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은 어디든 여행지로 인기다. 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울진·영덕·포항 등등. 방학이나 휴가 때면 응당 그곳 가운데 한 곳으로 떠났고, 그러한 여행은 오래도록 지속되었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한 곳에 머무는 게 지겨워지면 해안도로를 달려 옆 도시에서 또 옆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그렇게 만난 넓고 푸른 바다는 휴가 기분을 한껏 내주곤 했?. 그러다가 새로운 여행지가 생기면서 동해안을 향한 발길도 뜸해졌다.
그 사이 동해안은 끊임없이 새 옷을 지어 입었다. 부산에서 출발해 울산·포항·영덕·울진을 거쳐 삼척·동해·강릉·양양·고성등에 이르는 해안도로인‘ 7번 국도’가 좁다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렸다. 또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부터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해파랑길(10개 구간 50개 코스의 770㎞ 거리)이 개발되면서 바다와 산을 동시에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또한 회센터가 들어서거나 정비되고, 먹거리촌이 조성된 곳도 있다. 동해안 여행에 또다시 호기심이 생긴 이유다. 바닷가도 거닐고, 별미도 맛보고.
먹고 또 먹고“, 배고팠으면 더 먹었을 텐데” 1박 2일 일정을 정해놓고 나니 마음이 바쁘다. 천천히 여유롭게 즐기면 좋으련만…. 일정에 맞추는 것도 여행의 기본이지 않은가. 속초에서 출발해 포항에서 여정을 마치기로 하고 속초에 도착하니, 오전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수년 전만 해도 재수가 어쩌고저쩌고 했을 텐데, 언제부턴가 비와 함께하는 여행의 운치가 나쁘지 않다. 그나마 장대비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가.
첫 목적지는 한국전쟁 때 북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이 고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정착해 형성되었다는 아바이마을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갈대밭을 태워 깊게 파고, 모래밭에 창문과 출입구만 위로 내 살던 곳. 점차 집들이 들어섰지만, 작은 부지에 많은 사람이 살려고 하다 보니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자리하게 되었다는 애절한 사연을 비가 말해주는 듯하다.
비 오는 평일 낮이라 그런지 그리 붐비지 않는다. 골목골목 작고 나지막한 옛집들이 오밀조밀하고, 거리마다‘ 순대’ 간판이 늘어선 ‘순대거리’가 인상적이다. 어디에서 순대를 맛볼까. 어디어?에서 방영되었다는 간판들 속에서 원조고 맛이고 구분할 수가 없다. 잠시 머뭇거리다‘ 1박 2일’ 팀이 다녀갔다는 곳에 들어가 모둠순대를 시켰다. 순대 맛은 물론이고, 곁들인 음식이 제법 맛있다. 시험지에 정답을 찍은 기분이다.
든든히 배를 채웠으니, 아바이마을의 명물‘ 갯배’를 탈 차례다.속초 시내 중심가와 아바이마을 사이의 바닷길을 이어주는 갯배는 100m가 채 안 되는 거리를 오간다. 편도 비용이 200원이니 부담 없이 타볼 만하다‘. 사공’ 할아버지가 모는 갯배는 승선객들이 거들어야 한단다. 사람들 틈에 끼어 배를 ?정한 쇠줄에 갈고리를 걸어 당겨보니, 생각보다 힘이 든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한 장면이 연출된 곳에 세워놓은 주인공 동상에도 기웃거린다.
짜여진 각본대로 훑고는, 없는 게 없다는‘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향했다. 하루를 봐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볼거리·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얼른 닭강정 한 박스 사 들고 나오는데, 수수부꾸미가 기름 냄새를 풍기며 유혹한다. 닭강정·수수부꾸미를 부여잡고 나선 대포항. 속초 인근을 여행할 때면 늘 들렀던, 향수가 깃든 대포항의 옛 모습은 흔적도 없다. 북적북적한 시장통에서 싱싱한 생선 하나 회쳐 먹을까 했는데…. 어느새 말끔하게 바뀐 모습에 아쉬워하며 돌아서려는데, 원조튀김골목이 발목을 잡는다. 뜨거운 기름에서 막 튀겨낸, 껍질째 갓 튀긴 새우 맛이 일품이다.
7번 국도에서 벗어나 양양국제공항을 끼고 달려 도착한 동호리해수욕장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조용한 바다 풍경에 덩달아 차분해진다. 섭국 하나 시켜놓고 사진기자와 둘이 먹으며“ 배고팠으면 한그릇 더 먹었을 텐데” 하며 아쉬워한다.
