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 장미상가 맛집 차마오 -
#우연히,서울
잠실 한복판에는 그야말로 구름을 뚫고 서 있는 마천루 롯데월드가 자리한다.
그 곁에 오랜동안 잠실의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장미아파트가 있고 아파트단지 안에 장미상가가 있다.
오늘은 그 장미상가 지하에 있는 덮밥 전문점 '차마오'를 방문했다.
(송파구 올림픽로 35길 112. 지하1층 19-1. 02 419 7768)
오래된 건물답게 곳곳에 레트로함이 잔뜩 묻어있다.
계단의 노란 황동,
노출된 배관, 벽면의 작은 타일과 나프탈렌 냄새풍기는 화장실까지 모든게 정겹기까지 한다.
굵은 철망에 덮힌 환풍기의 쇠로된 날개는 상가의 연혁처럼 쉑쉑 소리를 내며 힘겹게 돌아가고 있었다.
A,B동으로 나눠진 지하상가 식당가에는 내로라하는 맛집들이 몰려있어 건너편 롯데월드 못지않게 성업중인 곳이 많다.
오늘은 차마오에서 별생각 없이 '본격 가라아게동'을 주문했다.
먼저 반찬과 스프같은 게 나왔다.
실수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식전 에피타이저인 스프인줄 알고 한 숟가락 가득 떠서 먹었던 것이 가라아게동을 찍어먹는 소스였던 것이다.
물로 입안을 행구고 있자니 곧이어
산더미처럼 쌓인 본격가라아게동이 나왔다.
얼핏 봐도 치킨 한마리 반정도쯤 될 성 싶다.
조금만 흔들려도 산처럼 쌓여있는 치킨조각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다.
그릇 안에 담긴 밥을 먹으려면 치킨부터 헤치워야 하건만 도무지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별 수 없이 치킨조각을 하나씩 꺼내 그릇 옆으로 둘러쌓고 본격적으로 시식에 들어갔다.
짭쪼름한 간장맛이 들어간 치킨을 고소한 참깨소스에 찍어 먹으니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났다.
치킨 다섯덩인가를 먹고났더니 양배추 샐러드가 덮인 밥이 보인다.
"역시 밥심이지"
밥과 함께 먹는 치킨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제법 잘 어울린다.
제법 잘 어울리긴 하지만 매콤한 김치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이 너무많아서 먹다먹다 지친다는 말을 실감했다.
1인분 우습게 알았다가 배터져 죽을 뻔해서 나머지는 포장해왔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 아무리 만만하게 보이는 적이라도 깔보면 안 된다는 뜻을 가진 교병필패(驕兵必敗)가 있다.
'본격'이라는 말이 들어간 메뉴를 우습게 보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
다음에는 연어덮밥을 먹어봐야겠다.
치마오 이집 덮밥 좀 할 줄 아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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