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 인수봉 등반후기 : 작성자 정윤호
서니1팀 ; 인수B길 ; 김관장님, 상훈, 미란, 대원. 마지막 두 피치에 윤호합류함.
서니 2팀: 아미동길; 류재신고문님,한진,봄내,승만,윤호(3피치 중간에 서니1팀으로 이동).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승만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철5호선 화곡역을 지나고 있다고 한다. 서둘러 택시를 타고 목동역에 도착하여 허겁지겁 내려가니 막 기차가 들어와서 겨우 승만씨가 탄 기차를 탈수 있었다. 어린이날 휴일 아침 전철 속엔 사람들로 가득하다. 어디론가 산행을 가는 복장을 한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 수유역에 도착하니 9시 30분, 어차피 2명이 함께 가면 바로 택시를 타도 비용이 비슷하므로 도선사 주차장 까지 택시를 타고 올라 갔다. 4천 얼마 나오니 2명버스비용1800원+도선사 택시비 3000원=4800원이니 오히려 편하고 시간절약이 되어 , 2명 이상이 모여서 택시타면 오히려 이익이 된다.
이미 고문님과 여러분들이 와 계시다. 관장님은 주차를 못해서 다시 아래에 내려갔다가 올라오시고, 그 사이 승만씨는 아침을 먹고 우리는 간단히 커피한잔을 했다.
단골 김밥 집에서 식사를 하면 커피를 그냥 타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몰라서 옆집 커피 파는 집에서 사서 마셨다. 약속시간은 오전 10시, 거의 다 모였다. 날씨가 더울 것 같은 느낌이다. 선생님과 여러분들이 갑자기 웃옷을 벗고 반팔 옷으로 준비를 한다. 나도 이것을 보고 안에 입고 온 반팔내의를 벗고 긴 팔 겉옷만 입고 등산을 시작했다.
서니사이드 클라이밍스쿨 학생 때는 인수봉까지 어프로치 할 때 중간에 고갯마루에서 쉬었다가 갔지만 오늘은 쉬지 않고 바로 인수봉 하단까지 어프로치했다. 역시 프로들의 세계는 다르다. 나도 이제 마치 꼬마 아마추어등반가가 된듯한 느낌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바로 들이치는 워킹을 해야 땀도 나고 만족감이 생겨서 기분이 좋다. 아직까지는 등반보다는 워킹이 마음과 몸이 좀더 편한가 보다.
인수봉 바위 하단 어느 지점에서 관장님이 조를 나누어 주신다. 4명 1조, 5 명 2조로 구분되어 등반을 시작했다.
나는 2조 에 편성되어 안내도에도 안 나올 정도로 평이하고 쉬운 코스라는 이름 모를 길에 붙었다. 나중에 고문님에게 물어보니 이 길이 아미동길이라고 한다.
아미동 길은 크게 4개의 피치로 나누어 진다고 한다. 류재신 고문님이 선등하시고 한진씨, 봄내님, 윤호, 승만씨의 순서로 등반을 하였다.
첫 피치는 비교적 넓고 긴 크랙 구간 인데 중간에 오른쪽 날개 등으로 올라서 우측으로 이동하여야 하고 짧은 슬랩을 거친 후 손 홀드가 애매한 지점에서 발을 딛고 바위를 올라서야 하는 구간이다. 길이는 자일 한 동을 거의 다 사용해야 하는 긴 거리이다. 크랙에 붙어서 처음에는 별로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런데 중간 정도 올라가니 더 이상 오르기가 쉽지 않다. 아무도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나름대로 레이백도 이용하고 너무 크랙속으로 몸이 파고들어가지 않게도 해보면서 등반을 하였는데 쉽지가 않다. 아직은 경험부족으로 역시 홀드를 찾는 것과 용을 쓰는 방법에 문제가 있음이 분명하다. 빌레이를 보고 있는 봄내님께 물어보니 좀더 크랙을 올라가서 우측날개등으로 이동하라고 한다.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가니, 방금 까지 길이 없어 보이던 크랙에도 길이 생긴다. 우측 날개 등을 오르니 이번에는 슬랩이다. 슬랩은 그래도 용 힘은 안 쓰도 되어 편하다.
