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로 넘겨졌다.
하지만 이것이 북핵 문제가 더한층 심각한 단계에 돌입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유엔 안보리가 당장 제재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닌 데다
제재논의에 들어가더라도 하나의 견해로 모아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상황이 진전된 것도 아니다. 이라크에 대한
대응에서도 보듯이 설사 유엔 안보리가 하나의 견해를
내지 못한다 해도 부시는 이를 기다리지 않고 혼자라도
행동에 나설 태세가 돼 있기 때문이다.
1994년에 북핵 문제가 안보리에 상정됐을때 바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당시에 클린턴 정부는 안보리가 북한 제재 준비에 들어간
시점에서, 한국 정부와 아무런 의논도 하지 않은 채 독자
공격을 감행하려 했다.
부시 정부는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전히 방침을 전하지
못한 듯하다.
2월 7일 부시는 '모든 선택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군사적 방안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북한에 경고한
것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대북문제에 관해 정리된 입장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부풀림으로써 동아시아 지역의
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관리하는 능력을 보임으로써 이
지역에서 패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예컨데 미국 중앙정보국 CIA 국장 조지테닛은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서부 해안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MD(미사일방어) 체제 수립을 위한 알리바이로
이용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경쟁국으로 떠오를 수
있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MD를 개발하려 한다.
핵 문제도 마찬가지다. 물론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지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1만기 이상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고, 핵 선제공격 전략으 수립해 놓고 있는 미국이
북한보다 천배 만배 더 위험하다.
더욱이, 핵은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진정한 이유가
아니다. 핵은 빌미일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핵 시설을 재가동한 북한은 그냥 둔 채,
핵 탄두 하나 없고 유엔무기사찰단은 물론 U2 정찰기까지
받아들이겠다는 이라크를 먼저 공격하려 할 리가 있겠는가?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을 이용해 선진 강대국들에게
세계 패권을 재천명하려 한다.
그 일차적인 대상이 이라크다. 미국은 석유와 패권을 위해
지금 이라크 전쟁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세계 곳곳에서 전쟁 벌이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반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이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세계 곳곳에 개입하기를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 패배 이후 수십년동안
베트남 증후군에 시달렸듯이 말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거대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불러일으키고 있는 위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라크 전쟁 반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라크 전쟁은 단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패배한다면 멋대로 한반도에서 핵 위기를
부추기지 못할 것이다 김하영
http://www.stopthewar.or kr
미국 우익이 퍼뜨리는 "주한미군 철수"론
미국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얼마 전 "미군은 환영받지
않는 곳에서는 주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원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라는
미국 우익의 협박성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한국인들을 위해"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던지고 주한미군을
주둔시켰는데, "은혜"를 모른다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1945년 9월 미군이 처음 이 땅에 발을 디딘 그
순간부터 그들이 한국인을 위해 한 좋은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전쟁 동안 미국은 한반도를 소련과 힘을 겨루는 전장으로
사용하며 노근리 등지에서 한국 양민 학살을 일삼았다.
그 뒤에도 남한을 대 소련 전진 기지로 무장시켜 왔다.
미국은 소련이 붕괴한 뒤 사실상 주둔 명분이 사라졌는데도
북한을 들먹이며 군대를 유지해 왔다. 순전히 북한만을
겨냥한 것이라면 남한의 군사력으로도 모자람이 없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주한미군은 전쟁을 막는 "억지력"으로 작용하기보다
한반도 위기를 불러 일으킬 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역에서
군비증강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남한을 포함해 아시아 곳곳에 자신의 군대를
주둔시킴으로써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보통의 한국인을
위한 게 아니다
최근에 거론되고 있는 주한미군 "감축"도 미리 계획돼 온 것일
뿐이다. 부시 정부는 주한미군의 지상군 감축과 군사 기술 현대화를
꾸준히 논의해 왔다.
비무장지대 인근 지상군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첨단 장비와
공군.해군력 중심의 장거리 공격력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미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했을 경우 전방에
배치된 미군 지상군으 피해를 염려한 조치로도 보인다.