한적했던 동호리 해변과 달리 경포대 앞바다엔 차와 사람들로 북적인다. 배도 든든하겠다, 여행지 기분도 나?다, 바다를 바라보는 카페에서의 차 한 잔이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안락한 카페에 앉으니 피곤함이 밀려든다. 잠시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고는 다시 여정길에 올랐다.
초당두부마을에서 바닷물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모두부와, 심곡항 인근에서 감자옹심이를 맛본 후 찾은 정동진. 시간박물관으로 꾸며놓은 알록달록한 기차가 멀리서도 모래시계공원을 화사하게 빛내준다. 얼마 만에 왔던가. 그 사이 진화한 정동진역 주변이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마침 지나가는 강릉 ·삼척 간 바다기차를 보면서‘ 기차 여행 한번 와야겠구나’ 싶다. 바?가 앞에 설치해놓은 철로는 조만간 개통할 정동진핸드레일바이크 길이란다. 바다와 바이크, 상상만으로도 신 나고 재밌을 것 같다.
어느덧 하루 해가 저물었다. 모처럼의 여행이니 동해안에 흔한 싱싱한 활어회에 소주? 아니 사이다라도 곁들여 먹어야 제맛 아닐까? 서둘러 도착한 묵호항 어시장은 다행히도 분주하다. 살 오른 우럭에 오징어 10마리. 좀 많다 싶지만, 오징어 10마리에 만 원이 기본이니 따질 것이 없다. 인근 가게에 가져가 회를 쳐서 먹으니 여행 기분이 물씬 난다.
하루가 길고 바빴던 탓인지 낯선 잠자리에서도 단잠이?. 희미한 빛에 겨우 눈을 뜨니, 새벽 여섯 시. 일정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했다. 곰칫국와 물회를 아침으로 먹고, 맞은편 언덕에 자리 잡은 묵호등대마을에 올랐다. 다닥다닥 붙은 고만고만한 집들이 고단했던 시절을 얘기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의 생활을 그려 넣은 벽화가 마을을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확 트인 7번 국도를 달려 삼척 정라항, 울진 죽변항을 거쳐 도착한 영덕. 여느 항구와 달리 옛 어시장 그대로인 강구항 어시장은 상인들과 사람들로 활기가 넘쳐난다. 해삼 한 소쿠리를 시켜놓고 웅크리고 먹으니, 그 그림이 궁상이다. 보는 눈이야 어쨌든 추억으로 남으리라. 강구항에서는 대게가 유명하지만 철이 아니니, 홍게로 아쉬움을 달래도 좋을 것이다. 인근의 영덕해맞이공원에서 눈앞에 펼쳐진 멋진 자연을 구경하고 내려오며, 이다음엔 블루로드에도 들르리라 기약해본다.
포항 구룡포에 도착하니 장대비다. 비가 대순가? 이곳까지 왔으니 구룡포 별미 모리국수를 먹지 않을 수 없다. 물어물어 국숫집을 찾아가니 겨우 한 자리 남아 있다. 얼큰한 국수 맛이 비오는 날 딱이다. 최고의 맛에 감탄하며 나서자, 그 기분을 알았는지 거짓말?럼 비가 그쳤다. 100년 역사가 깃든 근대문화역사거리를 걷다가 들어선 일본식 찻집. 일본풍 실내가 순간 이동을 한 듯 다른 세상이다.실내 구석구석도 둘러보고, 근사한 팥빙수도 맛보니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드디어 맛기행의 최종 목적지인 죽도시장에 다다랐다. 그 유명한 고래고기집 앞에 서니 막상 고민에 빠지고 만다. 고기 식성이 유난히 까다롭기에,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고래고기를 살까 말까, 먹을까 말까 생각이 많아진다. 일단 한 봉지 사 들고 나온다.
“어떤 맛인지 먹어봐야 할 것 아냐?”“ 부모님께 갖다드릴까?” 또 다시 고민이다.
