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꿈 속에서 강가로 나갔다.
어느새 손에는 낚시대가 들려있었고
미끼를 준비하지 않은 나를 발견한 것은 금방이었다.
미끼를 찾았으나 없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물속으로 잠자리 한마리가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것이 목격되었다.
잠자리를 건져서 그 살을 미끼 삼으려다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하늘로 날려보냈다.
물 묻은 잠자리는 약간 푸르륵 푸르르 힘들어 하면서
허공으로 날아갔다.
미끼 장사로 유명한 지렁이 아저씨를 찾아서
굵직굵직한 지렁이를 샀다.
너무 많이 주는 것을 반만 달라고 말하면서
지렁이를 토막토막
내어 낚시바늘 끝에 매달 생각에 약간 구토증이 났다.
그때 지렁이 아저씨가 물었다.
"당신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가 밥을 먹으면서
공안을 의심한다 하니 그게 건강에 좋으냐?!
아무래도 나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양 묵묵히 나왔다.
실은 속으로 지렁이 값이 200원인데
저렇게 많이 주어서 남기나 하는가를 생각하였다.
개꿈! 그러나 실제(?) 상황----------
의생금오고락기가 콩 튀듯이 튈지도 모른다.
꿈속의 나는 개꿈이나 꾸면서 현실의 나는 용꿈을 꾸는구나.
언어와는 이제 불협화음이 들린지 오래이다.
말에 도무지 조리가 없어 앞뒤가 맞아들지를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조리정연한 말을 싫어하기 시작했으나
원고에는 그 가풍(家風) (?) 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분히 사회적인 안목을 의식한 계산에서.........
그러나 이제는 횡설수설로 일관해도
독자께서는 앞뒤를 연결하려 하지 마시고 그냥 읽어주시라.
목적의식이 뚜렷한 산물은 신물이 날대로 났다.
변덕이 죽끓듯 심한 금오의 속마음은
대체 무엇이 되려는지 생각조차 하기 싫다.
꿈에서는 분명 실체였다고 의식하였지만 깨보니 꿈이라니?!
그럼 이 깨어있는 삶도 다른 세상에서는 꿈이라고 아니할런지?!
꿈 깨려고 노력하는 무엇인가?
이것 노력도 꿈인가...........
노련한 꿈, 얄팍한 꿈.
졸리는 꿈, 깨는 꿈.........
꿈 속에서 일어난 일 한바탕--------
금오는 지난 1월초부터 2월초까지
노는 꿈을 많이 지니고 찾아온 한의과대학 학생 100여명을 만났다.
처음에는 98명 나중에는 약50명-----------
말이야 공부 꿈이지 속마음은 노는 꿈, 술마시는 꿈, 연애하는
꿈을 지닌 친구들 덕에 금오도 놀고, 술마시는 데 이력이 났다.
부모의 꿈이 더욱 이자가 가산이 되어 할 수 없이
한의대를 들어온 꿈으로 머리가 범벅이 된 아이들은
놀다가도 깜짝놀라 공부 안가르쳐준다는 불만도 있었다.
강사의 꿈은 가르치는 게 꿈인지
배우는 게 꿈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는데
실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꿈은 꿈일뿐이라고 인식했다.
일하는 꿈은 전혀 없었는데 일하는 꿈도 꿨고,
꿈처럼 노천에 정자도 건립했다.
꿈속에서 싸우다 턱이 찢어져 꿰맨놈,
축구하다 무릎이 찢어져 꿰맨놈 등등 아픈놈도 있었는데
꿈속에서 꿈꾼 귀신들의 장난이라고 괴기한 꿈얘기가 한동안 설쳐댔었다.
대한민국을 돌아보는 꿈을 가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
강원도 바닷가에서 눈보라를 만나 고생 고생하다
겨우 40시간만에 진천의 본부로 귀환한 꿈도 꿨다.
꿈속에서 마신 술은 동네 가게 매상을 올려주었고,
다음에는 술 못마시게 하자는 꿈도 직접 학생 입에서 나온 적도 있었다.
환자치료의 꿈은 별로 큰 성과도, 그렇다고 큰 잘못도 없이
무사히 끝냈으니 약30일간의 꿈이었다.
설날 고향길 꿈은 꾸지도 못했던 친구들은
이제는 고향집 혹은 하숙집에서 여기가 진천인지
저기가 집인지 똥오줌을 못가리고 있단다.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금오는 낯선 여관방에서 뒹굴고........
좋은 술과 향토음식에 취해서 꿈을 더해가고......
지난날 좋은 말은 다 읊어대면서 동의학도의 사기를 올려주고
싶었던 금오는 D大신입생 오리엔테이션때 신승훈의 '보이지 않
는 사랑'을 처음부터 틀어대었지.
"씨발! 씨발!"하는 맨뒷자리의 여학생은
"어쩌면 신입생 앞에서 저럴 수가........."하는 눈치였지.
