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률이상 제48권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16. 짐승들 ②
2) 날짐승들[禽畜生部]
(1) 금시조(金翅鳥)
① 나는 것과 머무는 곳과 먹이
금시조(金翅鳥)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알로 나는 것[卵生]이요, 둘째는 태로 나는 것[胎生]이요, 셋째는 습기로 나는 것[濕生]이요, 넷째는 화하여 나는 것[化生]이다.
모두가 전생에 크게 보시하면서 잘난 체하며 업신여기고 중생들을 괴롭히면서 성냄과 오만이 많아서 이 새로 태어나는 것인데, 여의주(如意珠)로써 영락(瓔珞)을 삼고 변화가 갖가지여서 일마다 이룩되지 아니함이 없다. 몸의 높이는 40리(里)요, 옷의 너비는 80리며, 길이는 40리고, 무게는 두 냥(兩) 반이다. 큰 자라와 악어와 고기를 먹되 취식(揣食)하고『열반경(涅槃經)』에서는 “온갖 용과 고기와 금ㆍ 은 등의 보물도 잘 먹고 소화할 수 있으나, 금강(金剛)만은 제외된다”고 한다, 목욕하고 옷 입는 것으로 세활식(細滑食)으로 삼으며, 역시 혼인을 하는데, 두 몸이 서로 닿아서 음양을 이룬다. 수명은 1겁(劫)이나, 혹 그보다 덜하는 것도 있다. 대해(大海)의 북쪽 언덕에 구라진마(究羅瞋摩)라는 한 그루 나무가 있는데, 높이가 백 유순(由旬)이요, 그늘은 50유순이다.『누탄경(樓炭經)』과 대략 같다.
나무의 동쪽에 알로 난 용의 궁전과 알로 난 금시조 궁전이 있고, 나무의 남쪽에 태로 난 용의 궁전과 태로 난 금시조 궁전이 있으며, 나무의 서쪽에 습기로 난 용의 궁전과 습기로 난 금시조 궁전이 있고, 나무의 북쪽에 화하여 난 용의 궁전과 화하여 난 금시조의 궁전이 있는데, 각각 세로와 너비는 6천유순이요, 장식은 위에서와 같다.
알로 난 금시조가 바다 속으로 날아 내려오면서 날개로 물을 치면, 물은 이내 양쪽으로 갈라지며 깊이 2백 유순이 되는데 알로 난 용을 붙잡아다 마음대로 먹는다.『화엄경(華嚴經)』에서는 “이 새가 용을 잡아먹으면서 일으키는 바람이 만약 눈으로 들어가면 봉사가 되기 때문에 인간에는 오지 않는다”고 한다. 태로 나는 것과 습기로 나는 것과 화하여 나는 것들도 역시 그렇게 한다.『열반경(涅槃經)』에서는 “다만 3귀(歸)를 받은 이는 먹지 못한다”고 한다.
화하여 난 어떤 용의 새끼가 3재(齋)의 날에 재(齋)의 8금(禁)을 받드는데, 때마침 금시조가 잡아서 먹으려고 물고서 수미산의 북쪽 큰 쇠나무[撤收] 위로 높이 16만 리를 올라가 그의 꼬리를 찾았으나 끝내 찾지 못하자, 금시조도 새끼 용의 말을 듣고 역시 5계(戒)를 받았다.『장아함경(長阿含經)』 제19권에 나오며, 또 『증일아함(增一阿含)』 제15권에도 나오며, 또 『대지론(大智論)』과 『화엄경(華嚴經)』에도 역시 보인다.
② 정음왕(正音王)의 죽음의 조짐[死相]
금시조의 왕 이름은 정음(正音)이었다. 여러 새들 중에서는 마음대로 즐기고 다니면서 염부제(閻浮提)에서 하루 한 마리의 용왕과 5백 마리의 작은 용을 먹었으며, 사천하(四天下)를 번갈아 다니며 먹는데 하루 동안의 수 또한 위에서와 같다. 그렇게 하기를 되풀이하며 8천 년이 지나자 죽음의 조짐이 나타나서 용들이 독을 토하면 먹을 수가 없었으므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두려워져서 편안하지 못하여 금강산(金剛山)으로 갔다. 그리고는 금강산으로부터 곧장 큰 물가를 따라 내려와서 풍륜(風輪) 끝에 이르면 바람에 날려가 금강산으로 되돌아갔다. 이렇게 일곱 번을 한 뒤에 죽었으나 그 독 때문에 열 개의 보배 산[寶山]에 동시에 불이 일어났으므로, 난타용왕(難陀龍王)은 이 산들이 탈까 두려워서 이내 큰비를 내렸다. 그 빗방울이 수레바퀴만큼 컸으므로 금시조의 살은 다 녹아 없어지고 심장만이 남게 되었는데, 심장이 또 곧장 내려와 일곱 번을 앞에서와 같이 하고 금강산에 머무르자, 난타용왕이 가져다 명주(明珠)로 삼고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얻어다 여의주(如意珠)로 삼았다. 만약 사람이 부처님을 생각하면 마음 또한 그와 같다.『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 제1권에 나온다.
(2) 천추(千秋)
① 천추(千秋)는 나면 반드시 어미를 해친다
천추는, 얼굴은 사람이요, 몸은 새다. 새끼를 낳으면 도리어 그 어미를 살해한다. 다시 배우면 아라한(阿羅漢)의 과위를 얻으나, 축생에는 이런 지혜와 높고 낮다는 생각이 없으므로 5역죄(逆罪)를 받지 않는다.『바수밀경(婆須蜜經)』 제8권에 나온다.
(3) 기러기[雁]
① 금빛 깃을 지닌 기러기가 아직도 전생의 처자를 사랑하며 날마다 한 개씩의 털을 주다
비사리(毘舍離)의 미후강(獼猴江) 곁에 마늘 밭이 있었다. 투라난타(偸羅難陀) 비구니가 그 밭에서 멀지 않은 데에 있었는데, 밭 주인이 물었다.
“아주머니, 마늘이 필요하십니까?”
비구니가 이내 사미니(沙彌尼)와 식차마나니(式叉摩那尼)와 함께 자주 가서 마늘을 구하여서 다 없어지게 되자, 그 주인은 밭을 맡겨 버리고 떠나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전생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에 한 바라문이 있었다. 나이는 120살에 몸은 야위었는데, 그 아내는 비길 데 없이 아름다웠고 아들과 딸들을 많이 낳았었다. 이 바라문은 그의 아내와 아들, 딸들에게 마음이 매여 떨어질 줄 몰랐고 이 애착의 정이 돈독하였는데, 죽게 되자 기러기로 태어났다. 그의 깃은 모두가 금빛이었으며 전생에 지은 복으로 스스로 전생 일을 알게 되자 생각하였다.