동해안의 맛 속초시 아바이·오징어 모둠순대, 사골순댓국 함경도 향토음식인 아바이순대는 실향민이 만들어 먹으면서 알려지게 되었으며, 돼지 내장 대신 구하기 쉬운 오징어 내장을 이용하면서 오징어순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양군 막국수 강원도의 별미 가운데 하나. 맛집에 따라 메밀 함량, 육수,편육 삶는 정도가 다른 만큼 맛에서도 차이가 난다. 강현면 용호리에 있는‘ 범바우막국수’의 막국수는 쫄깃한 면발과 꾸지뽕 엑기스를 첨가해 시원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섭국 홍합? 비슷한‘ 섭’이라는 조개류를 넣고 끓인 섭국은 진하고 얼큰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양양 동호리해수 욕장 인근에 위치한‘ 오산횟집’의 섭국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강릉시 초당두부 강릉을 찾았다면, 십여 개 음식점이 모여 있는 초당마을에 들러 두부 요리를 맛봐야 하지 않을까. 처음으로 바닷물을 이용해 두부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진,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원조초당순두부집엔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감자옹심이 감자를 갈아 물기를 짠 뒤 가라앉은 녹말가루와 섞어 새알처럼 작고 둥글게 빚어 만든 감자 수제비. 정선·태백·평창 등 산간지방뿐 아니라 속초·강릉·양양 등 해안에서도 흔히 맛볼 수 있는 강원도 별미다. 심곡항을 여행한다면 인근에 있는‘ 미선이네감자옹심이’와 ‘심곡쉼터’를 찾아본다.
동해시 우럭과 오징어회 동해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활어회 먹기. 우럭과 오징어, 도미, 농어, 멍게 등 산지에서 느끼는 활어회 맛은 신선하고 색다르다. 묵호항 회센터에서 바로 잡아 인근 식당에서 먹으면 가격도 저렴하다.
곰칫국 묵호항 주변을 비롯해 동해안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로, 물메기라고도 하슴 살이 부드럽고 담백한 곰치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곰칫국은 해장국으로 안성맞춤.
물회 갓 잡아 올린 생선이나 오징어에, 당근이나 오이 등 채소와 고춧가루등을 넣어 만든 물회는 더위도 날려주고 입맛도 돌려준다.
영덕군 홍게 겨울부터 봄까지 제철인 대게와 달리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속초·강릉·울진·영덕·포항 등 동해안에서 먹을 수 있다.
영덕밥식해 동해안, 특히 영덕지역의 전통 음식으로 가자미·홍치(횟대)·오징어·골뱅이 등에 쌀이나 좁쌀을 섞은 후 고춧가루·무·마늘·생강·엿기름 등을 버무려 발효시킨 음식. 함경도 지방의 가자미식해와 비슷하지만 쌀이 들어가는 것이 특이하다‘. 바다손길(yd-food.co.kr)’이나 강구농협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포항시 고래고기 주로 육회나 수육으로 즐기며, 맛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포항 죽도시장 내 고래 지정 중매인이 운영하는‘ 왕고래고기’와‘ 원조할매고래’에서 직접 사 먹는 재미가 좋다. 울산과 부산에도 취급점이 있다.
그 사이 동해안은 끊임없이 새 옷을 지어 입었다. 부산에서 출발해 울산·포항·영덕·울진을 거쳐 삼척·동해·강릉·양양·고성등에 이르는 해안도로인‘ 7번 국도’가 좁다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렸다. 또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부터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해파랑길(10개 구간 50개 코스의 770㎞ 거리)이 개발되면서 바다와 산을 동시에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또한 회센터가 들어서거나 정비되고, 먹거리촌이 조성된 곳도 있다. 동해안 여행에 또다시 호기심이 생긴 이유다. 바닷가도 거닐고, 별미도 맛보고.
먹고 또 먹고“, 배고팠으면 더 먹었을 텐데” 1박 2일 일정을 정해놓고 나니 마음이 바쁘다. 천천히 여유롭게 즐기면 좋으련만…. 일정에 맞추는 것도 여행의 기본이지 않은가. 속초에서 출발해 포항에서 여정을 마치기로 하고 속초에 도착하니, 오전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수년 전만 해도 재수가 어쩌고저쩌고 했을 텐데, 언제부턴가 비와 함께하는 여행의 운치가 나쁘지 않다. 그나마 장대비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가.
첫 목적지는 한국전쟁 때 북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이 고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정착해 형성되었다는 아바이마을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갈대밭을 태워 깊게 파고, 모래밭에 창문과 출입구만 위로 내 살던 곳. 점차 집들이 들어섰지만, 작은 부지에 많은 사람이 살려고 하다 보니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자리하게 되었다는 애절한 사연을 비가 말해주는 듯하다.
비 오는 평일 낮이라 그런지 그리 붐비지 않는다. 골목골목 작고 나지막한 옛집들이 오밀조밀하고, 거리마다‘ 순대’ 간판이 늘어선 ‘순대거리’가 인상적이다. 어디에서 순대를 맛볼까. 어디어?에서 방영되었다는 간판들 속에서 원조고 맛이고 구분할 수가 없다. 잠시 머뭇거리다‘ 1박 2일’ 팀이 다녀갔다는 곳에 들어가 모둠순대를 시켰다. 순대 맛은 물론이고, 곁들인 음식이 제법 맛있다. 시험지에 정답을 찍은 기분이다.