횡설수설 엮은 네시간 남짓의 강의는 실로 꿈속의 꿈이었다.
꿈속에서 나이를 생각하니 이 놈들과의 차이가 26세정도........
내년부터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그만 와야지 꿈을 꾸면서 밤에 마셔댄 술.....
불만도 없고, 만족도 없다.
옛날에는 길을 물어올 때 제법 길이 있는 것처럼 안내(?)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이제는 바로 그대들이 길 자체이다.
한 때는 아는 자와 모르는 자가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는놈은 알아낼 수 없으니 보조국사가 '단지불회(但知不會)
시즉견성(是卽見性)'
'단지 알지 못할 줄 알면 이것이 견성이다' 한
것 아니겠는가?
동의학도와 비동의학도간에 구분도 없다.
의사와 환자 구분은 또 누가 지었는가?
의사질도 아픈이의 짓거리요, 환자노릇도 건강한 자의 꿈이다.
꾸고 싶은 꿈도 이루어지고,
꾸기 싫은 꿈도 이루어지니 안간
것도 간 것이고, 간 것도 간 것이다.
그래서 이 금오는 이 글을 꿈속에서 절대 안썼다.
그리고 절대로 13차(次) 동계강좌를 안했었고,
그리고는 지루하지 않았었다.
남이 꾸어온 꿈을 꿔주는 것처럼 지루한 것이 또 있을까?
남의 소문대로 살아주는 꿈먹고 사는 종교교주들, 정치가들,
인기인들처럼 불쌍한 존재가 또 있을까?
'금오선생님! 실망했습니다.'
누가 희망을 주었는가? 금오를 감싸고 떠도는 희망은 고추밭
뽑기나 평상 만드는 꿈으로 변하고 말았지?!
가련하다!
스스로 속는 인생(人生)들아!
어떤 동창놈은 요즘 학생들 한달용돈이 50만원이라면서 사과
몇궤짝 선물도 아낀다고 하더니만........
실제로 물어보았더니 펄쩍 뛰는 학생놈들.........
누구 말이 옳은 것인지?!
제자식 귀한 것만 알아서 산속까지 먼길 찾아와 면회한 것까지도 좋으나
주위 남학생은 전부 늑대로나 인식하여 강제로 끌고가려는
꼭지 덜떨어진 아버지, 어머니들은 어떻고?!
학부모가 방문하여 그래도 떡시루나 놓고 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꼴을 보기 싫어 하는 금오련만,
마치 죄수면회하듯 살짝 보고가는 부모들이 절로 한심하다.
내 자식만 고생인가? 남의 자식도 고생이요!
입 부르튼 금오 생각해서라도 멀리서 기도나 하시지-------
증오스러운 이 나라의 가정교육 및 학교교육 환경------
이기심과 잘난체-------
소득 위주의 계산심--------
뭐~
이런 것들이 머리를 스친다.
다음 강좌부터는 아마도 공짜강의를 듣기는 힘들 게다.
최소 봉사를 몇회이상 오든지, 아니면 동의보감같은 소설 하나
쓰든지, 리포트를 수백장 작성해 오든지,
진천 연곡분교 사암정사에 강당 건립기금을 수천만원 내든지........
조건이 까다로울 게다.
속된 말로 X주고 빰 맞는다더니 자신들의 한달의 투자가 대단
한 것 쯤으로 착각하고 오는 어삐리 같은 마음들........
이 글을 쓰는 장소는 진천분교 본부실이다.
썰렁한 강의실--------
싸게 주니까 싼 태도로 오는 거지 근성들.........
정말로 돼지에게 진주는 주기가 싫어.........
증오는 무관심으로 연결되고, 무관심은 지루감으로.......
아무런 요구사항이 있을 수가 없는 주제에
배우는 자들은 초라한 방과 거친 음식 탓을 한다.
그리고는 차라리 유스호스텔 같은 곳이라면
자식을 보내겠다는 부르조아적 발상의 부모가 현존하는 이 대학계-------
아! 아!
이 돈없는 금오는, 후배들에게 제공 못한 기숙사,
그럴듯한 시설 있는 강당에 가슴 아파해야 하는가?
이 곳을 구하기까지에도 얼마나 지쳐가며
전국을 헤매고 돌아다녔던지.............
그 증거로 이번에 만난 H사(寺) J스님은 바로 T시(市)에서
만난 수강생들에게 직접 증언해주셨지.
H사(寺) 앞의 유리창 다
깨진 그 국민학교라도 얻어보려고 굽신거렸지만 거절당한 이야기------
J스님은 정말 수고해주셨지--------
그 일이 성사 안되자 여기저기 교육청을 방문하던 일........
나이가 사십이 넘으니 돈 안벌어 놓은 것이 그렇게도 창피하더란 말인가?
근사한 유스호스텔같은 교육장이라야 자식을 보내겠다는 부모를 둔 동의학도들이여!
금오의 대상이여!
