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저희 녹음실에서 있었던 일 하나 올려봅니다...
국내 S 기업 신입사원 응원가를 녹음하러 몇몇분이 오셨지요...
신입사원중에 입사전에 밴드 보컬이었다는 분이 있어서 회사 관계자들이
응원가 녹음시킨다고 데리고 왔더라구요...
mp3 로 된 mr 가져와서 목 푼다기에 프로툴에 받아놨습니다...
부스안에 U-87 달아놓고 적절하게 세팅해놓고 컨트롤룸에 와서
MR 틀며 마이크 테스트 했습니다...
아발론 프리앰프 사용했는데요...
노래 시작하자마자 이놈의 프리앰프의 바늘이 오늘쪽으로 치우쳐서
내려오질 않는겁니다... 무슨 컴프레서 바늘마냥 어쩌다 가끔 내려오더라구요...
피크표시램프에 불이 계속 켜있더군요....ㅡ.ㅡa
녹음실 3년가까이 있으면서 이런적은 처음입니다...
그 좋은 소리 내주던 제네렉스피커에서 이렇게 찌그러진 소리 내보긴 처음이었을겁니다...
MR 멈추고 부스로 들어갔습니다...
마이크 거리 떨어뜨려놓고 나오려는데 그 사람이 손에 쥐고 하는 마이크는 없냐고 묻더군요...
이게 무슨...황당한 시츄에이션입니까...
저희 녹음실 다이나믹 마이크 한개도 없습니다... 마이크 없으니까 그냥 하라고 했죠...
그랬더니... 헤드폰에서 소리가 너무 안들린다네요...
많이 올려달래요... 보통 저희 녹음실에선 큐박스 레벨 12시쯤으로 해놓으면 적당히 큽니다...
그런데도 거의 안들린다고 해서 거의 최대치인 3~4시 까지 올렸습니다...
다시 컨트롤룸으로 왔지요... 엠알 틀어줬습니다...
아발론 바늘이 또 오른쪽에 딱 붙어서 왼쪽으로 내려오질 않네요...
프리 인풋레벨 1단계까지 줄였습니다... 그랬더니 간신히 피크 면하네요...(보통은 4~5단계)
그사람...아직도 소리 작다고 더 키워달랍니다....
컨트롤룸에서 소리 3시까지 올렸습니다... 보통은 12시 이하...
귀가 터질것 같은 소리가 헤드폰에서 나올텐데 그사람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이젠 좀 들린다네요...
엠알 두세번 연습한다고 해서 틀어놓고 컨트롤룸 소리 아주 작게 죽여놨습니다..
부스밖으로 컨트롤룸까지 소리가 새나오더군요.... 무쟈게 질러대는.... 노래같아보이는 소리....
제가 그노래 잘 모르지만 엠알과 그 괴성이 따로 놉니다...
엠알 - "여기까지 올라와야돼...한음 반정도 더 올려~"
괴성 - "여기가 거기야~ 아악~~~~~"
피치가 자동 컴프레스 되는분을 그날 처음 만나뵈었습니다.....
고음부분에선 거의 음이 비슷해집니다.... 고음 괴성을 잘 질러대긴 합니다....
목풀렸다기에 녹음할곡 틀어줬습니다...
녹음할곡은 그렇게 소리지르거나 높은 곡이 아니더군요....
낮은곡에선 그 독특한 피치 컴프레서가 먹었다가 안먹었다가 합니다...
차라리 계속 먹는게 나을듯 하더군요...
두번 연습하더니 그사람 목 가버렸습니다....
그사람 우리 녹음실 엔지니어들의 웃음거리로 아직까지 언급됩니다...
아마도 그사람은 고딩때나 대학때 라이브에서 꽤 부른다 칭찬 많이 받고 인기 있었겠지요...
하지만...지금은 심각한 난청입니다...20대에 벌써 난청이라니...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됩니다...
카페 회원님들...
작업실에선 모니터를 주변환경때문에 그리 크게 하실순 없겠지만....
길거리에서 포터블기기로 음악 들을때 너무 크게 듣지 마세요...
카페의 특성상 회원님들 그렇게 하시진 않을것 같습니다만....
소리 안샌다고 인이어 이어폰으로 들으면 이어폰안에서 고막과 이어폰 밖이 더 차단되어서
고막에 더 위험합니다...
전 포터블 기기 가끔 듣지만 레벨은 40까지 일때 15 정도로 듣습니다...
처음엔 30으로 들었었죠...그래야...음악이 박력있고 감동이 전해졌거든요...
하지만 귀로 먹고 살기로 작정한 후로는 답답해도 반이상으로 줄였습니다...
처음엔 음악에 집중도 안되고 답답하고 주변 소음이 들어와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그 음량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이 느껴지며 음역간 발란스감도 더 좋아졌습니다...
녹음실에서도 더 섬세하게 들을수 있게 되었구요...
보통 30대 중반 이후부터 점점 사람의 귀는 높은 영역의 음 듣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몸이 늙어 가듯이 눈도 침침해 지듯이...귀도 능력이 떨어진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점점 젊고 감각있는 후배들에게 밀리는거죠...
무섭지 않나요?....
좋아하는 음악을 나이 먹으면 제대로 들을수 없다니....
음악을 좋아한다면...귀도 아껴줍시다...
귀...생각보다 민감하며 쉽게 피로해지는 기관인것 같아요... 또한 정확하지도 않고...
몸상태에 따라... 시간에따라... 기분에 따라...다른 정보를 전달해주거든요...
몸 컨디션을 좋게 해야 귀도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줍니다...
쉽진 않겠지만...삼시세끼 좋은 음식을 제때에 챙겨먹고 되도록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운동해주고.....술과 담배 몸에 해로운것 줄여주고 긍정적인 마음 가지고 생활하고
작업할때 50분 작업에 10분씩은 쉬어주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늙어서도 좋아하는 음악 즐길수 있게 우리 귀를 사랑합시다~
첫댓글 아..자기관리의 필요를 느끼게되네요;; 가끔의자에서 일어나 스트레칭도 하고 그래야겠어요 ^^
후덜덜형님의말씀의 압뷁 ~~ 귀와 스트레칭이 도대체 무슨관계인지 ㅋㅋ
와~ 성환님 정말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많은걸 다시금 생각하게되었어요! 가끔 그런분들이 계셔서 우리는 깨닫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