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봉 전경>
계곡 산행의 진미 - 도일봉 <경기 양평>
2007. 7. 28 (토) , 안개, 시계보통
산사모 정기산행 27명
중원리 -중원폭포 -중원계곡 -우측 오르막길 -암릉 -정상 -싸리봉 -중원계곡 -중원폭포 -중원리 주차장 (원점 5시간)
어느 누구나 여름 산행이면 시원한 계곡과 울창한 숲을 벗 삼아 오를 수 있는 곳이면 최적이라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고온 다습한 무더위와 바람한점 없는 산행을 하려면 지루하면서 짜증나고 힘든 산행이 되어 마음의 컨트롤을 제대로 잡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각 계절마다의 산행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여름산행 만큼은 인간의 본능으로 물과 숲이 그리워져 그것을 찾고 그것에 몸을 기대고 맡기는 것이 그렇고, 더욱 자연의 품에 빠지려는 회귀의 욕망이 더 커지는 것이 그렇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번 산행이 그러한 증명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였지만 어느 정도 여름산행의 묘미를 알 수 있게끔 해준 산행이 아니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주차장에 들어서서 - 안내문>
<산행에 앞서 기념촬영 - 여유로운 모습이 한여름의 퇴약볕을 잊게한다.>
07:10 희뿌연 안개 속을 헤치며
(시청주차장 - 송탄문예회관 - 45호국도 - 중원리 상현마을)
여름 햇살의 기운이 퍼지기도 전인 새벽이라 그런지 희뿌연 안개로 그 닥 맑진 않다. 시청 - 송탄문예회관에서 기다리던 일행들을 태우고 45호 우회국도에 접어들자 고즈넉한 주위 풍경이 시야에서 점 점 멀어져 간다.
기분이 허탈해지는 느낌이 들어 조용히 눈을 감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 - 지나간 일상의 생활, 마음속의 개인적인 생각 등등...
어느새 중원리 상현마을 앞 주차장이다. 산행채비를 마친 일행들은 왁짜지껄 하는 건지 희희낙락 하는 건지 하면서 내려가기가 무섭게 좁은 버스통로를 다 막아버린다.
느긋이 앉아있다 차례가 되어 내려서니 오늘은 괜지 산행에 흥미가 없는 느낌이 든다.
일행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빠르게 걸어가지만 홀로 맨 뒤에서 세멘트 포장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그 이유를 잠시 생각해본다.
..................
그런 생각에 젖어있으니 당연히 일행들과 거리가 떨어질 수밖에 그래도 천천히 묵묵히 오른다.
<중원폭포에서>
<중원폭포 아래 소>
10:40 멋진 중원계곡에 공허한 마음 다 흘려보내고 도일봉으로.
(중원폭포 - 15m폭포 - 중원산 갈림길 - 싸리재,도일봉 갈림길)
수일 전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한 중원계곡을 따라 아치형 나무다리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중원폭포가 눈에 뛴다.
높이가 2m정도의 소 폭포지만 맑고 깨끗한 수량으로 내려 꽂히는 모습이 우렁차다.
나무계단을 올라 폭포를 바라보니 그 아래 소에서 몇몇 사람들이 물놀이에 정신없지만 폭포위의 한 젊은이는 탁족을 하면서 독서에 여념이 없다.
무슨 생각을 하며 책을 보는 것일까?
여유로움을 아는 젊은이일까?
이제부터 중원계곡을 따라 본격적으로 오르는 호젓한 산길이라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한다.
완만하고 부드러운 산길이어서 홀로 사색을 하며 여유롭게 오른다. 때로는 계곡과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면서 특히 청정계곡에 오신 것 축하드리며, 수려한 숲과 크고 작은 우리폭포들이 너무나 힘이 넘치고 잘 생기었으니 이쁘게 봐주셨으면 감사하다는 둥의 얘기를 들으며 걷다보니 우측의 15미터 폭포가 숨은 비경을 보여주면서 힘차게 내리친다. 마치 설악의 비룡폭포에 버금가는 비경이다. 자연 경관에 경의를 표하고 다시 발길을 돌린다.
<중원산 도일봉 갈림 안내 표시문>
<소 폭포지만 우렁차게 내려 쏟는 모습이 큰 폭포와도 같다>
<오르면서>
<정자여사님과 그 유명한 햇님이님>
<다시한번 감탄>
<계류를 건너 도일봉으로>
중원을 품안에 안다보니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이어진 등로를 빠르게 걷는다. 약간 경사진 등로를 지나니 첫 번째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일행들이 모여 있다. 왼쪽으로는 중원산 , 직진은 도일봉 여기서 일행들의 갈등이 시작된다. 중원산을 거쳐 도일봉으로 갈 수 있는 회원은 나를 따르라는 조규석계장님의 힘찬 소리에 위를 보니 준족의 고수 5명이 지원하는 것이 아닌가.
