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에도 이제서야 숙제를 올리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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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소녀 / 클레어 키건
1. 분량은? 단락장은?
원고지 214.7매, A4 30매
#1. 아빠가 나를 킨셀라 아줌마, 아저씨 집에 맡긴다.
#2. 아주머니 댁에 온 첫날, 아줌마가 정성스레 나를 씻기고 재운다.
#3. 침대에 실수를 했지만, 아줌마는 모른 척 해주고 엄마에게 편지는 오지 않는다.
#4.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이 집에 계속 있고 싶은 마음이 교차되며 시간이 흐른다.
#5. 아주머니가 새 옷을 사준다.
#6. 장례식에 들렀다 밀드러드 아줌마집에서 킨셀라 부부가 아들을 잃었고, 내가 그 아이의 방을 쓰고 옷을 입었다는 말을 듣는다.
#7. 아저씨가 내 손을 잡고 바다로 나가 목말을 태워주며 “아무말도 할 필요없다”고 가르쳐주곤 나를 딸처럼 꼭 껴안아준다.
#8. 엄마에게 편지가 오고 내가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9. 차라리 빨리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양동이에 물을 뜨러 갔다가 물에 빠진다.
#10. 집에 돌아가서 내가 기침을 한다. 엄마아빠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지만, 아무일도 없었다고 말한다.
#11. 아저씨가 떠나는데, 내가 힘껏 달려서 아저씨 품에 안긴다.
2. 어떤 느낌을 받았나? 그 이유는?
소녀의 시점으로 섬세한 감정들이 잘 담겨 있다. 소녀의 마음이 절절이 이해되고, 마지막 엔딩에서 가슴이 저릴 만큼 아프다.
3.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에 남는가? 그 이유는?
아주머니가 내 옷을 보자 나도 아주머니의 눈을 통해서 내 얇은 면 원피스와 먼지투성이 샌들을 본다. 우리 둘 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 흐른다. 묘하게 무르익은 산들바람이 마당을 가로지른다.
- 대사 한 마디 없이, 나와 아주머니의 시선의 교차를 통해 내가 자라온 환경을 설명해주고, 그걸 알아차리는 아주머니의 감정까지 다 표현하고 있다. 그 순간의 공간까지 감정으로 처리하고 있다.
길쭉한 물잔에 꽂힌 길쭉한 프랑스국화는 물잔만큼이나 고요하다. 어디에도 아이의 흔적은 없다.
국화가 물잔만큼이나 고요하다는 표현이, 아이의 흔적이 없다는 문장과 연결돼 고요함을 배가시키는 듯하다.
아빠가 나를 여기 두고 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내가 아는 세상으로 다시 데려가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이제 나는 평소의 나로 있을 수도 없고 또 다른 나로 변할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다.
소녀의 심리가 아주 잘 묘사되어 있다.
아빠는 왜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없이, 나중에 데리러 오겠다는 말도 없이 떠났을까? 마당을 가로지르는 묘하게 무르익은 바람이 이제 더 시원하게 느껴지고, 크고 하얀 구름이 헛간을 넘어 다가온다.
아빠가 소녀를 어떻게 대해왔는지가 나타난다. 그럼에도, 바람은 더 시원하고 구름은 헛간을 넘어 다가온다는 것이 소녀가 느끼는 긍정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욕조 물이 차오르자 흰 욕실이 어딘가 변해서 눈앞을 가린다. 전부 다 보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욕실에 물안개가 낀 것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 나는 머그잔을 다시 물에 넣었다가 햇빛과 일직선이 되도록 들어 올린다. 나는 물을 여섯 잔이나 마시면서 부끄러운 일도 비밀도 없는 이곳이 당분간 내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소녀가 아빠에게 느기는 감정들이 드러난다.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라니! 여섯잔이나 물을 마시면서, 비밀도 없는 이곳이 내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소녀의 심리가 너무 잘 서술되어 있다.
