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예상대로 난리가 났습니다.
저나.... 님이나...
서로 부대껴서 애써 피해왔지만, 언젠간 부딪힐 일이었으니까요.
이 분 부임하신지, 일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도대체 어떻길래 그러냐고 가보자고 하십니다....
참... 내.
이미 여러번 와 봤으면서....
우리반 교실의 붕어들과,
복도의 꼬불이들....
그리고 하늘공원을 보시곤.
이거....
내려가서 이야기 하잡니다...
그러지요..... 뭐....
교장실 옆에 교무실 문을 여십니다.
교무부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을 부릅니다.
교장실에 다섯이 앉았습니다.
교장샘, 교감샘, 교무부장샘, 행성실장.... 그리고 저....
교장샘은 소방법과 안전사고를 이유로 이 상태는 도저히 불안해서 안되겠답니다.
소방법상 옥상은 긴급대피시설이므로 장애물이 있어선 안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옥상에서 장난치다가 사고라도 나면 다 죽는다...
제가 반박했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소방검사가 나온다....
그 검사원들이 검사할 때마다 옥상을 보고도 아무말 안했다....
그리고 안전사고라니...
날 선생으로 생각은 하는거냐?
내가 그렇게 지도력이 없어 보이냐?
같은 이야기로 한동안 언성이 높아 졌습니다.
갑자기...
아무말 않는 다른사람들을 보더니(교무, 교감, 실장...) 안되겠는지.
행정실장을 나무라기 시작합니다.
건물관리 책임자로서 행정실장은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 둔거냐?
어떻게 이 부장이 옥상 열쇠를 가지게 된거냐...?
아마도.... 자신을 지원하지 않음을 책임론으로 몰아세우는 거겠지요.
제가 말을 끊었습니다.
화살을 저리로 돌려선 안된다.
이 일은 삼년전 지금 이자리에 계신 분들이 우리학교로 오시기 전 당시의 교장샘의 허락을 얻어 시작한 일이다.
어떻게 부임하기 전 일어난 일을, 그것도 당시 교장샘의 동의하에 시작한 일의 화살을 이후
전보되어 온 실장에게 돌릴수 있느냐....
당시 책임자들은 죄 전보 받아 학교를 옮겼으니 책임론에 대한 공방은 나와 해야 한다....
이때, 교감샘께서 조정안을 내신다는듯 한말씀...
이부장, 뜻은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 활동은 기본교육을 하는 초등에서 보다 농업전문고등학교에서나 할 수 있는거 아니요...
그리고 그렇게 규모가 클 필요가 있소....
교실 창가에 화분 두어개와 작은 어항 정도로도 충분히 교육할 수 있지 않아...
규모를 좀 줄이지....
제가 버럭 또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게 교육자로서 할 말 입니까....
이건 초등에서... 저건 중등에서... 급별의 연계나 교육의 지속성에 대한 기본적인 안목도 없이 급급하게 말씀하실 겁니까?
그리고, 그렇게 치면 어학실이며 과학실이며 각종 특별실은 뭐하러 만듭니까?
그냥 교실에서 시범보여주고 때우지....
개별학습이란 말이 무슨뜻입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깜량의 활동과 그에 대한 지식이 우리반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전수되어야 하는 게 교육아닙니까?
제가 좀 격앙되었다고 생각하셨는지...
생각해주신 답시고 또 한말씀하십니다....
이부장...
다 좋은데...
그거... 힘들지 않아...?
여기서 제가 폭발했습니다...
내가 한다는데, 보시기에 힘들어 보인다고 하지 말라는 겁니까?
내가 공부하고, 내가 실천하고, 내가 관리하는데...
거... 같이 할 거 아니면 엉뚱한 말씀 좀 하지 마세요....
이 분.....
이후로 두시간 동안 끝까지 한말씀도 못하셨습니다....
이야기 도중, 꼬불이와 금붕어의 생태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교장샘께서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못하셔서.....
주제에 어긋나게도.
빈그릇운동과 꼬불이를 활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도시자원 퇴비화 과정과 텃밭으로 순환되는 생태환경 강의를 또 장시간 하게 되었습니다.....
아휴....
도대체 이 얘기를 몇번을 하는거야.....
사람 바뀔 때마다....
중반즈음, 교장샘의 생각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부장의 연구(???? 이렇게 표현하시데요....)와 그 필요성, 그리고 세부적인 내용을 듣고 나니,
이해가 된다고....
그리곤 절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랍니다.
하긴 하는데, 지금처럼 불안불안 한 거 말고, 서로 인정할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잡니다.
좋지요...
제가 원하는게 그건데요....
그래서 제가 조건을 내놓았습니다.
옥상 아니면 안된다고 고집피우는게 아니다.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더라도 기본적인 시설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더구나 이 생물들을 허허 벌판에 데리고 나가라면 못나간다.
얘들 다 죽이라는 말 밖에 안되지 않느냐?
옥상처럼은 아니더라도...
작물재배와 기본적인 사육시설에 대한 지원만 해준다면 옥상 뿐 아니라, 교실의 얘덜까지도
다 데리고 나오겠다.
나라고 그 비좁은 공간에서 북적이고 싶겠느냐....
퇴비 만든다고 매일밤 나만한 자루 들쳐메고 옥상까지 서너번 왕복하는거 좋아하지 않는다...
한약찌꺼기 한 통들고 옥상까지 올라가면 한참을 쉬어야 한다... 나도... 힘들다고....
그리고, 관리자가 바뀌어서 말하기 뭣하지만.
사실은 삼년전에 지금 교장샘께서 하셨던 말씀을 내가 했었다.
더구나 당시 서울의 한 시민단체에서 팔백만원 정도의 시설 지원을 해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그 때 계셨던 교장샘께서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거부하는 바람에 날라갔다.
그게 되었으면, 지금쯤... 우리학교 뿐 아니라, 대전이 환경실천 운동의 전국적인 허브가 되었을 것이다.
그게 미안했던지, 그 교장샘께서 학급운영의 한가지로 교실과 복도 그리고 옥상에서의 일들을 허락하신 것이다....
물론, 그 분께선 내 성격과 스케일을 전혀 모르고 그러셨겠지만.
지금의 모습도 처음부터 갑자기 된 것이 아니다.
첫해는 화분 몇개와 작은 텃밭 정도였던 것이 삼년새 오십여평의 공간을 채우게 된 것이다....
씨.....
첫댓글 죽--- 그 컨셉 밀어 부치기를 또 한번 지원해 봅니다. 대전이 생태환경교육의 허브가 되는 그날까지.
선생님!!!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