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일인지 해가 거듭 될수록 날씨가 더욱 더워지는것 같다.
나이 탓인가?
아님 지구 온난화 어쩌구 저쩌구 하는 그 탓인가?
이번 여름은 장마도 길고, 비도 많이 온다고 하더니 그것도 아니고,
기상청은 잘못된 예보라고 정정 보도도 하는데
마치 이 더위가 기상청의 농간으로 더운것 같아서 괜히 선풍기 앞에
앉자서 궁시렁 거린다.
7월 26일....
괜히 혼자 수선을 피우다 서해 쪽 으로 대구 낚시를 가기로 했다.
소문에 조황이 상상을 초월 한다고 하면서
수도권의 선상 낚시꾼들이 요즘은 전부 왕 대구라는 미녀에 홀려서
가정을 버렸다나, 어쨌다나?...
또 배 한번 탈려면 며칠전에 애걸하다싶이 부탁을 해야 가능 하다니
웃기는 야그 같기도 하지만
나도 낚시꾼의 얄팍한 본능을 벗어 나긴 틀린 사람이라
궁금해서 여기 저기 슬쩍 안부 전화 하는척 하면서 조황을 물어보니
그 소문이 맞아 떨어지는것 같다.
그래? 그게 사실이란 말이지...
그나마 친한 선장에게 전화해서 호들갑 떨다 내일 시간 있는데
대구나 낚으로 한번 갈까? 하니 흔쾌히 내려 오라고 한다.
다행히 예약된 사람중 하나가 빈단다.
왠 떡? 흐흐흐!
음흉한 웃음이 입가에 번지지만 당장 눈앞에 대구 너그들 다 죽었다는
환상이 앞선다.
요즘 대구가 잘 잡히지 않아 그 가격이 천정 부지이고 그나마
대구를 취급하는 식당들도
중국산 대구로 연명 한다고 하는데
그 뜨거운 갯 바위에서 쪄 죽을 일도 없고,
그것도 언제 올지 모르는 손맛에 눈 부라리고 째려 볼 일도 없다.
또 집에 가져오면 마누라 따뜻한 손길에 목 덜미 내밀고
사랑 받을수도 있지.
앞뒤 안가리고 밤길을 달려 출항지에 도착하니
내가 너무 빨리 왔나?
출조점도 불 꺼져있고...
시간을 보니 2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참! 나도 우스운 인간이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낚시로 소비 했는데
아직도 낚시 간다면 헬레레 해 가지고 설쳐 대다니....
어쨌던 처음 해 보는 대구 낚시라 들뜨긴 들뜬 모양인데
잠이나 자 둬야겠다 싶어 차에 드러 누우니
아니 왠놈의 모기가 창틈으로 들어와서 노출된 나의 섹시한
다리를 무차별 포격 하니
오~메! 사람 살려~
기겁을 하곤 밖에 나오니 차들이 한대 두대 도착한다.
아마 대구 낚시 출조할 차량들인가 본데
넘버를 살펴보니 전남,경기도,충청도,서울등 전국 각지에서
다 몰려 오는것 같다.
에~구 손맛들이 그리워 환장들을 했군.
새벽 2시 30분....
드디어 낚시점에 불이 밝혀지고 안에 들어가니
점주가 깜짝 놀래며 반긴다.
허기사 말도 없이 내려 왔으니 놀랜만도 하겠지.
선장 한테만 얘기 했으니 지는 모를수 밖에....
상황 설명을 하니...
느스레를 떨며 요즘 대구가 떼로 미쳐서 설친단다.
(속으로... 나도 알고 왔잖아? 임마!?)
"잘 하면 미터급도 나와유"
"어떻게 하면 잘 하는건데?"
반문하니....
시키는데로 하란다.
이것 저것 챙길것 준비하는데 오징어 살과 내장을 챙겨 준다.
오징어 내장은
동해 백사장에서 원투 낚시할 때나, 울릉도에서
부시리 낚시할때 자주 사용하지만
서해 대구 낚시에서도 내장을 사용한다니 조금 신기한 마음이 든다.
어쨌던 출발!
포인트까지 세시간 정도 가야 된다니 부족한 잠을 자는게 현명하다.
정신없이 자고 있는데 뱃 고동이 뿌~~우!~ 울린다.
