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의 밥상
빈소 향냄새에 그 냄새가 묻어 있었다
첫 휴가 나왔을 때, 감자 한 말 이고 뙤약볕 황톳길 걸어
장에 갔다 와 차려낸 고등어조림
시오리 길 다녀오느랴 겨드랑이로 흘린 땀 냄새
밴듯 콤콤하다
엄마 젖 그리워 패악 치며 울 적마다 가슴열어
빈 젖 물려주던 맛과 똑 같았다
그 일 둘만 안다는 듯 영정 속 그녀는 오랜만에 찾아온
시동생 일부러 무표정하게 맞았다
어머니뻘 형수가 차린 오늘 저녁 밥상
고등어 조림 대신 국밥이다
한 수저 뜨는데 뚝. 눈물 한 방울 떨어졌다
(홍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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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시간은 거슬러가고 있다.
그리움은 아직 젖을 떼지 못한 유년 시절.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왔을 때,
형수의 빈소 앞으로 시인을 데려간다.
나이 들어 머리 희끗한 시인은 어느 날 형수의
부음을 듣고 달려간 빈소에서 국밥 한 수저
뜨다 피어둔 향에서 재가 떨어지듯 눈물 한
방울을 찔끔 흘리고 만다.
눈물도 가슴을 태워 만들어 졌으니 어찌 재가 아니랴..
첫댓글 발걸음 하고 갑니다..즐거운 시간되세요^^
잔잔한 감동이 묻어나는글과 음악에 머물며 잘 감상하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가슴 뭉클 합니다....
오랫만에 좋은시 가슴에 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