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 가장 아끼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미국서 영화공부를 하고 한국에 들어온 그 친구는 정말 열심히 영화계를 쫒아다니며....
감독이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계도 해외파를 배격하는 텃세로 인해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저도 해외파이기에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그렇기에 더욱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 후배는 매번 좋은 시나리오를 완성하고도 신인이라고 배급사가 거절하고 배우가 거절하여
무산되는 악순환만 20년...
감독이 영화를 못들어가면 거의 백수인데...
후배의 아내가 결혼 전의 직업이 패션모델이었습니다.
워낙 생활이 안되다 보니...보다 못한 듯 자신의 패물을 정리하고...적금을 깨서
자신의 자산인 패션감각을 믿고 광화문근처에 아주 작은 여성옷가게를 열었습니다.
근데 재수씨가 패션감각이 뛰어나서인지... 아주 장사가 잘되고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그리곤 매번 우리 딸의 옷을 챙겨서 보내주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 후배의 하는 일이라곤 남자들의 로망인 데려다주고 데리러가고...
셧더 내려주는 셧더맨으로 변신하였습니다.ㅎㅎ
제가 후배에게 그래도 넌 좋겠다 부인이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니..
그랬더니... 정말 미안해서 죽겠다더군요.
더군다나 결혼 10년이 훨 넘었는데 아이도 안생기고...생활비 한 번 가져다주지 않는 남편에게
화를 낼만도 한데... 항상 휴일이면 남편과 여행을 가고 기죽지 말라고 두둑히 용돈 챙겨주고...
항상 저와 같이 만나면 자기 남편은 될 거라고 믿는다며 활짝 웃는 모습에 가슴이 짠했습니다.
어느 날 저 본인의 시나리오를 몇몇 유명각색작가에게 맡겨봤는데...
실화를 다룬 무게감에 모두 두손두발 다들고 나가 떨어져서 고민을 햇습니다.
그때, 그 후배가.. 형님 그거 제가 각색하면 안 될까요? 하며 어렵사리 입을 열었습니다.
어차피 각색비용도 일부 남아 있어서 해봐라 하고 줬더니...
한 달 후에 기막히게 임팩트있는 각색 시나리오를 가져 왔더군요.
그때, 이친구 정말 글솜씨가 좋구나 생각이들어,
이후론 후배를 떠나 일종의 파트너로써 항상 서로 시나리오를 같이 상의하고 논의를 했습니다.
그러던 작년 여름, 그 후배와 만나 술을 마시는데...
한숨을 내쉬며.. 부인이 옷가게를 못하게 됐다더군요.
이유인즉, 가게가 잘되니깐 주인이 임대기간이 만료됐다고 나가라고 해서 권리금 한 푼도 못 받고
쫒아나게 됐다고 앞으로 정말 어덯게 살지 눈 앞이 캄캄하다고 하더군요.
이젠 정말 영화 포기하고 장사를 하려 알아봤는데, 부인이 눈치를 채고는 여태 그렇게
견뎠는데 절대 안된다고 돈은 자신이 벌면 된다고 결사적으로 막는다더군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다고 하며 울먹이는데...
언젠가는 노력에 대한 결실이 있을 거라는 뻔한 말로 후배를 위로했습니다..
그 후로 몇달 후,
자기가 실화를 근거로 쓴 시나리오인데 한 번 봐달라고 시나리오를 보냈더군요.
보니 액션인데... 너무 잔혹하고 피가 난무하는 시나리오더군요.
항상 젠틀한 그 친구의 성격에 의외의 시나리오를 보고 놀라서...
“너 이런 살벌한 글도 쓰니?”라고 물어보니.. “형님, 원래 저 잔혹한 영화 좋아해요”라며 수줍게
웃으며 실화는 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잔인했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시나리오에서 몇 가지 수정 할 부분을 지적해 주며 기원해 줬는데...
의외로 올 봄에 드디어 자신이 그 시나리오로 감독을 데뷔한다고 목이 매여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촬영이 시작되자, 저는 수차례 촬영장을 찾아가서 격려하고 응원을 하였습니다.
드디어 영화가 완성되어 개봉날짜를 잡는데...
하필 이병헌, 김윤식, 박해일, 박희순을 비롯해서 우리나라 탑배우들이 죄다 나오는 남한산성과
같은 날짜에 개봉이 잡혔다고 하더군요.
제가 “야 미쳤냐? 모든 영화가 그 영화 피해가려고 개봉날짜 늦추는데...
그 캐스팅으로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려는 거냐?‘라고 물으니...
후배가 맥빠진 목소리로...그나마 다른 영화들이 남한상성 개봉일을 피하는 바람에...
간신히 남한산성 스크린의 1/3정도가 비어서 개봉되는 거라고 말하더군요.