역시 산사모에서 산깨나 탄다는 유명한 회원들만 지원자가 된 셈이다. 솔직히 나도 갈등을 하고 있었지만 내키지 않은 산행이어서 포기하고 삼촌과 일행들을 따라 도일봉으로 향한다.
두어서 번 계류를 건너고 건너서 계곡을 따라 빽빽이 들어선 참나무 숲속에 다다르니 시원한 냉기류로 충만한 숲속길이 계속 이어진다.
20분 정도 이어가니 전위봉과 도일봉 사이에 형성된 조그마한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과 길이 갈라지는 지점이 나오는데에 두 번째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왼쪽은 싸리재를 거쳐 도일봉으로, 오른쪽은 지계곡 위 등로로 올라가서 정상을 오르는 길이다.
당초에는 싸리재를 거쳐 도일봉으로 오르는 계획이 잡혀 있었지만 먼저 간 일행들이 오른쪽 급경사 등로로 변경해서 바로 도일봉으로 오르고 있다는 계백총무의 반 강요에 의하여 우리 일행도 오른쪽으로 오르기로 하고 도일봉 정상으로 향한다.
<공교롭게도 회장님,부회장님,산악대장님 모두 모였네>
<부회장님의 캘린더>
<부회장님, 석봉주사님 캘린더>
11:20 청정의 소나무 숲을 벗 삼아 도일봉으로 향한다.
(중원지계곡 - 도일봉 정상앞 지능선 - 도일봉 정상)
지계곡을 지나 오른쪽으로 올라서니 본격적인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바람도 멈춰버려 후덥지근한 가파른 길을 30여분 오르니 시야가 조금 트이는 전망바위에 도달한다. 약간 휴식을 하면서 오른쪽을 보니 그쪽에도 암릉이 있는지 울창한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암릉의 윤곽이 희미하게 보인다.
싱그러운 소나무 숲은 전위봉 북쪽 사면과 현재 서 있는 전망대 암릉주위에도 무성하며 그 숲속엔 진솔된 향기가 서리어 있다.
휴식을 마치고 다시 오른 이후 도일봉 지능선 안부까지 30여분의 오르막은 한푼의 에누리 없이 계속 이어진다. 너무나 길고 긴 시간이 지나 간 것처럼 느껴지는 에스(S)자식 오르막을 포함하여 일행 모두 다 땀을 흠뻑 흘리면서 거침없이 올라간다.
도일봉 정상 직전 지능선 안부에 도착하니 싸리재에서 오신 다른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 일행도 막간을 이용하여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면서 휴식을 취한다.
여기서의 조망은 안개로 인해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나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이 너무 좋아서 조금 지체하면서 한 숨을 돌린다.
동쪽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을 참고로 도일봉 정상까지는 200여미터 거리라 밧줄을 이용하여 암릉을 오른다. 급한 경사진 암릉은 아니지만 오르기가 수월하지가 않아 천천히 오른다. 한 중간쯤 올랐을까. 먼저간 일행들이 한꺼번에 내려오면서 수고하셨다고 격려를 해준다. 도일봉 오르는 암릉은 크게 장엄하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봉을 위주로 해서 감싸고 있는 모습이 다른 봉 암릉에 비해 독특하다구나 할까.
<정상에서>
<정상에서 - 삼촌과 나>
<청명 남회장님>
<계백총무님>
<하산>
드디어 도일봉 정상이다.
평평한 곳으로 동쪽에 위치한 넓적한 바위위에 정상 표시석이 있다. 사방을 둘러보니 경관은 안개에 가려 시야에 들어오질 않으며, 특히 그 유명한 용문산, 백운봉등은 저 멀리 형체만 보일뿐 뚜렷한 윤곽이 드러나질 않아 너무나도 아쉽다.
내려갈 시간이다. 올라온 그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먼저 내려온 선두조 일행들이 옹기종기 모여 편안한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도 약간 넓적한 평지를 찾아 편안한 끼니를 해결한다. 식사를 끝낸 선두조는 서둘러 출발하고 나머지 일행과 같이 편안함을 안겨주는 이곳에서 여유를 부리며 넉넉한 휴식을 취한다.
우리 산악회 선두조의 특징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이번 산행뿐만 아니라 여느 산행때와 마찬가지로 하산시 무조건 서둘러 내려가는데 그 목적을 두는 것이다.
뭐냐 하면, 하산할 시간은 산악회 산행일정 계획대로 따라주는 것이 원칙이며 기본적인 예의다. 그러나 선두조는 우리들의 일상에서처럼 매사를 급하게 서두르면서 무엇이든지 빨리 빨리 행동하는 것이 미덕인양 너무 바쁘게 움직인다.
빨리 내려가서 쉬어야 한다는 둥, 남들보다 뒤쳐지면 민폐를 끼친 다는 둥, 나는 준족이 되어야 한다는 둥 ... 그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오늘도 선두조는 그런 명목하에 편안함을 안겨주는 이곳에서 여유를 갖지 못하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서둘러 내려갔다.
