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등 혜택 어려워 한인사회 일각서 후원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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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대천덕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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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현재인 |
한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공동체인 ‘예수원’을 이끈 고 대천덕 신부의 아내인 현재인(90·Jane Grey Torrey) 사모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외롭게 뇌종양 투병을 하고 있다.
이에 워싱턴 기독교계 일각에서 치료비를 지원하자며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 사모는 지난 3월 오른쪽 다리에 피부 염증인 세포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상처가 아물지 않자 4월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의 노인전문병원에서 치료받았다.
하지만 정밀검사를 받던 중 왼쪽 뇌에서 종양이 발견된 뒤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그린빌에서 요양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현 사모는 방사선 치료와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데 MRI 촬영 결과 종양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40여년간 한국에서 활동해온 현 사모가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 등 미국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는 점이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고 대천덕 신부와 현재인 사모의 둘째 딸과 친구인 박연이(버지니아 페어팩스 거주)씨에게 알려진 뒤 이혜경·오영미·노진숙씨 등을 중심으로 워싱턴 기독교계 일각에서 현 사모를 돕자는 후원운동이 일고 있다.
이들은 최근 그린빌을 방문, 현 사모를 위문하기도 했다.
이혜경씨는 “한국을 사랑했고 아직도 사랑하고 계신 현 사모가 어렵게 항암 투병을 하고 있다”며 “평생을 한국인을 섬겼던 분에게 작은 정성을 모아 치료비 일부라도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연이씨는 “6.25 전쟁 이후 궁핍했던 한국에 예수원을 지어 영적인 도움을 줬던 현재인 사모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의료비 지원 등 후원의 손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 사모는 1948년 대천덕 신부와 결혼한 뒤 1965년 강원도 태백에서 예수원을 만들어 신앙공동체 활동을 해왔다.
한해 평균 1만명의 사람들이 찾고 있는 예수원은 기독교공동체 삶을 통해 성령론, 창조론, 성경 연대기, 성경적 토지 정의 등을 연구·교육하는 기관이며 교파를 초월한 많은 기독교인들의 영성 훈련장소다.
한편 1918년 중국 산둥에서 태어난 고 대천덕 신부는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와 평양 외국인학교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프린스턴 신학대학원·하버드대 등에서 공부했다.
1946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고 1957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노동은 기도요, 기도는 노동’이라고 가르쳤으며 청렴결백한 삶으로 존경을 받다 지난 2002년 별세했다.
▷문의: 703-999-4801(이혜경씨), 703-980-9389(박연이씨)
이성은 기자 [워싱턴 중앙일보, 201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