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이 많고 너그러운 산, 덕유산(德裕山)
1.산행일: 2009. 3. 12(목)
2.출발시간: 춘천출발 06:00 - 춘천도착시간 21:30
3.산행인원: 모두산악회원 36명
4.가는 길 : 중앙고속국도(55번)-영동->중부->경부->통영대전간->무주IC->30 번국도->무주구
천동관광특구-삼공주차장(소요시간 4:00)
5.산행코스: 인월담->구천폭포->백련사->향적봉->대피소->백련사->삼공주차장 (원점회귀산행)
(산행거리: 약 17km, 소요시간 : 6:30)
이번 주 산행은 덕유산이다. 일기예보는 또 목요일 날 비 소식을 전한다. 왜 목요일이면 비 소식인가? 덕유산 향적봉을 가 볼 좋은 기회인데 비가 온다니 안타깝다. 그렇지만 오후 늦게 온다고 하며 정시에 출발한다는 총무님의 메시지를 받고 산행 준비를 하였다.
06:00 출발. 역시 운영진의 선견지명이랄까, 날씨는 좋기만 하다. 회원들을 태운 버스는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신나게 달린다. 휴게소에도 들리고, 회장님의 인사도 하고 앞으로 산행 계획 등 공지사항도 들었다. 또 오늘 신입 회원 8분에 대한 인사 소개도 있었다. 내가 평소 존경하는 후배님들도 세분이 있어 참으로 반가웠다. 전 이만준고문님도 오랜만에 동행하게 되어 오늘 산행이 더 뜻 깊은 산행이 될 것 같다. 새벽부터 움직이느라고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좀 피곤하다. 눈을 감고 자는 척하다 보니 버스는 어느덧 반딧불의 고장 무주IC를 나와 덕유산공원사무소 앞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10:00쯤 늘 하던 대로 산행코스 설명과 기념촬영, 그리고 산행 준비를 마치고 백련사를 향해 남쪽 소형차로를 따라 가서 차단기를 통과한 후 통제소를 지나고 나면 무인파출소를 만난다. 그리고 제1,2 인월교를 지나면 우리나라 경승지 중 가장 아름답다는 구천동계곡 33경 중 15경부터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역시 맑고 깨끗한 물, 자갈돌이 다 들여다보이는 맑은 계곡이다. 들려서 쉬어가고 싶고, 손으로 한 모금 떠서 입에 넣고 싶을 정도로 깨끗한 물. 근자에 이런 계곡을 못 본지라 크게 감격하며 차도를 따라 꾸벅꾸벅 오른다. 주차장에서 백련사까지 약 6km, 2:00시간 소요된다.
덕유산은 지리산과 더불어 남쪽 백두대간을 이루는 중요한 산이다. 아름다운 야생화의 천국이며, 향적봉에서 발원한 옥수가 흘러 아름다운 구천동 33경을 만든다.
1975년 2월1일, 1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으면서 소백산, 속리산 등을 솟아오르게 한 후, 다시 지리산으로 가는 도중 그 중심부에 빚어 놓은 또 하나의 명산이라고 할 수 있다.
전라북도 무주와 장수, 경상남도 거창과 함양군 등 2개도 4개 군에 걸쳐 솟아 있으며, 해발1,614m의 향적봉을 정상으로 하여 백두대간의 한 줄기를 이루고 있다. 13개의 대(臺), 10여개의 못, 20개의 폭포 등 기암절벽과 여울들이 굽이굽이 이어지는 구천동 계곡은 예로부터 선인들이 이름 붙인 33경으로 덕유산의 아름다움을 대표한다.
덕유산의 원래 이름은 광여산(匡廬山)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수많은 사람들은 전화를 피해 이곳으로 피신했는데 신기하게도 왜병들이 지나갈 때면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산속 사람들이 숨어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갔다. 그 안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참화를 면할 수 있어 광여산의 신비로움에 사람들이 덕 있는 산이라 하여 ‘덕(德)’자를 붙이고, 덕유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올리고 많은 효력을 보았다하여‘덕이 많고, 너그러운 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하기도 한다.
