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선교사 제도의 정당성 논증과 제언“
오만종목사(서울남연회 강동지방 오빌교회 담임)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 박사 Ph.D)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 단절되거나 분리되지 않으며 적응하지만 동화되지 않고 분별하며 구별되게 살아가야 합니다.
특히 감리교 목회자(Pastor-Ministry)와 성도(Ministry)들은 선교적 사명(mission)과 소명(vocation)을 가지고 세상 최전선에서 하나님 나라 국가대표로 뛰어 왔습니다.
이 글을 통해 요한 웨슬리의 실천신학과 목회신학적인 유산이 기억되길 바랍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는 분리되어 오해와 갈등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1982년 6월 로잔 위원회와 세계 복음주의 협의회(WEF)는 공동으로 그랜드 래피즈에서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협의회를 개최하고 “복음전파와 사회적 책임: 복음주의적 참여”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첫째, 사회 활동은 복음전도의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점입니다.
둘째, 사회 활동은 복음전도를 위한 다리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 복음전도가 논리적 우선권을 갖는다)
셋째, 사회적 책임의 형태를 “사회 봉사”와 “사회 활동” 두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여기서 “사회 봉사”는 인간의 필요를 경감시킬 수 있는 자선 활동과 자비의 행위로 설명될 수 있는 활동이고, “사회 활동”은 정치적 경제적 활동을 통해 사회 구조를 변혁시키려는 활동으로 구별하여 지침을 제시합니다.
역사적으로 부흥운동은 개인의 회심뿐만 아니라 사회봉사와 사회운동이 동반된 사건이었습니다.
감리교 운동이 그렇습니다. 웨슬리는 감리회의 존재 목적이 복음전도에 있음을 말합니다.
“우리의 사명은 잃은 자를 찾아 구원함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떠나 방황하는 자들이 우리를 찾아오기를 기대할 수 없다. 그 대신 우리가 찾아가야 한다.”고 선포합니다.
그리고 웨슬리는 동시에 기독교는 ‘사회적 종교’이며 ‘마음의 종교’ 임을 명시하였습니다.
구약성경은 믿음의 조상 요셉, 다니엘, 느헤미야의 사역을 소개합니다. 영성과 인성, 사회성을 보여주는 전문 거버넌스 활동가들이었습니다. 정치/경제 영역에서 이방 민족의 총리, 비서실장 등으로 사회활동의 책임을 다하며 유대민족을 구원으로 이끕니다.
엘리야는 영적전쟁을 마치고 또 다른 전쟁의 위협에서 탈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먹이시며 다시 일으켜 세워주십니다. 그리고 이방 사역의 재소명(recalling-second mission)을 받습니다. 폴스티븐스가 말하는 ‘직업적 회심’을 경험합니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세상으로 파송합니다.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요 20:21)
예수님은 지금도 그리스도인들을 동일하게 ‘에클레시아’로 세상으로부터 믿음의 공동체로 부르시고(모이는 교회), ‘디아스포라’로 보내십니다(흩어지는 교회).
은준관은 ‘실천적 교회론’ 책에서 목회신학을 설명합니다.
사역은 크게 세 가지 구조로 표현된다. 하나의 사역의 구조는 예배, 설교, 성례전을 통한 ‘부름 받은 공동체’(Called Out Community)의 실현이며, 두 번째 사역의 구조는 교육과 코이노니아를 통한 ‘세움 받은 공동체’(Called Up Community)의 실현이며, 세 번째 사역의 구조는 ‘섬김과 선교’를 통한 ‘보냄 받은 공동체’(Called Into Community)의 실현이다.”
예수님의 달란트 비유에서 한 달란트 받은 종과 같이 두려워서 재능과 기술, 시간과 자원을 땅에 묻어두어서는 안 됩니다. 종교적인 자원뿐만 아니라 사회자본(인적, 물적, 지적, 시설적, 제도적 등)을 활용해야 되는 시대가 이미 와 있습니다.
과거 바울도 이미 예루살렘 교회와 유대와 사마리아를 넘어 이방 개척사역을 시작합니다. 텐트메이킹으로서 일을 하며 예수님과 같이 성육신의 순종과 겸손을 보여줍니다. 하나님 나라와 세상을 이어주는 베이스 캠프(안디옥교회)를 구축합니다.
우리도 바울과 함께 이방 선교여행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창조세계의 통치권을 위임받은 청지기(stewardship)로서 문화창조명령(창 2:15)과 지상대명령(마 28:18-20; 행 1:8)을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회선교사는 신도회의 부활
약속하신 성령은 웨슬리에게도 임합니다.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함께 발생한 실업과 빈곤, 질병과 범죄는 사회적 재난이었습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무지한 약자들이었습니다. 웨슬리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칭의, 중생을 경험한 그는 자동적, 자발적으로 사회 저변으로 내려갔습니다(Low Church). 그것이 회심의 결과인 성화의 과정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복지, 제도 등을 찾아가서 보고 마음으로 공감하였고 움직이며 사회성화 운동을 실천하였습니다.