‘나는 어떤 방편을 써서 이 아들딸을 기르며 가난하지 않게 할까?’
그리하여 날마다 돌아와서 하루에 한 개의 깃을 떨어뜨리고 갔다. 아들들은 그러한 것을 보고 인연을 알지 못하고는 함께 의논하였다.
‘우리들은 차라리 그가 오는 때를 엿보고 있다가 방편을 써 붙잡아서는 금의 깃을 모두 가져 버리자.’
그래서 그들이 계획한 대로 금의 깃을 모두 뽑아 버렸으며, 깃이 다하자 다시 흰 깃이 났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바라문으로서 죽어서 기러기로 된 이를 알고 싶으냐?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밭 주인이니라. 그 단정하던 아내는 바로 지금의 비구니며, 아들과 딸들은 바로 지금의 식차마나니와 사미니들이니라.”『사분율(四分律)』 2분(分) 제3권에 나온다.
② 5백 마리의 기러기가 사냥꾼에게 죽었으나 부처님의 법을 들었었기에 하늘에 가 나서 도를 얻다
부처님께서는 바라내국(波羅奈國)의 숲 속에서 여러 하늘 사람과 4부(部) 대중을 위하여 묘법(妙法)을 말씀하시고 계셨다. 그 때 공중에는 5백 마리의 기러기 떼가 있으면서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마음 깊이 좋아하면서 날개를 돌려 내려오려다가 사냥꾼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서 죽었으나 도리천(忉利天)에 가 났다. 부모의 무릎 위에서 단정 엄숙하여 견줄 데 없고 빛나는 것이 마치 금산(金山)과 같은 여덟 살 만큼씩의 아이로 되어 있으면서 생각하였다.
‘내가 어떤 인연으로 여기에 와 났을까?’
그러다가 이내 전생에 법을 좋아했던 과보였음을 알고 이내 함께 꽃을 가지고 염부제(閻浮提)로 내려와 세존께로 가서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저희가 법음(法音)을 듣잡고 아름다운 하늘에 나 있사옵니다. 이제 다시 열어 보이소서.”
부처님께서 4제(諦)를 말씀하시자, 수다원(須陀洹)을 얻고 이내 천상으로 돌아갔다.『현우경(賢愚經)』 제13권에 나온다.
③ 기러기가 왕의 그물에 잡혔으나 먹히지 않다가 벗어나게 되다
국왕의 부인이 누각 위에 올라가 있다가 기러기가 공중에서 나는 것을 보고 그 고기가 먹고 싶어서 왕에게 말하였다. 왕이 사냥꾼을 보내 그물을 가져다 빙 둘러치고 잡게 하였더니 이내 수십 마리를 잡았으므로 새장에다 기르고 있었다. 그 중에서 먹지 않는 놈이 있자, 기러기들은 말하였다.
“이제 이미 살아나게 되었는데, 먹지 않은들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먹지 않던 놈이 말하였다.
“근심이 되어서 먹을 수가 없구나.”
그리하여 7일이 지나서 몸이 야위게 되자 새장 구멍 속으로 나갈 수 있었으므로 날아가면서 멀리서 살찐 놈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먹이를 탐내었기에 죽음의 고통이 뒤에 있느니라.”『십권비유경(十卷譬喩經)』 제6권에 나온다.
(4) 학(鶴)
① 언제나 5근(根)과 5력(力)과 8도(道)의 음성을 내다
아미타불(阿彌陀佛)의 나라에는 언제나 갖가지 기묘하고 여러 가지 빛깔을 지닌 백학(白鶴)과 공작(孔雀)과 앵무(鸚鵡)와 사리(舍利)며 가릉빈가(迦陵瀕伽)와 공명(共命)이라는 새들이 있다. 밤낮으로 하루 종일 아름답고 고상한 음성을 낸다.
그들이 내는 음은 5근(根)과 5력(力)과 7보리분(菩提分)과 8성도분(聖道分)의 이러한 법들인데, 그 국토 중생들은 이 음성을 듣고 모두가 다 3보(寶)를 생각한다.『미타경(彌陀經)』에 나온다.
(5) 비둘기[鴿]
① 비둘기가 목숨을 버려 배고픈 사람에게 보시하다
옛날 설산(雪山)에 한 마리의 비둘기가 있었다. 어느 날 큰 눈이 내렸는데 어떤 사람이 길을 잃고 몹시 고생을 하며 굶주림과 추위가 한꺼번에 닥쳐서 목숨이 경각에 달렸으므로, 비둘기는 날아가서 불을 구하여 그를 위하여 나무 무더기에 불을 붙이고 그것이 타오르자 몸을 불 속에다 던져서 이 배고픈 사람에게 보시하였다.『대지론(大智論)』 제11권에 나온다.
② 매에게 좇기는 비둘기가 부처님의 그림자를 만나면 편안하고 제자의 그림자를 만나면 무서워 떨다
부처님께서 기원림(祇園林)에 계시면서 포시(哺時)에 거니시자, 사리불(舍利弗)이 따랐다. 때마침 매가 비둘기를 쫓았으므로 비둘기는 부처님 곁으로 날아왔다. 부처님께서 거니시면서 그림자가 그를 가리면 비둘기 몸이 편안하여지고 두려움이 싹 가시면서 소리를 내지 않다가, 뒤에 사리불의 그림자가 오면 비둘기는 이내 소리를 내면서 두려워서 전처럼 떨므로,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과 저의 몸은 똑같이 3독(毒)이 없는데,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둘기를 가리면 비둘기는 두려워하지 않다가 저의 그림자가 비둘기를 가리면 전처럼 무서워서 떱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에게는 3독의 습기가 있기 때문이다. 너는 이 비둘기의 전생 인연으로 몇 세상 동안 비둘기가 되었었는가를 자세히 보아라.”
사리불이 즉시 숙명지삼매(宿命智三昧)에 들어가서 이 비둘기를 살펴보고서 말씀드렸다.
“이미 8만 대겁(大劫) 동안 언제나 비둘기 몸이었고, 그보다 더 지나간 것은 저로서는 볼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네가 만약 과거를 다 알 수 없다면, 시험삼아 이 비둘기가 언제쯤 벗어날 것인가를 살펴보아라.”
사리불은 이내 원지삼매(願智三昧)에 들어가서 이 비둘기를 자세히 살펴보고서 말씀드렸다.
“8만 대겁 동안 비둘기 몸을 벗지 못하겠으나, 이보다 더 지나가는 것은 모르겠습니다.”
“항하사(恒河沙) 등의 대겁 동안에 늘 비둘기 몸이 될 것이니라.”『대지론(大智論)』 제11권에 나온다.
