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문협의 김종근 회장과의 연 때문에 문학강연의 강사로, 수강하는 청중으로도 참여하였다. 회장은 참여자가 적어서 가을 학기에도 문을 열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하였다. 수성구 문인들, 특히 시인님의 참여가 극히 저조하다고 하였다.
이유는 뻔하다. 수성구 문인들의 발길을 이끌 만큼 재미를 주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의견을 회장님께 전했다. 그 의견을 여기서도 말해보겠다.
방법은 간단하다. 재미를 주면 된다. '어떻게?" 라면 간단이 아니라, 어렵고 어렵다. 어렵더라도 재미를 찾이보자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지금까지는 강의 주제와 강사님을 정해놓고, 이런 강의가 있으니 오세요, 하는 일방적인 연락이었다. 참석자가 적었다는 것은 이런 방법이 수성구 문학인의 동조를 얻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사실은 강의를 하는 자는 우위에 서서 우월의 기분을 느끼지만, 강의를 듣는 사람은 내가 한 수 낮은 사람이라는 느낌 때문에 웬만해서는 참여를 안한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방법을 바꾸어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주제를 제시하고, 이번 달은 한국문학의 모더니즘을 주제로 정지용, 백석, 박인환, 이상, 쵀재서 등등의 작가에 관심을 가지신 분을 독서모임의 회원으로 초빙합니다. 모임의 기간은 정호승 문학관의 강의 스케쥴에 맞추어 1개월 간의 한시적입니다. 모임의 방법은 발표하고 싶은 분은 누구든지 발표의 기회를 드립니다. 강의를 들으시는 분은 토론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라고 해보자. 우선 회원으로 15명 쯤을 모시고, 회원이 아니면서 참여 의사가 있으신 분은 수성구 문협 회원이 아니더라도 문인이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비문인께서 참여하서도 됩니다. 단 독서모임의 회원으로 신청하면 4회 강의의 4회는 꼭 참석하셔야 합니다. 라고 해보자.
고정된 강사가 아니고, 참여의시를 밝힌 회원에게는 원한다면 누구에게나 발표 기회를 드리고 ---
한 달의 계획 모임이 끝나면 독서모임은 자동으로 해체된다. 다음 달의 스케쥴에 맞추어서 독서 모임을 새로 만든다.
내가 수필을 쓰면서 문인들과 자리를 같이 해 본 경험으로는 문인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인은 문학 소년, 문학 소녀를 거치면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성 문인이 되니까 이상하리만치, 정말 이상하리 만치 공부와는 담을 쌓더라는 것이 나의 느낌입니다.
문학 모임을 가진 뒤에, 가까운 사람 몇몇이 모여서 뒷다마(뒷 담화)를 까는 일도 엄청 재미가 있습니다.
이광수도 욕하고, 유치환도 욕하고, 발표한 내용도 난도질하고 ---- 아무리 대문호라도 뒷 다마에서 내가 욕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이렇게 모임을 운영해보면 행여나 재미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주제넘을 소리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