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재, 주거 22-48, 자동키 설치
오전, 대구 세명학교 학부모와 서울 헬렌켈러 원장님이 아저씨 댁을 방문했다.
자취하는 모습을 둘러보고 주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저씨는 자신의 삶터를 소개하고 따뜻한 차와 간식을 대접했다.
집안 구석구석 돌며 자신이 저축한 돈으로 산 물건들을 소개할 때는 눈이 반짝인다.
손님들은 시설 입주자가 딴살림을 난 것도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아저씨가 사는 곳을
직접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셨다.
이렇게 자주 손님이 방문해도 귀찮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반갑게 맞아주시니 모두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오후, 아저씨 댁을 다시 방문했다.
대문 자동키를 달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영광열쇠 사장님은 약속한 시각에 아저씨 댁에 들렀다.
몇 번 공구를 가지러 차로 다녀오시더니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에 달려있던 열쇠키를 자동키로 바꿔달았다.
자동키는 번호와 카드로 열 수 있다.
“여기 번호 설정하십시오. 가능하면 여섯 자리 이상이면 좋겠네요.”
“0000하면 안 되요?”
“너무 쉬우면 아무나 열 수 있으니까 좀 복잡한 게 낫지 않을까요?”
“….”
고민하는 아저씨를 위해 번호를 제안했다.
“아저씨, 주민번호 앞자리나 전화번호 뒷자리가 어떨까요?
아저씨가 기억하셔야 하니까요.”
“그라만 되겠네요. 주민번호는 잘 기억이 안 나서 전화번호로 할게요.”
두 번 비밀번호를 등록하고 다시 열기를 몇 번.
누가 알까 봐 아저씨는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쉬!” 비밀로 하자신다.
2022년 11월 29일 화요일, 김향
아저씨 댁 찾는 손님들은 매번 반갑게 맞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래 기다렸던 대문 열쇠를 교체했네요. 축하드립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