든든히 배를 채웠으니, 아바이마을의 명물‘ 갯배’를 탈 차례다.속초 시내 중심가와 아바이마을 사이의 바닷길을 이어주는 갯배는 100m가 채 안 되는 거리를 오간다. 편도 비용이 200원이니 부담 없이 타볼 만하다‘. 사공’ 할아버지가 모는 갯배는 승선객들이 거들어야 한단다. 사람들 틈에 끼어 배를 ?정한 쇠줄에 갈고리를 걸어 당겨보니, 생각보다 힘이 든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한 장면이 연출된 곳에 세워놓은 주인공 동상에도 기웃거린다.
짜여진 각본대로 훑고는, 없는 게 없다는‘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향했다. 하루를 봐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볼거리·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얼른 닭강정 한 박스 사 들고 나오는데, 수수부꾸미가 기름 냄새를 풍기며 유혹한다. 닭강정·수수부꾸미를 부여잡고 나선 대포항. 속초 인근을 여행할 때면 늘 들렀던, 향수가 깃든 대포항의 옛 모습은 흔적도 없다. 북적북적한 시장통에서 싱싱한 생선 하나 회쳐 먹을까 했는데…. 어느새 말끔하게 바뀐 모습에 아쉬워하며 돌아서려는데, 원조튀김골목이 발목을 잡는다. 뜨거운 기름에서 막 튀겨낸, 껍질째 갓 튀긴 새우 맛이 일품이다.
7번 국도에서 벗어나 양양국제공항을 끼고 달려 도착한 동호리해수욕장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조용한 바다 풍경에 덩달아 차분해진다. 섭국 하나 시켜놓고 사진기자와 둘이 먹으며“ 배고팠으면 한그릇 더 먹었을 텐데” 하며 아쉬워한다.
한적했던 동호리 해변과 달리 경포대 앞바다엔 차와 사람들로 북적인다. 배도 든든하겠다, 여행지 기분도 나?다, 바다를 바라보는 카페에서의 차 한 잔이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안락한 카페에 앉으니 피곤함이 밀려든다. 잠시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고는 다시 여정길에 올랐다.
초당두부마을에서 바닷물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모두부와, 심곡항 인근에서 감자옹심이를 맛본 후 찾은 정동진. 시간박물관으로 꾸며놓은 알록달록한 기차가 멀리서도 모래시계공원을 화사하게 빛내준다. 얼마 만에 왔던가. 그 사이 진화한 정동진역 주변이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마침 지나가는 강릉 ·삼척 간 바다기차를 보면서‘ 기차 여행 한번 와야겠구나’ 싶다. 바?가 앞에 설치해놓은 철로는 조만간 개통할 정동진핸드레일바이크 길이란다. 바다와 바이크, 상상만으로도 신 나고 재밌을 것 같다.
어느덧 하루 해가 저물었다. 모처럼의 여행이니 동해안에 흔한 싱싱한 활어회에 소주? 아니 사이다라도 곁들여 먹어야 제맛 아닐까? 서둘러 도착한 묵호항 어시장은 다행히도 분주하다. 살 오른 우럭에 오징어 10마리. 좀 많다 싶지만, 오징어 10마리에 만 원이 기본이니 따질 것이 없다. 인근 가게에 가져가 회를 쳐서 먹으니 여행 기분이 물씬 난다.
하루가 길고 바빴던 탓인지 낯선 잠자리에서도 단잠이?. 희미한 빛에 겨우 눈을 뜨니, 새벽 여섯 시. 일정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했다. 곰칫국와 물회를 아침으로 먹고, 맞은편 언덕에 자리 잡은 묵호등대마을에 올랐다. 다닥다닥 붙은 고만고만한 집들이 고단했던 시절을 얘기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의 생활을 그려 넣은 벽화가 마을을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확 트인 7번 국도를 달려 삼척 정라항, 울진 죽변항을 거쳐 도착한 영덕. 여느 항구와 달리 옛 어시장 그대로인 강구항 어시장은 상인들과 사람들로 활기가 넘쳐난다. 해삼 한 소쿠리를 시켜놓고 웅크리고 먹으니, 그 그림이 궁상이다. 보는 눈이야 어쨌든 추억으로 남으리라. 강구항에서는 대게가 유명하지만 철이 아니니, 홍게로 아쉬움을 달래도 좋을 것이다. 인근의 영덕해맞이공원에서 눈앞에 펼쳐진 멋진 자연을 구경하고 내려오며, 이다음엔 블루로드에도 들르리라 기약해본다.
