저게 뭘까 도대체... 나도 나가면 저럴거 아니야...."

-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초심 中

예전 이경규씨의 인터뷰중 인상깊었던 일부분을 발췌했습니다.

평소 방송에서만 비춰진 이경규씨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다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속내를 진솔하게 터놓으면서

코미디언 이경규가 아닌 인간 이경규의 모습을 확일할 수 있었던 인터뷰 였습니다.

방송에서의 모습이 아닌, 실제 성격은 굉장히 생각이 깊으시고 평소 말수도 적으시다고 합니다.

인터뷰어들도 이런 부분에 있어선 많이 놀란다더군요.

이경규씨가 모든걸 다 털어놓을정도로 가깝게 지내는 동료연예인이 두명이 있는데

그 두 사람이 이홍렬, 김국진 이라고 하더군요.

김국진씨 같은 경우는 방송에서는 두 사람이 고양이와 개의 관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경규씨와 친형제처럼 지낼정도로 오랫동안 가깝게 지낸 사이라고 합니다.

인터뷰의 일부중에서

음악도 남고 영화도 남지만 개그는 남지 않는다는 이경규씨의 말이 너무나도 슬프게 들렸습니다..

80년대 심형래를 필두로 한국 코미디계는 역대 최고 전성기를 맞이하게되고

90년대 초중반 이경규의 전성시대 시작. 그 뒤를 이어서 90년대 중후반 유래가 없는 김국진의 1인 독보천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그 이후 90년대가 끝나고

2000년대가 들어오면서부터 우리나라 코미디계가 침체기를 맞이하게되죠.

 그때부터 지금 현재까지 우리나라 연예계에서 가장 천대받는 코미디언들이 많이 딱해보이기도합니다.

가장 고생을 많이 하는데 말이죠..

이경규씨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마치 한명의 나이가 많이든 한 광대의 애환을 본듯한 느낌이랄까요..

가수는 앨범을 남기고, 연기자는 DVD를 남기지만

코미디언들은 사람들의 어렴풋하고 희미한 기억의 방에서만 존재하죠..

[헬로키티]

잘 읽었어요.. 정말.. 인기란. 유리창에 서린 습기와 같은 것이라... 그리고 사람들은 유리 창 밖의 불빛을 바라보려 한다라...

[제이라]

남격 초창기만 해도 녹화시간은 얼마나 되도 상관이 없으니 tv에 나오게만 해달라했었는데 요새 또 녹화시간 줄이고 줄이고...참 본받을게 많은 분이신데도 불구하고 ..

[하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인터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심바]

아버지한테..어떤 모습이라도 좋다 앓아 누워 있어도 좋고 아무튼 어떤 험한 모습이라도 괜찮으니깐 살아만 계셔달라 그랬다고.........그때 그 말이 참 징하게 가슴을 울리더라구요....앞으로도 계속 흥하셨으면...

[아쿠아라이프]

정말 차분해지게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좋아]

휴우.. 진짜 이분 흥하셨으면 좋겠어요~ ^^

[루니]

정말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인터뷰네요.
음악도 남고 영화도 남지만 개그는 남지 않는다는 말이 너무 서글퍼요ㅜㅜ

[달꼬미]

저도 잘 읽었어요.. 윗분들처럼 저두 음악도 남고 영화도 남지만 개그는 남지 않는다는 말이 슬프네요...ㅠ

[마이나스의손]

저두 잘 읽었어요...이경규씨 정말 열심히 사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