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등반자는 토욜 판대, 일욜 매바위였다.
며칠동안 따뜻한 날씨와 여름 장마같은 겨울비로
얼음이 다 녹아내렸다.
날씨를 탓할 수는 없지만 얼음을 못하게 될까봐
조금 걱정은 되었다.
토욜 아침 충주 처가에 간다고 차를 쓴다는 집사람을 태우고 원주 문막휴게소로 달렸다. 문막에서 재복이를 만나 매바위로 갈참이었다. 문막휴게소에 도착 전 재복이에게 전화하니 약 40분 이상 늦을거라고,
아침 밥이나 먹자하고 계란라면을 시켰는데,
K-food의 위엄이라니,
파 하나 없이 라면국물에 휘휘 젓어 부서진 댤걀물 조금 풀어넣었다. 그냥 라면보다 무려 500원이나 더 비싼 라면인데.(내 기대가 너무 지나친건가? 생각도 해보고 ㅋ). 어느 틈엔가 고속도로휴게소 음식이 아주 형편없어 졌다. 일부 방송에서는 고속도로휴게소 맛집이라면서 예능프로에서 소개도 하고 그랬는데. ㅠ
재복이를 만나 매바위로 달려가는데 주위 산을 휘감고 내려앉은 물안개가 산봉우리 주변으로 몰려들어 비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매바위에 도착해보니 클라이머들이 모두 철수중이다. 내리는 비때문에 등반이 어려운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다 . 동네 이장이 경찰을 앞세워 위험하니 등반하지 말라고 했단다.(그 이유는 일요일에 밝혀진다) 그런데 뒤늦게 도착한 클라이머들은 그런 상황을 모르고 텅 비어있는 얼음에 줄을 걸려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때마침 빗방울이 눈으로 바뀌고 있어 날씨도 추워지고 있고.
재복이와 난 잠시 성관이를 만나 인사하고 점심먹으러 옆 식당으로 .. 그 자리에서 막걸리 두병을 마시고 알딸딸한 기운으로 개울로 내려갔다.
그랬더니 이미 철수했던 성관이가 다시 줄걸러 올라가고,
더 늦기전에 한 번 찍어보자고 장비착용하고 60m 등반을 하는데, 얼음이 녹아 속이 질펀하다. 일단 잘 찍혀들어가지만 바일이 빠지지 않는다.
바일 빼다가 팔에 펌핑날 지경
우리는 해가 떨어져 줄을 빼고 저녁먹고 숙소로.
그 늦은 시간 날이 어둑해졌는데 그제서야 등반 시작하는 팀도 있더라.
숙소에서 뒤늦게 도착한 성중이와 한 잔하고 그대로 취침.
아침으로 떡국을 끓여먹고 다시 매바위에 도착.
그런데 성관이가 지난 밤 술자리에서 재복이에게 뭐라 그랬는지 재복인 시키지도 않았는데 성큼 장비차고 겁없이 줄걸러 올라간다. 난 아무말 없이 재복이 하는대로 놔뒀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까지 하고 내려온다.
우리 재복이가 많이 달라졌어요!
토욜 오후부터 내린 눈이 일욜에도 그치지 않고 죙일 내린다. 밑에서 등반자를 올려다 볼 수 없을 정도.
그런데 요상한 복장(등반도 여행도 산행도 아닌 레깅스에 반바지를 입고 서류철을 들고 있는)을 한 젊은 남자가 나에게 '군청에서 나왔는데 서명해줄 수 없냐'고 말을 건다. 난 무슨 설문조사인줄 알고 뭐냐니까 '등반중 사고에 대해 이장님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란다'
왜 이런 서약을 받고있냐고 되 물으니 ,
얼마전에 등반중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동네 이장을 상대로 동네에서 얼음을 얼려 자기가 등반중 부상을 당했으니 손해배상해달라고 했단다.
참 어이가 없었다.
이게 뭔 댕댕이 언어란 말인가?
아무리 세상이 22세기로 달려가고 있다고 해도 이건 너무 파렴치한 소리 아니던가?
정치인도 아니고 참나원 !
성관이는 심심한 지 어제 걸었단 60m지점에 다시 줄을 걸고, 난 성관이의 앵커만든 실력 점검차 다시 등반하고,
성중이는 재복이가 올라간 길을 선등으로 다시 등반하고,
오후가 되도 눈은 그치질 않고 어두워지기 전에 철수 하자고 ,
60m는 내가 올라가 마무리 하고 옆 라인은 재복이가 다시 마무리까지 끝내고 등반을 마쳤다.
(나이 한 살 더 먹고나니 하루만 지나도 기억력이 가물가물한다. 앞으로는 총기 밝은 재복이와 태용이 성중이가 등반기를 썻으면 좋겠다-성관이는 이제 열외시켜주고싶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역쉬 재미 있군요
저는 작문 울렁증이 있어서…
쿨럭…
성관이도 해냈어,
너도 할 수 있다!
작문 안해도 됨.
회장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임성관이는 방언이 터지면 시끄러우니 등반에만 집중하라고 하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