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계약 변경으로 인한 비용부담의 변경 조합원 2/3동의로 가능

[산야초]

1. 사실관계

A조합은 창립총회에서 선정되는 시공사의 사업 참여조건에 따라 비용분담 사항을 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재건축 결의를 하였고, 이에 따라 창립총회에서 선정된 시공사와 조합원의 평당 무상지분 권리금액, 평균무상지분율, 일반분양금 총액이 당초의 예상 일반분양금 총액보다 10% 이상 초과하는 경우 그 10% 이상 초과분을 조합원들의 수익으로 하여 환급한다는 조건으로 공사도급가계약을 체결하고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 후 시공사와의 본 계약 협상과정에서 시공사는 정부의 정책변경 등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요인이 생겼음을 주장하면서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조합과 시공사는 조합원의 평당 무상지분 권리금액을 사업 참여조건보다 조금 높게 인정하는 대신 일반분양금 총액 10% 초과 상승 시에도 조합원 배분은 없는 것으로 본 계약안을 마련하여 관리처분 총회에서 본 계약안을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였다.

조합원들은 관리처분 총회에서 가결된 '시공사계약서 결의 건'에 대하여 결의무효의 소를 제기하였다.

2. 판시사항

재건축결의 시 조합원의 비용분담과 관련하여 시공사로 선정된 자가 제시하는 사업계획을 재건축 결의의 내용으로 채택하기로 결의한 경우에는 그 사업계획에서 제시된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이 재건축결의의 내용이 되는 것이므로, 그 후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와 도급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하면서 물가의 변동 등 건축 경기의 상황변화에 따른 통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여 당초 재건축결의 시 시공사가 제시하였던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비용분담에 관한 재건축결의를 변경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는 그 비용의 증가가 정부정책의 변경이나 기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의 발생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달라지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 조합의 재건축결의 시 조합원들은 사후 사업비가 증가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부담을 조합원들에게 전가시키지 않기로 하는 '확정지분제를 채택하기로 하였고, 시공사도 스스로 확정지분제를 사업 참여조건의 한 내용으로 제시하여 이러한 내용이 공사도급가계약에도 반영되기에 이르렀으므로, 설령 재건축결의 후 장기간이 경과하여 당초 예상한 것과 달리 사업비가 불가피하게 증가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업비를 조합원에게 부담시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여 조합원의 비용분담액을 증가시키는 것은 실질적으로 재건축결의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시공사 본 계약안에 따르면 시공사가 조합원들의 무상지분 권리금액을 평당 100만원에 못미치는 정도를 올려 준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일반분양아파트의 예상분양수익금 10% 초과분을 조합원에게 배분하기로 하는 조건을 포기한 것과 상쇄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시공사 본 계약안의 내용은 당초 재건축결의에서 정한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이는 시공사가 최초 재건축결의일 후 상당한 시일이 지나고 그 동안 정부정책 등의 변화로 인하여 사업비가 불가피하게 증가된 사정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원래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5. 3. 18. 법률 제73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정비법'이라고 한다)에 의한 재건축조합의 정관은 재건축조합의 조직, 활동, 조합원의 권리의무관계 등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으로서 공법인인 재건축조합과 조합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자치법규이므로 이에 위반되는 활동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는 점, 구 도시정비법은 '시공사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이 특히 조합원의 비용분담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여 이를 정관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으로 규정하면서(구 도시정비법 제20조 제1항 제15호) 그 기재사항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요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구 도시정비법 제20조 제3항), 또한 구 도시정법 제20조 제1항 제17호,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2005. 3. 8. 대통령령 187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0호는 구도시정비법 제48조 제1항 소정의 '관리처분계획에 관한 사항'을 정관에서 정하여야 할 사항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요하도록 하는 한편(구 도시정비법 제20조 제3항),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49조 제4호는 '구 도시정비법 제20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정관의 변경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하는 때'를 구 도시정비법 제4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경미한 사항'의 변경 중의 하나로 규정하고 이 경우에는 시장 군수에 대한 신고만으로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건축조합의 자치법규인 '정관의 변경'과 조합원의 비용분담과 권리분배 등을 정하는 '관리처분계획' 사이의 밀접한 관련성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 참작하여 보면, 재건축조합 정관의 필요적 기재사항이자 엄격한 정관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시공자와의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에 관한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여 의결하는 경우 그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이 당초의 재건축결의 시 채택한 조합원의 비용분담 조건을 변경하는 것인 때에는 비록 그것이 정관 변경에 대한 절차가 아니라 할지라도 특별다수의 동의 요건을 규정하여 조합원들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구 도시정비법 제20조 제3항, 제1항, 제15호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요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 조합의 정관 제18조 vi호, 제19조 제1항에서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도록 한 '시공회사의 선정 및 그 약정에 관한 사항'은 시공사 본계약안의 내용이 당초 재건축결의에서 정한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려는 안건에 해당하지 아니한 경우를 전제로 하여 통상의 의결정족수로 가결될 수 있음을 상정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2005. 2. 5.자 총회의 제3호 안건인 '시공사계약서 결의 건'은 당초 재건축결의에서 정한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려는 안건이므로 위 정관 규정의 의결정족수는 위 안건의 결의에 적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위 안건에 관한 결의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볼 것이다.