(6) 꿩[雉]
① 꿩이 숲의 불을 끄다
옛날에 들에 불이 나서 숲을 태웠다. 그 숲에 사는 한 마리의 꿩이 부지런히 몸을 놀려 제 힘만으로 날아다니면서 물로 들어갔다가 물을 숲에다 뿌렸다. 갔다 왔다 하면서 몹시 지쳤으나 고통으로 여기지 않자, 제석천이 와서 그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을 하느냐?”
대답하였다.
“제가 이 숲을 구하려는 것은 중생들이 가엾기 때문입니다. 이 숲 덕택으로 우리는 자랐고 처소는 넓고 맑고 시원하여 쾌락하였으며, 저희 모든 무리들과 모든 종친들이 모두 다 의지하고 아끼는 곳입니다. 제가 몸과 힘이 있는데, 어찌 게으름을 피워 구하지 않겠습니까?”
제석천이 물었다.
“너 그렇게 부지런히 힘쓰기를 언제까지 하겠느냐?”
꿩이 말하였다.
“죽을 때까지 할 것입니다.”
제석천이 말하였다.
“누가 너를 증명하겠느냐?”
그러자 이내 서원을 세웠다.
“저의 마음은 지성이오니, 진실로 거짓이 아니라면 불이 이내 저절로 꺼지소서.”
이 때 정거천(淨居天)이 꿩의 큰 서원을 알고 이내 그를 위하여 불을 껐으며, 시종 늘 무성하고 불이 나지 않게 하였다.『대지론(大智論)』 제16권에 나온다.
(7) 까마귀[烏]
① 까마귀 왕 감자(甘蔗)는 거느리던 네 마리 까마귀를 사갈국(沙竭國)으로 가게 하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은 네 대신을 임명하여 장수로 삼아 사부병(四部兵)을 집합시켜 작은 나라를 치려고 하였다. 네 대신이 부처님을 뵙고 발 아래 머리를 조아리므로 세존께서는 물으셨다.
“그대들은 어디를 가느냐?”
자세히 그 일을 대답하면서 말씀드렸다.
“저희들의 몸은 이 국왕 때문에 일어선 바가 많았으므로, 언제나 곧은 명령이면 두려워합니다. 지금은 공격하여 정벌해야 합니다.”
세존께서는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장하도다, 어진 이들이여. 이는 은혜를 갚기 위하여 인정을 쓴 것이니, 지금 세상에서만 이 국왕을 위하는 것이 아니니라. 과거 세상에 사갈(沙竭)이라는 나라에는 모든 까마귀들이 모여 와서 살고 있었다. 그 나라의 까마귀 왕 이름은 감자(甘蔗)였으며, 8만의 까마귀의 임금이었다. 그 까마귀 왕에게는 구려니(舊黎尼)라는 아내가 있었는데, 새끼를 배고서도 먹이가 나쁘자 지성을 다해 왕에게 말하였다.
‘저의 몸에 조그마한 것이 나타나서 좋고 부드러운 것이 먹고 싶습니다. 큰 사슴 고기를 먹어야 살겠으며 그렇지 못하면 죽겠습니다.’
이에 까마귀 왕은 그 소리를 듣고 까마귀들을 모아서는 말하였다.
‘너희들이 사갈국으로 가야겠다. 사갈국의 왕에게는 수구(須具)라는 큰 사슴의 왕이 있다. 그 고기를 먹고 싶어하는구나.’
그러자 네 마리의 까마귀가 응모하면서 말하였다.
‘저희들이 맡겠습니다.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그 일을 해내겠습니다.’
그 때 네 마리의 까마귀는 자주 만날 장소로 갔다. 때마침 나라의 왕자가 까마귀를 보고 두려워하면서 달려 돌아와서 왕에게 말하였다.
‘제가 네 마리의 까마귀를 보았더니, 빛과 형상이 이러하였습니다. 자주 사슴 동산으로 온답니다.’
그러자 왕은 이내 사람에게 명하여 붙잡게 하였으므로 까마귀 잡이가 방편으로 그물을 쳐서 까마귀를 붙잡아 산 채로 국왕에게 올리자, 왕은 네 마리의 까마귀에게 꾸짖었다.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자주 여기로 와서 나의 경계를 침범하느냐?’
그러자 까마귀는 대답하였다.
‘그러했습니다, 천왕(天王)이시여. 저희들이 좋아서 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안주(安住)라는 왕이 있는데, 그 아내가 잉태하고서 수구(須具)의 좋고 부드러운 사슴 고기를 먹고 싶어하자, 그 왕께서 보냈으므로 그 임금의 명을 받고 왔습니다.’
그 때 국왕은 놀라고 괴이하게 여기면서 생각하였다.
‘스스로 왕의 명을 받고 이런 꾀를 내어 생명을 던지고 버리다니, 진실로 미칠 바가 아니로다. 세속 사람에게도 이런 일을 반복하게 하고 싶구나. 임금과 부모의 명을 받아도 오히려 하지 않는데, 하물며 새짐승이겠는가.’
왕은 까마귀들에게 말하였다.
‘이제 너희들의 죄를 용서하겠느니라.’” 『밀구경(謐具經:俱薩國烏王經)』에 나온다.
② 부리가 붉은 까마귀와 원숭이가 친한 벗이 되다
옛날에 구기(拘耆)[양(梁)나라 말로는 부리가 붉은 까마귀赤嘴烏라는 뜻이다.]라고 하는 까마귀가 우거진 숲에서 살면서 젖먹이 새끼들을 나무 위에 놓아두었다. 그 때 구기와 한 마리의 원숭이는 사이가 두터운 벗이었다. 그 우거진 나무 사이에 한 마리의 독사가 있었는데, 가서 없는 것을 엿보았다가 구기의 새끼를 모조리 잡아먹어 버렸다. 구기는 새끼들을 잃고 슬피 울부짖으며 있는 곳조차 몰랐으나 곰곰이 생각하다가 독사에게 먹힌 것을 알았다. 원숭이가 돌아와서 보며 그에게 물었다.
“왜 그러느냐?”
대답하였다.
“독사가 나의 새끼를 모조리 잡아먹어 버렸다.”
원숭이가 말하였다.
“내가 보복하겠다.”
때마침 독사가 기어가므로 원숭이가 앞을 가로막자 독사가 성을 내며 원숭이를 칭칭 감으므로, 원숭이가 머리를 붙잡아 끌고 돌 위로 가서 갈아 부셔서 죽여서는 던져 버리고 돌아오자, 구기는 기뻐하며 날뛰었다.『적취오유경(赤嘴烏喩經)』에 나온다.
③ 까마귀와 닭이 교미하여 하나의 새끼를 낳다
과거 세상에 한 닭 떼들이 개암나무 숲에 의지하여 살고 있었다. 너구리가 침입하여 잡아먹어 버려서 암탉 한 마리만이 남았었는데, 까마귀가 와서 그를 덮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새끼가 소리를 내는 때에 까마귀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새끼야말로 나의 자식이 아니로다.