‘한국의 산하’의 인기 순위는 4위로 1-2월의 눈 산행과 10월의 단풍산행, 7월의 구천동 계곡산행, 6월의 철쭉산행 순으로 인기가 있는 산이다.
구천계곡은 4계절 내내 아름다운 곳이다. 이제 6월초가 되면 20km의 능선과 등산로에는 철쭉군락이 볼만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구천동계곡이 피서지로 북적거린다.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눈 덮인 주목과 구상나무. 바람에 휘날리는 눈보라가 장관이다. 구천동으로 가는 길은 맑은 계곡과 포근한 산이 어울려 소박한 멋을 자아낸다.
구천동이란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지는데, 옛날 덕유산에 9천 명에 이르는 성불공자(成佛功者)가 살았다 하여‘구천동(九千洞), 구천둔(九千屯)’이란 설이 전해오고 있다. 구천동은 구천승려의 밥을 짓기 위해서 아침저녁으로 쌀을 씻은 하얀 쌀뜨물이 구천계곡을 따라 온통 눈과 같이 하얗게 흘러내렸다하여 눈 설, 내 천을 붙여 설천(雪川)이란 지명도 생겼다.
또 다른 설로는‘박문수전(朴文秀傳)’에 의하면 이 골짜기에‘구씨(具氏)’와‘천씨(千氏)’가 살며 집 안 싸움을 하는 것을 어사 박문수가 해결해 준 뒤부터 '구천동(具千洞)'이라 불리다가 지금의 구천동(九千洞)으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다.
구천동은 나제통문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제통문은 신라와 백제가 서로 통하는 문이라는 뜻. 인위적으로 뚫어 만든 나제통문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 한 뒤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르는 경계였다. 일제 때(1910) 신작로를 내면서 만들어진 통문이지만 먼 과거의 우리 역사를 담아 이름을 붙였으니 그 마음이 갸륵하다.
구천동의 아름다운 33경을 뽑아‘구천동계곡 33경’으로 부르는데 그 중에 나제통문이 제1경이다. 우리는 14경까지는 버스를 타고 지나왔다. 오늘 산행에서는 여울진 기암을 타고 쏟아지는 폭포수가 달빛에 비치면 장관을 이룬다는 제15경인 월하탄 부터 만나볼 수 있다.
월하탄에서 300m를 더 오르면 인월담을 만날 수 있는데 구천동 계곡 중에서 유일하게 탁 트인 하늘과 덕유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한 구조와 경관은 딴 곳에 비해서 단연 뛰어나다. 신라 때 인월화상이 인월보사를 창건하고 수도한 곳으로 폭포와 반석들이 절묘한 승경을 이루고 있으며 숲 속엔 인월정이란 정자가 숨은 듯 앉아 있다고 하는데 못 보고 왔다.
사자담은 사자가 내려와 목욕을 즐기던 곳에 마치 사자의 형상을 하고 있는 기암이 있다.
청류동은 계곡바닥이 온통 암반으로 갈려 그 위를 미끄러지듯 흐르는 맑은 물이 주변의 수림에 어우러져 선경을 이룬다.
비파담은 여러 물줄기를 타고 쏟아지는 연속 폭포 밑에 비파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맑은 물이 바위를 굴러 내려와 폭포를 이루어 주위는 항상 물안개로 뒤덮여 있다. 아득한 옛날 선녀들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목욕을 하고 넓은 바위에 앉아 비파를 뜯으며 놀아 비파담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월음령 계곡과 백련사 계곡에서 흘러온 물이 합류하고 쏟아내는 폭포수가 담을 이룬 구월담은 형형색색 무늬의 암반이 맑은 물에 잠겨 조화를 이루고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면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계곡 주변에 화강 편마암이 주류를 이룬다. 담, 소에는 변성암류인 편마암이 많아 기암이나 절벽들은 보기 힘들다.
맑은 물에는 상류 계곡에서만 사는 금강모치와 갈겨니, 꺽지, 돌고기, 동사리, 버들치 같은 어류들이 서식하고 있다.
덕유산 깃대종은 금강모치(동물)와 구상나무(식물)이다. 깃대종이란 특정지역의 생태적, 문화적,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여 사람들이 보호해야할 필요성을 인정하는 동식물을 말한다.
