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RNA=극소 리보핵산이라고 하며 식물·동물 세포에 수백 개씩 들어있다. 사람 세포에는 700개가 있다. 기능이 제각각인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다. 이들은 세포 속에서 유전자가 과도하거나 너무 적게 활동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 역할이 고장나면 당뇨병·암 같은 질환을 앓을 수 있게 된다
◆키 크는 유전자=미국 생명과학지 셀에 11일 실린 김빛내리 교수의 논문 주제는 마이크로RNA가 신체 발육기에 키 크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키가 크는 비밀을 유전자 수준에서 정확하게 짚어낸 사람은 없었다. 실험은 사람의 유전자와 비슷한 점이 많은 초파리로 했다. 8번 마이크로RNA가 인슐린 분비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그 결과 몸이 정상적으로 발육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슐린은 당뇨 환자를 치료하는 호르몬 정도로 일반인에게 알려져 있지만 키 크는 데도 관여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RNA는 동식물마다 수백 개씩 들어있다. 기능이 제각각이지만 그것이 무언지 다 밝혀내지 못했다. 마이크로RNA의 주된 역할은 유전자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이상한 유전자를 적절하게 통제하는 일이다. 크기가 매우 작지만 생명체의 탄생과 성장·노화·사멸 등 생명 현상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빛내리 교수는 …
평생 논문 한번 실리면 영광이라는 셀 학술지
올해만 세 번 발표해 국내외 상도 휩쓸어
-1992년 서울대 미생물학과 졸업
-1998년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
- 2001년 서울대 생명과학인력양성사업단 계약교수
-2004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 주요 상훈: 제1회 마크로젠 신진과학자상(2004년), 제2회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2006년), 과학기술부·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10회 젊은과학자상(2007년), 한국과학재단·미국 2톰슨사이언티픽 연구 영역 개척상(2007년), 과학기술부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2007년),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2008년), 제19회 호암상 의학상(2009년)
엄마 김빛내리
“워킹맘 힘들어, 출산 후 일 포기할 생각도”
-두 아이 키우려면 어려움도 많겠네요.
“학부모로는 빵점이에요. 딸아이는 올해 영어·수학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너무 빡빡하게 지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초등학교 5학년인 딸과 7살 아들이 있다.)
-요즘 교육은 창의성의 씨앗을 말리는 것 같습니다.
“사교육이 법으로 금지된 시절에 학교를 다녔지만 부족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외국어 교육을 좀 더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정도예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건 단순 지식보다 통찰력과 문제해결 능력입니다. 대입 경쟁이 인생을 좌우하는 사회풍토를 바꾸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출산장려 정책을 어떻게 봅니까.
“자녀 많이 낳는 가정을 지원하는 방식은 미흡합니다. 사회환경을 여성친화적으로 바꾸어야 해요. 가령 출산 후 직장으로 쉽사리 복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도 박사과정을 마친 뒤 첫 아이를 낳고 너무 힘들어 일을 포기할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