다 왔으니 준비 하라는 싸인이다.
그런데 사실 대구 낚시는 처음이고, 빌려 온 전동 릴도 처음이라
이 사람 저 사람 채비 하는걸 훔쳐 보며 따라 해 본다.
나 까지 모두 스무 명이 승선 했으니 과연 빈 자리 하나 없는가 본데
주변 사람들이 채비를 하다 말고 내 얼굴을 보더니
밝게 아는 척을 하며 반겨 준다,
조금 전 까진 어두워서 잘 못본 모양인데....
에라 모르겠다 싶어 나 보다 연장자인듯한 사람의 옆으로 가서
노골적으로 훔쳐 배우니 자긴 자주 온다며 같이 하잔다.
드디어..
부~우!!
뱃 고동이 한번 울리면 채비를 모두 동시에 내리라는 신호다.
대구야! 내가 왔다. 너희는 오늘 일망 타진이다~! 우~하하하!!!
서툰 전동 릴을 눈치껏 사용해보니 조작 법이 별거도 아니네...
그런데 지금 부터 나의 망신 살이가 시작된다.
수심은 70-90미터 사이인데 도대체 입질 파악이 안된다.
그새 주변에선 80센티 전후의 대구를 무우 뽑듯이 끌어 올리는데
쳐다만 봐도 씨알이 장난 아니다.
너나 할것없이 끙끙 거리며 릴링 하는데 나만 입질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 마리 두 마리 쌓여 가는데
왜 나만 꽝일까?
혹시 투박한 지깅대를 사용해서 입질을 못 느끼는걸까?
실실 웃으며 바라보는 낚시꾼들의 눈 초리가 두려워지기 까지 한다.
그렇다고 입질이 어떻냐고 물어 볼래니 체면이 말도 안되지
서서히 날씨는 더워져 가고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는데도
입질이다 싶어 챔질하면 헛 챔질이요,
여기 저기선 왔다 하며 소리쳐 되지, 우~ 무슨 망신?!
선장님이나 낚시꾼 시중드는 아주머니나 옆에 왔다 갔다 하면서
조언을 하지만 당최 입질이 없는데 무슨 용 빼는 재주 있냐구...
그런데 미끼를 올려 보면 바늘 밑에 까지는
똑딱 하고 따 먹었네.
그럼 나 한테도 입질이 오긴 오는 모양인데
내가 모른다 말인가?
정말 돌아 버리겠다.
갑자기 배 뒷편에서 "대물 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아니 저게 대구란 말인가?
1미터는 족히 넘울것 같은 괴물 같은 대구가 올라 온 것이다.
갑자기 내 신세가 처량해 진다..
아이구!~ 탁아!탁아!
철도 없이 왜 와 가지고 이 망신이냐?
욕심만 내지 말고 미리 준비도 하고 사전 공략법도 터득해서 오지
무 작정 낚시를 왔으니...
그것도 내 생각과 경험만 믿고 시 건방을 떨었으니...
그러니 아무리 대구라는 물 고기지만, 나를 우습게 볼수 밖에.....
체면을 버리자! 모르면 어린 아이 한테도 물어 보는것이 잘하는 짓이다.
옆의 조사님에게 불쌍한 자세로 꼬랑지 내리며
'도대체 입질이 어떤 겁니까?" 하고 물어니....
내 생각과는 정 반대의 대답이 나오는데 정신이 몽롱하다.
먼저 입질이 미약하게 오면 무 조건 챔질 하지 말고 원줄을 더 주란다.
왜 그럽니까? 하고 물어니
아무리 큰 대구라도 요즘은 입질이 아주 약아서 미끼 끝에서 부터
조금씩 따 먹으니 바늘까지 삼킬수 있도록 원줄을 조금씩 더 주면서
기다렸다가 챔질을 해야 된단다.
아이구!~
나는 그것도 모르고 우럭 낚시때나, 갯 바위 낚시처럼 입질이 오면
우습게 알고 그냥 챔질을 했으니 항상 바늘 밑에 미끼만 싹뚝 잘라 먹혔지,
그것도 파악 못하고 남들 낚는것, 촌놈처럼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시간도 얼마 안 남은것 같은데....