"네가 내 딸이라면 절대 모르는 사람 집에 맡기지 않을 텐데.“
소녀의 불안한 심리를 가장 잘 공감하는 것은 소녀를 맡은 아주머니다. 그걸 소녀가 알았을 때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리고도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이다.
솔직히 말하고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것으로 끝내고 싶다.
매트리스에 실수를 하고 야단맞을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버림받을까봐 두려워하는 아이의 심리... 아빠한테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마음과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나는 텃밭으로 달려 나가 파를 뽑아서 최대한 빨리 돌아온다. 집에 불이 나서 나한테 물을 퍼 오라고 시키기라도 한 것처럼. 나는 파가 충분할까 걱정하지만 킨셀라 아주머니는 웃음을 터뜨린다.
"뭐, 어쨌든 모자라진 않겠구나.“
소녀의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집에 불이 나서 나한테 물을 퍼 오라고 시키기라도 한 것처럼! 이라니! 소녀는 얼마나 신이 나고 안심이 됐을까.
아주머니는 뉴스를 보는 내내 나를 무릎에 앉히고 내 맨발을 느긋하게 어루만진다.
"발가락이 길고 멋지구나." 아주머니가 말한다. "멋진 발이야."
나중에 아주머니가 잠들기 전 나를 침대에 눕히고 머리핀으로 내 귀지를 파준다.
"여기다가 제라늄을 심어도 되겠다." 아주머니가 말한다. "엄마가 귀 청소 안 해주니?"
"엄마한테 항상 시간이 있는 건 아니라서요." 내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엄마가 자신에게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걸 저렇게 말하는 소녀의 심정은 어땠을까. 저런 작은 보살핌과 스킨쉽이 소녀에게 주는 안정감은 참 컸을 것 같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이 편안함이 끝나기를 -축축한 침대에서 잠을 깨거나 무슨 실수를,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거나 뭔가를 깨뜨리기를一계속 기다리지만 하루 하루가 그 전날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불안함 속에서 지내면서도 안온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소녀의 심리가 드러난다.
작은 새는 불안해 보인다. 가끔 그 자리에 앉는 고양이 냄새를 맡은 것 같다. 킨셀라 아저씨의 시선이 어딘가 흔들리고 있다. 아저씨의 마음 속 저 안쪽에서 커다란 문제가 기지개를 켜는 것 같다. 아저씨가 발끝으로 의자 다리를 톡 치더니 나를 본다.
"시내에 나가려면 너도 손이랑 얼굴을 씻어야겠다." 아저씨가 말한다. "아빠가 그 정도도 안 가르쳐줬니?“
작은 새의 불안함과 아저씨가 아빠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이 연결되어, 소녀의 불안한 심리를 보여준다.
아주머니는 울고 있었지만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네 옷이 생기면 정말 좋을 거야." 아주머니가 눈가를 닦으며 말한다. "고리는 재미있는 동네거든. 지금껏 널 거기 데려갈 생각을 왜 못했을까.“
죽은 아들의 옷을 소녀에게 입히면서 자신이 소녀를 통해 대리만족한다는 것을 깨달은 아주머니의 눈물인 듯하다. 그리고 이제 소녀를 제대로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는 계기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집안은 다 커요." 아주머니가 말한다.
모르는 사람 앞에서 소녀를 자기 딸인 것처럼 말하고 싶은 아주머니의 심리가 잘 드러난다.
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공기에서 뭔가 더 어두운 것, 갑자기 들이닥쳐서 전부 바꿔놓을 무언가의 맛이 난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다는 것. 불안감을 느끼는 소녀의 심리가 드러난다.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 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소녀가 느끼는 친 아빠와 아저씨의 차이, 그리고 그 속에서의 혼란이 느껴진다. 이를 감내하는 소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바로 그때 아저씨가 두 팔로 나를 감싸더니 내가 아저씨 딸이라도 되는 것처럼 꼭 끌어안는다.
