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6월호 발표
"SVB 사태 이후 신용 긴축 등 금융 리스크 증대"
고금리와 역전세난에 따라 주택 시장이 당분간 하방 압력을 받을 전망이며, 제2 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크게 오르는 등 부실 위험도 높아졌다는 한국은행의 경고가 나왔다.
한은은 8일 펴낸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6월호에서 최근의 금융 부문 리스크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 위험 확대,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신용 긴축 심화 가능성 등 금융 부문 리스크가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택시장은 정부 규제 완화에 매매·전세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높은 금리 수준, 전세시장 불안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 폭 낮아진 수준이어서 역전세난 우려가 높다.
이에 한은은 "대출 연체율이 높아져 금융 리스크가 증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주택시장 동향과 취약차주 상황 등을 계속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업용 부동산 문제도 제기했다.
한은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부진이 지속되면서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부실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기관이 대출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상당 부분은 상업·업무용 부동산이나 아파트를 제외한 주거용 부동산 개발에 활용됐다. 이에 관련 시장의 부진이 대출 연체 규모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상업용 부동산 문제는 자영업 대출과도 관련돼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자영업자 대출의 상당 부분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 부진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외환시장 불안 우려와 관련해서는 5월 이후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가 1.75%포인트까지 확대되고 미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했음에도 외국인 증권자금은 유입됐으며 환율도 제한된 움직임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다만 주요국의 정책금리 경로에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향후 발표되는 지표에 따라서는 시장 참가자들의 국내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조정돼 환율 상승압력이 재차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혜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