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컴컴한 동굴
동굴 안은 무척 차가웠으며, 습기찼다.
이 컴컴한 동굴 속에 누군가 쓰러져 있었다.
"으으으..."
쓰러져 있던 사람은 바로 임현우였다.
"난 분명히 검에 심장을 관통당해 죽었는데...?"
임현우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빛 하나 없이 어두컴컴했다.
"여기가 저승이라는 곳인가..."
팔을 움직여 보았다.
자유롭다.
이번엔 전신을 움직여 보았다.
팔, 다리 모두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번엔 심장에 손을 대 보았다.
멈춰있다.
...멈춰있어?
진짜 죽은건가...
막막하군...
그나저나 현진이랑 동수, 수연은 무사하겠지
"깨어났군"
현우는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웬 은빛 갑옷을 입은 남자가 보랏빛 갑옷을 입은 남자와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
은빛 갑옷을 입은 남자의 허리춤에는 검이 한 자루 매어져 있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보랏빛 갑옷을 입은 남자의 등에는 거대한 활이 매여져 있었다.
"누구...?"
...저승사자인가?
은빛 남자가 입을 열었다.
"하나 묻고싶은게 있는데..."
"...?"
"심장을 뚫린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는가?"
...날리가 없잖아?
그걸 기억하는 사람도 존재하나?
현우의 표정을 본 은빛 남자가 보랏빛 남자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군,"
"그러면 무의식적으로 행했다는 말인가?"
"그런것 같군"
...뭔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저기 아저씨들, 아저씨들부터 소개하는게 순서 아닌가요?"
은빛 남자와 보랏빛 남자가 서로 잠깐 마주보더니 말했다.
"그렇군, 우리 통명성을 하지 않았군."
은빛 남자가 먼저 일어서서 말했다.
"소개하지, 난 데몬 로드(Demon Lord), 프람베르크라고 한다."
그리고 보랏빛 남자가 일어서서 말했다.
"나는 에이트 데몬스(Eight Demoms)의 브론, 권능은 혼돈, 직책은 죽음을 맡고 있다."
은빛 남자가 말했다.
"그리고 여기는 마계다. 즉, 여기는 네가 살던 세상이 아니다.
저승이라고 했나? 뭐 대충 비슷하다고 해두지, 환생은 여기서 관리하지 않지만."
......???
이것들은 뭔소리여?
데몬 로드는 뭐고 에이 뭐시기는 뭐고 또 마계는 뭐야?
은빛 남자가 말했다.
"브론과 대화를 나누도록 해, 너에게 도움이 될 테니까."
보랏빛 남자가 입을 열었다.
"어딜 가려고?"
"크리스탈 오브 블루를 복구하러, 이거 잘못하다간 깨지겠거든"
"그럼 갔다와라."
"스페이스 트랜스퍼(Space Transfer - 공간 이동)"
은빛 남자가 외치자 발 밑에 빛나는 문양이 생겨났다.
그리고 빛 무리에 빨려들어가더니 곧 모습을 감췄다.
...그 남자들!
나에게 검을 쑤셔넣고 뭘 한거지? 친구들을 건드리지는 않았겠지?
"친구들에게 너무 집착을 하는것 아닌가?"
보랏빛 남자가 조용히 물었다.
......!
이 남자 뭐야?
"데몬들의 권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
비록 그것은 인간들에게 한해서라지만...때론 쓸모가 있지"
...마음을 읽는다고?
그럼 내 속을 다 내보이게 된단 말인가?
보랏빛 남자가 말했다.
" 너무 걱정할건 없다. 네가 거부할 수 있으니까,
대부분 사람들은 읽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그대로 내보이게 되지만 말이다."
"......"
"그보다 우선 할 일이 있다."
"...??"
"한 번 죽어줘야 겠다."
...
..
.
"뭐?"
날 죽이겠다고?
"너의 몸은 붕괴되어가고 있다.
심장이 주축인 인간은 심장이 붕괴하면 생명이 정지하게 된다.
넌 몸 속의 마기로 일시적으로 살아있는 것 뿐, 이상태로 지속된다면 곧 죽는다.
그렇기에 넌 새로운 몸으로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
현우는 어느새 말을 놓기 시작했다.
"잠깐, 그러면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원래대로라면 바로 천계로 넘어가 기억이 지워지고 환생을 준비하게 되겠지,
하지만 내 직책은 인간의 죽음을 관리하는 것, 육채 재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
보랏빛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차가워보이는 인상이지만 현우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미소였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네게 소중한 것들을 지켜보이거라."
"......"
"네가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라. 몸을 재구성 시켜주마.
몸이 얼마나 강해질 지는 너에게 달려있지만..."
웬지 저런 미소,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아버지도 내게 저런 미소를 지어주셨을까?
현우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보랏빛 남자는 현우를 중심으로 거대한 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약 세 시간에 걸쳐 모두 그려지자 보랏빛 남자는 수인을 맺고 주문을 외웠다.
"티르(Tir), 엘드(Eth), 아이드(Ith), 샤엘(Shael), 솔(Sol), 벡스(Vex)..."