첫 피치의 마지막은 바위 한턱을 오르는 것이다. 손 홀드가 없어 아래에서 뜯어면서 그자리에 왼발을 올린 후 일어서야 한다고 봄내님이 알려주시는데 몇 번 시도를 해도 역부족이다. 왼발에 중심과 체중이 실려지지 않는다. 절망감이 생긴다. 배낭이 무거워서일까? 이번에는 방법을 바꾸어 두 손을 위의 바위에 그냥 올려놓고 왼발만 홀드에 올린 채 줄 좀 바짝 당기라고 하면서 체중을 이동하니 겨우 몸이 실려지고 일어날 수 있었다. 벌써 몸은 지치고 마음은 약간의 불안감이 생긴다. 약간의 자신감 상실, 중간에 크랙에서 줄이 좀 늘어진 적이 있었는데 봄내님이 먼저 등반한 한진씨의 줄이 엉겨서 풀어주느라 , 내 줄을 빨리 당기지 못했었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막상 나도 중간에서 뒤에 오는 승만씨 줄 당기면서 앞에 가는 등반자의 줄이 엉키지 않게 신경 쓰려니 어려움이 있음이 느껴진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줄을 사리고, 다음사람에게 줄을 넘겨줄 때 사린 줄을 잘 뒤집어서 다음사람의 확보 줄에 걸쳐 주어야만 줄이 잘 풀린다는 선생님의 교육내용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뒤에 올라오는 승만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올라와서는 힘들다고 소리지르고 숨을 몰아 쉬는 것을 보면서 , 왠지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끼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인가,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인가, 힘든 길을 함께 가고 있다는 동질감인가, 하여간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2번째 피치는 가파른 슬랩이다. 앞에서 오른 봄내님은 슬랩의 오른쪽을 올라서 갔는데 줄은 약간 왼쪽에 걸쳐져 있다. 그냥 줄을 따라서 오르기로 결정하였다. 어느곳이나 똑같이 어려울 것 같은 가파른 슬랩이라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슬랩에서는 역시 확실한 체중싣기, 잡을 곳은 어차피 없으므로 오직 발디딜곳을 신중하게 선택해서 등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작은 능선 같은 곳을 올라서니 봄내님이 왜 이쪽에서 올라오냐고 한다. 이쪽이 더 힘들 것 같다고 하는데 , 어차피 올라온 것을 어쩌리 다시내려 갈 수도 없고, 그냥 계속 진행 했다. 완료를 하니 한진씨가 기다리고 있다가 이번에는 상훈형과 미란님이 확보하고 있는 인수B길로 이동을 하라고 한다. 자일도 한동 가지고 가야한다고 한다. 사람이 이동할때는 로프도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아마도 이쪽이 등반이 많이 지체되는듯해서 인수B길로 한명을 보내려고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인수B길로 이동하는 길은 우측으로 비스듬히 아미동길 슬랩을 오르다가 트래버스로 옆으로 이동하여 크랙이 있는 곳까지 간 후 우측의 바위날개 위로 올라타서 가면 된다. 먼저 이동해야 하는 길을 살펴보니 쉽지가 않을 것 같다. 조심조심 트래버스로 가면서 바위를 관찰하니 작은 발 홀드들이 있는데 약간 아랫쪽에 위치하고 있다. 옆으로 조심해 가면서 살살 아래로 홀드를 찿아서 내려가니 크랙에 도달된다. 바로 뒤에서 한진씨가 따라오면서 자세하게 조언을 해주고 상훈형이 위에서 가르쳐 주니 마음이 든든하다. 크랙을 오르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내가 힘들게 오르는 것을 보고는 한진씨가 두발을 모두 왼쪽 바위에 붙히고 오른쪽 바위에는 몸을 밀어서 짝힘을 만들면서 올라가면 된다고 가르쳐 주어 그대로 하니 어렵지 않게 크랙을 올라갈 수 있다. 역시 경험있는 선생님들의 조언은 정말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인생 연장자로서 여자 꼬시는(모시는) 법이라도 한진씨에게 가르쳐주어 보답을 해 주어야 하는데 아는 것도 없고 경험도 없어 안타깝다. 단지 등반을 하듯이 ,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서서히 , 포기하지 말고 다가가라는 정도만……..
