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학고 추현원 군
| 시행착오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경험자들의 얘기를 듣는 것이다. 1년 전 같은 처지에 놓였다가 당당히 합격한 선배들의 조언은 용기를 북돋아주고 타산지석의 본보기가 된다. 지난 3월 각각 대전과학고와 한국외국어대 부속 용인외고에 입학한 추현원, 남상윤군에게서 특목고 마무리 총정리 노하우를 들어본다.
◇추현원 군
대전대덕중 2학년까지도 특목고와 공주사대부고, 한일고 등을 저울질하며 진로를 고민한 추군은 3학년이 되면서 대전과학고 진학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화학분야 연구원인 아버지 추창선씨(48·(주)YNCC연구원) 영향이 컸다.
준비도 특별전형에 대비해 화학올림피아드에 맞춰졌다. 하지만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에 동상을 받는데 그쳤고 올림피아드 성적 은상 이상이어야 지원할 수 있는 특별전형에서 일반전형으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추군은 내신은 반에서 2·3등으로 좀 불리했지만 수학·과학·영어에 자신이 있었기에 다단계 전형에 기대를 걸었고 결국 당락을 좌우하는 기초탐구능력검사와 창의적사고력검사에서 좋은 성적을 내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가장 중요한 과목인 수학은 고교과정 선행학습과 수학올림피아드 대비 문제집으로 마무리했다. 틀린 문제와 심화문제 위주로 반복학습했다. 특히 문제유형별 접근을 통해 많은 문제를 풀어보기보다 하나의 문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푸는 데 주력했다. 최대 한 문제를 5가지 방법으로 풀어도 봤다.
추군은 “기초탐구능력검사에서 겉보기에는 기하문제지만 정작 해답은 방정식으로 푸는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면서 “다각도로 문제를 다뤄본 연습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아는 문제도 건성으로 넘기지는 않았다. 실전에선 풀이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는 문제에서 계산을 빨리 끝내 시간을 버는 것도 중요해서다.
선행학습은 여름방학 이후 3개월쯤 과외로 수학Ⅰ까지 진도를 나갔다.
과학 특히 화학은 올림피아드를 준비해 자신이 있었으므로 다른 과목 특히 물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물리는 다양한 문제유형을 접하는데 공을 들였다. 경시대회 문제집 3권쯤을 풀며 개념을 다잡았다.
지구과학·생물은 고교과정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기에 아예 고등학생용 자습서를 구해 정리했다.
영어는 토플로 준비했고 장문의 지문 독해에서 효과를 봤다.
추군은 “특별전형 탈락자를 포함해 대부분이 한 과목 이상 올림피아드를 준비한다”면서 “2차, 3차 단계별 전형이 진행될수록 한 분야의 특출난 성적보다 여러 과목에 걸쳐 고른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노는 시간을 이용해선 틈틈이 신문을 보며 관심분야의 시사정보를 쌓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봤던 것이 도움됐다.
추군은 “총정리 기간에 특목고 대비 학원에 다니진 않았다”면서 “학원 인쇄물을 잔뜩 받아오는 친구들을 보면 불안하기도 했지만 새로 학원수업을 받기보다 아는 것을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남상윤 군
어릴 때부터 보든 안보든 영어영화를 틀어놓고 살았다는 남군은 자연스럽게 외국 유학을 꿈꿔왔다. 그 준비단계로 외국 진학에 유리한 민사고·대원외고·용인외고를 염두에 두고 공부해 온 남군은 대전 탄방중 진학 이후 성적이 뜻하는 대로 나오지 않자 민사고를, 지방학생이다 보니 기숙사를 고려해 대원외고 진학을 접고 용인외고에 전념했다. 용인외고가 신생학교이기에 자신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2008학년도 용인외고 입학전형에선 영어 포함 학업적성검사 비중이 높았기에 준비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별전형에서 떨어지고 일반전형으로 붙은 남군은 “올해는 창의사고력수학문제가 출제되지 않고 특별·일반전형이 동시에 시행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해 영어시험은 특별전형이 몹시 어렵고 일반전형은 보통수준이었는데 올해는 영어 반영비율이 올라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질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라고 귀띔했다.
순수 ‘국내파’로 외국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은 남군은 영어는 학교측의 안내대로 토플과 토익의 대화문제를 혼합한 플렉스(FLEX) 유형에 맞춰 공부했다. 플렉스는 문제 양이 적은 편이라 하나의 문제집을 여러 차례 반복해 풀었다. 감각유지 차원에서 실전처럼 시험도 한 차례 봤다.
듣기평가는 방송시설이 안 좋을 수 있고 실제로 대원외고를 비롯해 난이도를 음향상태로 조절하는 외국어고가 있는 만큼 음원이 깨끗한 MP3를 고집하지 않고 테이프를 이용하거나 주변이 다소 시끄러운 곳에서도 들어보는 등 음질이 안 좋은 상황을 고려해 귀를 훈련시켰다.
출제되는 어휘때문에 듣기보다 어려운 읽기와 에세이는 어학원에 다니면서 문법과 고급어휘를 정리했다. 취약했던 에세이는 일주일에 2편씩 A4 1-2페이지 분량을 썼다. 토플 IBT 103점의 남군은 “듣기에는 토플이 도움됐으나 에세이는 토플보다 SAT 쪽이 실제 출제유형과 유사했다”면서 “SAT 에세이는 주제를 다소 큰 시각에서 접근하므로 책이나 역사적 사례로 적절한 예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주제를 나타내는 어휘가 어려운 만큼 주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시험을 두세 달 앞두고는 결론 도출과 글의 완성에, 한 달 남짓 남겨놓고는 실전처럼 시간 안배에 신경썼다.
언어영역은 3급을 받은 한국어능력시험으로 대비했고 독해와 문맥 파악에서 도움을 받았다.
구술면접과 관련해선 “질문 유형이 전년도와 큰 차이를 보이고 반영비율도 낮으므로 떨지 않고 자신있게 말하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글 임정환·사진 장길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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