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버전. 아재의 포스가 느껴진다.
경기가 잠시 중단된 도중에, 카메라맨에게 양주인 로얄 살루트를 따라주던 장면. 저걸 보고 된장남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게 소주에서 양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들 저랬다.
1 그들은 누구인가
"마산아재와 꼴리건의 차이는 꼴리건과 일반인의 차이와 같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들. 그들과 버금가는 팬들은 있었지만 그 명맥을 오랫동안 이어간 이들은 오직 마산아재들 뿐이다.
흔히 꼴리건 하면 사직 야구장과 부산을 떠올리겠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설적인 기시감을 자랑하던 팬들이 있었다. 다름 아닌 마산 야구장의 관객들. 어떻게 보면 꼴리건이라는 말 자체가 이 양반들을 두고 나왔는데, 꼴리건 꼴리건 해도 사직구장은 꼴리건 비율이 전체 관객의 반에 그친 반면 마산구장은 무려 8할. 아니, 꼴리건들은 마산아재의 파생형이다.
기실 꼴리건은 그냥 자조섞인 유머에 반쯤 놀리는 투로 나온 말일 터. 허나 마산아재들은 롯데가 마산구장에 와서 경기만 했다하면 이유 따위 아무래도 좋답시며 크보 역사상 길이 남을 폭동 기행을 저질렀고, 해태 타이거즈의 경우 농담 않고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온 뒤 무사히 걸어나간 전적이 없었다. 오죽하면 광주광역시 출신이고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종범이 마산출신인 강호동더러 "그쪽 동네 장난 아니었음."하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2 전설
이렇듯 같은 꼴리건은 물론, 크보의 모든 구단 팬은 감히 넘볼 도리 없는 그 업적들은 이윽고 하나의 유머 시리즈가 됐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이야기들이 구전되면서 살이 붙고 하나로 묶이기 시작했으며, 어느 때부턴가 이 전설들은 마산아재 베스트사건 10이란 타이틀을 달고 인터넷을 통해 동네방네 퍼지기 시작했다. 이말년도 써먹은 바 있으며, 外진짜 비슷하게 표현했다... ㄷㄷ 불암콩콩코믹스도 마산아재를 소재로 外써먹었다.
다음은 그 장대한 서사시의 일부.
2.1 저격수
VS 쌍방울 경기의 어떤 참사. 8회까지 성영재한테 끌려다니며 완봉패를 당하기 일보 직전, 보다 못한 3루의 어느 마산아재가 새총을 꺼내 쌍방울 투수 성영재를 저격했고, 명중시켰다! 성영재는 그 자리서 그대로 떡실신, 당연히 경기는 중단됐다 카더라.
2.2 용접기
1995년 한창 롯데가 잘 나가던 시절. 관중 동원이 2만 명 정도 되는 마산 야구장이 매진되어 들어갈 수가 없자 마산아재들은 용접기를 꺼내들었다. 그는 바로 옆동네 창원기계공단의 용접기술자들! 결국 야구장 입구를 녹이는데 성공, 여기서 1만 명이 더 난입했다.
위의 용접기 사건을 통해 문을 뚫었으나 정원 초과의 2승이 된 상황에 자리따위 없었다. 허나 여기서 GG를 때릴 마산아재들이 아니셨더라. 중계석 위 지붕과 스포트라이트 스탠드로 기어올라갔다! 받침대도 없고 뒤로 경사가 져서 여차하면 대참사가 발생할 위험에 놓였지만, 마산아재들은 끝끝내 거기서 버티며 롯데 응원을 하셨다.
철문 해체도 느리다 싶어 야구장 밖의 지지대와 천을 연결한 부분에 발을 딛어 난입한 마산아재도 있었다. 천이 찢어지거나 누가 떨어지거나 그냥 무시하고, 지지대 타고 올라갔다 카더라.
2.3 삼겹살
마산아재들의 패시브 스킬. 보통 야구 구경은 치맥과 함께라지만 마산아재들은 달랐다. 복도와 계단에 돗자리를 깔고 맥주 대신 소주를, 치킨 대신 삼겹살을 먹었다. 여차하면 항목의 사진처럼 양주도 땄다. 그러다가 경기지면 불판 엎어버리고 우는 조카 신발 뺏어 투척.
2.4 버스... 그리고 즉석 청문회
김용희 감독께서 한창 롯데를 물에 빠뜨리던 시절. 같잖은 연패에 벼르고 별렀던 마산아재들은 김 감독이 마산 야구장에서의 경기까지 패배하자 그대로 주차장에 돌격해서 버스를 뒤집어버렸다! 당연 롯데 선수들은 버스를 포기하고 다른 구단 버스를 타서 몰래 빠져나왔다. 그리고 김용희 감독은 연패를 한 죄로 그 자리에서 마산아재들에게 멱살을 잡히셔서 즉석 청문회를 받으셔야만 했다...
