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26-1 20040628 244P-1.zip
惠庵 門人 淸峯 淸韻 선사 의역 강설
지도스님은 광주 남해사람이다.
법문을 청해 이르기를 "학인이 출가해서 부터 열반경을 봄이 10년이 넘었사오나 대의를 밝히지 못했사오니 원컨대 화상께서 가르침을 주옵소서”
조사께서 이르시기를 "네가 어느 곳을 밝히지 못했는가?"
"모든 현상(行)이 무상하여 바로 나고 죽는 법이니 생하고 멸하여 멸함이 다하면 적멸이 낙이 된다 하시니 이것이 미혹하여 의심되나이다”
강설:
열반경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아득한 전생에 수행승으로 설산에 계시면서 대승경전을 구해 보시고자 하실 때 하느님인 석제환인이며 제석천왕이 무서운 나찰의 몸으로 변신해서 수행하고 있는곳에 나투어서 과거 부처님이 설하신 四구 게송 가운데 "諸行無常 是生滅法이니"라는 두 구절 만을 들려주었다.
즉 "모든 현상이 덧없는 것이니 이 모든 것들은 생했다가는 멸하는 법(실상의 진리)이니"라는 대목 만 듣게 되신 수도승인 석가세존께서는 환희심이 용솟음쳐 자리에서 일어나 사방을 둘러 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자 소리난 쪽을 향해서 "누구의 말씀이요?"하고 소리쳤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고 사람을 잡아 먹는 나찰귀가 있기에 그 나찰귀 앞으로 나아가
"거룩하신 대사시여!
그대는 과거세 부처님(깨달으신 분)의 이 게송을 어디서 들었소?" 하니
나찰이 "나는 오랫동안 먹지를 못해 말할 기력이 없노라"라고 만 할 뿐 물음에 답해 주지 않았다.
그러자 수도승은 "그대가 먹는 것이 무엇인가?" 하니
"나는 산 사람의 더운 고기를 먹어야 한다" 하자
구도 열이 지극한 수도승이었던 세존께서는 "그대가 나머지 구의 게송을 일러주면 내 몸을 공양하겠노라"하니
"여덟자 2구를 위해 목숨을 내어 놓겠다는 그대의 말을 믿을 이가 누가 있겠는가?"말하자
"옹기 그릇을 버리고 칠보를 구한다면 누구나 옹기 그릇을 버리 듯 이 몸뚱이를 버리고 금강신을 얻고자 하니 시방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내 말을 증명하실 것이오"하자
"잘 듣고 잘 들으시오,
그대를 위해 일러주겠소"하고 나서
"生滅滅已하면 寂滅爲樂이니라"
즉 "생멸이 멸하여 다하면 (멸했다는 것까지 다하여) 멸해 고요한 그것이 낙이라" 하였다.
이 게송을 마저 들은 수도승 세존께서 기쁜 마음으로 벼랑 끝에서 몸을 던지자, 다시 제석천으로 몸을 바꾼 나찰이 받아 안아 구해 주고는 "거룩하다"한, 이 게송을 들어 그 대의를 물은 것이다.
조사께서 이르시기를 "네가 어떻게 의심하는가?"
이르기를 "일체 중생이 모두 두 몸이 있으니 육신과 법신이라,
육신은 덧없는 것이어서 남이 있고 죽음(滅)이 있으나 법신은 항상하여 남도없고 깨달음도 없거늘 경에 이르시기를 '나고 죽음 멸하여 마치면 적멸이 낙이된다'고 하셨으니 깨닫지 못하겠나이다.
어떤 몸이 적멸하며 어떤 몸이 낙을 받는 것이옵니까?
만일 육신이라고 하면 육신이 죽(滅)을 때에 네가지 큰 요소가 흩어지는 것이 전연 이것은 괴로움이니 괴로움을 낙이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며, 만일 법신이라면(적멸하면) 곧 초목이나 기왓장이나 돌과 같으니 누가 마땅히 낙을 받을수 있는 것이옵니까?
또 법성은 바로 나고 죽는 바탕(體)이고 다섯 가지 쌓임(오온)은 바로 나고 죽는 用이니 한 체에서 다섯 작용이 나고 죽는 이것이 항상하여 나는 것은 체로부터 용을 일으키는 것이요,
죽음은 용을 껴잡아 체로 돌아 가는 것인가 하나이다.
만약 다시 난다면 곧 유정의 무리라 끊어지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을 것이며, 만약 다시 나지 않는다면 곧 영원히 적멸로 돌아가서 무정물과 같을 것이니 이와 같은 즉 일체 모든 법이 열반에 묶이어 오히려 남을 얻지 못할 것이니 무슨 낙이 있겠나이까?"
강설:
지상스님의 소견으로는 "모든 중생은 육신과 법신의 두 몸이 있어서 육신은 항상하지 않아 생사가 있으나 법신은 항상하여 비어서 있음(相)이 없으니 경에 "나고 죽음이 다하여 마치면 적멸이 낙이 된다"고 하셨으니 어느 몸이 적멸하며(육신은 계속 생멸하고 법신은 항상하니까) 또 낙을 받는 몸은 어떤 몸인가?
육신이라면 죽을 때(四大가 멸함) 괴로우니 이것을 낙이라 할수 없고 법신이라면 적멸하여 무기물(초목, 돌 등)과 같을 것이니 낙을 받을 것이 없지 않는가?
