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과 교회
맛집이라면 뜨는 시대를 산다. 마침 교회 앞에 새로운 음식점이 하나 생겼다. 자장면 한 그릇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던 어린 시절 추억을 가지고 있다 보니 맛있는 중국음식점이라는 말에 은근 기대되었다.
얼마 전 인근에 동네 이름을 내건 음식점이 한 곳 오픈되었을 때 마치 마을 잔치라도 벌어진 듯 며칠 북적였던 것도 같은 이유일 게다. 약속이라도 한 듯 며칠 동안 동네 사람들의 외식은 그 집이지 싶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시들해졌다. 평가는 냉정했다. 그리고 곧 바람처럼 서늘한 입소문까지 돌았다.
새로 시작한 음식점 역시 오픈 분위기는 뜨거웠다. 교회에서 걸어갈 거리니 딱 좋은 위치다. 오픈 3일째서야 갈 기회가 생겼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요, 아는 얼굴들도 제법 보였다. 우리 일행을 알아본 J성도가 먼저 가 식비를 계산해 주었으니 사랑의 빚까지 졌다. 꼭 갚아야할 사랑이다. 중요한 것은 맛이다. 맛만 좋으면 자주 가지 않겠는가.
교회는 어떨까? 원리는 음식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 좋은 교회, 더 건강한 교회, 더 맛나는 교회를 기대하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가 있다.
손님인가? 주인인가? 음식점은 손님으로 가지만 교회는 손님처럼 가는 곳이 아니다. 이번 주일 여기, 다음 주일 저기, 더 맘에 드는 교회를 찾아다니는 그런 곳이 아니다. 교회는 주인 마음으로 가는 곳이다.
주인은 맛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맛을 만들어 낸다. 음식점엔 당연히 손님이 많아야 한다. 그러나 교회는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 많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