들에 사는 아비와 마을에 사는 어미가
함께 합쳐서 새끼를 낳았으니
까마귀도 아니고 닭도 아닐세.
만약 아비의 소리를 배운다면
이는 닭이 낳은 것이요,
만약 어미 울음 배운다면
그의 아비는 까마귀니라.
까마귀를 배워도 닭 울음 같고
닭을 배워도 까마귀 소리를 내니
까마귀와 닭을 함께 배운다면
둘 모두 이루지 못하리.『승기율(僧祇律)』 제24권에 나온다.
④ 까마귀와 여우가 번갈아 가며 찬탄하다
오랜 옛적에 어떤 고자[黃門]가 죽자 가죽나무 사이에다 버렸는데, 여우와 까마귀가 함께 와서 살을 뜯어먹고는 다시 서로가 찬탄하였다. 까마귀가 말하였다.
그대의 몸은 마치 사자와 같고
그의 머리는 선인(仙人)과 같으며
아이를 밴 것은 사슴 중의 왕과 같고
아름다움은 마치 좋은 꽃과 같구려.
여우가 말하였다.
어느 어른인지 나무 위에 계시는데
그의 지혜는 맨 첫째이시고
그의 광명은 시방(十方)을 비추어서
마치 자마금(紫磨金)을 쌓은 듯하구려.
때마침 대선인(大仙人)이 고요한 데 살면서 깨끗이 도를 닦고 있었는데, 그들이 말하는 게송을 듣고 물었다.
하고 있는 짓을 내가 오랫동안 보니
그 말들은 사탕발림일 뿐이다.
스스로 나무들의 사이에 숨어서
죽은 고자의 고기 먹는 주제에
너희들은 하천한 물건들인데도
자기 스스로를 상인(上人)처럼 일컫는구나.
까마귀가 말하였다.
사자와 공작새가
함께 날짐승의 고기 뜯어먹는데
어찌하여 머리 깎인[髡] 그들에게 빌면서
차례로 구걸을 하겠습니까.『야호오경(野狐烏經)』에 나온다.
3) 벌레들[蟲畜生部]
(1) 용(龍)
① 나는 것[生]과 사는 곳[住]과 먹이[資]와 대우[待]
용은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알로 나는 것[卵生]이요, 둘째는 태로 나는 것[胎生]이요, 셋째는 습기로 나는 것[濕生]이요, 넷째는 화하여 나는 것[化生]이다. 모두가 먼저 성을 많이 내고 마음이 굽어 바르지 못하면서 크게 보시하였으므로 이제 이 형상을 받았는데, 궁전이 7보(寶)로 되어 있다. 궁전이 있는 곳은 금시조부(金翅鳥部)에서 말하였다. 키는 80리(里)요, 옷의 길이는 40리며, 너비는 80리고 무게는 두 냥 반이다. 신통력이 자재하고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맨 나중의 한 입의 것은 변하여 두꺼비로 된다.
만약 스스로가 권속들을 교화하여 도심(道心)을 내게 하거나 조의(皂衣)를 베풀어서 모든 용들이 저마다 공양을 하게 하면, 모래가 몸에 내리지 않고 뭇 환난을 벗어날 수 있다.또 말하기를 “몸이 변하여 뱀과 살무사 따위가 되거나 두꺼비와 금시조를 만나지 않는다”고 한다.
자라와 악어와 물고기들을 취식(揣食)으로 삼고『누탄경(樓炭經)』에서는 “용은 물고기와 자라와 제위제력(提違提歷)이라는 큰 물고기를 먹는다”고 한다. 목욕하고 옷 입는 것으로 세활식(細滑食)으로 삼는다. 또한 혼인을 하는데 서로 몸이 닿으면 음양을 이룬다. 수명은 1겁(劫)이지만, 혹은 그보다 덜 사는 것도 있다.
금시조의 먹힘을 면하는 용은 열여섯의 왕이 있을 뿐이다. 첫째 사갈(沙竭)이요, 둘째 난타(難陀)요, 셋째 발난타(跋難陀)요, 넷째 이나바라(伊那婆羅)요, 다섯째 제두뢰타(提頭賴吒)요, 여섯째 선견(善見)이요, 일곱째, 아허(阿虛)요, 여덟째 가구라(伽句羅)요, 아홉째 가비라(伽毘羅)요, 열째 아파라(阿波羅)요, 열한째 가누(伽★)요, 열두째 구가누(瞿伽★)요, 열셋째 아뇩달(阿耨達)이요, 열넷째 선주(善住)요, 열다섯째 우섬가파두(優睒伽波頭)요, 열여섯째 득차가(得叉迦)이다.『장아함경(長阿含經)』과 『누탄경(樓炭經)』과 『대지론(大智論)』에 나온다.
② 사갈용왕(沙竭龍王)은 5백 귀신의 수호를 받다
사갈용왕은 수미산(須彌山)의 북쪽 큰 바다 밑에서 살며, 궁전의 세로와 너비는 8만 유순이요, 7보(寶)로 된 담은 일곱 겹으로 되고, 난간과 구슬 그물로 그 위를 장식하였으며, 동산의 숲과 목욕하는 못에서는 새들이 아름다운 소리로 지저귄다. 벽은 금이고 문은 은인데, 문 높이는 2천4백 리요, 너비는 2천2백 리이다. 채색으로 그린 그림은 아름답다. 언제나 5백의 귀신들이 수호하고 있으며, 마음대로 비를 내릴 수 있어서 용으로서는 능히 미칠 바가 못 되며, 살고 있는 못은 솟아나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데 푸른 유리색(琉璃色)이다.『누탄경(樓炭經)』ㆍ『화엄경(華嚴經)』에 나온다.
③ 권속들이 먼저는 적었는데 뒤에는 많아지다
용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겁초(劫初)부터 대해(大海)에서 살았는데, 구루진불(拘樓秦佛) 때에는 대해 안에 아내와 아들이 매우 적었으나 오늘날의 바다에 용의 권속들은 번거로울 정도로 많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부처님 법에 출가하여서 계율을 어기어 범행을 어긴 파계자(破戒者)들인데, 대부분이 용으로 가 났다. 지옥으로 떨어지지 않은 이러한 무리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모두가 용으로 가 났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구루진불 때에는 98억의 집에 있는 이거나 집을 떠난 이 중에 그 계율을 어긴 이는 모두 용으로 태어났고,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 때에는 80억의 집에 있는 이거나 집을 떠난 이 중에 계율을 깨뜨리고 마음대로 한 이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용으로 태어났으며, 가섭불(迦葉佛) 때에는 64억의 집에 있는 이거나 집을 떠난 이 중에 계율을 범한 이들은 모두 용으로 태어났고, 나의 세상 동안에는 990억의 집에 있는 이들이 싸우고 경과 계율을 비방하다가 죽어서는 용으로 태어났느니라.
