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거미줄' 동네방네 쭉쭉
한 겨 레 2000-12-21 13면 (독자) 04판 기획.연재 1532자
지난 15일 6호선 개통으로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총길이는 287km로 늘었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북 칠곡까지 가는 거리다. 역은 모두 260개다. 전구간을 타려면 10시간 이상 걸린다. 지하철 수송분담률은 현재 35.3%로, 시내버스(28.3%)보다 훨씬 높다. 서울시는 1~8호선의 간선전철망 건설에 이어 수도권 각 지역을 연결하는 광역전철망인 3기 지하철을 내년 착공한다.
<> 얼마 들었나=1971년 서울시 연간 예산이 671억원에 불과할 때 무려 33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하는 1호선 공사를 착공했다. 4호선까지의 1기 지하철은 118km, 5~8호선의 2기 지하철은 169km이다. 예산은 그동안 12조1382억원이 들었다. 서울시민 1천만명을 기준으로 한사람당 121만원을 부담한 셈이다. 그러나 빚도 6조원에 이른다. 그동안 판 지하공간은 모두 350만제곱미터, 여의도 면적(297만제곱미터)보다 넓다. 또 여의도~마포, 천호동~강남 등 두곳은 한강 밑을 뚫었고, 1호선 노량진~용산 등 한강 위에도 6개의 철교를 놓았다.
<> 상권은 어떻게=지하철 개통은 먼저 지하 상권을 탄생시켰다. 서소문~동대문 운동장 사이, 종로3.5가, 회현동, 소공로, 남대문 일대, 강남역, 잠실, 고속터미널, 영등포역 등 지하철과 지하상가 등이 연계된 상권이 크게 번성했다. 지상 상권도 바뀌었다. 지하철 개통으로 강남역 일대와 테헤란로는 가장 많이 변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또 4호선 노원역 주변과 단독주택과 자연하천이 흐르고 있던 2호선 성수.건대입구 일대도 지하철 개통과 함께 지역중심 상권으로 자리잡았다. 이밖에 4호선, 6호선이 만나는 삼각지는 고가도로가 지나가 도심 경관이 나빴으나 94년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지하철을 개통해 이 일대가 깨끗해졌다.
<> 지하철로 어디에=공연.전시장, 박물.미술관, 쇼핑몰, 고궁 등 웬만한 명소는 지하철로 모두 갈 수 있다.
드림랜드는 4호선 미아삼거리역, 롯데월드는 2, 8호선 잠실역, 서울랜드는 4호선 대공원역, 용마랜드는 7호선 면목역에서 내리면 된다. 앞으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을 월드컵경기장 주변과 이태원은 6호선을 타면 된다. 암사동 선사유적지, 몽촌토성, 성남 남한산성도 8호선이 간다. 이밖에 8호선을 타면 농산물도매시장이 있는 가락시장역이 있고, 성남 모란시장을 가는 재미도 있다.
<> 얼마나 더 건설하나=9~12호선인 3기 지하철은 내년 11월 착공한다. 가장 먼저 건설하는 9호선은 인천국제공항~한강변~강남지역으로 길이는 38km다. 광역전철인 10호선은 시흥.안산에서 출발해 경부고속전철 남서울역~시흥대로~여의도~서울역~청량리 구간으로 길이는 28km, 11호선은 분당~강남~용산까지로 시내 구간만 18km, 경전철인 12호선은 청량.왕십리~미아삼거리~성북 방향이다. 길이는 20km. 10호선부터는 계획단계여서 노선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서울지하철을 모두 건설하면 총길이는 450~500km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다. 서울시는 지하철 건설을 2030년까지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