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파운드리 3나노 양산… “기술 초격차 벌린다”
삼성전자
오로라 기자
입력 2023.03.02 22:51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 라인에서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첨단 모바일 D램이 생산된다. /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부터 스마트폰·TV·가전을 망라한 종합 전자 기업인 삼성전자는 끝없는 기술 혁신으로 신(新)성장 동력인 미래 먹거리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미래 IT 산업을 통째로 바꿀 잠재력을 갖춘 AI(인공지능)부터 차세대 통신과 경쟁이 치열해지는 첨단 반도체 분야까지 역량을 총집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나가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에선 ‘초연결성’을 강조한다. 사업 간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이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공개한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은 스마트홈 기능을 보다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갤럭시 스마트폰 카메라로 가전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스마트싱스 앱에 추가하면,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기기를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스마트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부터 조명, 커튼, 전원 콘센트 등까지 스마트폰으로 켜고 끌 수 있다. 이렇게 등록된 기기들을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동작하게 하는 ‘루틴’도 설정할 수 있다. 예컨대 사용자가 ‘취침’을 설정하고 실행하면 TV와 집 안 전등이 모두 꺼지고 커튼이 닫히는 등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환경이 조성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생활가전 사업을 DX(디바이스 경험)의 성장 동력으로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이 올초 ‘CES 2023’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반도체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간다. 삼성은 반도체와 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해 5월 발표한 상태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반도체 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삼성전자가 선도해온 메모리 기술에서 초격차 위상을 강화하고, 첨단 기술의 선제적 적용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0월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D램 양산을 발표했고, 14나노 D램 생산에 EUV 장비를 활용하는 레이어를 5개로 확대해 멀티 레이어 공정도 최초로 사용했다.
또 시스템 반도체 부문과 관련, 지난해 세계 최초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서 글로벌 최첨단 수준인 3나노 이하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특히 2나노 이하 초미세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세계 유일하게 3나노 기술에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용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한 데 이어 모바일 SoC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GAA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하면서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컴퓨터, 차량용 반도체 등 ‘비모바일’ 제품군의 매출 비율을 50%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삼성은 또 AI와 차세대 통신 등 분야의 연구·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전 세계 7개 지역에 글로벌 AI센터를 짓고 선행 기술 연구에 나서고, 인재 영입과 전문 인력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AI포럼’ 개최를 통해 AI 석학·전문가들과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기술 발전을 논의해왔다. 통신 분야에선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주요 국가 통신사들에 5G 상용화 장비를 앞장서서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자율주행차와 함께 부각되고 있는 전장 사업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3월 하만을 인수했고, 디지털콕핏 분야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초 CES 2023에서 삼성전자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미래형 모빌리티 설루션인 ‘레디 케어’를 선보였다. 차량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해 최상의 운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작동시키는 안전 운전 지원 기술이다. 또 삼성은 디스플레이와 소프트웨어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도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 경영 환경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겠다”며 “이럴 때일수록 혁신 역량에 집중해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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