진이 갑자기 빛을 내며 주변의 마기를 흡수했다.
그 빛은 검은 연기가 되어 현우의 몸 속으로 흡수됬다.
"으으으..."
물밀듯이 밀려오는 고통에 현우는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현우는 버텨냈다.
그에게는 사명 같은게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친구들을 그런 위험에 빠트리지 않겠다.'
그렇게 현우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브론은 주문을 외우며 생각했다.
'네가 인간이 될 것인지, 데몬이 될 것인지는 너에게 달려있다.
만약 네가 진정한 레브라돈의 후계자라면...우리에게 보여다오,"
현우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고통을 참아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고통을 견뎠을까, 갑자기 몸이 나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대로 현우는 쓰러졌다.
'의식은 끝났다. 마기를 너무 많이 소진했어...
후훗, 꽤 많이 흡수하는군'
브론은 생각했다. 그리고 재구성된 현우의 몸을 바라보았다.
"...!!!"
브론은 순간 놀랐다. 현우의 재구성된 몸,
그것은 누군가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
브론은 웃었다.
"하하, 정말 피는 못 속이는 건가? 레브라돈과 완전 판박이군,"
...
..
.
꿈 속,
현우는 지금 꿈을 꾸고 있었다.
황금빛 갑옷을 입고 등에는 거대한 날개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등에는 커다란 도끼가 매달려 있었다.
누구지...?
웬지 낯이 익은듯한 느낌이다.
그 황금빛 남자가 서서히 입을 열었다.
'네가 나의 이미지를 본다면...넌 너의 진정한 힘을 발견했겠구나...
너에게는 수호의 군주였던 나의 피가 흐르고 있다. 반드시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자가 되어라...'
그 인영은 그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일어났냐?"
현우는 눈을 떴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온 몸이 황금빛 갑옷으로 덮혀져 있었다.
그런데 갑옷이 마치 맨 몸을 움직이듯이 자유로웠다.
보랏빛 남자가 입을 열었다.
"축하한다. 너의 몸은 이제 너의 힘을 100%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고마워, 아저씨"
"내 이름은 브론이라니까!"
"고마워, 브론"
브론은 생각했다.
레브라돈이 사라진 직후에 천계와 마계에 내려진 예언 때문이었다.
'훗날 어둠의 군대가 모든 차원을 공격할 것이다. 그것은 너희들 만으로 막을 수 없다.
오직 수호의 군주의 진정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자만이 그 혼란을 정리할 수 있으리라.'
그때, 동굴 구석에서 다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브론이 말했다.
"돌아왔군, 프람베르크"
"그래"
"크리스탈은 복구했나?"
"응, 그리고 헤븐 로드(Heaven Lord) 미카엘이 맡아주기로 했다.
그곳은 아직 침공당하지 않았으니까"
현우가 의문을 표시했다.
"침공?"
"그래, 지금 마계,정령계,중간계를 판데모니엄(Pandemonium)의 세력들이 침공한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위르하프라고 하는 놈이었는데, 정말로 기억이 나지를 않는 거냐?"
"전혀..."
프람베르크가 말을 했다.
"좋아, 그럼 내가 설명해주지. 내가 너를 만난 경위를 비롯한 모든 것을..."
현우는 침을 삼켰다.
프람베르크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너, 중간계에서 다른 인간보다 모든 게 뒤떨어지지 않았나?
운동능력이나 지능, 집중력 등등 말이다."
"응"
현우는 약간 놀랐다.
프람베르크가 정확하게 집어냈기 때문이다.
운동신경은 사상 최악이었으며, 아무리 공부를 해도 성적은 반에서 중간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그것때문에 고뇌도 참 많이 했었는데..
"그 이유는 네가 마기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거다."
"...마기?"
"우선 마기부터 설명해야겠군"
프람베르크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는 말했다.
"마기란, 데몬이나 판데모니엄의 세력들의 기력을 말한다. 즉, 마기가 힘의 원천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게 그게 내가 뒤떨어지던 것이랑 뭐가 다르다는 거지?"
"마기는 중간계에서는 10분의 1의 힘밖에 낼 수 없다.
즉, 넌 인간인 이상 본 힘의 10%밖에 쓸 수 없었단 소리지"
"그럼 내가 마기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랬단 거야?"
"그렇다."
"그럼 다른 나같은 사람도 마기를 가졌기 때문에 그런건가?"
"그건 아니다."
"어째서?"
"마기는 중간계에서 너 하나만이 가진 채로 태어났다.
네가 만났던 네크로맨서들은 판데모니엄과 계약을 했기에 마기를 얻은 거다."
"나만이?"
"왜냐하면 너의 아버지도 마기를 쓰는 존재였거든,"
"내 아버지를 알아?"
"난 너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고 있지...그것도 아주 친했었지"
현우는 놀랐다.
현우의 어머니는 현우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래서 현우는 어렸을 때 아비 없는 자식이라고 놀림받기도 했었다.
그런데 자신의 아버지를 프람베르크가 알고 있다니...
"내 아버지가 누구지?"
"네 아버지는 바로..."
