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빗살무늬' 라는 디자인 회사를 하시는 배트맨 님께서 택배를 보내오셨습니다.
매년 빗살무늬에서 제작하여 보내주시는 다이어리를 감사히 잘 쓰고 있는 어의는
택배를 보내셨다기에 무슨 이쁘게 디자인된 노트나 스티커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경비실에 맡겨놓았다는 택배 박스를 찾아서 들고 오는 데 생각보다 부피가 큽니다.
어? 뭥미? .... 싶어서 박스를 둘러보는데, 심상치 않은 문구를 발견하고야 맙니다.
젓가락으로 먹는 매운소스?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는 고추장처럼 찐득하면서 빨간색을 지니고 있는 반고체의 소스였습니다.
밥생각나게 만든다는 거 보니 입안이 후끈거리게 매울 것도 같고...
아니면 후리가께 스타일의 뭐가 아닐까도 싶고...
박스를 열었더니 이런 앙증맞고 예쁜 쇼핑봉투가 들어 있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을 하는 빗살무늬 스타일 그대로 크래프트 지로 만든 봉투입니다.
열어봤습니다. 사용설명서와 함께 소스 2개가 들어있네요...
사진에는 없지만 사용법을 기술한 설명서도 하나 더 있었습니다.
아.... 빗살무늬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나 봅니다.
설명문구 그대로 밥그릇 모양만 생각하다가 이제 알맹이인 밥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하셨나 봅니다.
제품설명서입니다.
제품설명서에 나온 제품 사진을 보니 청양고추 다진 거네요...
멸치, 다시마, 매실엑기스, 올리고당, 양조간장 등이 들어갔다는데...
언뜻 느껴지는 게... 다진피클인 랠리쉬를 보는 거 같습니다.
디자인이 정말 이쁩니다.... 자세히 보니 개별 제품을 담은 박스도 조립하면 쇼핑백 모양이 되네요...
기본 매운맛인데, 청양고추가 39.8%, 건멸치가 20.3%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개봉후 냉장보관인데, 방부제가 안들어가서 그런지 유통기한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사진에는 나와있지 않은데, 유통기한이 내년 1월까지로 되어 있는 걸 보니, 대략 6개월 정도인 것 같습니다.
무 방부제임을 생각하면 오히려 유통기한이 길다고 봐야 하나요?
포장용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 기간 내에 다먹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들기 시작하는데요...
뚜껑을 열었습니다. 어? 생각보다 물기가 적고 곱게 다져진 형태입니다.
굵게 다져놓은 청양고추가 좀 자작한 물기 속에 들어있는 모양을 저는 생각했었거든요.
맛을 봤습니다.
주둥아리만 맵게 만드는 캡사이신 류의 매운 소스를 접해보다가 이걸 맛보니...
생각보다 맵지 않습니다.
아니 맵긴 매운데, 인공적인 매운맛이 아니고 은은하게 번지는 매운맛이라고 할까요...
거기에 멸치맛이 제법 많이 납니다. 은은한 단맛도 느껴지고요...
표방하는 그대로, 밥 생각나게 만드는 고추다짐입니다. 입에서 불이 나기에 밥 생각나는 게 아니라,
뭔가 한국사람 입맛에 땡기는 게 있어서 밥 생각나는 그런 맛입니다.
딱 머리 속에 떠오르는 용도는
된장찌개입니다. 찌개에 다진고추 넣을 일 있을 때 넣으면 좋겠더군요.
맑은 국에도 어울릴 듯 싶네요. 콩나물국이나 맑은 생선국에 깊이 있는 칼칼함을 주고자 할 때
안성마춤으로 여겨집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이라지만,
매운맛을 내는 데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두반장, 스리랏차소스, 스위트칠리소스, 고추기름 같은,
사실상 우리네 소스가 아닌 걸 제외시키면, 제품으로 나오는 게 고춧가루, 고추장 정도에 불과하니
사실 그 매운맛을 내는 소스에 대해서는 뭔가 구색이 빈약하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어의는 청양고추를 삭혀서 맑은국에 쓰거나, 고추를 발효시켜서 엑기스를 만들어
음식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솔직히 그거 만들려면 귀찮습니다. 냉장고에 풋고추 장만해 두는 것도 그렇구요...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은 잘 만들어낸 듯 싶습니다.
맛의 깊이감도 있고, 인공적인 재료의 가짜 매운맛도 아니고...
암튼, 다진고추가 필요한 모든 음식 만들기에 활용하면 제격일 듯 싶으니,,,,
120g 포장의 작은 병 정도는 금방 소진하겠더군요. 적어도 유통기한 걱정은 없을 듯 여겨집니다.
어의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스나 양념에 대해서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그리 건강을 따지는 편이 아니지만, 웬만하면 내 입맛에 맞추고, 재료를 고르고 다듬어서
양념을 만들어 두고 두고 쓰자는 주의입니다.
멸치육수, 가츠오육수, 맛간장, 고추엑기스, 삭힌 청양고추, 고추장소스, 시즈닝 같은 걸 때때로
만들어서 냉장고에 재워놓고 쓰고 있는데요...
만들기 귀찮고, 제때 쓰지 않아서 버리는 경우가 좀 있다보니...
요즘엔 제대로, 잘 만들어 파는 소스나 양념에 눈을 자주 돌리고 있습니다.
코타니 시즈닝도 요사이 변절한 어의가 자주 활용하는 양념입니다.
일단, 고기 밑간에는 무조건 이 시즈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후추 따로, 소금 따로, 적당한 허브류 따로 뿌리는 것도 이제는 귀찮은거죠...
또 솔직히 고민하지 않아도 맛을 보장하구요...
파프리카와 칠리가 들어간 그릴 시즈닝을 예전에는 주로 사용했는데,
요즘은 포크 시즈닝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카레, 제육볶음, 김치찌개, 돈까스, 탕수육 등 모든 음식만들기에서
고기 밑간은 무조건 포크 시즈닝으로 합니다.
특히 돼지고기를 시즈닝으로 밑간해 두었다가 찌개에 넣으니
아주 좋더군요...
첫댓글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저도 배트맨님 덕택으로 자주 맛을 보고 있는 제품입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입맛없을때 아주 좋습니다,,^^ 저도 배트맨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