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 군정기에 학생들을 성상납했다'는 발언에 대해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수원정 국회의원 후보가 사과한 후에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김 후보를 두둔하며 '미국의 방첩부대 보고서'를 인용해 "김활란 등이 이끈 낙랑클럽은 고급 접대부 호스티스 클럽"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의 근거로 든 미군 방첩부대(ounter-Intelligence Corps, CIC) 보고서 영어 원문을 여성신문이 확인한 결과, 1950년대 나돌던 낙랑클럽 내 '공식 매춘부' 존재설과 관련 CIC는 당시 "확인되지 않는다" 즉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들이 '성상납'이나 '성접대'를 했다는 표현도 보고서에는 없었다.
여성신문이 영문학자와 함께 검토한 '미군 CIC 정보 보고서 : Office of the chief of military history 2(중앙일보현대사연구소, 1996)'의 영어 원문에 따르면 "낙랑클럽(Nang Nang Club)은 여성들이 1948년 또는 1949년 서울에서 귀빈, 한국 정부와 육군 고위 인사, 외국 정부 인사 등을 즐겁게 할(entertain) 목적으로 조직한 사교 모임"이었다.
이어 "회원은 주로 이화여대를 졸업한 고학력 여성으로, 미모가 뛰어나고 영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뛰어난 주최자(hostesses)였다"고 표현했다. 국내 언론 보도와 논문들에서 원문의 '즐겁게 한다(entertain)'는 용어를 '접대'로, '여성 주최자(hostess)'를 '호스티스'로 번역하면서 뉘앙스가 달라졌던 것이다.
'성상납'이나 '성접대' 표현도 CIC 보고서 원문에는 없었다. 보고서에 '낙랑클럽 매춘설'이 나오긴 하나, 그 출처와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