출발한지 1시간이 지났다. 금포탄을 지나 구천폭포를 만난다. 구천폭포(제28경)는 2단 폭포로 자연이 창조한 예술작품으로 옛날 천상의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즐겨 놀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얼어붙은 구천폭포 감상에 어느덧 발길은 백련사 스님들이 몸과 마음을 씻던 백련담을 스치고, 시향기가 있는 쉼터를 지나게 된다. 시를 읽거나 사색을 하며 걸으면 2배의 운동효과를 낸다고 한다. 황토로 이어진 길을 걸으면서 길 양 편으로는 추운 겨울에도 빛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산죽 잎들이 산행객을 반갑게 맞아준다.
구천동은 끝없이 이어지는 담과 소를 지나고 나면 32경인 백련사에서 합장을 한 후 33경 향적봉에서 하늘로 입적해 버리는 기묘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오르다 보니 벌써 백련교를 건너게 되었다.
백련교를 지나면서 이내 산문(山門)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백련사지가 보이고 일주문도 보인다. 부도 밭 지나 사바세계와 연을 끊는다는 이속대(離俗臺)를 지나고 백련사 풍경소리에 마음이 정갈해진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9000의 승려가 있었다던 구천동 절집의 내력을 일러주는 듯 부도 밭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매월당 스님의 부도가 보이는데, 대석(臺石)과 탑신으로 구성된 간단한 석종형부도(石鐘形浮屠)이다.
부도 밭을 지나면 백련사 일주문에 들어선다.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문의 기둥이 하나로 배열 된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한 곳에 마음을 모으라.’는 일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성한 도량으로 들어가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털어내고 마음을 깨끗이 비우라는 의미일 것이다. 일주문을 지나서 오른 쪽으로 높은 계단이이 보이고 계단을 따라 오르면 천왕문(天王門)이다.
천왕문에 있는 사천왕은 힘겨워하는 중생들에게 다시 한 번 정진을 위한 각성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 마음속에 아직 남아있는 번뇌를 떨쳐내도록 무서운 모습을 하고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청정도량인 사찰을 잡스런 것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신성한 불법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백련사는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초암(草庵)을 짓고 수도하던 중, 그 장소에서 흰 연꽃이 솟아 나와서 절을 짓고 백련암이라 했다. 불교 전성기 때는 14개의 사암이 있어 구천인의 승려들이 도를 닦던 곳이어서 구천동이라 했다는 이곳은 현재 백련사만 남아 있다. 조선중기 수많은 고승들이 선풍을 일으켰던 불교 성지로써, 한때는 구천동사라 이름 붙여 사용하기도 했다. 그 뒤의 역사는 자세히 전하지 않으나 여려 차례의 중수를 거쳤고, 6.25 때 불타버린 뒤 1961에 대웅전을 건립하였고, 그 후에 사천왕문과 명부전을 보수하였다. 현재 건축물로는 정면5칸, 측면 3칸 팔작지붕인 대웅전과 선수당, 원통전, 명부전, 종각, 천왕문, 우화루, 일주문, 백련사계단, 정관당부도, 매월당부도 등이 있다.
또 수많은 고승들을 배출한 사찰로 유명하며, 얼마 전에 열반하신 성철 스님도 이 백련사에 머무셨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천동계곡의 상류에 자리하고 있어 구천동계곡을 찾는 사람들은 백련사를 기점으로 계곡을 따라 걷는 경우가 많아서 백련사를 많은 찾는 편이란다.
대웅전에 목례로 예의를 차리고 들러보니 대웅전 왼편에 약수가 있다. 쪽박으로 한 모금 마시니 향적봉에서 내려 솟는 옥수라 그런지 시원하고 달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11:40경 대웅전 오른쪽에 있는 삼성각 앞으로 조그만 다리를 건너가면 산 쪽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는데 이곳에서 향적봉은 2km를 더 가면 된다.