포항 구룡포에 도착하니 장대비다. 비가 대순가? 이곳까지 왔으니 구룡포 별미 모리국수를 먹지 않을 수 없다. 물어물어 국숫집을 찾아가니 겨우 한 자리 남아 있다. 얼큰한 국수 맛이 비오는 날 딱이다. 최고의 맛에 감탄하며 나서자, 그 기분을 알았는지 거짓말?럼 비가 그쳤다. 100년 역사가 깃든 근대문화역사거리를 걷다가 들어선 일본식 찻집. 일본풍 실내가 순간 이동을 한 듯 다른 세상이다.실내 구석구석도 둘러보고, 근사한 팥빙수도 맛보니 그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드디어 맛기행의 최종 목적지인 죽도시장에 다다랐다. 그 유명한 고래고기집 앞에 서니 막상 고민에 빠지고 만다. 고기 식성이 유난히 까다롭기에, 호불호好不好가 갈리는 고래고기를 살까 말까, 먹을까 말까 생각이 많아진다. 일단 한 봉지 사 들고 나온다.
“어떤 맛인지 먹어봐야 할 것 아냐?”“ 부모님께 갖다드릴까?” 또 다시 고민이다.
동해안의 맛 속초시 아바이·오징어 모둠순대, 사골순댓국 함경도 향토음식인 아바이순대는 실향민이 만들어 먹으면서 알려지게 되었으며, 돼지 내장 대신 구하기 쉬운 오징어 내장을 이용하면서 오징어순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양군 막국수 강원도의 별미 가운데 하나. 맛집에 따라 메밀 함량, 육수,편육 삶는 정도가 다른 만큼 맛에서도 차이가 난다. 강현면 용호리에 있는‘ 범바우막국수’의 막국수는 쫄깃한 면발과 꾸지뽕 엑기스를 첨가해 시원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섭국 홍합? 비슷한‘ 섭’이라는 조개류를 넣고 끓인 섭국은 진하고 얼큰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양양 동호리해수 욕장 인근에 위치한‘ 오산횟집’의 섭국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강릉시 초당두부 강릉을 찾았다면, 십여 개 음식점이 모여 있는 초당마을에 들러 두부 요리를 맛봐야 하지 않을까. 처음으로 바닷물을 이용해 두부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진,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원조초당순두부집엔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감자옹심이 감자를 갈아 물기를 짠 뒤 가라앉은 녹말가루와 섞어 새알처럼 작고 둥글게 빚어 만든 감자 수제비. 정선·태백·평창 등 산간지방뿐 아니라 속초·강릉·양양 등 해안에서도 흔히 맛볼 수 있는 강원도 별미다. 심곡항을 여행한다면 인근에 있는‘ 미선이네감자옹심이’와 ‘심곡쉼터’를 찾아본다.
동해시 우럭과 오징어회 동해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활어회 먹기. 우럭과 오징어, 도미, 농어, 멍게 등 산지에서 느끼는 활어회 맛은 신선하고 색다르다. 묵호항 회센터에서 바로 잡아 인근 식당에서 먹으면 가격도 저렴하다.
곰칫국 묵호항 주변을 비롯해 동해안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로, 물메기라고도 하슴 살이 부드럽고 담백한 곰치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곰칫국은 해장국으로 안성맞춤.
물회 갓 잡아 올린 생선이나 오징어에, 당근이나 오이 등 채소와 고춧가루등을 넣어 만든 물회는 더위도 날려주고 입맛도 돌려준다.
영덕군 홍게 겨울부터 봄까지 제철인 대게와 달리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속초·강릉·울진·영덕·포항 등 동해안에서 먹을 수 있다.
영덕밥식해 동해안, 특히 영덕지역의 전통 음식으로 가자미·홍치(횟대)·오징어·골뱅이 등에 쌀이나 좁쌀을 섞은 후 고춧가루·무·마늘·생강·엿기름 등을 버무려 발효시킨 음식. 함경도 지방의 가자미식해와 비슷하지만 쌀이 들어가는 것이 특이하다‘. 바다손길(yd-food.co.kr)’이나 강구농협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포항시 고래고기 주로 육회나 수육으로 즐기며, 맛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포항 죽도시장 내 고래 지정 중매인이 운영하는‘ 왕고래고기’와‘ 원조할매고래’에서 직접 사 먹는 재미가 좋다. 울산과 부산에도 취급점이 있다.
첫댓글 영덕 강구 시장에 미주구리 무침회(물가지미) 가격저렴하고 맛 좋습니다
강구항에 가게되면 꼭 한번 물회를 맛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