인수B 길의 세번째(?) 피치는 좁은 수직크랙이다. 오른쪽으로 돌아 가면 약간 우회비슷하지만 좀더 편한 넓은 크랙으로 등반할 수 있고 , 반면에 정면으로 직상하면 좁은 수직크랙인데 재밍하기에 발이 아프다고 한다. 나중에 들으니 관장님이 편한길을 알려 주었는데도 젊은 혈기에 왕성한 대원씨가 직상크랙으로 줄을 깔았다고 한다. 아마 내가 선등을 하였다고 해도 우회보다는 직상에 도전하지 않았을 까 싶다. 적어도 이 길을 등반해 보기 이전에는 말이다. 이 크랙은 발을 집어 넣으면 발의 앞쪽 약 1/3 정도만 들어간다. 깊게 들어가는 곳도 있지만 하여간 발을 끼우면 통증이 엄청난 크랙이다. 앞에서 등반하는 상훈형이 이상하게 크랙속에는 발을 한쪽만 넣고 다른 발은 슬랩에 놓고 신중하게 때로는 상당히 망설이는 듯이 등반을 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한발씩 좌우 교대로 차례차례로 발재밍을 하면서 등반을 하면 어렵지 않게 오를 것 같은데 저렇게 오르지 못하고 재밍도 하지 않고 힘들게 등반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막상 내가 크랙을 올라보니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손잡을 곳은 없고 발재밍을 하면 너무 좁은 공간이라 통증이 정말로 심하였다. 옛날 죄수들에게 나무신을 신켜서 고문을 하였다고 하는데 이런 통증이 아니었을까. 발재밍을 해야만 하는 곳에서 재밍을 못하니 등반시간만 지체가 된다. 좁은 크랙에 두손을 넣고 양쪽으로 짝힘을 주면서 당기면서 발재밍을 해서 오르는데 통증 때문에 무척 힘들다. 추락을 먹더라도 일단 발은 빼내고 싶을정도로 발이 심하게 아픈 직상크랙, 계속 주저할 수만도 없어서 이를 악물고 통증을 참으며 전진하여 올라가니 크랙 틈에 죽어가는 나무덩컬이 하나 있어 이곳에 발을 디디고 잠깐 휴식을 취하였다. 그다음은 평이한 코스를 지나 이번 피치를 완료 하였다.
마지막 피치의 시작은 가파른 슬랩으로 시작된다. 상훈형이 과감하게 발에 체중을 싣는 것을 보고 나도 과감하게 체중을 실으며 오르니 미끄러 지지 않는다. 가파른 슬랩을 오른 후 좌측으로 비스듬히 올라가니 아미동길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지점이 나타나고 위에서 확보 보는 상훈형의 모습이 보인다. 슬랩에 있는 아주 작은 발 홀드들을 이용하면서 등반하니 미끄러지지 않고 등반이 가능하다. 완료하여 확보하려는데 윗쪽의 안전지대 넓은 테라스로 이동해서 줄을 풀라고 한다. 올라가니 관장님과 지미란님 대원씨, 그리고 다른 산악팀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다시 만나게 되어서 너무나 반가웠다. 이제 힘든 등반은 끝난 것이다. 1조가 모두 등반한 후에도 류재신고문님이 이끄는 2조는 아래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었는지 그제서야 올라오기 시작한다.