역시 돌계단을 지나고 부드러운 흙바닥을 밟으며 조금 오르면 백련사계단(戒壇)을 볼 수 있다. 석종형부도로 만들어졌는데 신라시대에 제작 된 것이라고 한다. 윗부분에 25개의 여의주 문양이 조각되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선명하게 남아 있어 조상들의 솜씨를 알아 볼 수 있다.
오르는 길은 자연석으로 만든 계단도 있고, 부드러운 흙길도 있고 나무로 만든 계단, 고무타이어로 깔은 계단 등 다양한 길로 되어 있어 어린이들도 잘 올라 갈 수 있게 좋은 시설을 갖추었다.
길 양편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산죽(조릿대)이 쫙 깔려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다양한 나무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치 나무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미역줄기나무, 시닥나무, 백당나무, 국수나무, 거제수나무, 고로쇠나무, 주목, 층층나무, 신갈나무, 대팻집나무, 비목 등 처음 보는 나무도 많고, 보았었는데 이름을 몰랐던 나무들도 많았다.
가끔 나무에 이름표를 붙여놓아 나무를 알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하여 좋았다. 가파른 경사 길과 계단을 힘들게 올라가며 나무 이름을 읽다보니 힘든 것도 잊고 걸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아들과 딸들 손을 잡고 오르던 그 때가 다시 올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1시간을 좀 넘게 오르다보니 고도는 점점 높아져 길가에는 잔설이 보이고 올려다 보이는 산에도 하얀 눈이 가득하다. 겨울 산행을 하는 것 같아 더욱 즐겁다. 조금 더 오르니 길은 빙판이다. 모두 아이젠을 착용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0여분 더 오르니 주목군락지가 나온다. 7,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덕유산에는 약 1,632종의 야생동물이 살고 있으며, 1,500m이상의 고지대가 분포하고 있어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맑은 날이 적어 키 큰 나무가 잘 자랄 수 없어 철쭉, 진달래, 노란 원추리 꽃 군락지인‘아고산대’가 나온다. 또한 주목과 구상나무를 합해 8,560그루나 되는 산림유전 보호지역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주목’과 고사목이 여기 저기 보인다. 또 1,47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의 야생식물로는 광릉요강꽃, 솔나리, 산작약, 가시오갈피 등이 있다고 한다. 멸종위기의 동식물을 잘 보호해 주어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국토를 물려줘야하는 책임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백련사를 출발한지 2:00시간 걸려 나무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향적봉 정상이다. 돌탑이 우리를 반긴다. 큰 나무는 하나도 없고 사방이 확 티어 막힘이 없다. 문양이 심상치 않은 자연석 바위에 ‘덕유산 향적봉. 1,614m’ 뒷면에는‘나리뫼 세움’이라고 표기.
향적봉 정상에는 탐방객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비 온다는 일기예보 탓인가. 비는 지금까지 잘 참아 준다. 아직까지 비는 내릴 생각을 안 하고 시원한 봄바람만 솔솔 불 정도다.
날씨가 잘 참아 준 덕분에 향적봉 조망이 아름답다. 북쪽으로 가까이에 설천봉과 관광 곤드라, 스키장이 보인다.
남쪽에는 높은 산을 조망할 수 있게 시설물을 설치해 놓았다. 나는 사진과 산을 짝 지우며 중봉과 백암봉을 보고, 멀리 남덕유산을 보았다. 백암봉에서 지봉, 신풍령,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야산, 비계산, 보해산, 황매산, 그리고 지리산, 무등산, 대둔산, 계룡산 등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사진과 산을 한 참을 맞춰보다가 시간 관계로 포기한다. 중봉 능선은 육산(肉山)인 덕유산의 넉넉한 모습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만하다. 그 곳에 구상나무와 주목군락지라는데 산불예방으로 통제구간이라 가 볼 수가 없었다.
다음에 다시 오면 그 쪽 코스로 가기로 하고 대피소 쪽으로 하산한다. 제33경 향적봉은 덕유산의 주봉으로 고산식물인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철따라 피어나는 철쭉꽃, 원추리 꽃, 겨울철의 눈꽃이 특히 아름답다. 또한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덕유산 일출과 운해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지만 어쩌랴.