독자가 원하는 문장을 던져준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침대에 오줌을 싸고 뭔가 깨뜨릴까봐 걱정했던 그때가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킨셀라 아저씨는 종일 뭔가를 하며 돌아다니지만 아무 일도 끝내지 못한다. 아저씨는 앵글그라인더의 디스크 날이 없다고, 용접봉이 없다고, 고정식 펜치를 못 찾겠다고 말한다. 한참 동안 날씨가 좋아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남은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소녀와 아저씨의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양동이를 들어 올리려고 남은 한 손을 마저 뻗었을 때 내 손과 똑같은 손이 물에서 불쑥 나오는 듯하더니 나를 물속으로 끌어당긴다.
이 표현이 너무 절묘하다. 내 손과 똑같은 손이 물에서 불쑥 나오는 듯하더니 나를 물속으로 끌어당긴다!
나는 아저씨의 품에 안긴 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아빠." 내가 그에게 경고한다. 그를 부른다. "아빠."
이 부분이 궁금해 영화를 찾아보았는데, 아빠를 보고 아빠라고 부른 건지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른 건지 모르겠다.
4. 소녀의 친 부모와는 다른 킨셀라 부부의 특성을 서술해 보자,
소녀의 부모는 아이가 많다. 소녀의 언니 둘에 남동생 하나, 새로 태어난 남자아기까지 5명의 아이가 있고, 아빠는 내기에 져서 소를 잃을 정도로 무책임하고, 집안 살림은 가난하다. 애가 많이 먹는다고 남한테 불평을 해댈 정도로 아이에 대한 배려심도 없다. 하물며 아빠가 소녀의 손을 잡아준 적도 없다.
킨셀라 아줌마는 소녀가 첫날밤 침대에 실수를 했음에도 모른 척해주고, 아저씨는 소녀를 데리고 바다에 나가며 손을 잡아주고 목말을 태워주고, 소녀를 딸처럼 꼭 껴안아 준다. 소녀를 말없이 배려하고 사랑해준다.
5. 나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는가? 소개해보자.
다섯 살 아들이 있는데, 같은 아파트 단지 다른 동에 시부모님이 사시면서 아이를 돌봐주시곤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이가 엄마랑 노는 것보다 할머니, 할아버지랑 할머니댁에서 놀고 자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내가 일이 바쁠 때는 할머니댁에서 자고 온다는 아이의 말이 반갑다가도, 아이가 엄마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지면 엄마로서 마음이 안 좋다. 내가 아이한테 뭘 잘못했나, 아이가 날 사랑하지 않나,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는 우리집에 없는 텔레비전이 할머니댁에 있고, 조부모님은 엄마아빠처럼 영상시청을 제재하지도 않고, 아이가 싫어하는 목욕도 시키지 않기 때문에 할머니댁에 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서운한 마음이 들곤 한다.
반려빚 / 김지연
1. 분량과 단락장을 체크하고 줄거리를 요약해 보세요.
원고지 93.5매, A4 12매.
#1. 반려동물을 키울 여유 따위없이, 전 연인인 서일 때문에 1억6천의 빚을 지고 있는 정현.
#2. 꿈에서 반려빚과 산책을 하는데, 자신이 목줄을 하고 있는 정현.
#3. 전세사기를 당한 서일을 위해 대출을 받아주었지만, 잠수를 타버린 서일 덕에 빚들 떠안은 정현.
#4. 갑자기 연락 온 서일을 만나, 못 믿겠다고 말하지만 서일을 믿고 싶은 정현.
#5. 카드값이 모자라 서일에게 선물받은 애플워치를 팔았던 정현.
#6. 자신을 믿는다고 말하는 서일에게 무너질 것만 같은 정현.
#7. 서일에게 돈을 받고 빚을 탕감하는 정현.
#8. 로또를 사기 위해 서일의 번호로 전화를 받은 초딩에게 번호를 뽑아달라고 하다, 스스로 뽑아야 한다는 걸 배우는 정현.
#9. 꿈에 반려빚이 나와 작별하는 정현.