지금 이미 나 있는 것들은 이 때문이며, 대해 중에 있는 모든 용의 처자 권속들은 헤아릴 수 없으리라. 내가 열반한 후에는 나쁜 우바새(優波塞)가 많이 있어서 계율을 어기고 용으로 가 날 것이며, 혹은 지옥에 떨어지기도 하리라.”『해룡왕경(海龍王經)』 제2권에 나온다.
④ 용이 계율을 지니며 죽기까지 깨뜨리지 아니하다
힘이 센 독룡(毒龍)이 눈으로 사람을 보면 약한 이는 즉사하며, 숨기운을 사람에게 내어 쉬면 강한 이라도 죽는다. 어느 날 용이 하루 동안의 계율을 받고 집을 떠나서 숲 사이로 들어가 생각하다가 앉은 지가 오래되자 피곤해져서 잠을 잤다. 용이 잠을 잘 때에는 형상이 뱀과 같은 모양이 되는 법이라, 7보의 여러 가지 빛깔이었으므로 사냥꾼은 보고 놀라며 한편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보기 드물며 얻기 어려운 가죽이로다. 국왕께 바쳐서 의복을 장식하게 하면, 정말 좋겠구나.”
그리고 이내 막대기로써 그의 머리를 누르면서 칼로 그의 가죽을 벗기자, 용은 생각하였다.
‘나의 힘은 나라를 기울일 수도 있다. 이 하나의 조그마한 물건이 어찌 나에게 곤욕을 줄 수 있겠느냐마는 내가 지금 계율을 지녔기 때문에 이 몸을 헤아리지 않는다. 부처님 말씀을 따라 참아야겠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보지 않고 숨도 쉬지 않았다. 이 사람을 가엾이 여기고 계율을 지녔기 때문에 일심으로 껍질이 벗겨지면서도 후회하지 않았다. 벌써 껍질을 잃게 되자 붉은 살덩이가 땅에 놓였다.
때마침 날은 몹시 더웠으므로 땅 속에서 뒹굴며 큰물로 나아가려 하는데, 작은 벌레들이 보고 와서 그의 몸을 쪼아먹었다. 그러나 계율을 지니기 위하여 꼼짝하지도 않으면서 생각하였다.
‘지금 나의 이 몸을 벌레들에게 보시함은 부처님 도 때문이다. 지금은 살의 보시로써 그의 몸들에게 충당하고, 나중에는 법의 보시로써 그의 마음들을 이롭게 하리라.’
그리하여 몸이 마르면서 목숨이 끊어지자 이내 도리천(忉利天)으로 가 났다.『대지론(大智論)』 제14권에 나온다.
⑤ 네 마리의 큰 용왕이 금시조(金翅鳥)를 근심하여 부처님을 청하다
이름을 흡기(噏氣)라 하고, 대흡기(大噏氣)라 하고, 능라(能羅)라 하고, 무량색(無量色)이라 하는 네 마리의 용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바다 안에는 수없는 종류의 용들이 있사온데, 네 가지의 금시조가 언제나 바다 안의 용들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 보살피시어 안온함을 얻고 근심과 두려움을 품지 않게 하옵소서.”
세존께서는 몸의 조의(皂依)를 벗으시고 바다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여래의 조의를 가져가서 모든 용들에게 나누어 주되 다 두루 돌아가게 해야 한다. 대해 안에 있으면서 이 한 올만이라도 만나게 되면, 금시조 왕이 침범할 수 없다. 부처가 하는 바 불가사의하고 높고 뛰어난 덕이야말로 이와 같으니라.”
이 때 바다 용왕들이 이내 부처님 옷을 가져다가 모든 용왕들에게 나누어 주자, 그의 모자라는 바에 따라 넓고 좁고 크고 작은 것으로 대주었으나 그 옷은 본래 대로요 끝내 다하지 않았다. 바다 용왕은 여러 용왕들에게 말하였다.
“이 옷을 공경하기를 세존을 공경하듯 해야 합니다. 열반하신 뒤에는 사리(舍利)에 공양하며, 온갖 공양으로 세존을 받들고 섬겨야 합니다.”
네 금시조 왕은 부처님께서 하신 일을 듣고 당황해 하면서 빨리 부처님께로 나아가서 발에 머리 조아리고 말하였다.
“무엇 때문에 세존께서는 저희들의 밥을 빼앗으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모두가 네 가지 음식이 있어서 그 때문에 세 가지 곳[三處]으로 나아가게 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냐 하면, 첫째는 그물로 짐승들을 사냥하여 뭇 축생들을 해치며 산 생명을 죽여서 음식으로 삼는 것이며, 둘째는 무기와 칼이나 창으로 찍고 찌르고 핍박하고 치고 쏘아서 다른 이의 재물을 강제로 빼앗아 음식으로 사용하는 것이요, 셋째는 간탐을 부리고 아첨하면서 어지러이 금계(禁戒)를 범하고 잘못된 소견과 교묘한 속임수를 써서 음식을 얻는 것이요, 넷째는 스승이 아닌데 스승이라 일컫고, 세존이 아닌데 세존이라 일컫고, 사악함을 따르면서 바름이라 일컫고, 고요한 뜻이 아닌데 고요한 뜻이라 일컫고, 청청함이 아닌데 청청이라 일컫고, 범행이 아닌데 범행이라 일컬으면서 자기 스스로를 뽐내어 속임수를 써서 음식을 얻는 것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의 음식이요, 이 때문에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세 가지 나쁜 곳으로 나아가게 된다.
내가 말하는 법은 이 네 가지의 음식이 제외된다. 몸을 기르기 위하여 중생을 해치는 것은 부당하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면 다른 사람을 보호하여야 하나니, 하지 않아야 할 바면 부디 하지 말아라.”
그 때 네 금시조 왕은 저마다 천의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늘 저희들은 부처님과 가르침과 스님들께 귀명합니다. 허물을 뉘우치고 전에 범했던 재앙을 참회하오며, 계율을 받들어 지니겠습니다. 오늘부터는 비로소 무외(無畏)로써 온갖 용왕들에게 베풀면서 바른 법을 따르면서 다 없어지기까지 부처님의 분부를 어기지 않겠습니다.”『해룡왕경(海龍王經)』 제4권에 나온다.