"감독님, 왜 졌어요?!"
"죄송합니다..."
"아니... 왜 졌냐고요?!"
"죄송합니다..."
"아니, xx야 왜 졌나고!!!"
문동환 8:1 사건도 있다. 8:1로 이기고 있던 롯데가 불펜진의 불질로 되레 8점을 퍼줘 8:9로 역관광을 타자, 이번에도 역시 구단 버스가 뒤집혔다. 그리고 불에 휩싸였다! 그런데 하필 이 날이 어린이날이었다... 어떤 마산아재가 이런 짓을 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어린이날에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지, 절망감을 주냐? 이 ㄱㅅㄲ들아!!! 하지만... 정작 어린이날에 어린이는 거의 안 보였다...8:9로 역전한 쪽의 어린이들에겐 꿈과 희망이 넘쳤겠지
2.5 방탄모
해태와 롯데가 한창 서로 열을 올렸던 1980년대 말의 어느 경기 우익수로 나선 해태의 모 외야수는.[4] 밑도 끝도 없이 헬멧을 쓰고 눈치를 살피며 그라운드로 나섰는데, 나중에 밝혀진 이유가 아주 제대로였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어요."
이 외야수의 예감은 정확했고, 술병 몇 개가 한 텀이 멀답시고 날아왔다.
2.6 제3세력 난입
1992년인가 1994년인가, 롯데의 마산 야구장에서의 경기와 어떤 단체의 행진 시위가 겹쳤던 날이 있었다.
시대가 시대였던지라 시위대는 자연스레 전경들과 충돌했고, 곧 벽돌과 물대포가 오고가는 전투가 벌어졌다.
그런데 왠 최루탄이 마산 야구장 안에 들어갔고 경기는 중단. 그리자 야구 못보게 가스 뿌리냐며 분기탱천한 마산아재들은 불타는 쓰레기통을 앞세워 구장을 뛰쳐나가서 시위대와 전경의 전투에 난입했다.
캐스터는 "성숙한 관중문화가 필요할 때입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아재들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지만 그 말을 들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다…….
2.7 전설의 실체
지역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베스트 10 중 새총저격 사건과 용접기 사건은 거짓이다.
다만 용접기 사건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SBS ESPN에서 방영한 '야구본색" 3화에서 '문 자체를 용접기로 녹여버린 건 아니지만 "산소용접기"로 "자물쇠"를 녹여서 들어왔다'는 식의 내용과 삽화를 담아 방송을 했다.
해당 방송을 믿는다면 어쨌든 용접기로 자물쇠를 녹였으므로 "엄청난 과장" 급이지 사건 자체가 거짓은 아니게 된다. 설사 마산아재들이 용접기를 쓰지 않았더라도, 위의 기사에 따르면 여러 명이 합심해 자물쇠까지 채워진 문을 부수고 들어간 것은 사실이란다.
어쨌거나 자물쇠 부수고 들어간 건 맞다는 거(...)
또한 용접기 사건과는 별개로, 특고압이 흐르는 조명탑과 경기장 지지대를 타고 문 닫힌 경기장에 난입한 것 역시 사실.
3 아재들의 변명
마산은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옆동네 창원, 진해에 비해서 볼 것없고 놀 것없는 도시였다. 그 판에 롯데가 홈구장이랍시고 구장을 하나 지어놨으니 무학소주 사나이들의 열정은 자연스레 거기 쏠렸다.
어떻게 보면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경남권의 특별한 사랑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되겠다. 저 위의 전설 역시 너무 많이 몰려 너무 험하게 응원을 해서 터졌으니. 롯데가 크보 유일의 흑자구단인데 마산아재들의 몫이 크다 봐도 무방할 터.
사실 팬이 팀에 대한 사랑을 잃으면 열혈이 넘치는 해프닝도 없다. 당장 한화 이글스만 보더라도 성적이 안좋으니 팬들도 싸늘하지 않은가? 물론 결과는 초특급 민폐지만. 민폐도 많이 봐준거다
4. 사라지...지 않았다?
세월은 흘러흘러 8888577은 진즉 깨지고, 부산 꼴리건의 무쌍난무도 그 세가 시들해졌다. 2000년대 들어 크보의 관객문화가 상향평준화되자 마산아재 역시 옛날 저질렀던 갖은 삽질에 회의를 느꼈고, 롯데 구단 역시 마산구장 경기 일정을 서서히 줄였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기에 들어서며, 특히 야구가 본격적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진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마산아재는 멸종위기 거의 사라졌다.
