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1편, 잔치기행
방송일시 : 2018년 4월 23일(월) ~ 4월 27일(금)
기획 : 김 민
글·구성 : 허수빈
촬영 : 고민석
연출 : 남호우
㈜ 프로덕션 미디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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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렁술렁
산과 들이 꽃피어 깨어나고
들썩들썩
얼었던 마음이 춤추는 봄
꽃 사태 이루어
웃음 만발하는 봄날
따뜻한 햇볕 아래 왁자지껄 봄날의 사치를
맘껏 누리는 잔치판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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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바다에게 전하는 말
서해 가장 먼 바다에 위치한 신비의 섬, 외연도
올해도 어김없이 외연도 풍어제가 시작됐다.
풍어제 준비를 위해 아침 일찍부터 해녀들을 태우고 바다로 나서는 김상현씨
오늘따라 유난히 짙은 해무에 아직은 차가운 바닷물 때문에 걱정이 가득하다.
하지만 바다로 뛰어드는 해녀들은 거침이 없고,
보란 듯이 들어 올린 망태기엔 바다가 한 아름이다.
외연도 사람들 한데 모여 즐길 음식 냄새 진동하며 섬 전체가 들썩들썩 할 무렵
하늘 가득 빽빽이 상록수 우거진 당숲으로 하나둘 남자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여자들 출입을 엄격히 금한 당숲에서 손수 돌절구에 떡매질하고,
팥 시루떡 김을 올려 제물을 준비하는 남자들
밤 12시, 보름달이 뜨기를 기다려 당산제를 지내기 시작해
다음 날 아침까지 왁자지껄 풍물을 울리며 이어지는 풍어제
퇴송배에 마을의 액운을 멀리 띄워 보내며,
한해의 풍어와 안녕을 한마음으로 기원하는
400년 전통 외연도의 성대한 잔칫날을 만나본다.
2부. 날마다 꽃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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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듯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 무등산 아래 첫 마을, 전남 화순의 영신마을
투박한 돌담길 모퉁이를 돌면 옛 빨래터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눈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설시암’에 오늘도 약속이나 한 듯
빨랫감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드는 어머니들
온 동네 소식 들고나는 빨래터에서 방망이질에 수다 한판 시원하게 벌이고 나면
이집 저집 사정 모르는 것이 없고 뉘 집 여느 어르신 생일날도 지나칠 수 없다.
봄비 맞아 더욱 짙어진 어린 쑥 캐다 쌀가루 버무려
시골 생일 잔칫상 한 상 벌이는 옛정 그대로의 영신마을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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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그리워 다시 돌아온 아버지의 집
충남 당진 최정재씨가 고향 집에서 8번째 봄을 맞았다.
한데 세월 갈수록 이곳저곳 손이 많이 가는
시골집에 산다는 것이 만만치만은 않은 상황.
올해는 더 이상 집수리를 미룰 수 없어 지인들을 불러 고향 집 새 단장에 나섰다.
황토벽 메우기부터 감자밭 일구기에 닭장 만들기까지!
계획은 야심 찬 데 모인 사람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딘가 어설프니
시끌벅적 잔칫날 같은 봄맞이 새 단장은 과연 잘 끝낼 수 있을까?
3부. 입속에 잔치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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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터를 잡은 주이씨와 아내 김영숙씨.
산골 작은 집에서 부부는 슬하의 6남매는 물론
도시에서 온 산골 유학생까지 함께 늘 떠들썩하게 지낸다.
산골 살이 여유와 즐거움을 느끼러 지리산에 유학 온 아이들과 함께
오늘도 백팔 배로 시작하는 하루.
봄나물 신세계를 보여주겠다며 주이씨가 두 팔을 걷어붙이면
어느새 소쿠리에 봄이 한가득 넘쳐난다.
나물이라면 입에도 못 대던 아이들이 이제는 두릅 전의 향긋한 맛을 만끽하는 봄!
입속에 황홀하게 벌어지는 봄 잔치 맛을 함께 나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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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의 죽정마을
한해 한동네에서 태어난 여섯 친구가 올봄 다 같이 칠순을 맞았다.
가는 세월 장사도 못 말린다지만 코흘리개 친구들과 함께하면
옛 시절이 어제인 듯 살아나 마냥 즐겁다.
어릴 적 배고플 때 너도나도 나무에 올라 따먹던 버찌가 주렁주렁
탐스럽던 벚꽃 길은 여전히 그대로이지만 어느새 주름져 맞이한 칠십 년 인생
친구들이 있어 더욱 행복했던 지난 시간 속으로 함께 떠나본다.
4부. 봄날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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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너와마을에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다.
부지런히도 봄을 알아차린 홍정남, 김연자 노부부는
겨우내 얼어있던 땅을 깨우기 위해 뒷산으로 올라간다.
함께 한 오십 년 세월. 서로의 호흡 말해서 무엇하랴.
앞에서 천천히 끌고, 뒤에서 간격 맞춰 쟁기질 미는 노부부의 모습은
봄날 한 폭의 수채화 같기만 하다.
겨우내 잠들어 있던 농기계에 기름칠하고 동네 꽃길 가꾸는데
한 손 보태고 나면 마을회관에서 기다리는 국수 잔치.
온 동네 사람 모두 모여 즐기는 유쾌한 동고동락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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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제법 따사로워진 햇볕이
김봉례, 김정숙씨 노부부의 집 마당에도 새로 봄을 알린다.
마을 최고 어른인 할아버지네 디딜방아를 찾아오는 이들 발길은 다시 부지런히 이어지고,
너도나도 모여든 사람들은 아궁이 가마솥 물 끓여 두부 만들기에 바쁘다.
뽀얀 두부가 김 모락모락 완성되어가기 시작하면 하나둘씩 모여드는 발걸음들.
모두가 어울려 다 함께 즐기니 말 그대로 매일 잔치가 따로 없다.
5부. 꽃샘도 막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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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캠퍼스 커플에서 이제는 귀농 1년 차 부부가 된 송승리씨와 손다은씨.
도시의 빡빡했던 삶을 박차고 제 발로 부모님 계신 경북 의성으로 들어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한 살배기 딸 하이는 23년 만에 마을에 온 금덩이.
활기에 넘쳐 이것저것 도전해보는 젊은 부부가
마을 어르신들 눈에는 그저 기특하고 예쁘기만 하다.
엉뚱한 풀을 한 바구니 캐 와서 냉이라고 우기던 게 엊그제지만
이젠 귀농 전도사가 된 다은씨.
도시의 친구들에게 느리고 느긋한 삶의 순간을 맛보여주고 싶어
기획한 일명 ‘여유 한잔’ 팜파티를 준비하느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쁘기만 하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심술궂은 봄눈이 한바탕 쏟아지는가 하면
불어 닥치는 꽃샘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친구의 친구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와 한바탕 즐기는
시끌벅적 봄 잔치는 과연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