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헌 禑津軒
복이 많이 머무르는 집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유로이 뛰어놀며 함께 꿈을 꿀 수 있게 해주고 싶어 집을 지었다. 우진헌은 그 자체로 아이뿐만 아니라 모두의 꿈을 담은 가족의 복주머니가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남도 천안시 / 대지면적 : 441㎡(133.40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건축면적 : 70.30㎡(21.2평) / 연면적 : 132.75㎡(40.15평) / 건폐율 : 15.94% / 용적률 : 30.10% /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25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매트기초(동결선유지), 지상 - 경량목구조 / 구조재 : 벽 - 외벽 2×6 구조목 + 내벽 2×4 구조목, 지붕 - 2×8 구조목 + 웜루프 / 지붕마감재 : 이중그림자싱글 / 단열재 : 인슐레이션 ‘나’등급 외벽 R21, 지붕 R32 / 외벽마감재 : 적삼목 사이딩, 리얼징크, 파벽돌, 외단열시스템 + 스터코 / 창호재 : 미국식 시스템 창호(양면 로이복층유리 + 아르곤 충진)
실시설계 : 규빅ENG이종철건축사사무소
계획설계 및 시공 : 집 짓는 통일의 건축이야기 휴먼 010-8824-9114http://cafe.naver.com/no1tongil
총건축비 : 1억7천930만원(세금 및 부대비용 제외)
천안의 한 단독주택단지. 줄이어 서 있는 집들 가운데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한 주택이 있다. 도로에서 바라보는 전면부가 세로로 길게 하늘로 솟은 모습은, 작지만 당당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집 안에 들어서자 건축주와 두 아이, 그리고 설계 시공사 ‘집 짓는 통일의 건축 이야기 휴먼’의 최통일 소장이 함께 맞아주었다.
“원래부터 전원주택은 꿈이었어요. 집짓기를 결심하기까지 전셋값이며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것은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였어요. 남자아이인데, 앞으로 크면서 층간소음 같은 문제가 생길까 봐 신경 쓰였죠. 아이들이 그런 걱정 없이 자유롭게 컸으면 했어요.”
첫째 새봄이가 여섯 살, 둘째 종찬이가 이제 세 살이다. 처음에 낯설어하던 두 아이는 취재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난감을 건네며 살갑게 다가왔다. 그리곤 금세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 집이 즐거워진 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은 캠핑과 바비큐를 내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며 아이처럼 기뻐했어요”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전한다.
필지는 북향인 도로에 접해 있어 건물의 전면부가 북쪽을 향한다. 채광을 위해 주요 창과 실은 남서쪽을 바라보는 후면부에 배치하고, 현관은 서쪽면에 냈다. 다행히 주변에 큰 산이나 건물이 없어 계절에 따른 바람과 일조량은 문제가 없었고, 전면부와 후면부 모두를 시각적으로 강조할 수 있었다.
집을 짓기에 앞서 여러 시공사를 만나보고 알아봤지만 영 마음에 차지 않았던 건축주는 공사비보다도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집’을 강조하던 최 소장을 만나 마음을 열었다. 이전 아파트에서 소음과 먼지, 겨울에 웃풍으로 고생했기에 새로 짓는 집은 단열과 방수를 특별히 신경 쓰고 싶었다. 지붕의 웜루프와 기밀성 높은 창, 높은 등급의 단열재와 온돌매트, 3차 방수 시공은 그런 노력의 흔적이다.
주택 전면은 금속마감재로 단단하면서도 다부진 느낌을 줬다. 그로 인해 자칫 차가운 느낌을 줄 수 있는 부분은 파벽돌과 전체적으로 집을 감싸는 아이보리 컬러의 스터코로 따뜻하게 품어냈다. 후면은 거실 창 주변으로 적삼목 사이딩을 사용해 자연미를 더했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 때문에 건축면적을 한 평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는 건축주와 최 소장은, “대신 집이 작아 보이지 않기 위해 도로에서 바라보는 전면부를 높게 하고 후면부로 낮아지며 경사지게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벽돌로 기단부를 마감한 현관으로 들어오면 바로 왼쪽에 신발 수납을 위한 별도의 실이 위치한다.
“사실 처음 이 공간을 소장님에게 제안받았을 때는 그렇게 와 닿지 않았어요. 하지만 막상 입주해 살아보니 아이들과 집 안팎을 오갈 때 매우 요긴하게 쓰이더라고요. 만들기 참 잘 한 것 같아요.”
이곳은 나중에 옷걸이를 설치해서 손님들의 겉옷을 거치하는 곳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현관을 지나 왼쪽으로 1층 화장실이, 오른쪽으로 멀티룸이 위치한다. 멀티룸에는 거실 방향으로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필요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거나 개방해 넓게 쓰기 위함이다. 이 미닫이문을 설치하기 위해 문과 프레임은 별도로 주문 제작했다.
같은 집에 살지만 대화가 되지 않아 가족끼리 단절될 것을 염려했던 건축주는 서로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을 평면에 풀어냈다. 주방 조리대는 바로 앞 식탁과 연결되고 주방에서 거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식당은 천장을 오픈해 아이들 웃음 소리가 집 안 곳곳에 닿는다. 가족은 이렇게 눈으로, 그리고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계단을 거실 한가운데 배치함으로써 동선에서도 가족 간의 어울림을 유도했다. 계단 밑에 창고를 두어 수납공간을 알뜰히 챙긴 건 덤이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개나리 벽지, 친환경 도장 / 바닥재 : 구정 강마루 및 강화마루(친환경 본드 헤링본 시공), 천장,벽 편백루버 / 욕실 및 주방 타일 : 동서타일, 수입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이누스, 아메리칸스탠다드 / 주방 가구 : 우림퍼니처
조명 : 슬립스, 바룸, 노만코펜하겐, 구비 LED조명 / 계단재 : 라디에타파인 무절 집성판재 / 현관문 : 코렐 현관도어 / 방문 : 예림도어 / 붙박이장 : 우림퍼니처 / 데크재 : 방부목
2층으로 올라가면 복도를 두고 왼쪽 끝에는 안방이, 오른쪽 끝에는 아이들 침실과 욕실이 있다. 하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건, 커다란 아치형 구조물을 입구로 하는 누다락이다.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찾아 공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 부분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경계를 구분 짓는 틀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의 시작이 되었으면 했죠. 상상의 나라로 들어가는 마법의 문이랄까요?”
구분된 공간이지만 단절되지 않아 소통이 쉽고, 열려 있지만 낮은 담과 단차를 통해 공간을 분리하여 아이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독립감을 키워줄 수 있는 요소다.
집은 ‘우진헌(禑津軒)’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복이 넘치는 집’이라는 뜻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건축하기 힘들다는 겨울에도 중요한 고비마다 날씨가 잘 풀려 주변 사람들로부터 복 받은 집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네 가족 모두의 꿈이 담긴 이 집에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복이 가득하길 바라본다.
3중 방수 시공
욕실과 발코니 등 방수가 필수인 부분에서는 3중에 걸쳐 방수 시공을 꼼꼼하게 했다.
시스템 비계 설치
비용이 비싸지만 안전하고 작업 효율이 좋은 시스템 비계를 도입해 공사의 완성도를 높혔다.
이중지붕(웜루프) 시공
이중지붕은 지붕 내 공기 순환을 통해 사계절 안정된 실내 온도를 유지해준다.
에디터_신기영 | 사진_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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