3. 위 대법원 판결의 의미

가. 종전 대법원 판례의 태도

조합원의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은 재건축 결의사항으로 이에 관하여 사회 통념상 통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여 변경하는 경우에는 재건축 결의의 변경에 해당하며, 재건축결의의 가중된 정족수를 충족하여야 한다는 것이 기존의 확립된 대법원 입장이었다.

그리고 대법원은 "사회 통념상 통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정부정책의 변경, 물가상승 등 불가피하고 합리적 사유로 인한 변경은 통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변경에 해당한다는 입장이었다.

나. 위 대법원 판례의 의미

최근 선고된 위 대법원 판례는 비록 전원합의체 판결은 아니지만 종전 대법원 판례와 다른 입장에서 판시하고 있다.

첫 번째로, 사업의 장기화나 정부정책의 변경으로 인한 것이라도 통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것이라면 재건축결의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공사도급계약의 변경으로 인한 조합원 비용부담의 변경에 대하여 이를 재건축 결의의 변경으로 인정하면서도 재건축결의의 가중된 정족수인 구분소유자 전체(미동의자 포함) 4분의 3, 동별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요구하지 아니하고 정관변경의 정족수인 조합원 전체(미동의자 제외) 3분의 2 이상의 동의로 족하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안광순 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

약력

- 사법시험 제45회 합격

- 사법연수원 제35기 수료(사법연수원 제35기 동기회 총무이사).

-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과 주거환경교육원 공동주최 주거환경정비사업전문가과정 수료(2008)

-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정비 및 지역계획학과 석사과정(2008).

- 현) (주)한양 고문변호사

- 현) 성균관대학교  성대사랑  자문변호사

- 현) 주거환경연합 전문위원

- 포일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 화곡아파트지구1주구재건축조합, 고척제3구역재개발조합, 독산동재건축조합 등 다수의 재건축, 재개발 조합 고문변호사

주요 수행사건

- (주)한양을 대리하여 수원인계주공재건축조합 상대 손해배상사건 소송업무 승소사례 등 다수의 재건축/재개발관련 건설사 자문.

- 대덕건설(주) 등 다수의 건설 클레임, 법률분쟁 소송업무 수행 및 기업자문 등 건설클레임관련 소송업무 수행.

- 포일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 화곡아파트지구1주구재건축조합, 고척제3구역재개발 등 다수의 조합 법률자문 및 매도청구소송, 총회무효확인 피소사건 등 다수의 조합관련 업무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