2. 느낀 점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반려빚이라는 설정 자체가 너무 좋았다. 죽는 순간까지 돌봐야 할 존재라는 점에서 빚은 반려... 라는 말을 붙이기에 딱 맞는 것 같다.
빚을 떠안기고 잠수한 헤어진 연인을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하고, 만나서 증오를 내뿜다가도 다시 받아줄 수 있을 것만 같은 정현의 심리 묘사가 탁월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신세를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전 애인뿐이고, 그걸 이해받고 싶은 마음까지도... 공감이 됐다.
3. 가장 좋았던 부분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목줄을 쥔 쪽이 반려빚이었던 것이 좀 다르긴 했지만 개와 산책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리라 생각했다. 정현은 카페 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고 꽤 오래 낑낑거렸지만 별도리가 없었다.
반려빚과 정현과의 관계가 정확하게, 반려동물에 빗대어 잘 표현되어 있다.
정현이 누군가를 믿고 안 믿고는 정현이 향후 만들어갈 관계에서 전혀 문젯거리가 아니었다. 정현이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신뢰 못할 인간이었다. (중략) 빚이 1억 6천 있는 사람과 만날 수 있어? 8천은 전세대출금이긴 한데. 누군가 정현에게 그렇게 말했어도 부담스럽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현이 자신의 처지를 객관화하는 것이 적확하다.
정현은 공공장소에서 크게 소리를 질러대며 싸우느라 자신의 속사정을 동네방네 소문내 버리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하지만 그건 그저 여태껏 살면서 그만큼 화가 난 적이 없었기 때문일 뿐이었다.
정현의 심리가 잘 드러나있다.
"넌 진짜 뭘 아껴본 적이 없구나. 어떻게 반려자랑 빚을 비교해? 그건 반려라는 단어한테 모욕이야."
돈 얘기를 더는 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돌리려고 하는 소리인지도 몰랐다. 여하튼 정현에겐 그 말이 정말 모욕적이었다. 정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열과 성을 다해서 서일을 아꼈다. 서일은 그걸 몰랐을까? 그래서 다시 방어적인 마음이 됐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는 서일의 태도. 반려자랑 빚을 비교하게 만든 게 자신이면서. 자신을 아꼈기 때문에 빚을 반려자로 내줬던 정현의 마음을 일시에 짓밟아버리는 서일의 대사.
정현은 연애 상담을 해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무리 봐도 구제 불능인 애인과 헤어질까 말까 고민하는 사연을 볼 때면 도대체 저걸 왜 고민하고 앉았느냐고 당장 헤어져야지 이 덜떨어진 인간아! 하고 욕을 퍼부었는데 자신에게 닥친 일에는 그런 합리적인 판단을 신속하게 내릴 수가 없었다.
헤어진 연인을 앞에 두고 미련과 증오 속에서 갈등하는 정현의 심리가 이해간다.
그간 자신이 선택했던 것들이 자신을 배반한 역사가 너무 길고 깊었기 때문에 거기서 조금이라도 배운 게 있다면 정현은 더는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됐다. 특히 서일을. 그러니까 자신이 내리는 판단을, 그 근거가 될 만 한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신뢰해서는 안 됐다. 정현은 서일을 너무나 믿고 싶어서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정현은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은 죄 다 이렇게 똥값이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표현이 탁월하다.
정현은 자신이 망했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맘 편히 털어 놓을 사람이 서일뿐이라는 점에 조금 서글퍼졌다. 서일은 정현이 겪은 모든 일에 책임이 있고 그래서 다 이해해주는 것만 같았다.
헤어진 연인이라 자신을 이 처지로 만든 장본인이라서 들 수 있는 마음인 듯하다.
돌고 돌아 마침내 귀의해야 할 종교를 만난 것처럼정현은 다시 서일을 믿었다. 그 사실이 감격스러워 눈 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정현의 심리가 이해된다.
"뭐?"
"당첨되면 반 줄 거냐고요."
