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미혼때는 혼자 여행을 참 잘, 그리고 자주 다녔었어요. 20대 후반에 결혼을 하고 나서는 이번이 두번째 혼자 여행. 그중 한번은, 사적으로 아는 작은 산사에서 공양간 보살 보조?일을 하면서 보름간 의탁했던 것이니까, 그걸 빼면, 첫 여행이네요.
걷고 싶~~~~은 만큼 걷고, 먹고 싶을 때.만. 먹고, 인내할 수 있을 만큼 인내하는, 아주 자유로운 여행이었어요.
아마도 동행이 있었으면, 힘들지는 않은지, 이 또한 무릅쓸 건지... 마음을 쓰는 만큼, 그 몫의 홀가분함은 내려놓아야 했겠지요.
이번에 다녀온 세 곳 모두, 따가운 햇빛과 모기때문에, 10월 중순~11월 초경이 최적의 여행시기라고 판단되었구요. 아이들과 함께 갈 때와 어른만 갈 때, 걷고, 보고, 체험할 범위와 소요되는 시간을 달리 해야겠더라구요.
저는 홀가분한 혼자 몸으로 떠났던 거였어서 각 장소마다 하루씩을 할애했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약 4시간 정도를 같은 속도로 걸을 수 있을 체력안배와 걸음 속도면, 풍광도 끌어안고 사진도 찍어가면서, 충분히 즐길 수 있더라구요.
순천만 생태공원은 입장권을 사고 용산전망대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다가, 작은 다리를 건너고, 갈대밭을 지나서 용산전망대를 오르고 다시 걸어내려오고 출구로 나오기까지, 여유로운 걸음으로 곳곳의 풍광을 사진에 담아가며 다니면 4시간 정도 걸려요. 아이들이 있다면, 용산 오르기 직전, 짧은 출렁 다리까지만 갔다가 돌아오면 딱 좋아요. 그곳 직전에 화장실도 있으니까 들를 수도 있구요. 갈대밭에서는 일부러라도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 바람소리를 꼭 들려주세요. 갈대 출렁임도 보여주시구요. 저는 전망대 1층,2층, 그리고 갈대밭에서 파노라마로 동영상을 찍어서 남편에게 전송~ 고요함, 새소리, 갈대바람 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거든요.
순천국가정원은... 그냥 아이들을 풀어놓이시면 되요. 아이들에게 방향만 알려주고 시야에서 놓치지 않게 뒤만 잘 쫓아 다니면 신나게 뛰놀 것 같아요. 워낙에 넓으니까, 취학전의 아이 또는 걷기 힘들어 하는 초등 저학년 아이라면 비상용으로 유모차 가져가세요.
통영미륵산에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실 때는, 운행시간을 꼭 체크하세요. 계절별로 큰틀은 정해져있는데, 사정에 의해 변하기도 하더라구요.
초등1,2학년까지는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갈 수 있는 만큼만 돌아보시구요. 초등고학년부터는 미륵산 정상 전망대까지 무리없이 갈 수 있을 듯 싶어요. 케이블카 내리는 곳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왕복 1시간 정도 잡으면 충분하실 꺼예요.
저는, 하산때, 미래사 방향으로 도보 하산을 선택했는데, 사람의 출입이 적어서인지, 낙엽이 깔려있어서 길이 솔찮이 미끄럽더라구요. 미래사 방향 진입하기 전에 허리 높이의 나무 막대 두개를 찾아서 들고 내려온 것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미래사 주변의 편백나무숲과 소박한 미래사, 그 앞의 작은 다리는 소소하게 아름다워서 한번쯤 보는 것도 좋아요. 미래사 주차장으로 콜택시부르면 됩니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용화사도 들렀을 텐데... 다음에 또 가게 되면 용화사 방향 도보 하산을 하려구요.
마지막으로 부산 갈맷길인데요.
인터넷검색만으로는 부족함이 있던 코스, 직접 가보니까, 아~ 하게 된 곳예요. 정확히 제가 다녀온 길은, 부산 갈맷길 중에서 오륙도공원~동생말 구간인데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다보면, 해파랑길이니, 갈맷길이니, 오륙도 공원이니, 이기대 공원이니 하는 단어들을 보실 수 있을 텐데,
해파랑길은 한반도 남쪽에서 북쪽으로 동해안을 따라 쭉 조성되어 있는 경로의 통칭이구요. 갈맷길은 부산 행정구역내에 조성되어 있는 걷기길의 명칭, 그중, 오륙도공원~동생말 구간이, 바로, 이기대공원이더군요.
블로그에 보면, 동생말에서 시작해서 오륙도 공원으로 가는 코스 소개가 많은데, 이렇게 걸어서는 막판에 좌절~ OTL 하기 십상예요. 구간을 모든 걸은 후 막판에 오륙도 공원으로 오르려면, 나무 데크도 없고 발디딜 돌을 찾아서 밟는 간격도 넓어서 왠만한 동네 뒷산보다 더 험하달까? 그렇거든요.
오륙도공원에 차를 세우고, 바다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우측으로부터, 오륙도 선착장, 오륙도 스카이워크, 관광안내소, 좁은 포장길, 나무 데크로 조성된 언덕, 그리고 아파트 단지가 있어요. 참, 관광안내소 근처 화장실은 꼭 들른 후 출발하세요.
아파트를 왼쪽에 두고 조성된 공원으로 오르면 갈맷길 초입이 있답니다.
갈맷길 초입에 들어서고 15~20 분 간격으로 풍광이 바뀌니까 초반 숲길과 흙길에서 돌아갈까? 하지는 마시구요. 동생말까지 완주를 추천해요.전체 구간중 70프로는 바닷가 옆으로 나무 데크가 마련되어 있어서 갈만하고 볼만하답니다.
아이들이 있다면 동생말부터 시작해서 갈 수 있는 만큼만 가다가 되돌아서 나온 후, 다시, 차로 오륙도공원쪽으로 가서, 선착장에서 배도 보고, 스카이워크도 걸어보고, 오륙도 공원으로 올라가서, 숲길, 흙길이 나오기 직전까지만 돌아보는 쪽을 추천드려요.
동생말쪽에서 잘 조성된 바닷가 옆길을 아이들과 걷고, 오륙도 공원에서 보이는 바다 풍광은 한번쯤 경험해 볼만 해요.
ㅎㅎㅎ 뭔 말을 이리도 주절주절 적었는지, 제가 이번 여행이 참 좋았나봐요. 간단히 팁만 적자고 시작했는데, 글이 지나치게 길어졌네요.
다음에는, 순천 선암사~송광사, 통영 미륵산정상~용화사 를 다녀봐야겠다... 생각하며 돌아왔네요. 내년이면, 고3 엄마가 되니, 그게, 언제쯤이 될런지는... ^^
좋은 가을, 좋은 여행들 하시길......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뭍으로 나오시기 수월찮을 터.
미륵산은 오를 때 도보,
내려올 때 케이블카가 낫지 싶습니다
멋진 여행으로 제대로 힐링하셨네요^^
좋은 팁 챙겨갑니다,감사^^
저도 저번주 아들하고 ktx타고 여행갔는데 순천만갔어요...엄청 막히길래 얼마나 좋은지 기대되더라구요..갈대숲은 참 이쁘던데요..
아들이 힘들다고 해서 다 못봤지만 1박2일또한 많은 곳을 다니고 초등생 아들 연애얘기도 듣고 이쁜 사진도 많이 찍고 넘 좋았어요..
선암사도 다녀왔네요..여수도 가보고.
아들과 다니는 여행도 재미있는데 혼자다니는 여행도 재미있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