(2) 뱀[蛇]
① 독사가 금을 버리고 법회를 마련하여 도리천(忉利天)에 가 나다
옛날에 염부제(閻浮提)에 바라내(波羅奈)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 안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특히 황금을 좋아하여서 힘껏 일을 하여 일곱 병(甁)의 금을 갖게 되었다. 그는 흙 속에 그 금을 파묻어 놓고 입지도 먹지도 못하다가 끝내 병이 들어 죽게 되었다. 죽은 그는 금을 탐하고 좋아함이 너무 커서 몸을 바꾸어 한 마리의 독사가 되어 금병을 칭칭 감고 있게 되었다. 그리고 죽은 뒤에는 다시 독사가 되었으며, 그렇게 하기를 수만 년이 지났다.
뒤에 스스로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바로 금 때문에 이런 나쁜 과보를 받게 되는구나. 마땅히 복밭[福田]에 보시하여 좋은 세상을 구하여야겠다.’
때마침 길가를 나오다가 바라문을 만났으므로 말하였다.
“나에게 한 병의 금이 있습니다. 당신에게 부탁하여 모든 스님들께 공양 대접을 하여야겠는데, 만약 나를 위하지 않는다면 나는 당장에 당신을 죽이겠습니다.”
바라문은 말하였다.
“내가 그대를 잘 위해 주리라.”
그러자 독사는 금을 내다 그에게 주었으므로 이내 가지고 가람(伽藍)으로 가서 자세히 그 일을 스님에게 아뢰고 독사 이름을 일컬으면서 공양을 베풀겠다는 뜻을 알리자, 스님들은 허락하였으므로 가진 금을 유나(維那)에게 맡겼다. 공양 대접할 날이 가까워졌으므로 유나는 준비를 하고 바라문은 조그마한 아한제(阿翰提)를 가지고 독사에게로 갔다. 독사는 보고 기뻐하면서 이내 아한제 위에 서리었다. 바라문이 모전으로 그를 덮어 싸고 메고 절로 향하는데 길 가던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재물을 많이 주어 그의 집안으로 보냈다.
정해진 날 공양을 차리고 여러 현성승(賢聖僧)을 청하였다. 모임이 끝나자 승가람(僧伽藍) 앞 뭇 스님들이 있는 거리에 독사를 가져오게 해서 바라문으로 하여금 지나가는 사람에게 차례로 보이게 하였다. 이에 신심(信心)을 가지고 보고 공양을 받은 사람은 눈길을 옮기지 않았다.
일이 끝나자 독사는 더욱 공경하는 마음을 한없이 품었으며, 스님들은 공양이 끝나고 거듭 그를 위하여 설법하였다. 독사는 한꺼번에 일곱 병의 금을 유나에게 보내어 공양을 하였고, 이내 나쁜 형상을 여의고 도리천에 가서 났다.『현우경(賢愚經)』 제4권에 나온다.
② 한 마리의 뱀이 머리와 꼬리가 서로 다투다가 꼬리를 따르게 되자 죽다
옛날에 한 마리의 뱀이 머리와 꼬리가 서로 다투면서 머리가 꼬리에게 말하였다.
“내가 어른이어야 한다.”
꼬리가 머리에게 말하였다.
“내가 어른이어야 한다.”
머리가 말하였다.
“나에게는 귀가 있어서 들을 수 있고, 눈이 있어서 볼 수 있고, 입이 있어서 먹을 수 있으며, 다닐 때에는 앞에 있게 되므로 어른이어야 한다. 너는 이런 기술이 없다.”
꼬리는 말하였다.
“내가 너를 가게 하기 때문에 갈 수 있을 뿐이다. 이제 나는 몸을 나무에다 세 바퀴 감고 있겠다.”
그리고 3일 동안이나 풀지 않았으므로 먹이를 구할 수 없어서 배가 고파 죽게 되자, 머리가 꼬리에게 말하였다.
“너는 풀어라, 네가 어른이다.”
꼬리는 그 말을 듣고 즉시 풀었으므로, 다시 꼬리에게 말하였다.
“네가 이미 어른이니, 네가 앞에서 가라.”
그러자 꼬리가 앞에서 가기 시작하는데 몇 걸음 가지 못해서 불구덩이에 떨어지며 죽었다.『제잡비유경(諸雜譬喩經)』 제6권에 나온다.
③ 뱀과 거북과 두꺼비가 주림을 당하여 서로가 말하다
옛날에 한 마리의 뱀이 한 마리의 두꺼비와 한 마리의 거북과 함께 하나의 못 안에 있으면서 서로 친한 벗이 되었다. 그 후에 못물이 바짝 다 말라 버렸으므로 배고프고 기운이 없는데도 하소연할 데가 없자, 때에 뱀은 거북을 보내어 두꺼비를 부르게 하면서 말하였다.
가난하고 곤궁해지면 본심(本心)을 잃게 되어
본의(本義)를 생각 않고 먹이가 우선일세.
두꺼비가 말하였다.
너는 내 말 가져다 뱀에게 말하여라.
두꺼비는 절대 너의 곁을 안 간다고.『대지론(大智論)』 제12권에 나온다.
(3) 거북이[龜]
① 눈먼 거북이 떠 있는 나무 구멍을 만나다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다 가운데 한 마리의 눈먼 거북이 있다 하자. 한량없는 겁(劫)을 살면서 백 년에 한 번 머리를 밖으로 내민다고 하자. 그리고 또 떠 있는 나무가 있고 하나의 구멍이 뚫려 있으며 바다의 물결 흐르는 대로 바람 따라 이리저리 둥둥 떠가는데, 눈먼 거북이 백 년에 한 번 머리를 내밀다가 이 구멍을 만났다 하자. 그러면 거북과 함께 떠 있는 나무가 바다 동쪽으로 가고 혹은 바다 서쪽으로도 가며 싸고 도는 것도 그러하다.
만약 어긋난다 하더라도 어쩌다 다시 만나게도 되지만, 범부가 다섯 갈래[五趣]의 바다에 표류하면서 다시 사람 몸을 회복한다는 것은 이보다 매우 어렵느니라.”『잡아함경(雜阿含經)』 제16권에 나온다.
(4) 물고기[魚]
① 백두어(白頭魚)가 어부들에게 붙잡히자 그의 전생 인연을 들려주어 어부들이 도를 깨치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비사리(毘舍利)를 향하시면서 여월하(黎越下)에 이르셨다. 강가에는 5백 명의 소치는 사람들과 5백 명의 고기 잡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강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데서 쉬시고 계셨다.
그 때에 고기 잡는 사람들의 그물에 한 마리의 고기가 걸렸으므로 5백 명의 사람들이 끌어당겼으나 나오지 않자, 다시 소치는 무리들까지 불러서 천 사람이 힘을 합쳐서야 한 마리의 큰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몸에는 백 개의 머리가 있었는데, 당나귀ㆍ말ㆍ낙타ㆍ범ㆍ이리ㆍ돼지ㆍ개ㆍ원숭이ㆍ여우ㆍ너구리 등 이런 여러 종류였었다. 여러 사람들은 심히 괴이하게 여기면서 다투어 모여 구경을 하는데, 세존께서는 이윽고 물고기에게 물으셨다.