일단 1조팀들은 준비해온 음식들을 꺼내어 맛있게 먹었다. 나는 불고기고추장볶음과 김치, 그리고 뚜레주르 만주를 따로 준비해 왔는데 다들 맛있게 드셔 주시어 무척 기분이 좋았다. 1조가 식사를 모두 마친 한참 후에 2조의 마지막 등반자인 승만씨가 완료하였다. 2조가 등반한 마지막 피치는 정말로 발 디딜 곳이 없는 슬랩으로 시작을 해서 경험 있는 승만씨마저도 한참 동안 첫발을 떼지도 못했었다고 한다. 2조 분들도 식사를 하고 졸음이 오는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즐기면서 앞에 온 팀들이 하강하기를 기다렸다. 봄내님은 양산처럼 화사한 색깔을 가진 우산을 펴고 햇살을 피하니 준비가 철저한 사람은 절벽 위에서도 호사를 한껏 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우산 그늘 끝자락에서 시원한 경치를 즐겼다.
하강은 외줄을 주로 이용하여 하였다. 줄을 여러개 깔고 아래에서 연결하기 위해 나는 로프 한동을 사려서 등에 메고 하강을 하였다. 외줄 하강은 저항이 적어서 빨리 내려갈 수 있어서 편리한 점도 있다. 준비해온 장갑을 끼고 하강을 하니 뜨거운 열이 적게 느껴진다. 3번 정도의 하강 끝에 바닥에 도달하였다. 중간에 로프가 약간 짧은 곳이 있었는데 상훈형이 뒷사람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남아 있었다. 지미란님은 맨손 외줄 하강이 걱정이 되어 다른분(대원씨 or 상훈형?)과 확보줄로 연결하고 도움을 받으면서 다정스럽게 연인들 처럼 하강을 하였다. 뒷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다.
관장님이 하강하면서 엉킨 로프를 정리하느라 고생을 많이 하였다. 로프5동이 동시에 걸려 있었으니 줄이 엉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된다. 한진씨가 마지막에 내려오면서 줄을 풀어 주어 일부는 줄을 당기고, 일부는 줄을 사렸다.
비교적 일찍 등반이 완료되어 각자의 장비들을 정리하고 내려가는 길에 있는 자연암장에서 볼더링을 하였다. 수직에 가까운 바위를 아주 작은 홀드를 이용해서 올라가야 하는 곳인데 다리가 짧은 사람은 바닥에 작은 돌을 발 디딤으로 이용해서 올라가야만 하는 곳이다. 대원씨는 돌을 밟지 않고 등반에 성공하였다. 역시 젊음과 경험이 있어서 쉽게 하는 것일까. 상훈형과 지미란님도 도전하였지만 돌을 밟고도 첫발을 떼기가 너무나 어렵다. 관장님도 도전하고 분위기는 살아나고 우리는 열심히 시도를 하였다. 절대로 쉽지는 않은 코스 이다. 관장님이 여러 번에 걸쳐서 시도한 끝에 완등 할 때 까지 , 나는 결국 발 한발 땅에서 떼어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던 처절함만 느꼈다. 류재신고문님과 한진씨 대원씨 그리고 의지의 한국인인 관장님의 등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되었던 볼더링 연습이었다. 특히 손가락 손톱이 꺽히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칠전팔기의 도전정신으로 포기하지 않고, 길지 않은 다리에도 불구하고 디딤돌을 이용하지 않고 결국은 등반을 해내신 관장님의 불굴의 정신이 감명깊었던 볼더링연습이었다.
도선사 주차장에 내려오니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관장님차의 짐칸에 끼어타고 족발집으로 향했다. 다른집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 같았지만 주머니 사정 및 팀원들의 선호도로 족발집으로 결정되었다. 옆 테이블 중년팀들이 너무 시끄러워 정신이 없었지만 그들이 가고 나니 조금 정리가 되고 편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류재신 고문님에게서 선등하는 마음 자세로 신중하게 후등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은데 정말로 공감이 가는 좋은 교훈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사소한 실수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씀을 들으니 등반에 임하는 자세와 서로간의 백업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승만씨와 돌아오다가 목동역에서 내려서 이경운씨와 만나 조개찜을 먹으면서 술 한잔(소주 3-4병) 하고 자정이전에 귀가 하였다. 고정멤버 황서방은 장인어른 제사라 나오지 못하였다.