물론 산행시간과 장소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 산행만큼은 여유를 가지고 산에 대한 자연경관을 관찰하고, 산에 대한 묘미를 만끽하며, 더불어 자연과 함께 공존한다는 생각을 가지고서 산행을 했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렇지 못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앞으로라도 넉넉한 여유를 가지면서 산행하는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4명의 준족을 만나다>
<알탕을 끝내고>
13:20 하산하며 다시 한번 멋진 중원계곡에 마음을 터놓자.
(도일봉 앞 안부 삼거리 - 싸리재 - 중원산 갈림길 - 중원계곡 - 중원리)
30여분간 휴식을 끝내고 싸리재 방향 능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약간 경사진 몇 군데를 오르락내리락 비교적 순탄하게 내려가며 주위의 조망을 관망한다.
주위에는 많은 참나무 숲과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여기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아가며 내려가는데 중원산을 거쳐 도일봉으로 오르는 준족중에서 제일먼저 L계장이 오르막길로 빠르게 올라온다. 우리 일행들이 박수로 맞이한다. 정말 대단하다며 칭송이 자자하다. 이때 삼촌께서 기념으로 사진한방 박자하고 하신다. (그때 L계장의 당당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 삼 촌 : L계장 나머지 4명의 준족들은 어디에 오십니까?』
『 L계장 : 어디에 오는지 잘 모르지만 한 30여분 정도 차이가 납니다.』
『 삼 촌 : 식사는 하였습니까? 도일봉으로 갔다가 내려와 안부능선에서 좌측으로 하산하시면 됩니다.』
『 L계장 : 예, 대충 먹고 왔습니다. 빨리 도일봉에 갔다가 내려와서 뵙겠습니다.』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마음에 듬뿍 채우면서 한 20여분 걸었을 때 4명의 준족들의 모습이 보인다. 정말 대단들 하다. 다 같이 박수로 맞아가며 축하의 세레머니를 들려준다. 어서 빨리 도일봉을 향해 오르라고 격려를 해주면서 우리 일행은 발길을 재촉하며 이어진 능선을 계속 내려간다.
얼마 있다 중원산과 중원계곡으로 갈라지는 이정표가 나와 좌측 중원계곡 방향으로 내려간다. 참나무 숲에서 뿜어내는 싱그러운 향기를 마셔가며 빠르게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와서 중원계곡으로 이어지는 지계곡을 지나 아까 우리가 도일봉으로 향했던 지점에 다다르니 이때부터 6km의 중원계곡이 다시 시작된다. 맑고 청아한 물소리를 들어가며 천천히 내려간다.
15m 폭포를 지나고 큰폭포 소폭포를 거쳐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이따금씩 가족 및 연인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이 오르긴 하나 한적하기만 하다.
<끝 폭포>
폭포를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젖는다.
자연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물질적인 혹은 정신적인 필수 불가결의 수많은 것들을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무상으로 제공한다. 마치 인자한 어머니가 어린 자식에게 자신이 아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풀어주듯이 그렇게 준다.
얼마나 고맙고 크나큰 선물이 아니던가.
자연에게 무한한 감사를 갖는다.
조금 후
일행중 계백총무의 두 번째 반 강요가 여기서 빛을 발한다.
“어제 밤새 이슬이를 품고 살었드만 오늘 진육수를 너무 많이 흘려 기운이 없으니 더 이상 못내려 가겠다” 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때 삼촌께서 “ 에 ~레이 계백아, 너는 장군이 아녀, 더욱 장수도 아녀, 장사치리지..."
일행들 푸 ~ 하하하!!!.... 음, 알탕을 하고가자 이말이렸다.
여기서는 마땅한 장소가 없으니 조금 내려가서 하자꾸나 하시면서 계백총무에게 알린다.
조금 후 적당한 장소를 찾아 일행 모두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시원한 알탕 한방으로 날려 보내는 것을 끝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15:30 산행 끝)
◈ 마 치 고
이곳을 찾은 우리에게 자연의 고마움을 더욱 느낀 산행이었고, 매번 느끼지만 자연은 우리가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준다는 진리를 깨달은 산행이었다.
물론 자연경관이 뛰어난 점도 있지만 관계기관에서 그 자연을 보호할려는 노고가 돋보여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산행 코스와 시간, 빼어난 자연경관 등 삼박자가 딱 맞아 여름산행지로 최적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정말 멋있는 경관에 감탄을 할 정도로 보람있는 산행이었다고 자부한다.
특히 삼촌께서도 흡족한 산행이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오늘 산행을 위하여 애쓰신 회장님과 임원, 칼봉훈 기사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또 맛깔난 삼계탕을 정성스럽게 준비하신 부회장님, 여성운영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007. 7. 30
아산신화
첫댓글 워낙 오래된 산행이라 내가 도일봉을 갔는지 어쨌는지 기억도 없지만 사진을 보니 가기는 간 모양입니다. 어떻게하면 오래된 산행기록을 금방 다녀온것 처럼 써 내려갈 수 있는지?.... 군더더기 빠진 깔끔한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