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스카풀라나 기적의 메달을 하고 다니는 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것은 무슨 뜻이며 어떤 효과가 있나요?
중세로 들어오면서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다양하게, 때로는 과장되게 증가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행위도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했습니다.
또한 1800년대에 일어난 성모 발현은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더욱 극대화시켰습니다.
특히 1830년 7월 18일, 프랑스 파리의 뤼 뒤 박에서 발현하신 성모 마리아는
‘당신께서 보여주시는 대로 메달을 만들어 지니고 다니는 사람은 큰 은총을 받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이 메달은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메달’로 불리게 되면서 빠르게 보급되었는데,
이를 통해 수많은 기적이 일어나 ‘기적의 메달’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 메달은 마리아의 발현을 상기시키는 상징물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호하고 계신다는 징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20년경부터 레지오 마리애를 비롯한 성모 마리아의 모범을 따르려는 신심단체들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1947년에 창설된 푸른군대 단원들은 특히 티 없으신 마리아의 성심께 자신을 봉헌하는 표시로
가르멜 산 스카풀라와 배지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1917년에 창설된 성모의 기사회 단원들은 기적의 메달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카풀라나 배지, 메달은 성모 마리아께 자신을 봉헌하고 그 가르침대로 살겠다는 표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심단체의 단원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이러한 메달이나 스카풀라 등을 지니고 다닐 수 있습니다.
5. 왜 하느님께 직접 청하지 않고 성모님을 통해 기도하나요? 하느님께도 중재자가 필요한 것인가요?
그렇다면 예수님의 중재와 성모님의 중재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우리는 어떤 일이 있을 때 신부님께 찾아가서 기도를 부탁합니다.
이것은 성직자의 기도가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성모님께 우리를 위해 빌어달라는 기도 역시
성모님의 기도가 어느 누구의 기도보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믿음이 강한 사람이 믿음이 약한 사람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로마 15,1-6).
이러한 믿음이 ‘성인들의 통공’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듯이,
하늘에 계신 성인들께도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초창기 신자들은 성모님께 기도하기 시작했고,
종교개혁자들인 루터나 츠빙글리도 성모송과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그 이후 개신교는 성모님 존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를 중지하였습니다.
우리가 성모님께 기도하는 것은 성모님께서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 계시고,
성모님의 청을 예수께서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이러한 성모님의 역할을 확신하고 성모 마리아를 ‘하느님과 인간의 중재자’로 부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중재자라는 본래의 명칭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해당됩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과 인간의 유일한 중재자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중재는 그리스도의 중재직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종속적인 중재입니다.
사실 우리도 세례를 받고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중재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중재와 성모 마리아의 중재를 혼동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전광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