철 따라 피어나는 야생화로는 봄에는 철쭉, 진달래, 처녀치마, 금강애기나리, 벌깨덩굴이 있고, 여름에는 원추리, 동자꽃, 말나리, 까치수영, 산오이풀, 짚신나물, 그리고 가을에는 구절초, 산부추, 쑥부쟁이, 돌쩌귀, 용담 등이 아름답게 수를 놓아 산행이 운치를 더 해 준다니 상상만 해 본다.
대피소로 내려오면서 철쭉 군락지를 지난다. 이 나무에 꽃이 피면 어떨까. 이 처럼 아름다운 산, 오래 머물고 싶지만 하산 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점심을 먹고 하산하기로 한다.
대피소 일대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봄철 덕유산은 철쭉 꽃밭에서 해가 떠 철쭉 꽃밭에서 해가 진다’고 한다. 산 전체가 철쭉 밭이라 할 만큼 군락이 넓게 퍼져 있다. 덕유산 향적봉에서 남덕유산 육십령까지 20㎞가 넘는 등산로에 철쭉군락이 이어진다. 가장 화려한 곳은 평평한 능선에 철쭉 밭이 화원을 이루고 있는 이 곳이다.
가을에는 매우 다양하고 아름다운 단풍, 겨울에는 눈 쌓인 능선길을 올라 정상인 향적봉에 닿으면, 눈옷을 입고 있는 철쭉군락과 주목, 구상나무숲이 보여주는 설화가 장관을 이룬다는데 어떨까 상상한다. 구상나무군락의 설화는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할 것이다. 구상나무와 노린재나무, 청시닥나무, 주목나무, 고로쇠나무 등 갖가지 나무 위에 눈꽃, 상상만 하고 내려 갈 수밖에 없다.
향적봉에서 100m 이동하면 대피소. 13:50경 향적봉 대피소에서 우리 일행은 점심식사를 했다. 야외에 간이 식탁이 있어 좋았다. 정상주를 마시고 식사를 하고 나니 바람이 조금씩 분다. 추워서 부지런히 하산 준비를 했다. 하산은 왔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 중봉은 산불 안전을 위해 통제구간이기 때문이다.
다시 철쭉 군락지를 벗어나서 주목군락지로 걷는다. 가지마다 새 생명처럼 싱그러운 잎 파리가 바람에 흔들린다.
향적봉이란 이름도 이 산의 천연기념물인 주목(朱木)에 근거한다고 한다. 주목은 향이 좋고 수피가 붉기 때문에 향적목(香積木)이라 불리는데 이 향적목이 8부 능선에 7-8,000여 그루가 자생하여 향적봉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만물이 변해가니 어떤 인공의 작품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흰 눈 속에서도 산죽(山竹)은 푸른 제 빛을 간직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자라는 모습도, 주목나무가 푸른 잎을 유지하며 매서운 고산 추위를 견뎌내는 것을 내 스스로 본받아야 될 필수 덕목이다.
요즘은 건조기라 전국 어느 산이나 산불 때문에 입산 통제를 받고 있다. 덕유산도 산불방지로 소중한 산림을 보호하고자 2009년 3월 2일 ~ 4월 30일까지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여 산불발생위험이 높은 일부 탐방로를 통제한다. 통제구간은 멸종위기 종인 광릉요강꽃과 구상나무가 자생하는 곳 등 보존 가치가 높은 구간 및 산 정상, 협곡 등 산불발생 시 대형 산불로 확대될 우려가 있는 향적봉-동엽령-남덕유산-영각공원지킴터 등 모두 9개 구간이 통제된다고 한다고 한다.
개방되는 구간은 산불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산불발생시 진화차량 등 장비가 신속하게 진입하여 조기 진화가 쉬운 구천동 탐방지원센터-백련사-향적봉(8.1km),설천봉~향적봉(0.6km),서창공원지킴터~안국사(3.8km), 황점~삿갓골재(3.4km) 등 4개구간 15.9km 뿐이란다.
14:30 하산 길에 들어선다. 일행들은 너무 힘들어 곤도라를 타고 하산하자는 사람과 오던 길로 하자는 사람으로 갈렸다. 나는 오던 길을 택해 백련사 코스로 하산하며 오를 때 못 본 것을 뒤돌아보는 마음으로 풍경을 감상하며 걸었다.