미국은 주한미군 개편과 현대화를 미리 계획해 놓고
있었으면서도 우익의 입을 통해 이를 협박식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한국민들 사이에 있는 안보 우려를 자극하고 이를
반미 분위기를 억누르는 데 이용하려 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일보 등 남한 내 우익이 이 거짓말에
맞장구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다른 세계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축제
올해 세계사회포럼에는 1백56개국에서 온 약 10만명이
참가했다. 1회 규모으 다섯배고, 2회에 비하면 두 배다.
반면, 스위스의 휴양 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은
더욱 초라해졌다. 노움 촘스키는 마지막 강연에서 세계사회포럼과
세계경제로럼을 이렇게 비교했다.
"세계경제포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분위가가 매우 어둡고
칙칙했다고 한다.", "이번 경제포럼의 주제는 신뢰 형성이다.
그들(세계 자본가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세계사회포럼은 이 세계를 바꾸고자 하는 다양한
운동들의 거대한 축제였다.
개막 행진에는 온갖 단체의 깃발과 배너와 팻말이 가득했다.
라틴 음악에 맞춰 북을 치며 행진하는 청년들이 흥을 돋궜다.
팔레스타인 깃발도 휘날렸다. 민주노총과 금속연맹 노동자들이
준비한 "No to War"라는 글귀의 머리띠는 인기 폭발이었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을 몇 가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여러
면에서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듯했다. 행사의 여러 부분들에
대한 안내가 없다시피 했다. 연사와 견해가 다른 자유 발언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
룰라가 다보스에 간 것과 브라질 석유(BR)가 세계사회포럼의
공식 후원 단체인 점을 논란거리였다. 한국 환경운동연합의
자매 단체인 '지구의 벗' 소속 활동가들은 "환경을 망치는
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을 문제 삼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BR은 1996년에 노동자들의 파업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의 개입을 요청한 바 있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사회포럼 내내 반자본주의 운동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포럼 장소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진행된
청년 아메리카 청년들이 캠프장에 모였다.
이 곳에서 각종 반전 행사들과 축제들이 열렸다.
삼바 춤을 추며 반전 구혹를 외치는 라틴 아메리카 청년들을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었다. USA에 가위 포를 한 벽보는
전봇대에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한국 참가단은 일본의 피스 보트와 아탁을 비롯한 아시아의
활동가들과 함께 반전 행진을 했다. 이것은 브라질 TV의
헤드라인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다.
노움 촘스키와 함께 연설한 아룬다티 로이는 "반전 운동에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말에는 이윤이 우선하는 이 사회에 신물이 난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담겨 있다. "우리가 다수이고 그들은
소수이다. 그들에게 우리가 필요하지 우리한테 그들이 필요하지
않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며 오고 있다." 김어진]
미국의 세계전략
(편집자) 이 글은 영국 빈신자유주의 .반전 사회단체인
'글로벌라이즈 리지스턴스(저항의 세계화)소속 활동가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인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1월 19일 방한 강연이다. 이 강연은 "다함께" 주최의 정치 학교
"변혁인가 야만인가"의 한 부분이었다
부시가 계획하고 있는 이라크를 상대로 한 전쟁은 세계 정치의
핵심쟁점입니다. 그것은 중동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유럽.
미국에서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이라크 전쟁이야말로 부시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세계 전략의 당면한 초점이기 때문입니다.
부시 정부 세계 전략의 목료는 21세기에도 여전히 미국이
세계의 지배적인 자본주의 열강일 구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을 이해하려면 맑스주의의 제국주의론이 분석한 맥락
속에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이론은 제1차세계대전 직전과
전쟁 당시에 개발된 것으로 거의 1백 년 전에 나온 이론이지만,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 필수적인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자본주의가 20세기 초에 소수의 자본주의
강대국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지적합니다.
이 자본주의 열강들. 제국주의 열강들은 단지 시장과 투자 대상을
차지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지배를
위해 군사.외교적으로 경쟁하기도 합니다. 이는 강도들과 약탈자들이
나머지 인류에게서 쥐어짠 이윤을 서로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각축전입니다. 그러나 제국주의 국가들 사이의 그 같은
각축전은 또한 20세기에 세계를 파괴한 모든 전쟁들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워싱턴과 뉴욕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난 1년뒤인 지난해 9월에
부시 정부는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그 보고서에는 미국
지배자들이 진짜로 우려하는 대상은 사담 후세인이나 김정일 또는
이른바 "불량 국가"들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히 드러납니다.
