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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 고기 소비확대로 관련 산업 활성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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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수의학박사
전남농업기술원 축산연구소
얼마 전 방송국의 오락프로그램에서 흑염소고기 요리를 시식하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30대와 40대 남자 연예인이 자체 프로그램에서 뽑힌 왕에게 바칠 진상품으로 흑염소 전골 요리를 선택하고,
이 요리를 전라도에 있는 흑염소 전문식당을 찾아서 체험하는 것이다.
연예인들은 넓은 벌판에 뛰어노는 흑염소를 보며 친환경적으로 사육되는 사육환경에 놀라고,
전골을 만들기 위해 무려 15시간을 고아 만든 육수를 보고 음식에 쏟는 노력과 정성에 놀라고,
다 만들어진 전골요리의 맛에 감동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두 남자 연예인이 흑염소 고기를 난생 처음 먹어본다는 사실이다.
전라도에서는 흑염소 고기를 자주 먹지는 않더라도 먹어본 경험 정도는 있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다소 의외의 느낌을 받은 것 같다.
특히 흑염소 고기는 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을 위해 흑염소고기를 많이 찾았을 거라는 생각에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흑염소 고기는 예로부터 사계절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특히, 피로와 추위를 물리치며 위장을 보호하고 세포노화 방지, 혈액순환 개선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 칼슘, 철분, 비타민 등 각종 무기물질이 풍부해 태아의 뼈 발육 촉진과 빈혈 예방으로
임산부를 비롯한 여성용 보약으로 이용돼 왔으며, 특히 비타민E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피부노화 방지효과가 탁월하다고 본초강목 등 각종 한방문헌에 기록돼 있다.
이렇게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사람에게 유익한 보양식임에도 불구하고
흑염소 고기의 소비는 지역별, 연령별로 매우 편중돼 있다. 현재 흑염소 고기는 주로 전남과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수육과 탕 위주의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연령층 또한 젊은 층에서의 소비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한편, 흑염소 산업은 산(山)지가 65%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지형 특성과 농산 부존자원 활용 및 친환경 축산을 실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
산업적 우수성과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전남의 흑염소 사육규모는 2천100호, 5만여마리로 전국 1만4천호, 25만여두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흑염소 관련산업의 육성을 통해 축산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원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흑염소 사육농가의 소득향상과 관련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흑염소 고기의 소비확대와 더불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몇 가지 있다.
첫째, 구이용 흑염소 고기의 개발이다.
현재 흑염소 고기는 주로 70%가 탕과 수육 형태로,
30%가 중탕용으로 유통되고 있다. 흑염소고기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구이용 고기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오리고기다.
80-90년대 오리고기의 소비는 오리탕 위주였지만 지금은 구이용 오리고기와 훈제고기 메뉴를 쉽게 볼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고 있다.
그래서 최근의 오리산업은 농림업 부문 7대산업으로 진입하였고,
전문 유통회사나 도축·가공회사 등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 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흑염소 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전문요리가 개발돼야 한다.
현재와 같은 탕이나 수육만으로는 소비를 증가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소비 연령층을 넓히고
소비지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떡갈비, 꼬치구이, 돈까스, 햄버거 등의 요리에
흑염소 고기를 활용함은 물론 흑염소고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셋째, 가공·유통망의 확충이다.
주변 마트나 정육점에서 흑염소 고기를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어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데 애로가 있기 때문에 요리 개발과 함께 유통망이나 판매망의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지자체는 물론 흑염소 사육농가, 흑염소협회, 녹색흑염소 주식회사 및 축산관련 기관·단체들이 슬기로운 지혜를 가지고
모두 힘을 모아야 해결될 것으로 본다.
그래야 비로서 흑염소 전문 식당이나 판매장 등이 조속히 개설되고
관련 유통회사나 가공공장 설립이 추진되는 등 흑염소 산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전남의 모든 흑염소 농가들이 친환경적인 가축사육에 나서고,
국내 축산관련 연구기관들도 생산성 향상, 유통관리, 전문요리 개발 등에 대한 연구들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 된다면
멀지 않은 시기에 우리 주변의 식당에서 흔히 흑염소 고기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