"그래, 줄게."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그리고 번호 하나만 골랐는데 왜 반이나 줘요?"
서일의 번호를 가진 초등학생은 정현보다 더 야무진 데가 있었다.
"그렇지…… 네 말이 다 맞다."
정현이 미안하다고 말하고 끊으려는데 다시 야무진 목소리가 들려 왔다.
"로또 번호 고르는 일 같은 건 혼자서 하세요. 난생처음 본 초등학생한테 물어보지 말고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여전히 누군가를 믿고 의지하고 싶어하는 정현의 심리와 이를 꿰뚫어보는 초딩의 대사가 일품이다.
이만하면 됐다…… 하는 생각이 든 것은 마구 써버리는 생활을 한 지 1년이 넘었을 때였다.
돈을 마구 써버리는 생활을 어느 정도 하면, 이런 맘이 드는구나!
다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에게 아낌없이 다 주고 싶었을 뿐이다.아무런 값을 따지지 않고 셈하지 않고. 그런 어리석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정현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셈하고 값을 따져보고 있었다. 서일 덕분이었다.
정현은 서일과의 관계를 통해 한뼘 성장한 것이다.
<딱 좋은 날> / 정신
1. 분량과 단락장을 체크하고 줄거리를 요약해 보세요.
원고지 42.3매, A4 12매.
#1. 담이와 곰이에게 일기장을 주는 엄마
#2. 일기 쓰기 싫어, 아무것도 안 하기로 한 담이와 곰이
#3. 아무렇지 않게 오줌을 싸려다 오줌을 지리는 곰이
#4. 기억에 남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 당근사탕도 먹지 않는 곰이
#5. 물에 빠진 엄마
2. 느낀 점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기억에 남는 일을 만들지 않으면 일기 쓸게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담이와 곰이가 아이답다.
결국 일기를 쓰기로 하는 담이와 곰이가 웃기다.
3. 가장 좋았던 부분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일기를 안 쓸 방법을 생각해 보자."
"어떻게?"
"오늘 아무 일도 안 일어나면 되는 거야. 아무것도 안하고 아무 생각도 안하고."
- 아이다운 발상이다.
"휴우. 아무 일도 안 일어나기엔 하루가 너무 길어."
"맞아."
"오늘 일어난 일을 다 쓰면 열 줄도 넘을 걸?"
"한 열두 줄?"
"하지만 절대로 열 줄은 안 넘길 거야."
"그럼. 그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지."
그러고 나서 둘은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했습니다. 멀리서 풀벌레들이 우는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일기 쓰기에 딱 좋은, 사늘한 가을밤입니다.
- 일기를 한 줄도 안 쓰려다가 열줄은 안 넘기겠다고 마음을 바꿔먹은 아이들이 귀엽다.
<I’ll be seeing you> / 김연희
1. 원고지 18.8매, A4 2매
아침에 눈을 떠 라디오를 틀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임신한 여자의 아침.
2. 느낀 점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상황묘사는 되어 있는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건이 없다.
여자가 임신한 설정이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딱히 임신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 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주인공이 임신한 것과 뒤에 나올 사건이 연관이 있을지 전혀 관련성을 짐작할 수가 없다.
임신한 여자의 일상으로 보기에는 공감 안 가는 것들이 있다. 임신하면 병원에 정기적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집 밖으로 나서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임신해서 잠이 많이 오기는 하지만, 꿈을 많이 꾸는 사람도 많다. 특히 불안감에 악몽을 꾸기도 한다. 여자가 하는 행동이 임신한 여자가 하는 행동으로 연상되지 않는다. 설정을 나중에 덧붙인 것처럼 보인다.
사방은 어둑하고 큰 가구 윤곽이 가늠되는 정도이지만, 오른쪽 타일 벽 까만 어둠 새에 어스름한 사각 안에는 피로한 가로등 빛이 비어있는 골목길을 비추고 있다.