겨우 한달의 마음투자에 대단한 벼슬이나한 양
껍신거리는 졸병같은 한의학도들이여!
명심하자!
강사는 수강생의 태도따라 결정이 된다는 사실을!
이제--------
수강생을 모집하지는 않으리라.
봉사요원만을 모집하여 혹독한 시련의 고행장소가 되게 하리라.
이 곳 사암정사에서 만큼은.........
절대로 공짜 강의는 아니하리라.
오늘 이 추운 교실에서 맹세를 하고 있구나
이 금오는.......
수업료를 수백만원 내고도 수업일수는 며칠 안되는 대학과,
그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하숙비와 용돈을 수천만원 뒷바라지하고 있는
부모의 심정이 야합하여 만들어내는 작금의 교육실정에서 나
온 사암침법은 아니였다.
이 금오가 만든 사암침법의 가설이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은
전혀 비대학(大學)적 귀동냥의 산물이었다.
어떤 주역학자, 어떤 선승, 어떤 돌팔이들의 입에서 단편적으로
줏어 들은 지식들이 어느새 고리를 가지고 연결되어버린 것이었다.
물론 과장된 소문처럼 고행길은 아니였지만,
여하튼 대학가에서 배운 것은 사암침법이 '있다'는 것의 소개쯤이었다.
'사암도인이 있었다!'는 지식은 마치 '예수가 존재했었다'의 정보나 같다.
성경을 보지 않은 채 예수의 존재를 느끼기 힘들듯이
사암도인의 저서를 보기전에는 느끼기 힘든 사암침법체계였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사암'이 있었다는 것이 전달된 정보의 전부였다.
사암도인의 서문조차 짚고 넘어가지 않은 채........
그렇다! 대학은 이제 정보의 전달도구에 불과하지
한 가지의 깊은 천착을 요구하지 않게 되었다.
한가지의 깊은 관심은 많은 정보의 암기를 그르친다.
그래서 예수사랑, 부처자비를 외우는 것이
한가지 사랑을 실천하는 것보다 더 유익한 것처럼 되었다.
시험지에서는 오직 묻는 것이 예수=사랑, 부처=자비의 문자연결 뿐이니까......
오늘 무의촌봉사에서 외로운 할머니를 위해
같이 울어주는 학생은 분명히 시험에서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같이 울어주다가는 소크라테스의 이데아,
공자의 인의예지신, 노자의 무위사상, 헤겔의 변증법,
맑스의 계급투쟁, 프로이트의 성충동학설,
니체의 권력의지를 암기하지 못할테니까
.......
그렇다! 침법의 이름을 많이 외우는 것이 첩경이다.
한 가지만 파다가는 가지 가지 경전에 등장하는 침법에 어두우니까.....
물론이다! 약 처방을 많이 암기해야한다.
한 가지 약초를 씹어
보고 냄새 맡아보다가는 수만가지 이름을 언제 기억하겠는가?
여자배우 이름을 수없이 반복해서 머리에 입력시키자!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하다가는 언제 그 많은 여배우를 기억할 수
있겠는가?
한가지도 먹어보지 못한 채 메뉴의 이름만 좔좔 외워대는 이
시대 교육의 결과는 모든 것의 실제접촉을 기피해왔다.
영웅과 성인은 똥도 안누고, 옛날의 미녀는
피부에 땀이 나서도 안된다.
성인은 일생동안 먹지도 않아야 했고,
도인은 잠을 자서는 안
되는 것이다.
비뚤어진 이상과 환상이 낳은 가공의 꿈과 실제 현실속의 상황
과의 분리는 거대한 정신불열증을 낳았다.
사암도인은 멀리 밀어두고 사암도인에 대한 환영을 그리고
즐겨야만 하는 현실.............
여기에 사암도인의 고민이 있다.
이 시대의 위선적 현실교육을 지켜보는 사암의 눈엔
눈물이 맺혀 있다.
값이 비싸거나 T.V 선전의 물은 내용도 보지않은 채
믿고 마셔대고,
거저 주는 산골의 약수는 천하다고 부어버리니 산중(山
中)에서도 마시느니 콜라요, 사이다요, 음료수이다.
'이건 유명한 거야!'의 한마디는 피부감촉의 점검없이
즐거웁게 절로 마음이 동한다.
첫댓글 엊그제 제사에 오신 작은 어머니와 고모님의 대화; 요새 며느리들은 시어머니가 싸준 장이며 된장이며 들고 가서는 죄다 쓰레기로 버린다고 하니 줄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받고 싶어도 줄 시어머니가 계시지 않으니, 그도 가슴이 아프다.
장 담그는 방법이야 수없이 들었지만 솜씨까지 물려줄수 있을까? 시어머니가 싸준 장을 받지 못해 가슴이 아픈 것인가? 스스로 장 담그는 솜씨가 없음을 알고 가슴이 아픈 것인가?
그런 뜻이 아니오라.... 제가 담은 장도 맛은 있지요. 동치미도 맛있구요....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