그리고 그 뒷말을 들은 현우는 대경실색할수밖에 없었다.
프람베르크가 한 말은 현우의 상상을 무참히 깨버렸기 때문이다.
"시간의 권능을 지닌 자, 수호의 군주, 에이트 데몬스의 1인자였던 레브라돈이었다."
"그리고 내가 너를 만날 수 있던 이유는..."
현우는 아직까지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 듯했지만 프람베르크의 말을 경청했다.
"솔직히 운이었다고밖에 표현을 할 수 없군,"
"...?"
"난 그 당시 판데모니엄의 로드, 루시퍼의 기습을 받아 큰 부상을 입었었다.
그래서 아무곳으로 공간이동을 했는데 그곳이 중간계였다."
"......"
"중간계에서 힘을 회복하기 위해 의식을 잃은 인간을 찾아 보았지만 아무도 없더군,"
"왜 의식이 없는 인간을 찾은건데?"
"인간이 의식에 있을 때는 누군가의 의식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제 아무리 강하더라도 마찬가지야. 그것은 창조주가 지정한 것이기 때문에...
물론 일부 유령들이 인간에 빙의해서 인간들에게 피해를 준 적도 있지,
하지만 그 유령들은 틀림없이 밤에 자고 있던 인간을 습격했을 것이다. 그때가 가장 쉬우니까"
"그래서 계속 돌아다닌 건가?"
"그래, 그러다 의식을 잃은 인간을 하나 발견했지, 그게 바로 너였고"
현우는 교통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의식을 잃어갈 무렵 자신에게 다가오던 검은 연기를...
"그럼 그 연기의 정체가...?"
"그래, 그게 나였지. 난 네가 날 본 것을 보고 계속 대화를 시도해 봤지만 잘 안되더군,
힘을 회복하고 있었을 뿐더러, 네가 날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현우는 그저 묵묵히 듣고 있었다.
"그런데 너의 피에 섞여있는 기운, 그건 마기였지. 그것도 판데모니엄이 아닌 순수한 마기,
그래서 난 너에게 의문을 품었고, 너의 의식 한쪽에 숨어 너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지,"
"......"
"그런데 어느 날, 넌 판데모니엄의 제사장들을 만났지.
정령의 기운을 쓰던 인간도 봤고, 너의 감정은 그때 어땠는 줄 아는가?"
"......?"
"다른 인간은 공포에 질렸었지만, 너만은 평정을 유지했다. 그건 평범한 인간은 낼 수 없는 감정이다.
판데모니엄의 기운은 자체가 공포성을 띄고 있다. 그래서 인간들은 그것에 노출되면 겁에 질리게 되지.
그런데 넌 무의식적으로 마기로 그것을 보호했다. 넌 몰랐겠지만, 나는 똑똑히 느꼈지,"
그래서 내가 그렇게 침착했던 이유구나...
하지만 난 검에 심장을 찔렸다고...
"넌 제사장에 의해 심장을 관통당했다. 난 그때 밖으로 나가 그들을 응징하려 했지,
그때 너의 몸이 나의 마기를 흡수하기 시작했지, 그리고 내 기억의 일부도,
그리고는 너의 마기와 융합시키더군, 무의식적으로..."
내가 그랬단 말이야?
"그때는 온몸이 검은색이어서 못 알아봤지만, 무기만은 알아볼 수 있었지,
디케피어테이스, 레브라돈이 사용하던 가장 무기, 그게 네 손에 있었다.
그리고 디케피어테이스가 내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거부하더군, 그래서 난 나가지 않았다.
너는 무의식적으로 수호의 군주인 너의 아버지의 임무을 수행한 것이다."
"그럼 다른 친구들은..."
"네가 지켜냈지, 그 때 판데모니엄의 군단장중 하나인 위르하프가 소환되었지,
그놈은 소환 요구치보다 적은 마기로도 소환되어왔다. 다시 말해 계획했다는 뜻이겠지"
"......"
"비록 넌 디케피어테이스를 들고 싸웠지만,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순 없었어,
게다가 가장 중요한 전투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위르하프와 제대로 전투를 할 수 없었고,
그리고 네 친구들이 위르하프에게 공격받으려는 찰나 너는 몸을 던져 그것을 막았지,
그리고 디케피어테이스가 내게 말하더군, 위르하프와 싸우라고,
그래서 난 위르하프를 소멸시키고 너를 마계로 데려온 것이다."
현우는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난 앞으로 뭘 하면 되는거지?"
프람베르크는 나지막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와 함께 모든 차원의 판데모니아들을 제거하자, 그리고 당당히 네 친구 앞에 서라."
현우는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프람베르크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말했다.
"앞으로 임현우라는 이름은 버려라. 너의 이름은 이제부터 헬바트라스다,
마계의 언어로 지켜내다,수호하다라는 뜻이지, 그럼 가볼까? 너의 새로운 동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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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공포와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
첫댓글 재밌네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
재밌네요 되도록이면 빨리 다음편이 나왓으면 좋겠네요 1편부터 6편까지 잘봣어요^^
담편도 기대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