이후, 첫 기술시사회에 초청돼서 영화를 봤는데...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나름 긴박하고 실소를 터트리는 웰메이드 영화였습니다.
촬영당시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서였는지 시나리오상에서 보지 못했던 깨알 같은 애드립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제가 긴장하는 후배에게..“걱정마라! 이변이 일어날 것 같다 힘내라!”라고 했더니...
후배왈 “160만이면 손해는 안보니 그것만 제발 넘겼으면 좋겠습니다.” 라며 애간장이 타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드디어 개봉을 하였고.... 예상대로 엄청난 캐스팅 파워의 남한산성에 밀려 고전을 하더군요.
그러나 이후...서서히...여기저기서... 관객의 호평이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입소문에 입소문으로 점점 예매율이 점점 올라가기 시작햇습니다.
불과... 5.3%였던... 예매율이... 15%... 25%...40%를 넘더니..
끝내...남한산성의 좌석점유율을 앞서 무려 58%의 예매율로 치솟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뒤론 그야말로...돌풍이란 단어가 떠오르는 엄청난 흥행가속이 배가 되더니...
감독이나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끝내는 블록버스터 남한산성의 스크린이 점점 후배의 영화로 뒤바뀌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 그 영화가 현재 700만을 육박하며 역대 한국 청소년관람불과 영화중
영화'아저씨'를 깨고, 랭킹 3위에 '범죄도시'입니다!
제가 그제 "너 이번 흥행으로 로얄티 얼마나 받냐? 이제 집 장만 하겠네" 했더니 피식웃더군요.
아마도... 집 뿐만 아니라 흔행지분으로 20억 이상은 가볍게 넘게 받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ㅎㅎ
참으로 고진감래라는 한자성어가 생각이 납니다...
첫댓글 그 영화는 잔인할까봐 아직 보지 않았는데
감독님의 피와 눈물과 인내의 결실이군요
응원해보겠습니다
오늘 13년 도전에 사시 수석한 글을 읽었는데
불확실한 미래에 한길에 그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것 ㅡ대단한 승리입니다
부인도 대단한 분입니다
부인이 더 대단하지요.
만일 후배가 장사를 했다면 범죄도시는 나오지 얺았을 겁니다.
추카추카 드립니다
전해줄게요. ^^*
근래 영화를 본적이 없어서
무관심햇는데..
딸아이가 영화보고 오면 어땠냐고 꼭 물어보긴 하는데...
범죄도시 무섭다는 이야기 들은 기억이 나네요.~
친한분에게 경사가 났으니 절로 기쁘시겟어요.
저도 덩달아 괜히 기쁘네요 ..^^
오랫만이네요 어짐님~
실화가 무섭지 영화는 그리 무서운 장면은 다 삭제했어요.
걍 느낌만 무섭게 보이지 잔혹한 장면은 없네요.
함 보시길...
@알마니 실화라고 하니....궁금해지네요..
근데..
혹시 영화에 4,50대 아짐 엑스트라 구하신다면...
연락 좀......^^
@어짐. ㅋㅋㅋㅋ
아내분이 멋진분이시네요
응원받는 남편
절로 힘 받아 좋은일이
있으신거 같습니다
좋은 일에
힘찬 축하의 박수 보냅니다~^^
아까 통화를 했는데, 영화사에서 감독해달라고 하루에 100통의 전화가 온답니다. ㅎ
@알마니 정말 잘 됐네요~~~
대박
대박
기원합니다
참고로 조진규감독은
저 친구입니다
네~ 참고할게요~ ㅋ
대박 👍👍
축하 합니다^^
전해드릴께요~
강윤성감독 승승장구 바랍니다~^^
내년엔 제 영화가 나옵니다.
응원 부탁합니다~
초지일관
고진감래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갈채 한다발~
네~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마도 제 영화가 폭풍감동의 영화 일겁니다~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정말 축복할 일이죠.
너무 너무 착하고 순둥이 감독
현명한 부인이 있어 한편의 대박영화와 감독님이 탄생됐네요~
긴 시간을 참고 견딘 후배님의 대박을 축하드리며
후배의 성공을 기꺼이 축하해주는 님의 영화도 대박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알마니 후배님인가요? 인상이 순하니 좋아 보이네요~
@헤 라 ♥ 네...진짜 착한 젠틀맨 ㅎ
고진감래 노력의 댓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길 기원 합니다
네~ 앞으로 비단길만 보일 듯하네요 ㅎ
범죄도시 보고와서 딸아이가 윤계상 말투 흉내를 어찌나 잘 내던지 막 웃으며
다음날 어른들도 봤잖아요 ㅎㅎ 나름 괜찮게 봤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네~ 유행어가 엄청 나오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