또 법성은 생멸의 바탕(체)이요 5온(색, 수, 상, 행, 식)은 생멸하는 作用이니 한 바탕(법신체)에서 5온이 나고 죽음이 항상해서 남이라는 것은 체로 부터의 作用을 일으키는 것이고, 죽음이란 것은 用(나툼)을 거두어 체로 돌아 가는 것이니 다시 나게 되면 유정이 되니 생사윤회를 거듭하므로 끊어지지도 없어짐(寂滅)도 아닐 것이며, 다시 남이 멈춘다면 영원히 멸해서 고요할 뿐인 것이라 무정물 같이 되어 즐거움을 알지 못할테니 열반(定)에 묶여서 나지도 않을 것이니 무슨 낙이 있겠는가?
하는 그럴사한 생각을 하고 보니 의문이 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여쭈어 본 것이다.
"네가 부처님의 제자로서 어찌 외도의 끊어짐과 항상한다는 삿된 소견을 익혀서 최상승법을 가리려 하는가?
네가 말한 바에 의하면 곧 육신 밖에 따로 법신이 있으며 생멸을 떠나서 적멸을 구하며 또 열반의 항상 즐거움도 몸이 있어서 수용한다 추측하니, 이것은 생사를 집착하고 아끼는 세간의 낙을 탐착하는 것이니라.
너는 이제 마땅히 알라,
부처님이 모든 미혹한 사람들이 다섯 가지(5온)가 같이 합함을 인정하여 자기 몸의 모습으로 삼고, 모든 것을 분별하여 밖으로 헛된 모습을 위하고,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는 싫어하여 생각 생각 바꿔져 흐르니, 꿈이요 환이며 허망한 거짓임을 알지 못하고 비뚤어져 윤회를 받으며 항상하는 열반의 낙을 거꾸로 괴로운 모습으로써 삼아 온종일 달리어 구함에, 부처님께서 이것이 가여우심으로 이에 보이셨으니 열반의 참낙은 찰나에도 나는 상이 있음이 없으며 찰나에도 멸하는 상이 있음이 없으니 다시 생하고 멸할 것을 가히 없게할 것도 없는 이것이 곧 적멸이 드러난(現前) 것이니, 마땅히 현전할 때 또한 현전한다는 헤아림도 없는 이것이 상락이라 하셨느니라.
이 낙은 받는 것도 있음이 없으며 또한 받지 않는다는 것도 없으니 어찌 한몸과 다섯가지 用이라는 이름이 있으며, 어찌 하물며 말하기를 다시 열반이 모든것을 얽매어서 영원히 나지 않게 한다 하겠느냐?
이는 이에 부처를 비방하는 것이요 헐뜯는 것이니라.
게송으로 들으라" 하시고 이르시되
지도가 게송을 듣고 크게 깨쳐서 뛰어 오를 듯이(기뻐하며) 절하고 물러갔다.
강설:
62見이란
5(온) X 4(항상, 무상, 항상하기도 무상하기도, 항상한 것도 무상한 것도 아닌) = 20소견, +
5(온) X 4(끝이 있다, 없다, 있기도 없기도 하다, 끝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 20소견, +
5(온) X 4(내세가 있다, 없다,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있기도 없기도 한) = 20소견, +
2(몸, 정신) = 2소견으로
62斷,常의 삿된 외도의 소견을 이르는 것이다.
소승인(양수레-혼자 오름) 성문은 무명(중생 근본 번뇌:생사의 근원)이 생하고 멸하는것을 보며 四성제(고집멸도)로 닦고,
연각은 무명이 멸하는 것만 보고 무명이 일어나는 것은 보지 않으며 12연기법으로 닦아 적멸을 홀로 증득(독각)하는 것이다.
지도스님이 이 상견(常見)과 단견(斷見)에 치우친 소견으로 적멸이 낙이라는 뜻을 모르는 것이다.
이 양변의 소견을 여의어야만 참으로 항상하는 낙을 증득하게 되는 것이다.
정각을 이루면(즉 부처님) 생하고 멸하는 것을 보되 생멸로 보지 않고, 생멸이 없는 대승의 果를 보는 것이니 대승불(일승불)의 일체평등(眞空)한 열반적멸이니 따라서 모든 것은 항상한 것(상견) 空無(단견)한 것의 양 변견인 치우친 소견을 모두 여윈(가운데 없는) 중도에 머물며, 일체를 여의되 여의지 않고 생멸 가운데 생멸하지 않으며, 색신은 나고 죽으나 참 생명인 자성은 절대 영원한 존재로 현상계에 상즉하되 생멸을 받지 않은 적멸의 낙인 것이다.
열반 가운데는 구함도, 취하고 버릴 것도, 얻을 것도, 증명할것 까지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한 물건도 없어 갓없이 둥글고 묘하고 깨끗한 것이 본래 마음(자성)으로 일체를 밝게 바르게 살핌으로 밝다 하며, 시작도 끝도 없어 항상하며, 산란하지 않아 고요한 것이며, 신령하여 미혹하지 않아 밝게 비춰 보는 것이다.
삿된 견해 가운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定에만 국집하는 것이 제일 큰 삿된 소견(邪見)인 것이니, 아무 공덕(사유)도 짓지 않고 공에 빠져서 열반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이것은 무기공에 떨어져 급기야는 무기력해져 다시 구제할 수 없는 두터운 무명으로 쌓여 떨어지게(轉落) 되기 때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