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한류문예』의 시부문 신인상 응모작 중에서 예심을 거쳐 넘어온 작품 중에서 김창현의 <세월의 그림> <한가위 소묘>와 이수월의 <눈물이 난다> <4월에 지는 잎> <은행나무야 미안하다>를 당선작으로 선한다.
먼저 김창현의 <세월의 그림자>는 ‘세월’과 ‘어머니의 쭉쟁이 가슴’을 대칭으로 해서 시의 구도는 잘 풀었으나 표현 어휘에서 ‘같은’이나 ‘처럼’이라는 직유를 많이 구사함으로써 시의 멋과 맛을 동시에 상실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가위 소묘>도 향토성 짙은 농기구를 등장시켜 ‘한가위’를 묘사하고 있으나 역시 ‘처럼’이라는 직유가 너무 많이 사용됨으로써 주제의 상승 효과를 저해하고 있는 것이 흠이다.
한편 이수월의 <눈물이 난다>는 시간과 ‘어머니’의 대위는 잘 짜여진 구도이다. 그러나 일상성을 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또 하나는 ‘모정이어라., ’비극이어라‘는 등 ’이어라‘를 자주 사용함으로써 호소력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감상적인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4월에 지는 잎>도 ‘4월’의 이미지와 우리 언니들도 파란 잎으로 지고 말았다‘는 대칭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나 여기에서도 ’뜯어지는 것 같아라‘라는 표현은 어색하다.
또 다른 작품 <은행나무야 미안하다>는 ‘은행나무’를 ‘너’라는 의인법으로 처리한 것은 사물을 응시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형상이라 좋지만 전체에서 감지되는 것은 자칫 독백으로 흐를 염려가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시리더라 아리더라‘, ’내 아픔이었더라‘가 연속적으로 표현됨으로써 현대시가 요구하는 표현의 묘는 감소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든지 첨언하는 말이지만, 이처럼 초기 응모작들의 수준은 완벽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측정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면 그렇게 문제 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요즘 문학지에 응모하는 신인들의 작품을 읽어 보면 생동감이 넘쳐서 무엇인가 새로운 주제의 창출을 위해서 땀흘린 흔적들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아직도 설영근 언어로 독백에 머무는 습작들이 많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김창현, 이수월 두 분은 현대시의 위의(威儀)는 보편적인 사물이라도 인간이 추구하려는 존재와 밀접한 이미지 투영에 좀더 지적 사유(思惟)를 투자해야 할 것이다. 두 분이많은 습작기를 거친 징후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나 이제 신인으로서 청순하면서도 차원높은 시의 의미성을 남다른 메시지로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배가해야 한다.
대체로 현대시의 표현 구조는 스토리 텔링의 어법을 구사하는 속성이 있어서 시도 이제는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하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작품 전체에서 이미지나 상징을 추출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하기 바란다.
김창현, 이수월 두 분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정진을 당부한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회장님 좋은하루 되십시오 _()_
배움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