웨슬리는 세상과 소통하며 사회문제를 가슴으로 안아 영국사회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를 변화시켰습니다. 가난하고 무지한 한국 백성이 사람답게 살게 된 것입니다.
특히 웨슬리는 도덕과 윤리, 신뢰를 기반으로 한 거버넌스 영역을 구축합니다. 신도회(society)가 그렇습니다. 신도회에 가입한 자들은 신앙의 성장을 위하여 들어온 자들이 아니라 대부분은 이교도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소그룹 공동체, 전도 소그룹으로서 신앙의 본질을 경험하고 회복시키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게 만드는 기관이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그들과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다양한 선교적 교회 모델 등장
21세기 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를 살고 있는 뉴노멀 시대에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Microchurch Movement, Fresh Expressions 와 같은 다양한 선교적 교회 모델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터 신학에서는 평신도 일터사역자, 일터선교사들까지도 훈련, 준비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논의들도 중장기 계획으로 지금부터 준비되어야 합니다. 사회선교사를 목회자로 한정하지 않고 평신도와 성도들까지도 각 교회 안에서 전문 사회활동가들로 교육되고 훈련되어야 합니다. 과거 감리교 운동은 평신도신학을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평신도를 교회와 세상에 세우고 파송하여 사회변혁과 복음전도라는 열매를 맺었습니다.
사회선교사를 위한 온전하고 통전적인 신학 체계화
사회운동에서 더 나아가 실천신학과 웨슬리의 성화신학 교제와 커리큘럼 등의 체계적 연구가 필요합니다. 부흥운동 후 감리교의 현장 중심적 목회신학이 요청됩니다. 모든 목회자는 신학자가 되어야 합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환경과 현장에 맞는 적정신학을 모색해야 합니다. 3개 신학교의 선교신학과 더불어 전문영역의 융합과 공공신학, 목회사회학 등 선진신학의 소개가 필요합니다.
한편, 2024년에는 50주년을 맞이하는 국제 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있습니다. 선교의 개념과 복음전도의 활동이 확장될 것입니다. 특히 필자는 복지와 의료의 시대를 지나 다양한 문화와 예술 활동의 창조사역을 기대합니다.
새로운 교회론과 목회관의 재해석
교회의 목적이 성장제일주의와 번영신앙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과거 신앙생활은 장막, 성막, 산당 등 다양한 모습이었습니다. 성전이 파괴되면 회당에서의 말씀과 관계중심의 신앙생활로 전환되었습니다. 회당이 오히려 지금 교회의 모습에 더 가깝습니다. 개혁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패러다임 전환의 도전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목회사역(Pastor-Ministry)은 성도들의 사회활동 사역(Ministry)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지원할 수도 있고, 성육신의 모양으로 같은 동등한 입장에서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웨슬리는 찾아가는 목회, 순회설교자였기 때문입니다.
사회선교사 제도의 자격과 과정
사회선교사를 지원하게 될 다양한 대상층을 어떠한 기준과 범위로 인준할 것인가가 고려되길 바랍니다.
①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역량 있는 준비된 전문영역 사회활동가
② 경험이 없지만 실험형/도전적 젊은 목회자(의지를 보이는 개척자)
③ 목회지를 찾지 못한 목신원을 졸업한 중년의 전도사
④ 수련목회자 과정 후 안수를 받고 어디서 사역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준회원
⑤ 사역지 이동을 고민하며 파트사역과 함께 일자리를 찾는 정회원 부교역자
반면 필자는 사회정의와 평화, 환경 등의 거대담론의 논의 전 사회선교사들이 스스로를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예수님의 제자로 준비될 수 있도록 선배들이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합니다. 그들이 사회적 약자는 아닌지 감리교가 존중하고 보존해 주어야 할 사회적 책임의 대상들은 아닐지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선교(사회봉사와 사회활동)의 명확한 기준과 범위를 만들어가는 논의들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탁상공론이 되지 않도록 목회 현장의 목소리와 사회선교사 대상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또한 3년의 과정 이수(수련사회선교사) 후에도 사회선교 활동을 선교부와 각 연회에서 지속적으로 지도 감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가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전문 영역에서 활동한 사역들의 지혜와 경험(DB)을 모으는 것이 감리교 유산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교단차원의 정책과 실현적인 제도 지원 또한 필요합니다. 청년목회자들은 높은 사회진입/목회 진입 장벽 앞에 막막합니다. 개인신용, 대출, 자원 정보와 연결(네트워크)을 함께 모색해 주어야 합니다. 코어-워킹 그룹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필자는 실천신학자, 목회신학자로서 이들 옆에 있으려고 합니다. 현장 목회자로서 이들이 교회에서든 사회에서든 전문 영성과 인성, 사회성의 실력을 겸비해 가기를 돕겠습니다.
감리교는 바른 믿음 안에서 정통신앙(Orthodoxy)을 추구하고, 바른 행동으로 정통을 실천(Orthopraxy)하며, 바른 마음으로 함께 정통을 경험(Orthopathy)하는 교단입니다. 사회선교사 제도가 시대적 필요와 요청 앞에 바른 응답이 되어지길 제언합니다.
오만종 오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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