자리 깔고 양주 따고 삼겹살 구워 먹는 관전문화는 여전해도 가끔 다른 구단 팬들한테 '그런 시절에 그런 양반들이 있었지' 하며 개드립 소재로 입에 오르내를 뿐.
마산아재 자체가 자조적인 유머 소재라 깊게 파고 들 것도 없는 말이니, 괜시리 옛날의 저 몇몇 면만 보고 마산의 야구 팬들에 지역감정 같은 것을 덧씌우지 않도록 주의하자.
무엇보다도 롯데의 암흑기가 끝나며 경남대 공대의 MT촌이 된 마산구장에서 마산아재 난동이 벌어지면 주변 관중들은 '아주라' 대신 집에 가를 외친다.(....)
그런데 창원시 통합과 이를 연고지로 한 KBO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창단으로 흩어졌던 마산아재들이 재집결할 가능성이 생겼다! 선수들도 이를 대비하고 있다.
5.부활의 조짐
마! 성범이! 퍼뜩 싸인 안하고 뭐하노!!
니 얼굴 딱 봐놨다! 오늘 함 볼끼다!
2012년 4월 14일, NC 다이노스 홈 개막 경기가 열렸는데, 이 때 NC가 집계한 공식 관중수는 9,865명, 퓨처스리그사상 단일 경기 최다관중 기록이 확실시되었다. 4월 15일 관중수까지 합해서 총 15,000명이 넘는 관중이 왔는데,
2012 시즌 홈경기 무료 개장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엄청난 수치. 역시 성지 마산 덕분에 처음에는 리모델링이 완벽하게 완료된 내야만 개방했으나 관객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리모델링이 덜 끝난 외야석을 임시로 개방했다.
또한 롯데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자, 관중석에서 일제히 "마!!!"소리가 나오는,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롯데에게 마를 시전하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NC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자 롯데 원정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마!"를 외쳤지만 마산아재들의 답변은 "산!" 그리고 훈훈하게 이어지는 마!-산!-마!-산!의 열창(...) 당연한 얘기지만 이 쪽이 상대편 '마!'에 대한 부산갈매기들의 대응 '왜!'보다 짝짝 붙는다.
덤으로 나성범에게 몸쪽 깊은 공이 오자 마산아재가 육두문자를 거하게 날렸다고 카더라.
예전처럼 난폭(...)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왕성한 활동력과 전투력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였다. 이
미 2012년부터 마산구장에서는 주중 경기, 그리고 2군 경기임에도 안전요원들을 두세블록마다 한 명씩 배치했는데, 그 수만 해도 잠실 구장보다 더 많다.
2013년 NC가 1군으로 올라오면서, 이들의 전투력이 다시 드러나게 됐다. 시범경기 카더라에 따르면 벌써부터 욕배틀이 펼쳐진 모양.
2013년 4월 2일, 드디어 롯데 자이언츠와 1군 홈 첫경기이자 개막전 경기를 가졌다. 대망의 엔 꼴라시코(...)의 서막이 열렸다 개막전이라 그런지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관중이 몰려왔다.
하지만 이미 1만 4천장에 달하는 표는 인터넷 예매로 매진된 상황이었고, 현장판매분은 300장 뿐. 결국 표를 못 구한 아재들은 용접기를 가져오겠다고 하거나 매표소에 벽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전투력이 느껴진다... 그래도 과거와는 달리 자제하는 모습을 훨씬 더 많이 보여줘서, NC가 홈 개막전에서 전패를 했음에도 마산아재들이 버스를 둘러싸더니 욱두문자가 아닌 격려와 위로의 응원을 해 주는 外훈훈한 모습도 보였다.
사실 30여년간 롯데의 또 다른 본거지나 다름이 없었기에 아직도 롯데의 세력이 남아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일례로 롯데 NC전에서 NC모자를 쓴 어떤 마산아재가 술에 취해서 강민호한테 '야구 단디해라'라고 하고 지나갔다고.
그리고, 그러한 응원에 힘입어 팀은 결국 결코 짧지 않은 1군 울렁증을 극복하고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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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저 마산아재 되었어요... 20년 넘게 한화만 응원하다가 제가 살고 있는 곳에 야구단이 생겨서 환승했습니다.
회사일에 치여서 직관 자주 가는게 힘들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야구보러 갈 수 있다는게 참 크더라구요...
아 그리고 지금 마산 야구장에는 알콜 도수 6% 이상 술은 반입 금지 입니다.
그리고 아재들 보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습니다.
첫댓글 엘지 화이팅요~ㅎㅎ
공룡들에게 첫승을 주시고, 첫스윕승을 안겨주신 엘지는 천사입니다 ㅎㅎ
올샌 유광 잠바를 가을에 입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최강 기아~~~
요즘 한화 안습...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