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는 항이다. 그것도 동해를 대표하는 어항이다. 어항의 특성상 활어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했을 뿐 아니라 6ㆍ25 때 피난 온 피난민들 탓에 북한 음식, 그중에서도 함경도 음식이 유명하다. 속초를 대표하는 먹을거리로는 활어회와 물회, 오징어순대, 아바이 순대, 함흥냉면, 가자미, 명태 식해, 순두부 등이 있다. 대포항에서 신선한 회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청초호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아바이 마을과 중앙동에서 허리띠를 풀어 보자. 잠시 관광에 대한 강박 관념을 벗어 던지고 속초로의 미각 여행을 즐기는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한 커플 여행이 될 것이다.
언제나 활기 가득한 속초의 관문, 대포항에서의 활어회 만찬!
속초에서 회를 즐기기 좋은 곳으로는 대포항, 동명항, 장사항 등이 있다. 이 중 동명항은 등대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새벽 항의 모습이 활기차며, 일출이 아름답다. 장사항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깨끗하고 조용하며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하지만 관광객으로서의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같이 공존하는 곳으로는 대포항이 최고다. 속초 여행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는 대포항은 활어와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새우튀김, 오징어순대가 유명하다.
대포항에선 새벽 5~7시가 되면 수십 척의 어선들이 들어와 펄펄 뛰는 활어를 내려놓고 가는 것을 구경할 수 있다. 대포항 변을 따라 조성된 작은 골목에 진입하면 초입에는 침이 꿀꺽 넘어갈 만큼 맛깔스럽게 튀긴 새우튀김을 산처럼 쌓아 놓고 파는 새우튀김 좌판들이 늘어서 있으며, 이 튀김 골목이 끝나는 지점부터 왼쪽으로는 대형 횟집들이, 오른쪽으로는 허름한 포장마차형 좌판에서 회를 파는 난전들이 이어져 있다. 난전들은 각각 활어를 대는 어선의 이름을 걸고 장사를 하는데, 원하는 활어를 바구니에 직접 골라 담아 주인과 잘 흥정하면 된다. 흥정한 회는 바로 손질되어 나오는데 채소는 따로 구매해야 하며, 매운탕이 먹고 싶으면 추가 요금을 내면 된다.
활어회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대포항의 또 다른 명물인 새우튀김에 도전해 보자. 노릇노릇한 튀김옷을 입은 싱싱한 새우튀김의 고소한 맛은 잊기 힘든 감동이다.
엑스포 타워 전망대에서의 야간 데이트와 청초호 자전거 하이킹
둘레가 5㎞나 되는 청초호는 철새들의 고향이자 속초 시내의 중심을 잡고 있는 공간이다. 이 청초호 변에 엑스포 공원이 있다. 1999년 관광 엑스포를 위해 조성된 엑스포 공원에는 73.4m의 엑스포 타워를 중심으로 도보 산책로와 자전거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으며, 자전거, 인라인, 오토바이를 대여할 수 있는 곳이 곳곳에 있다. 호수 주위를 걸으며 철새들과 주위 경관을 감상하거나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로 속초 시민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엑스포 공원의 명물인 엑스포 타워에선 청초호와 설악산, 속초 시내 및 동해가 360도 파노라마가 되어 눈앞에 펼쳐진다. 낮에도 아름답지만 야경이 더욱 좋아, 야간 데이트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갯배 타고 아바이 순대와 함흥냉면 먹으러 아바이 마을로
청초호 변에 있는 아바이 마을은 실향민들의 마을이자, 드라마 <가을동화>의 흥행 이후 속초 관광의 핵심이 된 곳이다. 송혜교가 타고 다녔던 무동력선인 갯배 체험은 <가을동화>의 인기를 타고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들일 정도로 시선을 한몸에 모았다. 하지만 2000년 가을에 방영한 <가을동화>의 인기에만 의존해 아바이 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 아바이 마을에는 아직도 망향의 한을 간직한 아바이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이 고향에서 먹었던 음식을 파는 맛집들이 있어 사람들은 아바이 마을을 잊지 않는다. 아바이 마을은 6ㆍ25 동란에 피난 온 함경도 사람들이 허허벌판 모래톱 위에 임시 움막을 지었던 것이 시초가 되었다. 잠시 지낼 생각으로 지었던 움막이 60년이 지난 현재의 아바이 마을이 되었으니 아바이 마을이 품고 있는 슬픔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과거에는 현재의 중앙동과 아바이 마을(청호동)이 이어져 있었다. 그것을 일제 강점기 청초호에서 외항으로 나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물길을 파 폭 50m의 물길이 생기게 된 것이다. 현재 아바이 마을이 있는 청호동과 중앙동까지는 갯배로 불과 5분이 걸리지 않는다. 이 두 마을 사이를 굵은 철줄로 이어 놓고 갯배를 운행하는 것이다. 이 정겨운 물길을 오가는 갯배(승선료 200원/운행 시간 04:30~23:00)는 갯배에 오른 사람들이 움직여 운행한다. 제법 커다란 쇠걸개로 철줄을 잡아당기면 큰 힘 들이지 않고 배는 나아간다.
아바이 마을은 갯배와 은서네 슈퍼를 제외하곤 별다른 볼거리는 없다. 하지만 아바이 순대 맛집인 단천 식당(문의 033-632-7828/ 시간 06:00~20:30 연중무휴/ 아바이 순대 小 10,000원, 명태회 냉면 7,000원), <가을동화>에서 은서 엄마와 유미가 식사하던 장소였던 다신 식당(033-633-3871/ 모둠 순대 20,000원) 같은 이북 음식 맛집들이 많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유명하다는 곳이 뜻밖에 별맛 없을 확률이 높은 요즘, 단천 식당은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함경남도 단천에서 내려온 윤복자 할머니의 손맛이 그대로 담겨 있는 두툼한 아바이 순대와 명태회 냉면은 명불허전이다.
중앙동에는 진양 횟집을 제외하고도 속초를 대표하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특히 중앙동 갯배 내리는 곳 근처에 밀집되어 있다. 참가자미 물회로 유명한 송도 횟집(문의 033-633-4727/ 물회 10,000원)과 바로 인근에 위치한 '88 생선구이'(문의 033-633-8892/ 생선구이 20,000원), 갯배 내리는 곳 정면에 있는 '갯배 싱싱 생선구이 조림 전문점'(문의 033-631-4279/ 모둠 생선구이 10,000원)이 대표적이다.
모두 갯배 내리는 곳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88과 싱싱 생선구이집은 인근 어판장에서 매일 새벽 신선한 생선을 공수해 와 제공한다. 생선구이 정식 1인분을 주문하면 대여섯 가지의 생선과 함께 간단한 밥과 반찬이 제공된다. 88 생선구이집은 2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싱싱 생선구이집은 88과 다르게 생선을 구울 때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살짝 구워 나와 먹기에 편하다. 또한 주인의 손맛이 남다르며 밑반찬들이 정갈하다.
갯배 선착장에서 10분 정도만 걸으면 속초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인 중앙 시장이 있다. 속초 중앙 시장 안에는 거대한 활어 센터와 감자 옹심이(6,000원)로 유명한 감나무집(문의 033-633-2306)이 있다.
첫댓글 좋은 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