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무화과
예루살렘 성전 앞 잎사귀 풍성한 무화과 나무를 보시고 열매를 기대하셨던 예수님은 열매 없는 그 나무를 저주하셨다. 나무는 뿌리까지 말라 죽고 말았다. 아직 무화과 때가 아닌 4월에 벌어진 일이라고 성경은 쓰고 있다(막 11:13).
4월부터 시작되는 무화과의 결실은 10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 이루어진다. 10월 무화과가 가장 맛있고 좋은 품질이다. 그래서 무화과의 때는 10월을 가리킨다. 반면 4월의 무화과는 맛없다. 인기도 없다. 배고픈 이들의 요기 거리 정도다. 중요한 사실은 4월에 맺혀야 10월에도 맺힌다는 것이다. 4월은 무화과의 때가 아니지만 예수님이 4월에 무화과를 찾으신 것은 4월엔 4월의 무화과가 있기 때문이다. 맛없어도 품질이 좋지 않아도 보잘 것 없고 인기도 없지만 4월의 무화과는 4월의 모양이면 충분하다.
누구나 4월 무화과 때에 주님의 부름을 받는다. 모든 면에서 부족하고 미숙한 4월 무화과, 아직 노련함도 넉넉함도 갖추지 못했지만 순수함이 녹아든 순종이 보석 같은 때다. 주변 사람들이 기다려주는 것 이상으로 참아주시고 응원하시는 예수님의 시간이다. 그렇게 10월을 향해 가는 때다.
교회 곳곳에 4월의 무화과 같은 일군들이 있다. 교사들, 찬양단원들, 성가대원들, 주방사역자들, 예배사역자들, 목장의 사역자들, 장로 권사 안수집사 집사 등, 심지어 목회자조차도 그렇다.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사가 되는 것은 4월 무화과 모습 그대로 찾으시는 주님 앞에 있는 그대로 드리는 이들이다.
4월에 맺혀야 무화과 때인 10월에도 맺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