“너는 가비리(迦毘梨)가 아니냐?”
이렇게 세 번을 물으시자, 모두 “그렇다”고 대답하므로 다시 물으셨다.
“네가 교화한 무리들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대답하였다.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자 아난이 말하였다.
“지금 무슨 까닭으로 백두어를 가비리라 부르십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가섭불(迦葉佛) 때에 어느 바라문이 하나의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이름이 가비리(迦毘梨)[양나라 말로는 황두(黃頭)라 한다.]였다. 그는 총명하고 널리 통달하여 그들 무리 안에서는 들음이 많기로 첫째였으나 다만 모든 사문들보다는 못하자, 그 아버지는 임종하면서 은근히 분부하였다.
‘너는 부디 가섭(迦葉) 사문과는 도리를 강론하지 말아라. 왜냐 하면 사문은 지혜가 깊어서 너는 반드시 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죽은 뒤에 그의 어머니가 물었다.
‘너는 본래 높고 총명하니 다시는 너를 이길 이가 없겠구나.’
대답하였다.
‘사문이 저보다 훨씬 훌륭합니다.’
그 어머니는 다시 물었다.
‘무엇이 훌륭하단 말이냐?’
대답하였다.
‘의심 있는 것을 가서 물으면 부처님께서는 능히 해설하셨으나, 그가 만약 저에게 물으면 저는 해답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다시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그 법을 배워 익히지 않느냐?’
대답하였다.
‘그 법을 공경히 배우려면 사문이 되어야 하는데, 저는 속인이라 어떻게 배울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는 다시 말하였다.
‘거짓으로 사문이 되었다가 배워 익혀서 다 통달한 뒤에 집으로 돌아와 있으면 되리라.’
그리하여 그 어머니의 분부를 받들어서 비구가 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에 3장(藏)을 읽어 외우고 뜻과 이치를 모두 통달하게 되자,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물었다.
‘이제는 이길 수 있느냐?’
대답하였다.
‘학문 안에서는 이기지마는 좌선(坐禪)은 그보다 못합니다. 어떻게 그것을 아느냐 하면, 내가 그 사람에게 물으면 모두 능히 분별하는데 그 사람이 나에게 물으면 나는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일 때문에 아직 그와는 같지 못합니다.’
어머니는 다시 말하였다.
‘지금으로부터 만약 함께 담론하다가 지게 될 적에는 문득 꾸짖으며 욕설을 퍼부어라.’
가비리는 말하였다.
‘집을 떠난 사문에게는 허물이란 없는데 어떻게 그를 꾸짖습니까?’
대답하였다.
‘다만 꾸짖기만 하여라. 네가 이기게 될 것이다.’
이 때 가비리가 차마 어머니를 어기지 못하여 뒷날 다시 이치를 논하게 되면서 꺾이게 되자, 이내 욕설을 퍼부었다.
‘너희들은 어리석고 아는 바가 없는 것이 축생들보다 더하구나.’
그리고는 온갖 짐승들의 머리로써 모두 그들에게 견주었다. 이렇게 하기를 한 번만이 아니었다. 이 과보로 지금 물고기 몸을 받았으면서 백 개의 머리가 있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물었다.
“언제 이 물고기 몸을 벗어나게 됩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현겁(賢劫) 중의 천 부처님네가 다 지나가도 오히려 벗지 못하리라.”
그 때 아난과 뭇 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함께 소리를 같이하여 말하였다.
“몸과 입과 뜻의 행은 삼가지 않을 수 없구나.”
고기를 잡던 사람들과 소를 치던 사람들이 일시에 다 같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집을 떠나서 깨끗이 범행을 닦으려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어서 오너라.”
그러시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으며, 그들을 위하여 묘법(妙法)을 말씀하셨으므로 아라한이 되었다.『현우경(賢愚經)』 제10권에 나온다.
② 세 마리의 물고기가 물결에 따라 조그마한 물로 흘러 들었다가 두 마리는 강했으므로 돌아올 수 있었으나 한 마리는 약했으므로 붙잡히게 되다
남쪽의 바다가 갑자기 솟아오르며 놀란 물결이 흘러가면서 세 마리의 큰 물고기가 얕은 물로 흘러 들었으므로 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의 재앙이 여기에 미쳤으니, 넘치는 물이 아직 줄어들기 전에 위로 거슬러서 큰 바다로 돌아가야만 한다. 다시 조그마한 모래톱에 걸리면 넘어 갈 수 없으리라.”
그리고는 첫째의 물고기가 힘을 다하여 모래톱을 뛰어서 건너가게 되었고, 다음의 물고기가 풀을 의지하여 넘어가게 되었으나, 그 세 번째의 물고기는 기력이 다 없어져서 고기잡이에게 붙잡히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날도 벌써 지나갔으니
목숨은 그에 따라 줄어든다.
마치 작은 물 속의 고기와 같으니
여기에 어찌 즐거움이 있으리요.『출요경(出曜經)』 제18권에 나온다.
(5) 대합조개[蛤]
① 대합조개가 부처님의 설법[甘露]을 듣고 죽어서 천상에 가 났다가 부처님을 뵙고 도를 얻다
가라못[迦羅池] 속에 한 개의 대합조개가 있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못에서 나와서 풀뿌리 아래로 들어갔다.
이 때 소를 치던 어느 한 사람이 대중이 에워싸고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로 가서 법을 듣기 위하여 말뚝을 땅에다 박은 것이 잘못하여 대합조개의 머리에 닿았으므로, 대합조개는 이내 목숨을 마치고 도리천(忉利天)으로 가 났다. 여러 하늘 아가씨가 재미있게 놀면서 음악하는 소리를 듣고 보다가 생각하였다.
‘나는 먼저 축생이었는데 무슨 인연으로 이 천궁에 와 났을까?’
이내 천안(天眼)으로 살폈더니, 먼저 못가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고, 이 공덕 때문에 이런 과보를 얻게 되었으므로 그 때에 대합조개 천인[蛤天人]은 즉시 궁전을 타고 부처님께로 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였고,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설법하셨으므로 수다원(須陀洹)의 과위를 얻었다.『선견비바사(善見毘婆沙)』 제4권에 나온다.
(6) 곡적(穀賊)
① 곡적천(穀賊天) 이 금의 광으로써 곡식 주인에게 보답하다
옛날 곡식을 천 곡(斛)이나 수확하는 큰 집이 있었다. 땅 속에 묻어 둔 것으로 따스한 봄이 다가오면 그것을 파내어 종자로 삼았다. 그런데 땅 속에 곡식은 보이지 않고 소 둥굴래와 같은 한 마리의 큰 벌레가 있었다. 손발도 없고 머리도 눈도 없어서 마치 살코기 덩이와 같았다. 주인과 사람들은 괴이하게 여기고 평지에다 내다 놓고 물었다.