문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 타일 사각 안에 가로등 빛이 비춘 것인데, 그 가로등이 골목길을 비추고 있다는 것인가.
작달이 화분에 담긴 녹영 위로 그리다 만 그믐달이 얼굴을 내밀고, 약간 튀어나온 창틀이 지난 그림책인 것처럼 아련하게 눈길을 끈다.
공간이 상상이 안 간다. 부엌으로 나왔는데 창틀은 어디 창틀인가. 침실로 돌아왔는데 침대에 누웠다가 다시 창문을 닫으러 간다면, 창문은 어디 있는 것인가.
침대 속에서 다시 아득하게 의식을 끌어당기는 것은/
이전 남아있던 온기가 아닌
티셔츠에서 전해오는 섬유 유연제 향 뒤섞긴 땀내도 아닌
새로 묻힌 쌀쌀한 공기 탓이 아닐까?
의식을 아득하게 끌어당기는 것은 새로 묻힌 쌀쌀한 공기 탓이다, 인데, 00도 아닌 00도 아닌이 두 번 반복되어 있어 문장을 해독하기가 어렵다.
그 예외 상황은 차치하고 모든 일과는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 퇴근 시간대 이전이어야만 음감실에서 바흐 칸타타를 듣거나 한강 산책을 하는 것에 부담이 없다.
왜 그런지 설명이 없다.
입덧으로 식사가 힘들어 몸무게가 4킬로그램 정도 줄었지만 가장 우려했던 수면제 없이 수면을 할 수 있어 좋은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평소 몸무게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4킬로가 줄었는데 좋은 컨디션을 유지 중일 수가 있나.
입덧으로 못 먹으면 절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가 없다. 뱃속에 아이가 자라는데 임산부가 못 먹는다면, 내가 비축한 영양분을 아이가 다 먹고 있는 건데 임산부는 필시 어지럽고 몸이 쳐지고, 엄청 힘들다.
수면이 어려운 것보다 차라리 섭식이….
잠을 자기는 하는데, 수면의 질이 아주 낮다. 선잠을 자게 돼 계속 꿈을 꾸고 불안한 심리 때문에 악몽을 자주 꾼다. 잠을 자는 대신 못 먹는다... 이런 말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
가능할 수도 있는데, 이게 진짜 임신한 사람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게 문제인 듯하다.
그 생생한 살인이 언제 반복될지 모르고 불면은 계속되는 것이다.
꿈속에서 생생한 살인이 반복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불면이 계속된다는 말인 것 같은데, 문장을 해독하기가 어렵다.
레퍼토리는 잠기지 않는 문이나 창을 통해 집으로 침입한 검은 복면 혹은 모르는 얼굴의 괴한이 칼로 나를 무자비하게 찔러 고통스럽게 죽게 하고 내 몸에서는 붉은 피가 밖으로 흐른다.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맞지 않는다.
- 비문이 많아서 읽기가 어렵다.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짐작하기가 어렵다.
3. 마감에 맞춰 글 제출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결혼 전후> 한유경
원고지 15.9매, A4 1매
#1. 결혼 전 유진의 힘든 유치원 교사 생활에 힘이 되어 주는 선우.
#2. 결혼 후, 힘들게 퇴근 하고 와서도 남편 선우의 밥을 해줘야 하고 집안일을 해야 하는 유진.
2. 느낀 점과 그 이유를 말해보세요.
결혼 전후, 달라진 남자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줬는데, 기존 드라마나 글에서 자주 보아왔던 설정이라 새로움은 없는 듯하다.
유진이 수정 언니의 아들 둘을 돌봐주고 선우의 밥을 차려주고, 봉사활동을 나가고 영어공부를 하면서 스스로를 바쁘게 몰아대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자기가 하면 되잖아...”
유진의 이 말 뒤에 선우의 반응이 있고, 사건이 터질 만도 한데, 바로 시댁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이 이상하다. 여기서 반전이 있든 갈등이 있든 해야 할 것 같다.
3. 마감에 맞춰 글 제출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