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장이다(20240522)
연령대가 78~82세다. 회장은 33년생이니 91세의 어른이다.
막막하다. 1시에 만나 투어하고 6시 전후로 현풍의 식당에 도착해야 한다.
이분들과 대구에서 보내는 시간이 최소 4시간이다. 이런 연세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고 최소 4시간을 투어할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근대골목투어는 워킹 코스가 아닌가.
오전에 중학생 투어 중인데 전화가 3통이나 와 있다. 어디서 점심을 먹었으면 좋겠는지 묻는 것이다. 다부동 전투 전적지에 갔다가 칠곡에서 도시락을 주문해 대구에서 먹을 장소를 찾는 것이다. 사전에 30회 이상의 전화를 하면서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60여 명이나 되는 인원이 도심에서 마땅히 먹을 장소가 없다. 더군다나 나는 아직 투어 중이 아닌가. 이동 중에 전화를 주거니 받는 것도 불편했지만 멀리서 오는 분이라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두류공원을 소개했다. 우리도 오전 투어 마치고 점심 먹을 시간과 이동 시간이 필요하니 자유시간을 드리라고 했더니 점심 먹고 택시 타고 향촌으로 오란다. 헉!
투어 시간보다 30분 앞당겨 도착, 12시 30분부터 시작하여 이상화 고택, 계산성당, 동산 제일교회 안수집사 강의(일정에 없음), 청라언덕, 서문시장, 3호선 지상 철도(일정에 없음), 현풍 도착하니 6시 40분이었다.
도대체 몇 시간인가. 어르신들이 지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쳤다. 회장은 일정에도 없는 계획을 추가하고 투어도 제맘대로 끊고 성당에서 박정희 결혼식 얘기 왜 안하냐고 따졌다. 옆에 있던 분들이 했다고 하기에
"제일 앞에 앉아 들으시고는 못 들었다고 하며 나머지 공부하시라고 했다. 허허 웃으신다.
연세가 그리 많은데도 미리 말했단다. "애초에 걷지 못하겠으면 참석하지 말라"고.
독재자, 멋 없는 분, 제멋대로인 분이다.
“회장님, 인천에 가시면 회장님이 대장이겠지만 대구에서는 제가 대장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무국장이 부탁해서 제가 짰으니 제 말을 들으시고, 회원들 생각도 들으셔야지요.”라고 했더니 뒤에서 회장님을 주물렀다 폈다 하는 사람은 대구 해설사밖에 없다고 하셨다.
차 2대 중, 리더 차인 1호 차는 연락망인 내가 탔다. 내가 대장이라고 수 차례 말씀드려도 회장이 나섰다.
연세가 많아 인솔만 하겠거니 했는데 오산이었다. 해설을 하면서도 회장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의 투어 중, 제일 힘든 투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현풍 도착이 6시 30분, 저녁 먹고 돌아올 차가 없어 아들의 도움을 받았다. 현풍에서 그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올 자신이 없어 아들의 도움을 받았다.
뒷말을 들으니 청주에 가려고 해설사를 예약하려니 노!
부산도 마찬가지란다.
해설사는 서비스업이다. 그런데도 노! 라고 한 것은 이해 불가다.
대구 해설사가 친절하다고 입이 마르도록 인사한다. 그런 말을 들으니 피곤이 어느 정도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