제국주의적 오만
그들(미국지배자들)은 다른 자본주의 대국들에 비해 미국의
경제적 지위가 그다지 지배적이지 않다느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경제는 이제 미국과 규모가 비슷하고 프랑스와 독일의
경제의 생산성은 미국경제보다 높습니다. 또한 그들(미국 지배자들)은
기존의 산업 대국들을 제쳐 두고라도 중국을 매우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이 앞으로 10~20년 더
지속된다면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와 규모가 비슷해지거나 더
커질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미국의 "필적할 만한 경쟁국들"의 성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유럽연합.일본.중국.러시아
심지어 인도 등 적어도 특정 지역에서만큼은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경제력. 군사력을 갖춘 나라들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우리는 다른 어느 국가도 미국에 군사적으로 도전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들의 의도가 단지 이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경쟁자들에 비해 한 가지 중요한 면에서
유리하다느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군사력이 다른
모든 강대국들의 군사력을 합친 것보다 더 강력하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9.11 테러를 기회로 자신들의 군사력을 이용해
미국의 세계적 지위를 굳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9.11 테러의 결과로
그들은 중앙아시아에 일련의 군사 기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소련 제국의 일부였던 중앙 아시아는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부시 정부는 1990년대에 미군이 철수해야만
했던 필리핀에 미군을 다시 주둔시켰습니다. 바로 오늘만 해도
미국은 콜롬비아에 병력을 보내서 베네수엘라 국경 인접 지역에
파견하려 합니다. 베네수엘라도 중요한 석유 매장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보여 주듯, 미국의 세계 전략에는 정치적
목적뿐 아니라 경제적 목적도 존재합니다.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부시는 오직 미국식 경제 모델만이 국가 성공의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고 말했습니다.
달리 말해, 제대로 작동하는 경제 모델은 미국식 자유 시장
자본주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모델을 수용한다면 미국은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놀랍고 그지없는 제국주의적
오만입니다.
석유에 걸린 이해 관계
물론 석유 문제도 빠질 수 없습니다. 부시 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거의 다 석유 업계의 임원 출신입니다. 부시가
집권하자마자 부통령 체니는 장기적인 미국 에너지 수요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습니다. 평가 결과인즉, 미국의 경제 모델은
화석 연료를 극도로 많이 소모하는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부시 정부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교토의정서를 찢어발김으로써
그러한 경제 모델을 충실히 받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한 모델을 지속하려면 미국은 석유 수입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중동이나 중앙아시아처럼
불안정하고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석유 생산 지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산유국 가운데 이라크는 악랄한 독재자가 있는 나라일 뿐 아니라
세계 2위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매장량 1위는 사우디 아라비아입니다. 그러나 예전엔 매우
굳건했던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지금은 매우 악화되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석유 왕조들조차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증오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9.11테러를 자행한 테러리스트의 대다수가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못합니다. 일부 공화당
우익들은 사우디 아라비아도 "악의 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 한 명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
소재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동맹은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 석유 정책의 핵심이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은
그들에게 매우 위험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꼭두각시 정권에 앉힐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얘기는 다릅니다. 딴에는 이라크 민주주의
야당의 지도자라는 부패한 정치인이 한 사람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은행이 수상한 사정으로 도산한 뒤에 어쩔 수
없이 요르단에서 도망나온 인물입니다. 이런 작자를 이라크의
꼭두각시 정권에 앉히면 미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매장된
석유를 지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들은 중동의 모든 아랍 지도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보다 석유수입에 더 많이
의존하는 유럽연합과 일본에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은 세계의 모든
불의를 집약적으로 보여줍니다. 그것은 제국주의적 오만을
보여 줍니다. 핵무기를 독점하려는 미국과 그 우방국들의 의도를
보여 줍니다. 매우 불의하고 환경 파괴적인 경제 모델을 미국에서
유지하려는 의도를 보여 줍니다.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
지금껏 저는 부시가 이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대량 살상 무기"
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그건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너무나도 우스운 명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제 미국이 1950년대부터
한반도에서 실행해 온 정책에 대해 읽어 봤습니다. 현재 "북한 핵부기"
를 둘러싸고 그토록 난리를 치고 있는 미국은 이미 1950년대에
정전협정을 무시하고 남한에 핵무기를 들여왔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말고 다른 국가는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할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이 말은 참말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해도 괜찮습니다. 이스라엘은 2백 기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담 후세인은 몇개나 갖고 있을까요?