전부다 몆 마리씩은 다 낚은 모양이다.
현재 까지 100여마리는 나온 상황인데, 유일하게 나만 꽝이다.
에이~ 체면이고 뭐고 시키는데로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채비를 다시 내렸다.
역시 입질은 미약 하지만 오긴 온다.
80미터 밑에서 오는 입질은 투~욱 툭! 하며 약하게 느껴진다.
이때 원줄을 더 주라고?
알았어! 하며 조금 원줄을 더 주고 기다려 본다.
아니 그래도 느낌이 없네?
혹시 바늘이 밑에 걸린것은 아닐까?
만약에 그렇다면 바늘 빼기도 십지 않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며 살짝 감았다가 챔질을 하니
무엇이 걸려 있다.
덜커덩!!~
이게 뭘까? 밑 걸림인가 하며 레바를 몆 바퀴 감으니
무엇이 밑에서 꿈질 거린다.
야!~
드디어 나도 왔다.
전동 릴 레바로 전환해서 올리니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왜 이렇게 신이 나나?!
물 위로 보이는 놈은 한 70-80센티 정도 보이는 대구다.
"나도 해 냈다!" 하며 큰 소리 치니 모두들 웃는다.
바로 이걸 모르고 고집을 피웠으니 나만 꽝을 칠수 밖에 없었지.
이제 요령을 알았으니 빨리 더해 보자고 채비를 내리고 기다리니
또 입질이다.
마치 축구에서 인져리 타임때 골이 들어가면 그 맛이 기가 막히듯이
지금이 딱 그 순간이다.
철수 시간은 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낚을 만큼 낚았으니 낚시엔 별 관심이
없는듯 하며 나만 지켜 본다.
아주머니 까지 옆에 와서 느스레를 치는데,
자!~ 마지막 한마리다 라고 속으로 생각 하면서
오는 입질에 뒷줄을 조금 더 주다가
살짝 땡기니 이번엔 확실히 줄을 주~욱 끌고 가는것이 손끝에 전달된다.
으랏찻차!~
챔질을 하며 첫번째 보다 여유있게 감아 올리니
역시 고만한 놈이다.
우~ 기분 죽인다.
나도 두 마리는 한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웃지만, 꽝은 면했으니 다행이지 않는가?
조금만 일찍 요령을 알았으면 한 열마리는 채울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명색이 전문 바다 낚시꾼인데 이제 다음엔 진짜 너네 다 죽었다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철수 길에 대화를 나누다 보니 많이 낚은 사람은 18마리,
적게 낚은 사람은 3마리 이다.
오늘 150마리 정도 나왔으니 말 그대로 대박인데.
그 동안 여러 척의 배들이 낚았고, 날짜도 제법 된다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대구들이 있단 말인가?
앞으론 서해 대구 낚시가 붐을 일으킬것 같다는 판단이 서는데
그것도 걱정이 된다.
언젠가는 씨가 마를것 같은 안 좋은 생각도 들고....
철수 길도 세 시간이다.
선장님과 대화를 나누어 보니 10월까진 대구 낚시가 가능할 것 같단다.
다음 주에도 한 자리 비울테니 오셔서 진짜로 대박 한번 때리란다.
오~우~케이! 좋았~어!
다음엔 정말 자신이 있다.
온몸이 아플 정도로 미터급의 대구와 한판 붙어야 겠다는 착각에 빠지며
서울로 차를 몰았다..
대구 낚시에 관심이 있으면....
먼저 채비는 우럭 선상대나, 지깅 낚시대 하나면 되고,
릴은 장구통 릴도 되지만. 힘이 드니 가능한 전동 릴이 좋겠습니다.
채비는 100호 정도의 봉돌 10개 정도면 하루 분량으로 충분 하고,
바늘이나 소품들도 현지 낚시점에서 저렴하게 구입 하면 된답니다.
그 외에는...
햇빛이 뜨거우니 긴팔 옷을 입으시고, 아이스 박스는
필수로 가져 가셔야 됩니다.
아침, 점심은 배에서 준비해 주니 특별히 가져 갈 필요는 없고
마실 물만 준비 하시면 됩니다.
첫댓글 조행기 재밋게 보앗습니다 .난 보기님 이신가했드니 김탁씨 애기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