하산 길은 조금 빠르기는 하지만 관절을 조심하면서 걸어야 한다. 백련사를 지나 다시 구천동계곡을 자세히 보며 2시간이 소요되어 주차장에 내려왔다. 마침 하산주 파티가 끝나서 바로 귀가를 하게 되었다.
16:30 출발 인삼의 고장 금산으로 가서 9번을 찐다는 흑삼을 구경을 하고 17:00 조금 넘어 오던 길을 다시 돌아서 버스는 달렸다. 해산님의 사회로 즐거운 오락프로를 진행. 지루하지 않은 귀가 길이었다. 음성에서 잠시 휴식하고 춘천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 신입회원이신 세분이 저녁식사를 제공해 주셨다고 한다. 세분의 회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오늘의 산행을 무사히 마치면서 날씨가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안전 운행을 해 주신 분, 즐거운 오락시간을 진행해 주신 분, 동참해서 안전산행을 해주신 모두산악회원님들,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다음 주 산행지는 수도권의 명산인 관악산. 나도 이산을 추천했는데 선정되어서 기쁘다. 원창 고개를 넘어 시가지에 진입된 것은 21:00 경.
*이곳 사진은 모두회원님들의 정성 어린 작품입니다.
첫댓글 오늘도 기다리던 선생님의 산행후기를 접하다보니 6월의 철죽 여름에구천계곡 가을단풍이 그리워집니다, 후기속에 많은 역사적 교양을 얻음은 물론 처음 들어보는 금강오리와 광릉요강꽃 같은것은 들어보기도 첨 듣는 동식물이네요ㅎㅎㅎ 선생님께서 좋은 상식적 게재 내용으로 보아 울~님들의 견문이 많이 넗혀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게 됩니다, 교장선생님의 정선껏 올려주신 산행후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금강오리가 아니고 <금강모치>입니다. 구천동 상류계곡에서만 사는 물고기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나의 실수였나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덕유산에관한 많은 공부를 하고 갑니다. 다녀 왔다고는 하지만 그냥 지나친 곳이 참 많았는데 계절을 잘 선택해서 다시 다녀오고 싶습니다. 1박2일 종주 코스가 있던데 기회를 만들어 다녀올 예정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부럽습니다. 종주코스를 택하여 산행을 하시니. 따라 붙고 싶지만 엄두가 안나서.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정확한 자료를 찾아 올려들이려고 신경을 쓰지만 글재주 빈곤으로 오류가 많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신 회장님께 감사드리고요, 광릉요강꽃은 멸종위기 야생 식물이라 하고요, 금강오리가 아니고 <금강모치> 인데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이름이 붙여졌고 금강 상류 중 유일하게 구천동계곡에서만 서식한다고 하네요. 덕유산 깃대종으로 선정 <구상나무>와 <금강모치>가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것을 새롭게 깨우쳐 주심에 늘 감사를 드리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선배교장선생님! 오늘도 새로운 공부.... 많이 했습니다. 요소요소를 상세히 설명해주시느라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편히 곤도라 타고 내려올 수도 있었는데.... 고생하시며 올려주신 글,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격려의 말씀.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행에 임합니다.
역사적 배경과 깊이있는 해설까지 곁들인 선생님의 산행 후기에 그 날의 즐거움을 다시금 되 새겨보며 즐겨봅니다~~~수고하셨습니다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 가본 덕유산 나름대로 자세히보려고 했읍니다만 수박 겉할기 산행을 하였는데 선생님의 훌륭한 산생후기로 덕유산을다시한번 가본느낌입니다. 수고많이 하셨고요 감사합니다.
고문님, 감사합니다.
자세하게 설명을 곁들여 주시니 컴에 앉아서 덕유산을 다녀온 느낌이네요.. 담에 들릴 기회가 되면 교장 선생님 후기를 생각하며건 산행이 될것 같아요.. 감사 합니다 .. 내내 건강하세요
곤돌라를 이용하시면 자녀들과 동행하셔도 좋은 산행이 될 것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