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D07PRkrKHE
그동안 정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해 왔던 게 부끄럽다.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동안 정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해 왔던 게 부끄럽다.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 나 같은 사람이 파악할 수 있는 그런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셈이다.
최측근 사람도 다 내 마음 같지 않은데 대한민국 전체가 어떻게 내 마음과 같을 수가 있을까? 그러나 아무리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니 이건 참 심한 일이다.
더는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은 심정으로, 병원에 갈 일이 있어 터덜터덜 걸어 가는데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의 통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껄렁한 옷차림의 어떤 남자가
폰을 귀에 대고 주변에 들으라고 하는 듯 큰 소리로
"200석이 안 돼서 어떡하냐."
라고 몇 번을 말한다. 완승을 이루고도 200석이 안 됐다고 속상해 하는 그 오만한 욕심이라니! 아, 저 사람들은 저런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놀랬는데 또 몇 걸음 걸으니까 다른 사람의 통화 소리가 들렸다.
"윤석열은 있는 놈들 세금이나 깎아주려고 하잖아. 그래도 이재명은 거칠기는 하지만 어렵게 자라서 검정고시 패스했고, 없는 사람들 생각하고 뭐라도 주려고 하잖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와, 할 말이 없었다. 이런 게 민심이라는 건가? 간단히 말해서 살만한 사람은 여당 편이고, 어려운 사람은 이재명 편이라는 얘기가 되는데 그런 식으로라면 우리나라에 그렇게 살기 힘든 사람이 많다는 것인가, 아니면 내 주변
사람들이 다 살 만한 사람들이라는 건가.
어떻게 정치를 하는 사람을 뽑는데 그런 것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된다는 건지 놀랍다. 사람만 보고 나라를 바르게 이끌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을 뽑았다면 이런 '완승완패'의 결과는 나올 수 없다.
똘똘 뭉치는 전라도는 상상 이상이다. 원로인 이낙연이 강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라도에서도 13%로 낙선한 걸
보면 배신자는 가차없이 치고, 아무리 죄를 짓고 비리가 있다 해도 당에 충성이면 다 받아들이는 이 현상이 너무
역겹다.
순진한 국민의힘과 한동훈은 여우와 이리 같은 상대에게 바보처럼 당한 셈이다. 민주당에서 넘어온 사람들에게 바로 공천을 주고 그들이 당선을 할 수 있다고 판단을 한 것부터가 순진한 계산이었다. 뽑힐 사람을 우선으로
공천하기보다 하자가 없는 사람을 공천한 것은 순수함이었는데 그게 먹히는 나라가 못 되는 것이다.
한동훈은 얼마나 많은 거를 깨닫고 있을까? 아무리 똑똑해도 정치에 대해 백일 안에 모든 걸 알 수는 없는 거니까
이번을 배움의 기회로 여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각의 폭이 넓어져서 나라를 바르게 이끌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길 바란다.
아무튼 그가 그리 되든, 나라가 어찌 되든 이젠 정치에 대해 관심을 끊고 싶어졌다. 그럴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아, 나라가 싫어진다는 말이 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약아빠진 죄인들이 전부 뱃지를 달았으니 정말 세상이 왜 이런가.
이민 갈 궁리를 할까? 적어도 내 아들은 한국에 남지 말고 반드시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할 것이고, 손주들도 반드시 유학을 가라고 말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너무 무지하고 우매하다는 생각만 든다. 그 속성에서 벗어나기도 힘들 거 같아 미래가 안 보이니 우울한 날이다.
2024. 4. 11. 총선 후 소감
평범한 시민
옮겨온 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