“너는 바로 무엇이냐?”
끝내 말이 없었으므로 이내 쇠송곳으로 한 군데를 찌르자 말하였다.
“나의 이름을 알고 싶으면 나를 가져다 큰 길가에 두십시오. 저절로 나에게 이름짓는 이가 있으리다.”
이리하여 들어다 길가에다 놓았다. 3일이 걸려도 이름짓는 이가 없더니, 다음 날 수백 채의 노란 마차에 의복과 시중까지 모두 황색인 이가 수레를 멈추면서 불렀다.
“곡적(穀賊)이여, 그대는 어째서 여기에 계시오?”
대답하였다.
“나는 남의 곡식을 먹었기 때문에 나를 가져다 여기에 놓았다오.”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말을 하다가 하직하고 떠나갔다. 주인이 곡적에게 물었다.
“아까 그는 누구냐?”
대답하였다.
“그는 금보(金寶)의 정기(精氣)입니다. 여기서 서쪽으로 3백여 보(步) 가서 큰 나무 아래 살고 있는데, 백 개의 돌 항아리가 있고, 그 속에는 금이 가득 차 있습니다.”
주인은 곧 수십 인을 데리고 가서 파내어 항아리의 금을 얻게 되었다. 온 집안이 기뻐하며 수레에다 싣고 돌아가려 하면서 곡적을 항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오늘 금을 얻은 것은 바로 대신(大神)의 은혜입니다. 신께서는 여기 계시는 것보단 함께 돌아가셔서 다시 공양을 받으십시오.”
곡적은 말하였다.
“전에 당신의 곡식을 먹고도 이름을 말하지 않은 것은 당신에게 이 금으로 보답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부터는 더욱더 복을 천하에 베푸십시오. 더 이상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말이 끝나자 홀연히 보이지 않았다.『비유경(譬喩經)』 제2권에 나온다.
(7) 벌레[蟲]
① 못 속 큰 벌레의 전세 업연(業緣)
왕사성(王舍城) 동남쪽 모퉁이에 하나의 못이 있었다. 성안 도랑의 더러운 찌꺼기며 똥과 오줌이 모두 그 속으로 밀려들었으므로 악취가 나서 가까이 할 수 없었는데 한 마리의 큰 벌레가 못물 속에 살았었다. 몸의 길이는 서너 길[丈]이었고, 손발이 없었으므로 뒹굴면서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며 못물 속에서 놀고 있자, 구경하는 이들이 수천 명이었다.
아난이 걸식하다가 보고서 가 보았더니, 벌레가 이내 높이 뛰었으므로 물결이 솟구쳐 올랐다. 그것을 자세히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과 함께 못 있는 곳으로 나가셨다.
뭇 사람들은 부처님을 뵙자 저마다 생각하였다.
‘오늘 여래께서는 모인 대중들을 위하여 벌레의 본말(本末)을 말씀하시어 여러 사람들의 의심을 풀어 주실 것이니, 유쾌하지 않겠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유위불(維衛佛)께서 열반하신 뒤였다. 그 때에 절이 있었는데, 5백의 비구들이 그 절을 지나가게 되자, 절 주인[寺主]이 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머무르기를 청하며 석 달 동안 공양하려고 하자, 그 대중은 모두가 청을 받았다. 절 주인은 마음을 다하여 공양하였으며, 소홀함이 없었다.
뒷날 5백의 장사꾼들이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캐어서 돌아오며 절을 지나다가 5백의 비구들이 부지런히 힘쓰며 도 닦는 것을 보고 모두 저마다 발심하여 기뻐하면서 함께 의논하였다.
‘복밭[福田]은 만나기 어려우므로 적은 공양이나마 베풀자.’
그리고 이내 절 주인에게 말하자, 절 주인은 대답하였다.
‘내가 석 달 동안 청하였으므로 앞으로 만 5일이 지나야 널리 베푸실 수 있습니다.’
장사꾼들은 말하였다.
‘저희들은 가야 되며,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5백 명의 장사꾼들은 저마다 한 개씩의 구슬을 보시하여 5백 개의 마니주(摩尼珠)를 절 주인에게 맡기면서 말하였다.
‘날이 다 차면 저희들의 마니주를 스님들께 공양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비구는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모두를 받았다. 뒷날 착하지 않은 마음이 생겨 독차지하려 하며 끝내 공양을 하지 않으므로, 뭇 스님들은 물었다.
‘전에 장사꾼들이 보시한 구슬을 공양해야 할 터인데, 그대로 보내려 하십니까?’
그러자 절 주인은 말하였다.
‘그것은 저에게 보시한 것입니다. 만약 내 것을 빼앗으려 하면 똥을 당신들에게 퍼붓겠으며, 만약 때가 되어도 떠나지 않으면 당신들의 손발을 끊어서 똥 구덩이에다 던지겠습니다.’
그러므로 대중들은 그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기면서 잠자코 저마다 떠나갔다.”『십권비유경(十卷譬喩經)』 제4권에 나온다.
(8) 이[蝨]
① 이가 좌선한 사람에게 의지하면서 피를 빨되 때가 있을 것을 약속하다
“과거 오랜 옛적에 응현(應現)여래께서 멸도하신 이후 상법(像法) 동안이었다.
어느 한 좌선하는 비구가 혼자 숲 속에 있으면서 늘 이[蝨] 때문에 근심을 하다가 서로 함께 약속을 하였다.
‘내가 만약 좌선을 하면 너는 잠자코 몸을 편안히 하여 고요히 있기로 하자.’
이는 약속을 잘 지켰다. 뒷날 한 마리의 흙에 있던 이가 이 이 곁으로 와서 물었다.
‘너는 지금 어떻게 해서 몸이 그리 투실투실하냐?’
이 이는 말하였다.
‘의지하고 있는 주인이 항상 선정을 닦으면서 나에게 먹는 때를 가르쳐 주었으므로, 내가 그 법대로 행하였더니 이렇게 곱게 살쪘다.’
그러자 그 이는 말하였다.
‘나도 그 법을 닦아 익히고 싶구나.’
그러자 이 이는 말하였다.
‘뜻대로 하여라.’
그 이가 피와 살 냄새를 맡고 그만 뜯어먹게 되자 비구는 괴로워하다가 이내 옷을 벗어서 불에다 태워 버렸느니라. 좌선하던 비구는 바로 가섭불(迦葉佛)이시고, 흙에 있던 이는 바로 지금의 제바달다(提婆達多)이며, 이 이는 바로 지금의 나니라.”『보은경(報恩經)』 제4권에 나온다.
『경율이상』 48권(ABC, K1050 v30, p.1185a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