이번 등반에서 배운점
1. 크랙도 무척 어려운 곳이 있고 발재밍을 하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아픈 크랙이 있다.
2. 아무리 발이 아파도 재밍을 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일단 재밍을 하면 빨리 위로 등반하는 것이 오히려 시간과 통증을 줄여준다.
3. 사린 줄을 넘겨 줄때는 반드시 뒤집어서 넘겨주어야 한다.
4. 넓은 크랙을 등반할때는 크랙속으로 깊게 들어갈려고만 하지말고 측면에 있는 바위에 몸을 밀면서 발과 몸의 짝힘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좁은 직상크랙에서 손홀드가 없을 때는 양손을 집어넣고 벌리는 짝힘을 이용하면 좋은 지지가 된다.
6. 슬랩에서의 추락이 몸을 반대로 돌리지만 않으면 오히려 좀 더 안전할 수 있다.
7. 항상 선등하는 마음으로 등반을 하면 실력이 빨리 향상될 수 있다.
8. 길이 안보이는 곳에도 길은 있을 수 있다. 앞사람이 지나 갔다면 나도 갈 수 있는 길이 반드시 있다.
9. 바위가 무섭다.
10. 실수는 베테랑이든 신참이든 가리지 않고 찾아 올 수 있다. 항상 서로에게 백업장치가 되도록 하자. 바위에서는 신참도 베테랑의 거울이 될 수 있다.
11.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고 매달리면 다음에는 성공할 수 있다.
12. 등반은 바위와의 싸움이 아니라 결국에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번 등반에서 개인적으로 잘했다고 생각되는 점
1. 중간에 앵커를 잡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잡지 않았던 것.
2. 중간에 줄 외에는 잡을 곳이 전혀 없다고 느낀 곳에서 줄을 잡지 않고 결국에는 등반 한 것.
3. 팔 힘이 빠져서 tension을 주고 잠시 휴식한 것. 잠깐 휴식하고 나니 힘이 솟아남.
4. 도저히 안될 것 만 같은 볼더링 바위에 붙어서 한발을 뗄 수 있었던 점. 더 이상 안되어도 계속 도전해 보았던 점. 다음에는 좀더 나아질 것이 기대가 됨.
5. 등반후기를 안 쓸려고 생각하였다가 류재신 고문님의 글을 읽고 누군가 써야 한다고 해서 떠 밀리듯이 이렇게 등반후기를 쓴 점. 관장님의 말씀처럼 등반후기를 쓰다가 보면 반성과 더불어 등반 기억을 공유 할 수도 있고 또한 선명하게 기억을 하게 되어 그 누구 보다도 나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훗날 자신을 되돌아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되고요.
이번 등반에서 반성 할 점
1. 등반중에 잠시 바위가 무섭게 느껴지고 등반에 대해 회의를 가졌던 점.
2. 사진기를 가지고 가지 않았던 점.
3. 힘들다고 앵커와 줄에 시선을 잠깐이라도 주었던 점.
4. 등반후기를 짧게 간단하게 쓰기로 다짐했는데 또 주절주절 길어 진 점.
힘든 여건 속에서도 안전등반을 위해 애써주신 선생님과 고문님 상훈형 그리고 다른 모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첫댓글 윤호형, 진솔하고 상세한 등반 후기 잘 읽었습니다. 등반기에도 모범생이셨다던 그 성실함이 여지없이 묻어나네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라'ㅋㅋ 옛날에 나 처음 등반 배울때 김 00선생님이 가르쳐준 등반수칙입니다. 크랙에서는 민첩하고 정확한 동작이 필요하죠. 바위가 무서울때 있어요. 좋은 징조입니다. 그래야 더욱 신중하고 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죠! 점점 진한 巖의 기운이 더해지네요... 머잖아 윤호를 뒤를 따르며 등반할 날이 있겠어요*^^*
주절 주절 길어진 등반기...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마치 등반을 함께 한 것 같네요.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 저도 등반기 쓸 기회가 와야할텐데... ㅎ
여러분들의 격려 대단히 감사합니다. 좀더 자신감과 신중함을 가지고 등반에 임하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