단 하나도 없습니다 . 이것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위선입니다.
저는 북한 정권을 어떤 면에서도 지지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현재 한반도 위기의 가장 큰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미 위험한 상황을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의 한반도 위기는 동아시아에서 더 광범한 군비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또는 남한조차 핵무기를 보유하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오늘날 세계에서 핵무기 확산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국가는 바로 미국입니다.
제국주의 시대는 끝났는가?
어떤 사람들은 제국주의의 시대가 이미 지나갔다고 말합니다.
21세기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탈리아인 안토니오 네그리와
미국인 마이클 하트가 공동 저작한 책이 있습니다. 제목이 <제국>
인데, 아마 최근에 한국어로도 번역됐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본주의가
제국주의 대국들 사이의 대립을 극복했다고 말합니다. 자본주의는
이제 국가 간의 차이를 극복하게 하는 세계 규모의 경제.정치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래된 좌파 사상입니다.1914년 7월에 칼 카우츠키라는
당시의 지도적 맑스주의는 자본주의가 국가간 갈등과 차이를
극복했다고 썼습니다. 그는 자본가들에게 더는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는 시야가 넓은 자본가들은 '만국의 자본가들이여,
단결하라'는 구호를 내걸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이 글을
쓰고 나서 한 달뒤에 제1차세계대전이 일어났습니다.
막상 부시 정부의 사고 방식을 보면 그들 자신은 제국주의의 시대가
지나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시 정부를 단순한 바보들과
불한당들의 집단으로만 여기는 것은 큰 실수입니다. 비록 부시
본인과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가 그런 인상을 풍기지만 말입니다.
성장하는 반전운동
이 전쟁은 꼭 저지해야 하는 전쟁입니다. 그리고 제가 들려 줄 수
있는 기쁜 소식은 이 전쟁을 저지할 수 있는 유리한 전망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오해가 없도록 덧붙이겠습니다. 부시 정부는 이 전쟁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부시 정부의 강경 핵심부는 국제 사회의
지지가 없더라도 전쟁을 벌이고 싶어합니다 그들은 부시에게 만약
그가 지금 물러선다면 그는 레임덕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민들조차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이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론 조사는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만 국민 과반수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첫째, 사담 후세인이 대량 살상 무기를
갖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것, 둘째, 미국이 단독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 부시 정부가 이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부시 정부는 국제적으로 매우 고립돼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기막히게 좋은 일입니다. 모두들 미국의 군사력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미국이 로마 제국보다 더 강하다는 등의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세계의 나머지 부분을 지배하는 강도들과
사기꾼들조차 이 전쟁에서 미국을 지지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부시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최소한 두 국가가 필요합니다.
터키와 영국이 그들입니다. 터키는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필요합니다. 그러나 며칠 전 터키 대통령은 "미안하다. 우리는
이라크를 상대로 하는 대규모 전재을 도와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토니 블레어는 전쟁을 미치도록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의 국내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미국의 거대한
전쟁몰이에 합류함으로써 위기를 벗어나고 싶을 것입니다.
문제는 영국에서 엄청난 전쟁 반대 여론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에는 40만명이 전쟁 반대 집회를 벌였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32퍼센트는 UN(국제연합)의
지지를 받을 경우에도 전쟁에 반대한다는 태도입니다. 정보에 밝은
어느 기자가 며칠 전에 영국 내각은 이라크 전쟁 문제를 두고
분열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내각은 전쟁에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통일돼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토니 블레어는
혼자입니다.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크게든 작게든 유럽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제 밤에 피렌체의 유럽사회포럼(ESF)에 관한
영상물을 보신 분들은 11월 9일 피렌체에서 열린 1백만명 규모의
기막히게 멋진 반전 시위가 어떤 것이었는지 느끼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이 반전 운동의 놀라운 점 가운데 하나는 전쟁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
운동이 아직까지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반전 운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 운동이
건설된 역사를 읽어보면, 반전 시위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총성잉 울리기도
전에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반전 운동의 정치적 배경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우리는 반전
운동이 탄생한 정치적 배경을 살펴봐야 합니다
계속--타자치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